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7년)

콘서트 오페라 <투란도트>/2017.12.9/예술의전당

나베가 2017. 12. 8. 22:41






예술의전당과 서울시향 그리고 세계 최고의 투란도트, 칼라프가 뭉쳤다!    
우리나라 클래식음악 문화를 선도하는 예술의전당 클래식 브랜드 SAC CLASSIC 에서는 푸치니의 3대 걸작 중 하나인 오페라 <투란도트>를 콘서트 오페라로 선보입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투란도트인 미국 소프라노 리즈 린드스트롬(투란도트 역)과 그녀와 함께 올 7월 영국 로열 오페라하우스 <투란도트>에서 함께 열연한 테너 박성규(칼라프 역), 유럽이 선택한 그녀, 소프라노 서선영(류 역)를 비롯한 엄선된 캐스트와 국내 대표 오케스트라를 넘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도약하고 있는 서울시향이 예술의전당과 함께 합니다.
     
오직 SAC CLASSIC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오페라 음악의 진수
클래식음악 전용홀인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콘서트 오페라 <투란도트>는 온전히 음악에만 집중할 수 이어 더욱 밀도 높은 연주를 선보입니다. 이번 공연은 오페라 음악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로 연주자들의 절제된 연기와 무대연출이 여러분을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이끌 예정입니다.
   
     
예술의전당이 선보이는 네 번째 콘서트 오페라
2013년 베르디 탄생 200주년 기념 무대인 <리골레토>와 <라 트라비아타>,  2014년 차이콥스키 <예브게니 오네긴>으로 콘서트 오페라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예술의전당 콘서트 오페라>가 올해는 푸치니의 걸작 <투란도트>로 다시 찾아옵니다. 12월 9일(토) 저녁 7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술의전당이 엄선한 글로벌 캐스트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도약하고 있는 서울시향과 함께 무대에 올리는 푸치니의 3대 명작 중 하나인 <투란도트>로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푸치니 최고 · 최후의 오페라 <투란도트>
이탈리아 오페라 최고 작곡가인 자코모 푸치니가 남긴 마지막 작품이자, 푸치니의 가장 위대한 오페라 <투란도트>. 3막으로 구성되어있는 이 작품은 푸치니의 예술세계의 최정점에 놓여있습니다. 동양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와 그 속에 서려있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 ‘공주는 잠 못 이루고 (Nessun Dorma)’를 비롯한 아름다우면서도 다채로운 음악과 웅장한 스케일이 돋보이는 대작입니다.
      
- Synopsis -
전설의 시대 중국 북경, 얼음같이 차가운 공주 ‘투란도트’와 결혼하기 위해서는 그녀가 내는 세 가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고, 정답을 맞추지 못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뛰어난 미모를 가진 투란도트에게 청혼하려는 세계 각국의 왕자들이 수수께끼에 도전하지만 번번이 처형당하고 만다. 우연히 투란도트의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한 타타르의 왕자 칼라프는 간신히 재회한 아버지와 그를 사랑하는 여인 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투란도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수수께끼 풀이에 도전하는데… 
 
         

[프로필]
 
연출 스티븐 카르_Stephen Carr 
지휘 줄리안 코바체프_Julian Kovachev
 
<출연>
투란도트_소프라노 리즈 린드스트롬_Lise Lindstrom
칼라프_테너 박성규
_소프라노 서선영
티무르_베이스 김철준
알툼황제_테너 전병호
_바리톤 김종표
_테너 민경환
_테너 양승진
만다린_바리톤 한진만
 
연주 서울시립교향악단
합창 그란데오페라합창단
 

TURANDOT (Orange 2012) - Part 1/2 | Roberto Alagna - Lise Lindstrom


TURANDOT (Orange 2012) - Part 2/2 | Roberto Alagna - Lise Lindstrom






Turandot (G.Puccini) - Art Centre, Seoul, Corea del Sud (2013)








흔히 "라 보엠", "토스카", "나비부인"을 푸치니의 3대 명작이라 부른다. 그러나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예술세계의 최정점에 위치한 획기적인 작품으로, 앞선 다른 오페라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개성적인 독창성과 다채로운 음악어법을 자랑하는, 푸치니 최후이자 최고의 오페라이다.

"투란도트"는 그 소재부터가 푸치니의 이전 오페라들과는 확실하게 구별될 정도로 독창적이다. 각각 일본과 미국을 배경으로 삼은 "나비부인"과 "서부의 아가씨"에서 이국적인 소재를 솜씨있게 다뤄내는 탁월한 예술적 감각을 선보인 바 있는 푸치니지만, "투란도트"는 이국적일 뿐만 아니라 고대 전설시대 중국에서 펼쳐진 가공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신비롭기까지 하다. 또한 신랄하고 유쾌한 풍자극 "쟈니 스키키"를 제외한다면, 그의 오페라 대부분은 남녀 주인공의 이별과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반면, "투란도트"는 두 주인공이 사랑의 기쁨과 환희를 누리는 사랑의 승리장면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제재가 신비적이긴해도 "투란도트"의 줄거리 자체가 상징적인 심오함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용감한 칼라프 왕자와 남성혐오증이 있는 투란도트 공주는 그 어떤 추상적 개념을 표상하고 있다기보다는 그저 '사랑'이란 주제를 놓고 갈등하는 전형적인 낭만적 영웅들의 설화적 변용일 뿐이다. 따라서 "투란도트"의 예술적 가치는 드라마 자체보다는, 복잡하고 현대적인 그리고 너무나도 매혹적인, 푸치니의 다채로운 관현악법에서 찾는 것이 옳다.

잘 알려진대로 푸치니는 다른 작곡가들의 관현악법을 철저하게 연구, 그 장점을 자신의 것으로 섭취하는데 열심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푸치니의 음악은 지나친 센티멘털리즘 때문에 '키취 (Kitsch, 예술적 폐기물)'라는 평가를 자주 듣지만, 사실 그의 관현악법을 잘 분석해보면 당대 첨단의 진보적 음악어법이 곳곳에서 번득이고 있으며, 이것이 그의 손에 의해 달짝지근한 매혹적인 선율로 탈바꿈되어 청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끌었던 것이다.

그의 유작 "투란도트"의 경우,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파르지팔"이 주요 참고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정설인데, 다만 푸치니는 바그너가 악극을 통해 구현코자 한 이념적 메시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오직 신비감이 넘치는 바그너 관현악의 반음계적 무한선율과 감성적인 색채감만이 그의 주목을 끌었다. 실제로 오페라 "투란도트"에는 바그너적 유도동기가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한데, 안단테 소스테누토로 연주되는 오페라의 첫 화음은 사나운 투란도트의 동기이며, '공주는 잠 못 이루고'에서 흘러 나오는 유창한 선율은 바로 칼라프의 사랑의 동기라는 식이다.

복조성의 음향효과 또한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토스카"와 "나비부인" 등 이전 작품에서도 자주 쓰였지만, "투란도트"에선 완숙한 관현악법과 더해져 동양적인 신비감을 강조하는 완전히 새로운 선율로 나타난다. 푸치니가 즐겨쓰던 또 하나의 음악어법인 드뷔시류의 인상주의적 기법도 이제는 원숙의 경지에 이르렀으며, 이는 3막 첫머리의 환상적인 화음진행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5음 음계와 4음 음계를 번갈아 사용하여, 전음계 음악에 익숙해져 있던 이탈리아 청중들에게 조성의 모호함이 던져다주는 신비감을 창조해낸 것과, 뒤뚱거리듯 불균형적인 8분의 5박자로 동양적인 선율미를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 또한 분명 푸치니만의 탁월한 능력이다.

"투란도트"의 가장 큰 음악적 특징이라면 대편성의 관현악이 가져다 주는 음향적인 풍요로움과 이탈리아 오페라에선 보기 힘들었던 폴리포니적인 구성을 들 수 있다. 5성부로 폭넓게 구성된 바이올린과 비올라, 무대 위와 뒤에 배치된 트럼펫, 트럼본, 색소폰. 그리고 팀파니, 트라이앵글, 북, 심벌즈, 공, 첼레스타, 탐탐, 글로켄슈필 등 온갖 종류의 타악기들은 "투란도트"를 푸치니 오페라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입체적인 음향효과를 갖게 만들었으며, 칼라프는 현, 투란도트는 목관과 현, 류는 목관과 현 솔로, 세 사람의 대신들은 피콜로와 첼레스타, 황제는 트럼펫을 위시한 금관 등의 식으로 각 인물과 그를 표상하는 악기들을 조합한 뒤 폴리포니적 선법을 세련되게 구사함으로써, 복잡하면서도 심오한 심리묘사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 폴리포니적 구성이야말로 "투란도트" 해석의 열쇠가 되는 것으로, 1970년대 이전까지의 "투란도트" 음반들은 이 점에 대한 이해가 크게 부족했었다. 요컨대 "투란도트"의 성공적인 해석을 위한 기본적인 요건은 이탈리아 오페라 특유의 성악적인 아름다움에다가, 이 작품 고유의 광휘로운 음향효과를 서로 잘 연결시키는 데 있다. 



Puccini: Nessun Dorma from 'Turandot' - BBC Proms /tenor Jonas Kaufmann

 

작곡과 초연


1920년, 푸치니는 18세기 베네치아의 작가 카를로 고치가 쓴 "투란도테 (Turandotte)"란 우화극을 오페라로 만들 결심을 하고 그해 여름부터 대본작가 주세페 아다미, 레나타 시모니와 함께 대본 초안 작업에 들어갔다.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소재를 다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푸치니는 이번 "투란도트"야말로 자신의 예술세계에 있어서 어떤 강력한 전환점이 되리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나마 확신했음인지,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초인적인 열정과 편집증에 가까운 집착을 쏟아부으며 자신 스스로와 대본작가 아다미, 시모니를 끊임없이 채찍질해댔다.

가혹할 정도로 완벽성을 추구했던 푸치니였기에, 1년 남짓만에 완성된 1막 이후로는 도대체 작업의 진척을 볼 수가 없었는데, 특히 '전설 속의 중국'이라는, 자신의 이전 작품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몽환적인 배경은 푸치니 스스로 그 자신의 예술가적 자질에 큰 회의를 품게 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것이었지만, 동시에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운명적인 그 무엇을 느끼게 할 정도로 푸치니를 매혹시킨 것도 사실이었다. 이런 어려움과 고민 속에서도 투쟁적인 노력으로 간신히 2막을 완성해낸 푸치니는 1923년 6월이 되어서야 3막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 특히 원작에는 없으면서도 전형적인 푸치니적 히로인이라 할 노예 류의 죽음 장면의 경우는 멜로드라마의 대가답게 완숙한 작곡 솜씨로 빠르게 마무리를 지었으나, 문제는 류의 죽음 다음에 전개되는 두 주인공 투란도트 공주와 칼라프 왕자간의 '사랑의 2중창', 그러니까 갈등의 매듭을 풀고 우주적 사랑의 메시지를 확인하는 피날레 2중창에 대한 예술적 영감이 작곡가의 머리에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푸치니가 마지막 사랑의 2중창을 미완으로 남겨 놓은 표면적인 이유는 후두암에 따른 건강악화였지만, 또다른 연구에 의하면 결국 천성적으로 비극작가일 수 밖에 없었던 푸치니로서는 오페라의 마지막을 비극의 정화 (katharsis) 대신 사랑의 희열어린 승리로 끝낸다는 사실 자체가 스스로의 정신세계 범위 안에선 수용하기 힘든 문제였다는 지적도 있다. 어쨋든 당시 푸치니가 남긴 수많은 메모와 스케치, 대본작가와 친구들에게 보낸 여러 통의 편지를 통해서도 푸치니가 이 마지막 장면을 위해 바친 땀과 열정, 운명적인 고뇌를 모자람없이 짐작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그의 건강은 수술을 통해서도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어 있었고, 브뤼셀에서의 후두암 수술을 마친 뒤 얼마되지 않은 1924년 11월 29일, 결국 자신이 그토록 열망했던 오페라 "투란도트"의 마지막 2중창의 완성을 보지 못한채 푸치니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푸치니가 사망하자, "투란도트"의 저작권자인 리코르디 출판사의 사장 티토 리코르디와 푸치니의 둘도없는 예술적 동지 토스카니니는 오페라의 피날레를 대신 작곡할 인물을 급히 물색하기 시작했는데, 여러 인물들 중에서도 당시 토리노 음악원 원장으로 있던 푸치니의 친구이자 후배 프랑코 알파노야말로 자신의 개성을 지나치게 앞세우지 않으면서도, 푸치니의 음악적 스타일을 큰 왜곡없이 살려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로 생각되었다.

알파노는 푸치니가 남겨놓은 23페이지 분량의 단편적인 스케치를 바탕으로, 앞선 장면에서 제시된 몇 가지 동기들을 활용해가며 오페라를 마무리지었고, "투란도트"는 1926년 4월 25일 라 스칼라 극장에서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역사적인 초연을 갖게 되었는데, 이 공연에서 토스카니니가 푸치니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푸치니가 작곡한 3막 '류의 죽음'까지 지휘한 뒤 지휘봉을 내려놓고 관객에게 돌아서서 "마에스트로가 작곡한 것은 이 부분까지입니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유명한 일화이다. 한편 리코르디 출판사는 최근에 현대음악가 루치아노 베리오에게 알파노가 작곡한 마지막 2중창과 피날레 부분의 개작을 의뢰해 "투란도트"를 아끼는 오페라 애호가들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기도 하다.

악기 편성과 등장인물



플루트 3, 오보에2, 잉글리시 호른, 클라리넷2, 베이스 클라리넷, 바순2, 콘트라바순, 호른 4, 트럼펫3, 트롬본3, 콘트라베이스 트롬본, 팀파니, 트라이앵글, 작은북, 큰북, 심벌즈, 공, 종2, 첼레스타, 탐탐, 오르간, 글로켄슈필, 하프2, 현5부 무대 위에 트럼펫 6,트롬본 4 무대 뒤에 알토 색소폰2, 우드 블록, 탐탐,공



투란도트 (Turandot): 소프라노, 중국공주
칼라프 (Calaf): 테너, 타타르국의 왕자, 티무르의 아들
티무르 (Timur): 베이스, 타타르국의 쫓겨난 왕
류 (Liu): 소프라노, 여자노예
알투움 황제 (L'Imperatore Altoum): 테너, 중국 황제
핑 (Ping): 바리톤, 중국관리, 수상
팡 (Pang): 테너, 중국관리, 서무대신
퐁 (Pong): 테너, 중국관리, 주방대신
페르시아 왕자 (IL Principe di Persia): 테너
관리 (Un Mandarino): 바리톤, 중국관리


Turandot - "Nessun dorma" - Plácido Domingo, tenor


줄거리


제 1막: 전설시대 중국 북경 성벽 앞 광장
막이 열리면 한 관리가 나타나 포고문을 읽기 시작한다. '북경의 백성들이여 들어라. 황제의 딸 투란도트 공주는 자신이 내놓은 세 가지 수수께기를 맞추는 왕가 혈통의 구혼자와 결혼할 것이다. 그러나 수수께기를 풀지 못하는 자는 참수형에 처한다. 페르시아 왕자가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달이 떠오르면 그의 목은 망나니의 칼에 떨어질 것이다'

이때 군중에 떠밀려 쓰러진 한 노인을 지나가던 젊은이가 부축해준다. 노인은 타타르 왕국에서 축출되어 유랑생활을 하던 티무르요, 도와준 젊은이는 아들 칼라프 왕자였다. 두 사람은 우연한 재회를 기뻐하고 티무르는 망명생활 중 자신을 돌봐준 여자노예 류를 칼라프에게 소개한다. 류는 옛날부터 남몰래 칼라프 왕자를 사모해 왔다.

달이 떠오를 때가 가까와지자 군중들이 하나 둘 다시 모여든다. 사형집행인들의 칼가는 소리에 맞춰 군중들은 '숫돌을 돌려라. 도끼를 갈아라'하며 사형집행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이때 동자승 무리가 군중들 사이를 지나가며 중국 민요에서 차용한 유유하고 슬픈 선율을 노래한다. 밤은 더욱 깊어가고 형장으로 끌려가는 페르시아 왕자의 행렬이 군중 앞을 지난다. 창백한 페르시아 왕자의 얼굴은 동정심을 자아내고,


백성들은 합창으로 투란도트 공주에게 자비를 애원하지만 궁궐 망루에 나타난 투란도트 공주는 얼음같이 차가운 표정으로 사형집행을 지시한다. 이때 멀리서 투란도트 공주를 지켜보던 칼라프는 공주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만다. 페르시아 왕자는 형장으로 이끌려가고 광장에는 칼라프, 티무르, 류만 남는다.

칼라프는 아버지 티무르에게 자신은 투란도트 공주에게 반했다고 말하고는, 티무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수수께기에 도전하겠다고 말한다. 칼라프가 궁궐을 향해 뛰어가는데 갑자기 가면을 쓴 세 명의 중국관리 핑,팡,퐁이 나타나 칼라프를 가로막으며 '멈춰라. 아름다운 공주라도 얼굴 하나에 손발 두 개씩 있는 보통 여자일 뿐. 목숨이 아까우면 빨리 돌아가라'고 말한다. 핑,팡,퐁이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몸짓으로 칼라프의 무모함을 조롱하나 칼라프는 '승리는 나의 것, 투란도트는 나의 사랑'이라며 요지부동이다.

티무르가 나이 든 아버지를 버리느냐며 비탄에 빠지자, 옆에 있던 류가 왕자에게 다가가 흐느끼며 아리아 '들어보세요 왕자님 (Signore Ascolta)'을 노래한다. 그러나 류의 애원에도 칼라프는 아리아 '울지마라 류 (Non piangere Liu)'를 부르며 아버지 티무르를 부탁한다는 말만을 남긴채 도전을 감행하고자 한다. 칼라프, 티무르, 류, 핑,팡,퐁 그리고 합창이 가세한 장대한 피날레가 펼쳐지는 가운데 결국 칼라프는 징을 세 번 울려 공주의 수수께기에 도전을 선언한다. 티무르와 류는 충격에 빠지고, 핑,팡,퐁은 큰 웃음으로 왕자를 조롱하는 가운데 칼라프는 단호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 제 2막
    제1장: 북경의 누각
    핑,팡,퐁 세 명의 관리들이 모여 공주에게 도전장을 낸 왕자 칼라프의 이야기를 한다. 지금까지 수수께기를 풀지 못해 사형당한 남자는 셀 수 없이 많은데 칼라프는 호랑이해인 올해만 13번째 도전자에 해당한다고 한다. 지나간 세월의 무상함과 고향 호난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면서도, 투란도트 공주가 사랑에 눈을 떠 중국에 다시 한번 평화가 깃들기를 염원한다.

    제 2장: 왕궁 앞 광장
    드디어 공주의 수수께기를 풀 시간이다. 황제 알투움이 먼저 나와 도전자 칼라프를 만류하며 목숨을 아깝게 여기라고 말하지만 칼라프는 자신만만하다. 이윽고 공주가 등장해 아리아 '옛날 이 궁전에서(In questa Reggia)'를 노래한다. 저 옛날, 궁궐에 쳐들어온 외국군대가 로우링 공주를 능욕하고 죽인 사실을 이야기하며, 그 공주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외국에서 온 젊은이에게 풀기 어려운 수수께기를 내어 복수해 왔으며, 아무도 자신을 차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공주가 도도하고 위협적인 자세로 '이방인이여, 수수께기는 세 개, 그러나 죽음은 하나 (Gli enigmi sono tre, la morte una!)'라고 말하자 이를 되받아 칼라프가 '수수께기는 세 개, 생명이 하나 (Gli enigmi sono tre, una e la vita!)'라고 외친다. 나팔이 울리면서 드디어 수수께기가 시작된다.

    첫번째 수수께기
    공주: 그것은 어두운 밤을 가르며 무지개빛으로 날아다니는 환상. 모두가 갈망하는 환상. 그것은 밤마다 새롭게 태어나고 아침에 되면 죽는다.
    왕자: 그것은 '희망 (La Sprenza)'

    두번째 수수께기
    공주: 불꽃을 닮았으나 불꽃은 아니며, 생명을 잃으면 차가워지고, 정복을 꿈꾸면 타오르고, 그 색은 석양처럼 빨갛다.
    왕자: 그것은 '피 (Il Sangue)'

    세번째 수수께기
    공주: 그대에게 불을 주며 그 불을 얼게하는 얼음. 이것이 그대에게 자유를 허락하면 이것은 그대를 노예로 만들고, 이것이 그대를 노예로 인정하면 그대는 왕이 된다.
    왕자: 그것은 바로 당신, '투란도트 (Turandot)'!

    칼라프가 모든 수수께기를 풀어내자 공주는 매우 당황해하며 '모욕적으로 쳐다보지마라. 나는 네 소유가 되진 않는다'고 소리친다. 그러나 황제는 맹세는 신성한 것이라 말하고, 군중들도 이에 가세한다. 이때 칼라프가 역으로 한가지 제안을 한다. '새벽녘까지 내 이름을 알아내보시오. 알아맞힌다면 그대의 승리. 원한다면 내가 죽으리다'




  • 제 3막: 왕궁의 정원

    칼라프가 계단에 비스듬히 몸을 기대고 있는데, 저 멀리서 '왕자의 이름을 알아낼때까지 잠들어선 안된다'며 공주의 명령을 전하는 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칼라프가 일어서서 사랑의 승리를 확신하는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못한다 (Nessun Dorma)' - 흔히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알려져있다 -를 노래한다.

    갑자기 핑,팡,퐁이 달려나오며 왕자에게 이름을 밝히라고 위협한다. 칼라프가 거절하자, 그들은 반라의 여자들과 보물을 들이대며 끊임없이 왕자를 회유하고 북경의 백성들도 왕자의 이름을 알아내지 못하면 자신들이 죽게되니 제발 북경을 떠나달라고 애원과 협박을 되풀이한다. 이때 위병들이 티무르와 류를 끌고 나오니 백성들은 이들 두 사람이 칼라프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며 환호성을 올린다. 투란도트 공주가 등장해 티무르를 고문하려고하자 류가 왕자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은 자신 뿐이라며 티무르의 앞을 막아선다. 그러나 잔혹한 고문에도 류는 끝내 왕자의 이름을 말하지 않고 이를 의아하게 여긴 투란도트가 류에게 이유를 묻자. 류는 아리아 '가슴 속에 숨겨진 이 사랑(Tanto amore, segreto)'을 노래한다. 공주는 초조해하며 류를 죽일 마음을 품고, 죽음을 직감한 류는 '얼음장 같은 공주님의 마음도(Tu, che di gel sei cinta)'라는 최후의 아리아를 마치고 위병의 단검을 뽑아 자결한다. 그녀의 희생에 깊은 감명을 받은 사람들은 칼라프와 공주만 내버려두고 슬픔에 빠진 티무르의 뒤를 쫓으며 류의 시체를 운반한다. 푸치니는 바로 여기까지 작곡하고 숨을 거두었다.

    홀로 남은 칼라프와 투란도트. 칼라프는 투란도트에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감싼 베일을 벗겨버리고, 거세게 거부하는 투란도트를 억지로 껴안으며 격정적인 키스를 한다. 공주는 크게 화를 내지만 칼라프가 더욱 열정적으로 사랑을 호소하자 공주의 차가운 마음도 점점 녹아 눈물을 흘린다. 날이 밝아 새벽이 되자 왕자는 공주에게 '이제 공주는 나의 것, 내 이름도 목숨도 공주에게 바치리라. 나는 타타르의 왕자 칼라프'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다. 곧이어 심판의 시간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울려퍼지고 황제가 나타난다. 공주는 아버지 알투움에게 '이 젊은이의 이름을 알아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Amor)!'이라고 소리높여 외치고, 칼라프가 공주를 뜨겁게 포옹하며 주위사람들이 두 사람의 사랑을 축복하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 Pavarotti "nessun dor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