공연후기(클래식2018년)

서울시향2018 번스타인 100주년기념 오페레타 캔디드/2018.10.12.금/예술의전당

나베가 2018. 10. 12. 00:17

서울시향2018 번스타인 100주년기념 오페레타 캔디드




지휘  티에리 피셔 Thierry Fischer, conductor 
 
- 주  역
캔디드 Candide:
조너선 존슨(테너) Jonathan Johnson, tenor
퀴네공드 Cunegonde:
로렌 스누퍼(소프라노) Lauren Snouffer, soprano
올드 레이디 Old Lady:
빅토리아 리벤구드(메조 소프라노) Victoria Livengood, mezzo soprano
파케트 Paguette:
알렉스 로마노(메조 소프라노) Aleks Romano, mezzo soprano
판글로스 박사 Dr. Pangloss:
허프 러셀(바리톤) Hugh Russell, bariton
막시밀리안 Maximillian:
마크 다이아몬드(바리톤) Mark Diamond, bariton
내래이터:
마이클 리 Narrator: Michael K. Lee
 
- 조   역
양1 역:
김지유(소프라노)
양2, 남작부인 역:
김혜원(메조 소프라노)
심판관 1/현감/총독/반더덴두르:
송 준(테너)
남작/종교재판관/돈 이사카르/카캄보/라코츠키:
위정민(테너)
심판관 2/선장/사기꾼 역:
이수홍(바리톤)       
합창단
국립합창단 The National Chorus of Korea         
             
                  
[프로그램]
 
번스타인, 캔디드 *한국 초연
Leonard Bernstein, Candide (concert version) *Korean premiere  


  
         
“질문 없나요? 겁내지 말고 질문을 하세요. 뭐든 답이 준비돼 있어요!” 젊은 캔디드와 연인 퀴네공드는 명석한 박사 팡로스가 안내하는 멋진 세계에 산다. 그러다가 현실이 끼어든다. 전쟁, 지진, 난파가 이어지는 난리법석 속에서 캔디드는 자신이 가졌던 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을 수 있다고 여기게 된다. 레너드 번스타인의 이 오페레타는 철학자 볼테르의 소설에서 소재를 땄지만 그만의 가치를 확보했다. 신선한 선율과 익살, 브로드웨이식 활기로 가득찬 20세기의 고전이다. 티에리 피셔와 정상급 협연자들이 함께 한다.





프로필

티에리 피셔는 2009년부터 유타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20171월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유타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동안 창의적인 프로그래밍과 뛰어난 지휘, 새로운 음반 녹음을 통해 오케스트라에 활력을 불어넣은 피셔의 계약 기간은 최근 2022년까지로 연장되었다. 여러 시즌에 거쳐 하이든 교향곡 사이클, 말러, 베토벤, 그리고 닐센 사이클, 유타주의 5대 국립공원 투어 공연, 아이티 지역주민들을 위한 음악적 지원 강화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악단의 음악적 발전에 기여했다. 유타 심포니는 오케스트라가 75주년을 맞이하던 2016년 뉴욕 카네기 홀에서 평론가들의 극찬 속에 무대를 마쳤으며, 작곡가 니코 뮬리, 앤드류 노먼, 오거스타 리드 토마스의 신곡 위촉곡을 녹음한 음반을 레퍼런스 레이블을 통해 발매했다. 유타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피셔와 함께 녹음한 말러 1번 음반의 호평에 힘 업어 세계적으로 저명한 모르몬 태버내클 합창단과 말러 8번을 녹음 해 201710월 발매를 앞두고 있다. 또한 그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수석객원 지휘자로서 한 시즌 당 4회 이상 내한해 지휘하며 해외 투어를 이끌고, 공연 기획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악단의 음악적 발전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장 이브 티보데, 고티에 카퓌송와 함께 미국 투어를 지휘하며 몬테 카를로 필하모닉, 베르겐 필하모닉, 본머스 심포니와 다시 한번 합을 맞춘다. 피셔는 보스턴 심포니, 아틀란타 심포니 오케스트라, 신시내티 심포니 오케스트라,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 모스틀리 모차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오슬로 필하모닉, 로테르담 필하모닉,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등 유수의 정상급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그는 2016년 가을에 상파울로 심포니와의 협연을 통해 처음으로 남미 데뷔 무대를 가지기도 했다. 또한 그는 지난 2년여 간 스코틀랜드 체임버 오케스트라, 스웨덴 체임버 오케스트라,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 런던 신포니에타,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을 지휘하는 등 실내악 활동에도 주력을 다했다. 현대음악에도 헌신해온 그는 다양한 신작의 세계 초연을 지휘, 위촉해왔다.

 

피셔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BBC 웨일즈 국립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로 활동하는 동안 매 년 BBC 프롬스에 출연함은 물론 세계적인 투어 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는 또한 영국의 클래식 음반 레이블 하이페리온에서 오네게르, 댕디, 슈미트 음반을 발매했고, 오르페오와 시그넘을 통해 스트라빈스키 음반을 녹음하는 등 다양한 음반 활동을 했다. 그가 2012년 하이페리언에서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과 녹음한 프랑크 마르탱의 오페라 폭풍(Der Sturm)’는 인터내셔널 클래시컬 뮤직 어워드(오페라부문)를 수상하였다. 2014년에는 프랑스 레이블 아파르테에서 런던 필하모닉과 녹음한 베토벤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피셔는 함부르크 오페라, 취리히 오페라의 수석 플루티스트로 시작해, 30대에 접어들면서 그가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지휘 아래 수석 플루티스트로 지냈던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지휘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홀란드에서 수습기간을 거친 후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얼스터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이자 공연기획 자문으로 활동했다. 또한 그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나고야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는 동안 도쿄 산토리 홀에서 첫 데뷔 무대(20105)를 가졌으며, 현재 나고야 필하모닉의 명예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수많은 양식을 담아낸
‘가장 미국적인’ 음악극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은 20세기 미국 클래식의 아이콘이다. 지휘자, 작곡가,
피아니스트, 저술가, 강연자 그리고 교육자로서 그만큼 다재다능한 활약을 펼친 사람은 전무후무하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아 2017/18 시즌 및 2018/19 시즌 전 세계에서 번스타인을 기리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특히 작곡가로서 그가 남긴 음악적 유산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글 장지영(국민일보 기자, 공연 칼럼니스트) 


젊은 스타 음악가에게 닥친 마녀사냥
번스타인의 100주년을 맞아 유난히 러브콜을 많이 받고 있는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오페레타 ‘캔디드’다. 

주요  오페라극장과  오페라단이  앞다투어  전막  공연으로  올리거나,  오케스트라들이  콘서트  버전으로  선보이고 있다. ‘캔디드’가  정통  클래식부터
왈츠, 재즈, 탱고, 브로드웨이 뮤지컬까지 조성음악을 바탕으로 한 번스타인의 절충주의적 음악어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캔디드’는 뮤지컬,  오페레타,  오페라의  요소들을  모두  포함하면서도  어디에  속하지  않는  미국적인 음악극을 추구했던 그의 신념에 부합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조성음악은 인간의 내적인 음악 본능에 조응하는 것”이라며 관객과 유리된 무조음악을 비판하는 등 음악적으로는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평생 진보주의에 대한 신념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번스타인이 타계 2년 전에 최종 개정판을 낼 정도로 애착을 보인 ‘캔디드’는 그의 정치적 신념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작품이다.
하버드  대학과  커티스  음악원을  나온  번스타인은  스승인  미학자  데이비드  프롤,  작곡가  에런  코플런드, 지휘자  세르게이  쿠세비츠키의  후원  아래

 20대  초반부터 미국 음악계의 기대주로 각광받았다. 25살이던 1943년 브루노 발터를 대신해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처음 잡았다.

 이듬해 피츠버그 교향악단에서 첫 교향곡 ‘예레미야’를  발표한데  이어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에서  안무가  제롬  로빈스의  발레 ‘팬시  프리’의  음악을  작곡해  대성공을 거뒀다. ‘팬시  프리’는  그  해  말  뮤지컬 ‘춤추는 대뉴욕’으로 다시 만들어져 히트했으며 5년 뒤 영화화 됐다.
1940년대  젊은  번스타인의  커리어는  장밋빛  그  자체였다.  뉴욕  시향의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미국과 유럽의 여러 오케스트라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교향곡 2개, 발레음악2편,  뮤지컬 1편  등을  작곡했을  뿐만  아니라 10개가  넘는  음반을  녹음했다. 

하지만 1950년 2월  조지프  매카시  공화당  상원의원이  일으킨 *매카시즘McCarthyism때문에 번스타인은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당시  공산주의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  때문에 ‘빨갱이’  색출  광풍이  불었고, 대학 시절부터  좌파 정치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번스타인도 블랙리스트에 올라 뉴욕필 등을 지휘할 수 없게 됐다. 심지어 여권 갱신이 거부돼 유럽에도 갈 수 없었다.
5년  가까이  매카시즘이  기승을  부리는  동안  미국  의회  반미활동조사위원회는  진보 좌파 인사들을 소환해 사상 검증을 했다.

문화예술계가 주요 타깃이 됐다. 예술가들은 영화감독 엘리아 카잔과 안무가 제롬 로빈스처럼 과거  활동을 반성한 뒤  동료들의 이름을 팔고  살아남거나, 극작가 겸 시나리오 작가 릴리언 헬먼처럼 신념을 지킨 대가로 할리우드에서 배척당하는 것을 감수해야 했다.

번스타인은 운 좋게도 반미활동조사위원회에  소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무부에  자신은  공산주의자가  아니라는 내용의 구구절절한 진술서와 함께 충성 맹세를 하는 치욕을 겪은 뒤 다시 활동할 수 있었다.
순진한 주인공에게 세상의 최선을 묻다프랑스의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의  풍자소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를  토대로  한 오페레타 ‘캔디드’는

 매카시즘이 한창이던 1953년 헬먼이 번스타인에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원작은 순진한 주인공 캉디드(캔디드의 불어 표기)가 수많은 역경을 거치면서  얻은  깨달음을  담았는데,  헬먼은  캉디드가  증거도  없이  이단으로  몰려  공개처형  받는  극중  종교재판이  반미활동조사위원회의  빨갱이  사냥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했다.
캉디드는 원래 웨스트팔리아에 있는 삼촌의 성에서 평화롭게 살았다. 하지만 남작인 삼촌의  딸  쿠네곤데와  사랑에  빠진  뒤  사생아라는  신분  때문에  쫓겨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에서  팡글로스  교수로부터  들은 ‘세상은  최선으로  되어 있다’는  가르침을 믿는다. 
그러나  캉디드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최선과  거리가  멀다.  속아서  불가리아  군대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그의 앞에는  전쟁,  부상,  조난, 지진,  종교재판,  고문,  교수형, 폭행,  사기,  핍박  등  불행한  일만  즐비하다.  정의롭고  자비로워야  할  군인이나  신부는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악랄하고 부패했다.
심지어  순진하던  캉디드마저  쿠네곤데를  첩으로  삼은  종교재판장과  유대인을  본의 아니게  죽이게  된다.  그런데,  살인까지  경험하는  캉디드가  애타게  그리는  쿠네곤데는 자신의 외모를 무기로 여러 남자들의 품을 전전한다. 캉디드는 우여곡절 끝에 성미가 까다로워진 쿠네곤데와 여전히 낙천주의를 고집하는 팡그로스 등과 재회한 뒤 작은 농장을 꾸려나간다.
헬먼의  제안을  받은 번스타인도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를  음악극으로  만드는데  흥미를 느꼈다. 그런데, 작품에 맞는 작사가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엔 시인이자 시나리오 작가 도로시 파커와 작사가 존 라투슈가 손을 댔지만 잘 진행되지 않았다.

결국 헬먼과 번스타인도 작사에 참여하는 한편 시인 리처드 윌버가 최종적으로 대부분의 가사를 맡았다.
‘캔디드’의  작업은 2년간  더디게  진행됐다.  그  사이  헬먼이  각색을  맡고  번스타인이 부수음악을 담당한 연극 ‘종달새’가 1955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다. 게다가 번스타인은 ‘캔디드’와  함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도  작곡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두  작품의  아리아  또는  넘버가  바뀌기도  했다. 

예를  들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남녀 주인공 토니와 마리아가 부르는 듀엣곡 ‘한 손, 한 마음’은 처음엔 ‘캔디드’에서 쿠네곤데를 위해 쓰여진 것이다.
2막으로 구성된 ‘캔디드’는 번스타인이 오페레타로 규정했지만 뮤지컬 요소도 많다. 이  때문에 ‘캔디드’의  장르에  대해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사실 ‘쇼보트’, ‘회전목마’ 등  미국  고전  뮤지컬이  오페레타로도  정의되는  데서  알  수  있듯  미국에서  오페레타와 뮤지컬을 장르적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수정 거듭하며 20세기의 명작으로‘캔디드’는 1956년 10월 보스턴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쳐 12월 1일 뉴욕 브로드웨이 마틴 벡 극장에서 타이론 거스리 연출로 올라갔다. 하지만 겨우 73회 공연하고 막을 내렸다.

당시 뉴욕타임즈는 “재능이 넘치는 예술가들이 모여 화려한 실패로 끝났다”라고  썼다.  초연의  실패는  대본과  음악이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은  탓이다.
특히  헬먼의  대본이  지나치게  진지한  것과  함께  각색  과정에서 1막과 2막이  균형적이지 못한 것이 지적됐다. 참고로 1957년 9월 브로드웨이 윈터가든 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비평과 흥행을 둘 다 거머쥐었다.


그런데 ‘캔디드’ 폐막 이후 초연 멤버들이 참여한 음반이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게 됐다. 쿠네곤데의 콜로라투라 아리아 ‘화려하고 즐겁게Glitter and Be Gay’는 많은 소프라노들의 애창곡이 됐고, 서곡은 뉴욕 필의 1957년 연주를 시작으로 여러 오케스트라의 연주 레퍼토리에 포함됐다.
‘캔디드’는 초연 이후 영국과 미국에서 초연 버전을 조금 수정한 공연이 선보이기도 했지만 1973년  브로드웨이의  거물  프로듀서  겸  연출가인  해롤드  프린스가  뮤지컬로  무대에  올리면서  부활했다. 하지만 헬먼이  프린스의 대본  수정  요구를 거부하면서, 극작가 겸 시나리오 작가 휴 휠러가 헬먼이 쓴 부분을 제외하고 다시 썼다. 당시엔 젊었던 ‘미국 뮤지컬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은 작사가로 참여해 기존 가사들을 수정했다. 당초 브루클린 아카데미 오브 뮤직(BMA)의 소극장인 첼시 시어터에서 1막으로  러닝타임을  줄여  공연했던  프린스  연출  뮤지컬  버전은  호평을  얻어  이듬해 규모를  키워  브로드웨이로  옮겨갔다.  그리고 1982년  뉴욕시티오페라는  첼시  버전을 바탕으로 1973년 공연 당시 삭제됐던 번스타인의 음악을 대부분 살려 무대에 올렸다. 다시 2막이 된 뉴욕시티오페라 공연은 프린스가 연출을 맡았다.

‘캔디드’가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후 ‘캔디드’는  뉴욕시티오페라의  레퍼토리가  됐고,  프린스는  여러  오페라단과  브로드웨이에서 ‘캔디드’의  리바이벌  연출을 도맡았다. 
1988년에는  스코틀랜드  오페라가  존  밀러와  존  웰스  연출로 ‘캔디드’를  공연했다. 스코틀랜드 오페라 음악감독 존 모세리가 뉴욕시티오페라에서 번스타인의 조언 아래 ‘캔디드’ 수정에 참여한 인연으로 공연이 이뤄졌다. 스코틀랜드 오페라는 간주곡 등 번스타인이 새로 작곡한 3곡, 초연 이후 빠졌던 헬먼이 작사한 ‘엘도라도 발라드’와 파커 작사 ‘베니스 가보트’를  추가했다.  특히 초연 당시 작곡됐다가 본 공연에서는 빠졌던 ‘선한 세계Universal good’가 1막과 2막에 반복적으로 사용됐다.
번스타인은 앞서 ’캔디드‘가  공연될 때  음악적으로 도움을 줬지만  스코틀랜드  오페라 공연을 보면서 작곡가인 자신이 전체적으로 수정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는 스코틀랜드 오페라 버전을 바탕으로 ‘종교재판Auto-da-Fé’과 ‘화려하고 즐겁게’ 등 여러 곡의  오케스트레이션을  손보거나  순서를  재조정했다. 

번스타인은 1989년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해  개정판 ‘캔디드’를  선보였고,
이 콘서트 버전은 음반과 영상으로도 나와 있다.
‘캔디드’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번스타인  오피스는  현재 5개의  판본을  허락하고 있다. 첼시 버전, 뉴욕 시티 오페라 버전, 스코틀랜드 오페라 버전, 번스타인 콘서트 버전과 함께 번스타인 사후에 만들어진 영국 국립극단(NT) 버전이다.

NT는 1999년 트레버  넌과  함께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공동연출했던  존 케어드가  볼테르  원작에 가깝도록  드라마를  수정한  뮤지컬 ‘캔디드’를  선보였다. 100주년을  맞아  각국에서 공연되는 ‘캔디드’를 보면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는 한결같이 번스타인이 직접 개정한 버전을 채택한 데 비해 오페라는 뉴욕 시티 오페라, 스코틀랜드 오페라, NT 버전이 섞여 있다.


 

캔디드 candide
조너선 존슨, 테너

Jonathan Johnson, tenor
미국 조지아주 태생인 테너 조너선 존슨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예술대학  플레처 인스티튜트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전문 연주자 과정을 밟았다.

시카고 리릭 오페라에서 전문 아티스트 양성 과정을 수료한 뒤 ‘트로이 사람들’, ‘라메르무어의 루치아’, ‘유쾌한 미망인’, ‘장미의 기사’, ‘카프리치오’, 바인베르크의 ‘승객’ 등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캐나다 오페라 컴퍼니의 ‘안나 볼레나’, 캔자스시티 리릭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등에 주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쿠네곤데 cunegonde
로렌 스누퍼, 소프라노
Lauren Snouffer, soprano
라이스 대학교와 줄리아드를 졸업하고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스튜디오 과정을 수료한 소프라노 로렌 스누퍼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요한 아돌프 하세의 음악부터 리게티 죄르지와 조지 벤자민에 이르기까지 넓은 레퍼토리를 확보하고 있으며 데카 레이블에서 조지 페트로의 지휘로 녹음한 헨델의 ‘오토네’, ECM 레이블에서 스티븐 쉬크와 함께 녹음한 펠드먼의 ‘로스코 채플’ 등 왕성한 음반활동을 펼치고 있다.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가 공연하는 타릭 오리건의 오페라 ‘피닉스’ 세계 초연에서 주역을 맡을 예정이다.



올드 레이디 old lady
빅토리아 리벤구드, 메조소프라노

Victoria Livengood, mezzo soprano
그래미상  수상자인  메조소프라노  리벤구드는 1991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한 이후 플라시도 도밍고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카르멘’을 포함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120여회의 공연을 가졌다.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잘츠부르크, 부에노스 아이레스, 라스팔마스, 몬테카를로, 니스 등의 오페라에서 80개가 넘는 역할을 연기했다. 베르디 ‘레퀴엠’ 및 르네 플레밍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포함하여 총 10회 카네기홀에서 공연하였다.



파케트 Paguette
알렉스 로마노, 메조소프라노

Aleks Romano, mezzo soprano
메조소프라노 알렉스  로마노는 2016년  거다 리스너  재단  콩쿠르 1등, 2015-2016 메트로폴리탄 내셔날 카운슬 남동지역 오디션 2등을 수상했다.

2017-2018  시즌에는  글리머글래스  페스티벌에서 ‘칼레의  포위’의 아우렐리우스 역을 맡고 케네디  센터에서 ‘카르멘’의  주연으로 데뷔했다.
이번  시즌에는  노스캐롤라이나  오페라의 ‘카르멘’, 포틀랜드 오페라의 ‘세비야의 이발사’ 주연으로 출연한다.



팬글로스 박사 dr. Pangloss
휴 러셀, 바리톤

Hugh Russell, baritone
캐나다 바리톤인 휴 러셀은 모차르트와 로시니의 오페라 공연으로 명성을 쌓았으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LA필, 샌프란시스코심포니,  휴스턴심포니, 피츠버그심포니  등 북미 대표적 명문악단들과 협연해 왔다.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와는  야닉  네제세갱의 지휘로 라흐마니노프의 ‘종’을 공연했으며 밴쿠버 심포니와 공연한 ‘카르미나 부라나’에 대해 뉴올리
언스 타임즈는 “오르간처럼 깊은 음성부터 플루트 같은 가성을 넘나들며 작품의 극적인 성격을 완벽히 소화했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맥시밀리안 maximillian
마크 다이아몬드, 바리톤

Mark Diamond, baritone
미국  출신 바리톤인 마크 다이아몬드는 2010년 엘리너 맥컬름  콩쿠르와 2011년  선밸리  오페라 콩쿠르에서 1위로 입상하였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내셔널 카운슬 오디션 지역 파이널리스트로 두 차례  선발되었다.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라보엠’의 마르첼로 역 등을 노래했으며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에서는 브리튼의 ‘피터 그라임스’에서 스왈로우 역을 맡았다. 프랑스의 여러 오페라 극장에서 ‘세비야의 이발사’의 피가로 역을 노래했고
마린 알솝  지휘  볼티모어  교향악단과 ‘캔디드’의 맥시밀리안 역을 연기한 바 있다.


내레이터
마이클 리

Michael K. Lee, narrator
1995년 뮤지컬 ‘미스 사이공’으로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데뷔했으며 2007년 시애틀 풋라이트 어워드에서 최우수 뮤지컬 배우 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샌디에고  애뉴얼  크레이그  노엘  어워드에서  우수 남자연기자  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4년에 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인기스타상을 수상했다.

국내 주요 활동으로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크리스  역, ‘헤드윅’에서  헤드윅 역, ‘록키호러쇼’에서 프랑큰 퍼터 역을 맡아 공연했다. 해외에서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렌트’ 등에 출연했다.



국립합창단 The National Chorus of Korea
국립합창단(예술감독: 윤의중)은 합창음악의 전문성과 예술성 추구를 위해 1973년에 창단된 전문 합창단의 효시로서 합창음악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온 한국 최고의 프로합창단이다.

2000년에 재단법인으로 재발족하여 매년 5회의 정기연주회와 60회 정도의 기획공연, 해외연주, 오페라 등 다양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등의 세계무대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양1
김지유, 소프라노

소프라노 김지유는 서울예술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했으며 동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2016년 서울대 정기오페라에서 ‘마술피리’의 파미나역으로 공연했다. 중앙음악콩쿠르 3위, 세일한국가곡콩쿠르 1위, 한국성악가협회 콩쿠르 2위를 수상했다.


양2, 남작부인
김혜원, 메조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김혜원은  한양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서울기독대학 음악콩쿠르, SAC 전국 음악콩쿠르  등에 입상했고 음악저널 신음악회 등에 출연했다.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패밀리 콘서트 오페라 ‘마술피리’에 출연했다. 


 심판관 1/현감/총독/반더덴두르
송준, 테너
테너  송준은  뉴잉글랜드  음악대학교에서  학사,  이탈리아 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돈 조반니’ ‘마술피리’ ‘라 보엠’ 등 오페라에 출연했고 로마 나폴리 피렌체 등에서 순회공연을 했다.
대구 한영음악회, 남산오페라단 신춘음악회 등에 출연했다. 


 남작/종교재판관/돈 이사카르 카캄보/라코츠키
위정민, 테너
테너 위정민은  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를  졸업했고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석사 오스틴 텍사스 대학교 박사를 받았다. ‘붉은 자화상’ ‘1953’ ‘고집불통 옹’ ‘피가로의 결혼’ ‘박쥐’ ‘극장지배인’ 등의 오페라에 출연했다.


심판관 2/선장/사기꾼
이수홍, 바리톤

바리톤  이수홍은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했고  연지예술가곡콩쿠르 대상,  슈베르트가곡콩쿠르 2위,  독일가곡콩쿠르 2위, 고태국성악콩쿠르 1위, 엄정행성악콩쿠르 1위에 입상했다.  서울대학교  오페라 ‘돈  조반니’ 주역 및 이화여대 ‘피가로의 결혼’, 롯데콘서트홀 콘서트오페라 ‘마술피리’에 출연했다.


번스타인 '캔디드' 국내 초연 무대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오는 12~1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페레타 ‘캔디드’를 공연한다. 지휘자 겸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국내 초연하는 이번 공연에선 서울시향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가 지휘를 맡는다. 피셔는 11월 그가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미국 유타심포니에서도 이 곡을 지휘할 예정이다.


19세기 후반 발달한 오페레타는 ‘작은 오페라’라는 뜻이다. 가볍고 대중적인 희극 속에 통속적인 노래와 왈츠, 폴카, 캉캉 등 춤을 넣은 오락성이 풍부한 음악극이다.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으로 건너간 오페레타는 뮤지컬로 진화했다.

오페레타 ‘캔디드’는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이자 작가였던 볼테르의 1759년 풍자소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순진하고 낙천적인 주인공 캔디드가 세계 곳곳을 방랑하며 겪은 이야기를 풍자적으로 담고 있다.

번스타인은 뮤지컬부터 영화음악까지 작곡하며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융합을 위해 노력했다. 38세 때인 1956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지만 흥행에 실패한 이후 두 차례 개정을 거듭해 지금 모습의 오페레타 ‘캔디드’를 완성했다. 오페레타로 분류하지만 ‘캔디드’는 뮤지컬과 오페라, 오페레타 중 어느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운 중간적 성격을 띠고 있다. 정통 클래식부터 성가의 12음렬, 왈츠에서 탱고에 이르는 다양한 스타일의 신선한 선율과 익살, 브로드웨이식 활기로 가득 차 있다.

‘캔디드’ 서곡은 콘서트의 시작이나 앙코르로 자주 연주됐지만 극 전체를 국내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향은 이번 무대에서 가넷 브루스 연출로 2015년 볼티모어심포니가 연주한 버전을 선보인다. 유타심포니와 공동 캐스팅한 주역 6인은 2017년 그래미상 수상자인 메조소프라노 빅토리아 리벤구드를 비롯해 테너 조너선 존슨, 소프라노 로렌 스누퍼, 바리톤 휴 러셀 등 미국의 문화적 전통을 깊이 이해하는 미국 출신 성악가들이다. 조연은 국내 성악가들로 선발했다. 내레이션은 브로드웨이에서 데뷔한 실력파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가 맡는다.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는 송주호 음악칼럼니스트가 해설자로 나서 관객이 프로그램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두산백과의 캔디드[Candide] 소개글)

미국의 작곡가 레오나르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의 오페라.

작곡 : 레오나르드 번스타인

작사 : 릴리언 헬먼, 리처드 윌버

종류 : 오페라(오페레타)

구성 : 전 2막

제작년도 : 1956년

 

전 2막. 번스타인이 릴리언 헬먼(Lillian Hellman), 리처드 윌버 등과 함께 1950년부터 1956년까지 6년에 걸쳐 쓴 작품이다. 1956년 보스턴에서 초연되었다. 초연 이후의 공연 때마다 많은 개정판이 있다.

이 작품은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의 대표적 철학자이며 문학자인 볼테르(Voltaire)의 기성의 고루한 권위를 매도한 자세에 공감한 극작가 헬먼의 제안으로 쓰여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음악가 번스타인은 헬먼이 의도했던 것과는 달리 작품에 풍자적 요소를 많이 가미하여, 휴머니티에 합치하도록 만들었다. 이 작품의 배경에는 1950년대 미국을 휩쓴 일련의 반공산주의 선풍이 있었고, 작가들 역시 그 광풍(狂風)의 피해자였기 때문에 자연히 작품에는 그런 풍조가 반영되어 있어 보인다.

번스타인은 이 작품을 오페레타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전통적 이탈리아 즉흥희극을 바탕에 깐 풍자극으로 만들려고 한 것으로 보이는 그의 역작이다.

무대는 18세기의 웨스트팔리아, 파리, 리스본, 부에노스아이레스, 베니스 등지이다. 웨스트팔리아의 툰더틴 토룬크 남작의 조카로, 어머니가 없는 캔디드는 후견인 맥시밀리언과 남작 집의 가정부 파케트 등 간섭이 심한 사람도 있지만, 교사인 철학자 판그로스의 이상(理想)의 가르침이나 연인인 크네곤데도 있어서 그런 대로 즐거운 청춘기를 성 안에서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평화스러운 날도 오래 가지 않았다. 여자문제로 그가 추방되어 있는 사이에 성은 적군의 급습을 받고 남작부인 이하 전원이 살해된다. 캔디드의 세계 각지에 걸친 방랑의 모험 여행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죽었다고 생각했던 크네곤데 이하 주요 인물이 속속 재등장한다.

리스본에서 일방적인 종교재판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캔디드는 파리로 간다. 여기서 그는 크네곤데를 다시 만나 그의 후견인을 죽이고, 수수께끼의 노파와 3명이 함께 카디스로 도망친다. 그 다음으로 간 남아메리카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여자 노예로 변장한 맥시밀리안과 파케트와도 해후하지만, 맥시밀리안을 죽이고 동굴과 험한 산을 넘어서 시종인 카칸보와 함께 엘도라도의 낙원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이 땅에서의 평온에도 싫증이 나, 황금의 양(羊)을 얻어 가지고 거기서 나온다. 길을 가던 중 해안의 절벽에서 바다로 떨어진 그들은 지나가던 배에 구조된다. 여기서 캔디드는 판그로스 박사를 만난다. 마지막에 도착한 땅 베니스 교외의 작은 농장에서 캔디드는 방랑생활을 끝마치고 이제는 정착하려고 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그런 그에 대하여 불만이 많다.

말수가 적어진 그는 술회한다. "여로의 끝에 와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세상은 악으로 가득 차 있고, 또 낙원이라는 곳도 별 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크네곤데여, 우리 두 사람은 이제는 예전의 우리는 아니지만, 결혼해서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일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캔디드 [Candide]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