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K2bc,낭가파르밧.45일(2014

53.K2.../발토로 빙하(Baltoro Glacier)에 서다...빠유 (3,400m)-호불체-우르두카스(Urdukas 4,050m) 까지..1

나베가 2014. 12. 15. 08:35

 

 

<거대한 암산밑으로 살작 덮듯이 피어난 초록숲이 바로 빠유캠프지임>

 

 

밤새 비가 왔다.

고요한 사이트에 내리는 빗소리는 유난히도 커서 마치 소낙비를 퍼붓는 듯 했다.

드디어 올것이 오는가 보다....

이제까지의 힘듦은 그야말로 맛보기일 뿐...이제 K2..발토로 빙하의 진면목을 온전히 보여줄 것이란걸 예견하듯...

 

긴장감이 빠짝 몸을 움츠러들게 한다.

 

 

 

어제 늦도록 짐을 다 꾸려놓았거늘, 비가 오는 바람에 완전히 뒤짚어 다시 짐을 꾸려야 했다.

입을 옷과 배낭에 넣을것들....그리고 카고백 안의 물건들 방수도 다시 점검하고...

준비해간 커다란 비닐봉지 2개로 카고백 2개를 뒤짚어 씌우느라 버럭이와 함께 고산증이 올만큼 힘을 써야했다.

2시간 전부터 준비를 하기 시작했는데 겨우 4시반 아침 식사 시간에 딱 맞춰 가까스로 완료했다.

 

 

 

식당으로 가니, 그 새벽에  아침상이 진수성찬이다.

이틀치를 걸어야 하는 오늘 하루의 일정이  너무나 빡쎄기 때문에 이 정도는 먹어줘야 한다는...뭐 그런 예고??

 

치킨 스프에다 백숙, 갖가지 우리가 해간 반찬들과 콩밥, 오믈렛까지...

보기도 좋고 맛도 정말 좋았는데, 알쏭이 설사를 살짝 하면서 아침을 전혀 먹지를 못한다.

오늘 우리 컨디션으로 적어도 10시간 이상을 걸어야 한다는데....

그녀의 힘듦이 예상되서 걱정이 된다.

 

 

 

 

출발 직전 비가 멎었다.

밤새 비가 와서  먼지도 싸악 가라앉고, 모래 사막처럼 한 보 내 디디면 반보 뒤로 밀리듯했던 가루처럼 고운 흙길도

단단하게 다져져서 여간 걷기가 수월한게 아니다.

 

 

 

어느정도 걷자 하늘을 가득 메웠던 구름들이 서서히 벗어지기 시작했다.

부끄러워 하는 여인네의 모습처럼  파아란 하늘이 사알짝 비치는 모습하며

시커먼 암산을 휘휘 둘러치고 있는 하얀 띠구름이 얼마나 매혹적인 지 ...

열광하는 순간

거기다 일출의 붉은 기운까지 퍼지면서  환상의 쇼를 펼쳐준다.

 

아!!

기막히네~

 

 

.


 

 

엄청난 랜드 슬라이딩 구간도 지나왔다.

저 곳을 걸을땐 저리 끔직한 구간일 줄 몰랐으니 맘편히 걸었지만

뒤 돌아보니, 위압적인 모습 저 아래로 실처럼 나 있는 길이 한 점 바람에도 없어져 버릴 것같아 보인다.

 

 

 

이제 본격적인 발토로 빙하에 들어섰다.

우리가 생각하는 하얀 설빙하가 아니라 수만년 세월이 흐르면서 주변 산에서 흘러내린 엄청난 돌들과 자갈, 흙이 뒤덮인

시커먼 모레인 빙하...

언뜻 보면 거대한 공사현장 같기도 하고,

가까이 들어서면 쫙 쫙 벌어진 크레바스 사이로 보이는 시커멓고 하얀 얼음덩이와 그 사이를 흐르고 있는 세찬 물줄기에

그만 더 두려움에 사로잡히게도 하는....

 

 

 

발토로 빙하는 그 길이가 장장 62km에 달하는 극 지방을 제외한 내륙빙하중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단일 빙하이다.

내륙빙하 중 최대규모(길이&면적)는 카시미르의 시아첸빙하이다. 자료마다 수치가 제각각이긴 한데 대략 72km쯤으로 보고되어 있다.

이 시아첸 빙하가 녹아흐르는 계곡이 바로 유명한 라다크의 누브라밸리...

발토로빙하는 한편 발토로 상부빙하(Upper Baltoro Glacier)지나 아브루찌빙하 남동경계(시아캉그리-인드라콜)를 넘어 이 시아첸빙하와 마주하고 있다.

2위는 파미르(타지크)의 페드첸코 빙하다.

시아첸과 비스무레한 72km 정도로 보고되어 (일각에서는 80km 정도로까지 기록된 자료도 있음) 있으나 규모(면적)가 그보다는 작은듯 하다.

(까페-야크존 Tashigaon 님의 도움 )

<Baltoro / Balt=Higher(upper)land (g)oro=stone,moraine>

 

 

시간이 흐를수록 발토로 빙하는 그 위용을 드러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황량함...

그 높은 산을 숨겨버릴 돌 더미의 끝없는 오르막...

 

 


 

 

 

너무 높아서 앞 시야를 다 가려버린 거대한 모레인 빙하....

빙하라기 보단 산처럼 나 있는 험악한 돌더미 중간을 겨우 지나갈 정도로 나 있는 사면길을 걸어 오르자니,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오르고 발걸음이 무겁다.

 

 

 

 

 

어디 그뿐인가!

가는 길 바로 옆 빙하 절벽 끝에는 우리가 걷는 그 순간에도 녹아서

우뢰와 같은 소리를 내면서 수없이 아래로 떨어져 내리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 빙퇴석이 쌓인 모레인 돌산을 올랐나 보다.

눈앞에 환상적인 암산들의 모습이 운무속에서 춤추듯 나타났다.

그레이트 트랑고 타워이다.

 

 

 

 

 

 

 

 

 

 

 

 

 

 

 

 

 

 

 

환상적인 풍광앞에서 배낭을 벗어던지고 높다란 바위 위로 올라섰다.

검은 발토로 빙하위에 피라밋 처럼 우뚝 솟아있는 그레이트 트랑고 타워(Great Trango Tower)와 캐스트럴 타워 (Cathedral Tower)가 기막히다.

 

그리고 이제까지 우리가 걸어온 풍광들....

발토로 빙하와 거대한 암산,비아호강...파아란 하늘에서 펼쳐지고 있는 운무의 향연...

 

우리는 그 모습에 반해 한동안 그곳을 떠날 수가 없었다.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Op.18

Sergei V. Rachmaninov 1873∼1943

2. Adagio sostenu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