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7년)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발레리 게르기예프&데니스 마추예프/2017.12.12/예술의 전당

나베가 2017. 12. 12. 00:00



Russlan And Ludmilla (Overture) / Orchestra Of Mariinsky Theatre / Valery Gergiev


2005년 마린스키 오페라와 오케스트라를 대동하고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4부작(4일간 총 16시간) 공연으로 한국 음악사에 큰 획을 남긴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마린스키 오케스트라가 오는 12월, 통산 다섯 번째 한국 투어를 갖는다.
     
1988년부터 마린스키 극장을 맡아 러시아 오페라와 발레를 세계 무대로 진출시키는데 큰 공헌을 한 ‘마린스키의 차르’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의 지휘를 맡는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협연에는 1998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을 거둔 후, 수 차례 한국 공연을 통해 강력한 타건과 거구에서 나오는 열정적인 카리스마로 호평 받은 데니스 마추예프가 나선다. 2012년 런던 심포니 내한 공연(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이래 게르기예프-마추예프가 함께 한국 관객과 만나는 건 5년 만이다.
     
2005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한국 투어 도중 손가락 부상으로 무대를 내려온 후 2012년&2016년 내한에 이어 올해 여름에는 한국과 유럽의 신인 연주자들과 함께 한 점과 비교해, 이번 2017년 12월 아시아 투어는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기 연주회 프로그램과 아티스트 진용 그대로 옮겨온 데 의미가 있다. 현대 러시아의 클래식 예술을 대표하는 카리스마를 서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다.
 
세계 클래식 시장에서 게르기예프의 마린스키 극장은 공연의 품질과 제작 역량에서 2010년대 가장 성공한 오페라하우스로 손색이 없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게르기예프는 여름에도 쉬지 않고 본거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뿐 아니라 블라디보스토크, 유지노 사할린스크 등 연해주와 러시아 북방 영토까지 마린스키의 이름으로 광폭행보를 보인다. 블라디보스토크에 개관한 프리모르스키 스테이지를 마린스키 극장 분관으로 지정해 이곳을 주축으로 지난해부터 일본(퍼시픽 뮤직 페스티벌)-한국(평창 대관령 음악제-통영 국제음악당)-중국(국가 대극원)의 여름 페스티벌이나 아트센터와의 협업에 나서고 있고 그 중심에 바로 마린스키 오케스트라가 있다.
 
필립스 레이블 시절부터 러시아의 알려지지 않은 레퍼토리를 알리는 데에 심혈을 기울인 게르기예프는 러시아 정통 레퍼토리의 양대 기둥인 차이콥스키-라흐마니노프 관현악과 협주곡에서도 절대적인 권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게르기예프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은 러시아의 문화적-역사적-지리적 배경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서방 지휘자들이 다다르지 못하는 정신적 고양을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아득한 시베리아를 연상시키는 광범위한 스케일의 오케스트레이션과 우울과 갈망, 회한과 체념을 오가는 차이콥스키의 정서를 장대한 드라마로 펼쳐내는 기술이 독보적이다. 1998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같은 곡을 빈 필하모닉과 함께한 결과물처럼 게르기예프는 차이콥스키 관현악에 감각적 흥분이나 청각적 인기를 넘어 작품에 새로운 진실성을 부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악장 구석구석마다 서구의 지휘자들에게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액센트와 프레이징이 따라 붙고, 이는 정처 없이 방황하는 차이콥스키 내면의 현현에 다름없다. 세대교체로 더욱 젊어진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현대적인 차이콥스키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다.
    
 Denis Matsuev: Sergei Rachmaninoff - Piano Concerto No. 2 in C minor, Op. 18


[프로그램] 
  
글린카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프로필]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 Mariinsky Orchestra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단체로 그 역사는 약 200년 전 상트페테르부르크 임페리얼 오페라의 첫 오케스트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셀 수 없는 러시아 작품의 초연을 도맡아 왔으며, 이는 차이콥스키, 프로코피예프, 글린카, 루빈스타인, 무조르그스키, 보로딘, 림스키 코르사코프 등 유명 작곡가들의 유럽 오페라와 발레 작품의 러시아 초연 무대를 포함하고 있다.
 
1978년 마린스키 극장(당시 키로프)은 발레리 게르기예프를 음악감독으로 임명하였으며, 이후 1996년에는 예술감독 및 총 감독으로 지냈다. 게르기예프를 통해 오케스트라의 레퍼토리는 더욱 확장되었는데, 이는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로엔그린> 뿐만 아니라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 림스키 코르사코프, 차이콥스키 등 여러 오페라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 말러, 베토벤, 모차르트, 베르디 등 여러 작곡가들의 관현악곡을 연주하였으며 2008년에 미국, 아시아와 유럽에서 열린 음악 비평가들의 설문에 의하면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세계 상위 20위권 오케스트라로 선정되었으며, 이 기록은 다른 두 러시아 오케스트라를 제치고 러시아를 대표하는 최고 오케스트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발레리 게르기예프 | Valery Gergiev
게르기예프는 레닌그라드 국립 림스키 코르사코프 음악원에서 관현악 지휘를 공부하였으며 이곳에서 일리야 무신을 사사하였다. 음악원에서 학생이었던 시절 그는 베를린에서 열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콩쿠르와 모스크바의 연방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였으며 지금의 마린스키 극장인 키로프 극장에서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쌓게 되었다. 1988년, 35세의 나이에 게르기예프는 마린스키 극장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었으며 1996년부터는 마린스키 극장(마린스키 발레,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앙상블)의 예술감독 및 총 감독으로 활동해왔다. 1800년대에 지은 극장이 화재로 불타자 2006년에 새로운 콘서트홀이 지어졌고, 지금의 마린스키 극장(마린스키 II)은 2013년 5월에 개관하였으며, 2016년 1월부터는 블라디보스토크에 개관한 프리모르스키 스테이지 또한 소유하고 있다.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러시아 연방 인민 예술가상, 노동의 영웅상, 알렉산더 네브스키 훈장,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상, 폴라 음악상을 비롯해 일본, 네덜란드, 폴란드 정부로부터 훈장 등 수 많은 상을 수훈했다.
 
 
데니스 마추예프 | Denis Matsuev
1988년 제 11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데니스 마추예프는 러시아 피아노 역사의 최대 비르투오소로 거듭났으며 동 세대 연주자 중 가장 뛰어난 피아니스트로 자리잡았다.
 
음악 부문의 쇼스타코비치상과 러시아 문학 예술상 수상자인 마추예프는 역사가 깊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콘서트홀에서 다양한 리사이틀 무대로 관객들을 찾아갔으며,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하였는데 이는 뉴욕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로열콘세르트허바우 등 여러 단체를 포함하고 있다. 마추예프와 긴밀한 관계를 가진 러시아 출신 오케스트라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마추예프는 발레리 게르기예프, 유리 테르미카노프, 마리스 얀손스, 주빈 메타, 쿠르트 마주어, 파보 예르비, 샤를 뒤투아 등 여러 거장 지휘자들과 함께 연주하였다.
 
2014년 2월, 데니스 마추예프는 소치에서 열린 제22회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연주하는 영광을 얻었다. 2014년 4월에는 유네스코 친선 대사로 지명되었으며, 2016년에는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대사로 임명되었다.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Sergei Rachmaninoff, 1873~1943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도입부의 피아노가 매우 인상적이다. 이를 일러 ‘크렘린의 종소리’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기법은 후기낭만주의 피아니즘에 자주 등장하는 도입부일 뿐이며, 작곡가의 의도와는 전혀 관련 없는 평자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라흐마니노프는 차이콥스키로의 회귀를 주장한 후기 낭만주의 마지막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는 이 곡을 작곡하기 전 큰 슬럼프를 겪게 된다. 그 이유는 1897년에 초연한 교향곡 제1번이 평론가들의 악의적인 비평 때문에 신경쇠약이 심해져 창작이 불가능한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때, 정신과 전문의인 ‘니콜라이 달(1860-1939)’ 박사의 이른바 ‘암시요법’으로 가까스로 회복될 수 있었다. 이후 신경쇠약에서 벗어난 라흐마니노프는 명작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완성하여 글린카 상까지 받게 되었으며 완전히 재기에 성공한다. 따라서 달 박사의 도움으로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쓸 수 있었던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을 ‘달’ 박사에게 헌정하였다.

라흐마니노프는 그 자신이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그는 손이 매우 커서 14도 음정을 한 번에 짚는 것으로 유명하며, 거기에 테크닉도 뛰어나 당시에 그를 능가하는 피아니스트는 없었다고 한다. 또한 그의 피아노 협주곡들은 자신이 직접 연주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작곡되었으니, 이 곡을 연주해야 하는 다른 피아니스트들로서는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곡은 장엄하고 화려하지만, 엄청난 힘과 세밀한 테크닉이 없이는 본래의 의미를 살리기 어려운 난곡이기도 하다. 
     


Denis Matsuev - Rachmaninoff - Piano Concerto No 2 in C minor, Op 18

1st Moderato

1악장 모데라토는 피아노가 어두운 화음을 장중하게 연타하면서 시작되는데, 이러한 기법은 후기낭만주의 피아니즘에 자주 등장하는 도입부이지만 라흐마니노프의 도입은 유난히 장중하다. 이것이 차츰 세기를 강화하면서 펼침 화음이 나타나면 관현악이 어둡고 힘찬 제1주제를 제시한다. 이어 첼로가 느리게 경과 선율을 전개 하면, 피아노의 매우 화려한 경과구와 관현악의 거칠은 총주 뒤에 달콤하고 감상적인 제2주제를 제시한다. 이어 카덴차 풍의 피아노가 제시부를 마치면, 저음현이 전개부로 들어간다. 전개부에서는 두 주제와 새로운 동기가 중심이 되어 화려하고 정열적인 악상이 전개된다. 재현부는 전개부에서 사용된 동기가 행진곡 풍의 빠른 템포로 나타나면서 장엄하게 마친다.

 


2nd Adagio sostenuto

2악장은 세도막 형식으로 극히 아름다운 악장이다. 부드러운 음색을 얻기 위해 약음기를 단 현악기와 목관악기인 클라리넷과 바순, 그리고 여기에 부드러운 톤을 내는 호른으로 반음계적인 서주를 이어나가다가 피아노의 셋잇단음의 아르페지오 위에 플롯이 달콤하고 로맨틱한 주제를 제시한다. 이 주제는 피아노로 이어져 감미롭게 발전한다. 중간부에서는 바순과 피아노가 주제를 제시, 전개한 뒤 짧은 카덴차가 이어진다. 이어 제1주제가 재현되면서 3부로 들어가는데, 관현악은 특별히 활약하지 않고 피아노를 중심으로 조용하게 마친다.

 


3rd Allegro scherzando

3악장은 2개의 주제가 교대로 나타나는 자유로운 형식이다. 현악기를 중심으로 부산한 리듬이 도입되고 곧바로 총주로 발전한다. 피아노가 이것을 받아 글리산도 풍의 음형을 전개한 뒤, 스타카토의 제1주제를 제시한다. 이 주제 이후에 오보와 비올라가 이 협주곡의 중심선율인 제2의 ‘모데라토 주제’를 노래한다. 이 2개의 주제는 다시 변형되어 푸가적 기법으로 전개된 뒤 코다로 들어간다. 코다에서는 다시 제1주제가 화려하게 전개되고, 제2주제가 관현악에 의해 마에스토소로 연주되는데, 이 부분이 정말로 장엄한데 피아노가 이것을 장식하면서 눈부시게 악상을 전개하다가 총주로 단호하게 대미를 장식한다.





Denis Matsuev 연주 보기....

Denis Matsuev - Rhapsody in Blue - George Gershwin


Denis Matsuev - Tchaikovsky, Piano Concerto No. 1



Tchaikovsky - Symphony No 5 in E minor, Op 64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Symphony No. 5 in in E minor, Op. 64: I. Andate – Allegro con anima /Gergiev


 

이 곡은 추운 겨울 12월의 끝자락이나 1월초 혹한기에 소개할 음반이다. 그 정도로 겨울에 어울리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이다. 차이콥스키(1840~1893)는 글린카에서 시작되고 러시아5인조에 의해서 확립된 러시아 음악의 완성자이다. 광산기사인 아버지와 프랑스 혁명을 피해 이주한 프랑스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음에 민감했다고 전해진다. 1848년 그의 가족은 페테르부르크로 이사를 하고 본격적으로 음악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도 아버지의 의사대로 법률공부를 해서 법무성에 관리로 일한다. 1863년에 페테르부르크음악원에서 안톤 루빈스타인에게 사사한다. 1864년 졸업과 함께 안톤의 동생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이 문을 연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로 초빙된다. 이 음악원이 현재는 차이콥스키 음악원으로 변경되었다. 1877년 제자였던 안토니나와 결혼했지만, 신혼여행 1주일 만에 별거에 들어간다. 이로 인해 건강이 몹시 나빠졌다. 1876년 차이콥스키는 평생의 후원자 나제시다 폰 메크 부인의 후원을 받게 된다. 폰 메크 부인은 부호의 미망인으로 차이콥스키와 서신왕래를 통해 정신적, 물질적 도움을 주지만 둘은 평생 만나지 않았다. 예술을 사랑하던 폰 메크 부인은 매 년 상당한 금액의 연구비를 차이콥스키에게 지원해서 작곡에 전념할 수 있었다. 폰 메크 부인의 지원은 이 후 14년간 계속되었다. 그의 평생에는 동성애자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표가 지금도 붙어 다닌다. 1988년부터 자작곡을 지휘하기 위해 유럽을 순회했고, 1892년에는 미국으로, 1893년에는 영국에서 활동을 마지막으로 귀국했다.

1893년 교향곡 6번 ‘비창’을 초연한 뒤 얼마 후인 11월 2일 끓이지 않은 물을 마시고 콜레라에 걸려 11월 6일 사망한다. 너무 급작스런 죽음이라 자살설도 제기되었으나 설로 끝났다. 11월의 페테르부르크면 무지 추운데 콜레라가 가당한 소리인지 의심이 간다. 수인성 전염병으로 여름에 잘 나타나는 콜레라라는 상식을 가진 나로선 이해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 부분은 공인된 것이니 나로선 토를 더 달 수 없다.

자, 이제 오늘 소개할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으로 들어가자. 살다가 일이 뒤틀리고 스트레스가 심할 때, 그걸 풀어주는 음악이 바로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이다. 헤드폰 끼고 볼륨을 높게 해서 한 곡을 듣고 나면 심신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걸 느낀다. 이 곡은 여러 가지 면에서 베토벤의 교향곡 5번과 비슷하다. 단조라는 점과 묘하게 비슷한 구성에 놀라게 되는데, 전문 학자가 아닌 나로선 그 부분을 분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 여기서도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해 보자. 첫 연주가 시작되고 어디서 들어본 멜로디 같다 라고 느꼈으면 당신은 절대음감을 가졌다고 믿어도 된다. 8090시절 왕눈이 가수 민해경의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 라는 곡의 주제를 여기서 가져왔다. ‘그대~를 만날 때면 이렇게 포근한데.....’ 이 곡은 1888년 유럽 순회연주에서 돌아오자 작곡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 시기 동생과 폰 메크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렇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곡의 구성을 잠시 살펴보자.


Tchaikovsky Symphony No.5, Mov.4 by Gergiev, MTO (2008)



1악장 안단테 - 알레그로 콘 아니마  

서주가 붙은 소나타 형식. ‘콘 아니마’는 ‘활기차게’로 해석하지만 직역하면 ‘영혼을 담아서’라는 뜻이다. 서주 첫머리에 등장하는 어두운 클라리넷 선율은 교향곡 전체를 지배하는 핵심 악상이다. 이것을 ‘운명의 동기’라고도 부른다.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 콘 알쿠나 리첸차

이 악장은 ‘안단테로 노래하듯이, 다소 자유롭게’라는 뜻이다. 현의 간단한 도입에 이어 호른이 주선율을 노래한다. 매우 달콤한 느낌을 주는 이 선율은 어느 대중음악에 쓰였는데 기억이 안나니 넘어가자.


3악장 왈츠. 알레그로 모데라토 

상 교향곡의 3악장에는 미뉴에트나, 스케르초가 오지만 차이콥스키는 왈츠를 사용하는 대담한 시도를 했다. ‘러시아의 왈츠 왕’ 차이콥스키 다운 솜씨이며 4악장을 돋보이게 하려는 수법같다. 차이콥스키의 왈츠 가운데서도 손꼽을 정도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곡이다.


4악장 피날레. 안단테 마에스토로 - 알레그로 비바체

서주와 관악합주, 현악합주가 이어지며 나타난다. 갑자기 팀파니와 더불어 현악기군이 강렬하게 질주하는 1주제가 첫머리를 장식하며, 뒤 목관이 연주하는 희망에 찬 느낌의 2주제가 연주된 뒤 금관이 서주 악상을 거칠게 연주한다. 이어 행진곡 풍의 선율과 함께 극적이고 강력한 포효로 악장을 마무리한다. 박력이 넘치고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Tchaikovsky - Symphony No 5 in E minor, Op 64 - Chang,카타르 필하모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