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 2014년)

아름다운목요일] Viennese School 시리즈 18 -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11.20/금호아트홀

나베가 2014. 11. 20. 16:12

 아름다운목요일] Viennese School 시리즈 18 -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

 

 

Profile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Kallaci String Quartet)

2012 3, 국내 최고의 솔로이스트 별들이 모여 결성된칼라치 스트링 콰르텟 한국을 대표하는 젊고 유망한 연주자들인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장유진, 비올리스트 이한나 그리고 첼리스트 심준호로 구성되었다.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은 2007년부터 이미 결성이 예견되었는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후원으로 한국과 유럽 등지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 통해 음악적 교감을 나누며 견고한 음악 세계관을 키워왔다.

다년간 호흡을 통해 음악적 성장을 거듭한 이들은 보다 적극적인 음악을 향한 헌신을 위해 반짝이는 열정과 재능을 선보여 결성 당시 주목을 받았다. 동시에 다양한 레퍼토리와 참신한 해석으로 가능성을 입증하였고 벽산엔지니어링으로부터 문화예술단체지원금을 수여받아 클래식의 재미와 가치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있도록 기여하였다. 또한 화려한 콩쿠르 입상 경력을 갖고 있는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뛰어난 역량으로 클래식 불모지인 아프리카 콩고, 탄자니아 등을 순회하며 음악적 봉사활동에 앞장 모범을 보였다. 2012 3 금호아트홀에서 공연을 가진 이후, 2013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 초청받아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과 세련되고 신선한 연주로 무대를 꾸몄으며 2013 6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정기 연주회를 가졌다. 이들은 현재 세계 각국에서 학업을 병행하며 솔리스트와 저명한 음악가들과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권혁주(Violin)

러시아의 음악 계보를 이어갈 차세대 주자라는 최고평을 받은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예비학교, 모스크바 중앙음악학교를 거쳐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크시슈토프 베그르진을 사사하였다. 닐센 바이올린 콩쿠르, 얌폴스키 콩쿠르,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에서 많은 상을 거머쥔 그는 러시아, 유럽, 아시아와 미국 등지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며, 국내외 유수 오케스트라와 함께 끊임없는 협연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안양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그는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 단원으로 성숙한 음악성을 발휘하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장유진(Violin)

2009 마이클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2위와 청중상, 2013 일본 무네츠쿠 콩쿠르에서 우승하여 안토니오 스트라드바리우스 Rainville 대여받아 사용하고 있는 장유진은 서울시향, 유라시안 필하모닉, KBS교향악단, 이반 피셔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무대 경험을 쌓았다. 2009 런던 국제현악사중주콩쿠르에서 바이켈하임성 장학금을 수상함으로써 실내악에 재능을 보였으며, 2010년부터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미리암 프리드를 사사하면서, 2013년에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로 10 만에 아티스트 디플롬 과정에 합격하였고, 라빈니아, 말보로, 마이러 헤스 추모음악회, 카라무어 라이징스타 시리즈에 초청받으며 미국 음악계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이한나(Viola)

이한나는 음악저널, 음악춘추, 세계일보 콩쿠르 등의 국내 콩쿠르를 비롯하여 NEC 협주곡 콩쿠르 1, 헬람 영아티스트 콩쿠르 특별상, 오사카 국제 콩쿠르 2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였다. KNUA 오케스트라, NEC 필하모닉과 협연하였으며 라비니아, 베르비에, 말보로 페스티벌 등에 참가하였다.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 올림푸스 앙상블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한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커티스 음악원을 거치며 오순화, 김상진, 이서영, 로베르토 디아즈를 사사하였다. 이후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카쉬카시안의 사사 아래 석사과정 연주자과정을 졸업하였으며 현재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노부코 이마이를 사사하였다.

심준호(Cello)

2010 베오그라드 죄네스 뮈지칼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심사위원 만장일치 우승한 첼리스트 심준호는 2000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하였다. 이후 서울시향,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융에 심포니 베를린, 베오그라드 RTS 방송 교향악단 국내외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고, 에센 필하모니 콘서트홀, 뒤스부르크 렘부르크 박물관, 독일 하니엘 재단, 일본 도쿄 오유미구토홀, 카가와 선포트홀, 스타인 웨이홀 등에서 독주와 실내악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그는 세인트 겔러트 페스티벌, 노르웨이 에이케르 페스티벌, 네덜란드 아우데바터르 페스티벌 초청받아 연주하였다. 조영창과 지안왕을 사사한 그는 독일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에서 공부하였고, 현재 노르웨이 뮤직 아카데미에서 트룰스 뫼르크를 사사하고 있다

 

Program

알반 베르크 현악사중주를 위한 서정적 모음곡

Alban Berg Lyric Suite for String Quartet

Allegro gioviale

Andante amoroso

Allegro mysterioso

Adagio appassionato

Presto delirando

Largo desolato

I N T E R M I S S I O N

루트비히 베토벤 현악사중주 14 c-sharp단조, Op.131

Ludwig van Beethoven String Quartet No.14 in c-sharp minor, Op.131

Adagio ma non troppo e molto espressivo

Allegro molto vivace

Allegro moderato

Andante ma non troppo e molto cantabile

Presto

Adagio quasi un poco andante

Allegro

 

 Berg / Juilliard String Quartet, 1950: Lyric Suite for String Quartet - Complete

 

String Quartet No.14 in C# minor, Op.131

베토벤 / 현악4중주 14번 C Sharp단조 Op.131

Ludwig van Beethoven (1770 ~ 1827)

 

Beethoven String Quartet No. 14 in C-sharp minor, Op. 131 - Afiara Quartet (Live)

 

AmericanStringQuartet- Beethoven op.131

 

베토벤 후기 현악 4중주 (12번~16번)는 많은 클래식애호가들에게 높은 산맥과도 같은 숙제로 남아 있는 음악입니다. 이 다섯개의 걸작 중 14번은 현악4중주 역사상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도 묘하게도 14번입니다.

베토벤 현악 4중주 14번은 40분이 넘는 음악으로 7악장 구성이지만 쉬지 않고 연주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베토벤 자신이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한 현악 4중주 역시 이 14번입니다.

이 곡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구조에 대해 약간의 공부가 필요합니다. 구조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계속 들어서 자신만의 느낌을 확인하면 됩니다. 다른 음악과 같이 연주자별로 장단점을 거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다양한 연주에 대한 평가자체가 외람되다는 느낌이 듭니다.

1악장 Adagio ma non troppo e molto espressivo
→ 길고 느린 푸가 형식

R. Wagner는 이 악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매우 느린 도입부의 아다지오는 이제까지 음 악에서 표현된 모든 것 가운데서 가장 애상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그것은 정열적이며 동시에 체념적인, 억압으로 고통받는 탄식으로서, 그 중 한 소절이라도 떼어내면 그 아이디어의 지속성을 필연적으로 해치게 되는 끝없는 멜로디의 흐름이다. 기교적으로는, 이 주제는 자유로운 성격의 에피소드들을 가진 엄밀한 푸가로 구성되어 있다. 그 멜로디는 처음엔 제 1 바이올린 혼자서 다섯 마디에 걸쳐 연주한다. 그 다음 제 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순서로 차례로 들어온다. 각각의 제시는 통상적인 4마디의 간격으로 그 이전의 제시와 분리된다. 14번째 마디 이후부터는 4성부의 완전한 대위법을 이룬다.

 

2악장 Allegro molto vivace (D major) → 론도에 가까운 형식

반음계의 상승을 들으면 참으로 판이한 각도에서 조망하는, 그리고 순전히 호모포닉한 음악적 정경의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3악장 Allegro moderato (F sharp minor)
→ 11 마디의 짧은 곡, 레치타티보 형식, 4악장의 서주 역할

어떤 실제적인 중단도 없이, 두개의 강력한 화음이 나단조로 두들겨진다(주화음과 7화음). 세번째 부분인 Allegro moderato - Adagio는 비록 악상기호는 F#단조로 표기되어 있지만 나단조의 조성이며, 보통 빠르기로서, 이 작품의 중심이 되는 길고 느린 악장의 도입부를 형성한다. 이 도입부는 11마디의 길이며, Adagio의 악구는 7번째 마디에서 시작하는데, 나단조에서 올림 바단조를 거쳐 마장조로 이행하는 약음의 음형으로부터 나타나는 레시타티브이며, 제 1 바이올린에서 piu vivace로 연주되는 잔물결 치는 16분음표의 악구가 헨델풍의 섬세한 장식적 음형으로 끝을 맺는다.

 

4악장 Andante ma non troppo cantabile (A major)
→ 이 작품의 정수. 주제와 6개의 변주곡, 그리고 코다로 구성

그리고는 네번째 악장인 가장조, 2/4박자의 Andante, ma non troppo e molto cantabile가 시작된다. Wagner는 이 시적인 악장을 베토벤이 그 자신의 끝없는 기쁨을 위하여 사랑스러운 환영에 마술을 거는 마법의 작품이며, 완벽한 순수의 체현으로서, 이 이상적인 모습은 예술가의 천재성이 흩뿌린 광휘 속에서 수없이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고 변형된다고 이야기했다.

'대변주곡(grand variation)'의 극점이 여기에서 발견된다. 이 시점까지 베토벤이 이 형식을 확대해서 사용한 곳은 현악사중주 올림 마 장조, 12번, Op. 127의 Adagio 악장에서 뿐이었다. 그러나 같은 기술적 기교를 사용한 이 두 악장 사이에는 외부적으로 명백하게 드러나는 유사성의 저변에 근본적인 상이점이 나타난다. Op. 127의 Adagio에서는 변주가 주로, 성격상 순수하게 명상적인 이 주제에 대해, 상상력이 드러낼 수 있는 모든 가능한 각도에서 주제의 표현적 소재들을 발전시키고 이 주제를 제시하는데 사용되었다.

 

5악장 Presto (E major) → 빠르고 극적인 스케르쪼

이에 대응되는 Op. 130과 Op. 135의 사중주들의 대응되는 악장들에 비해서 그 [스케르쪼적인] 동질성이 떨어지지만, 사실은 겹리듬에 의한 스케르쪼인 이 악장은 외향적인 발랄함이 두드러지는 악장이다. 바그너는 이 악장과 이에 선행하는 '대변주곡'과의 정신적 연관성을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하였다:

"거기서[4악장에서] 우리는 작곡가의 마음 속 깊이 내재한 행복감이 물질세계에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평화의 영상을 투영하는 것을 보았다. 여기서[5악장에서], 마치 전원교향곡에서처럼, 세상은 다시 그의 앞에 나타나고, 그의 내적인 기쁨은 그의 주위에 있는 모든 것에 빛을 뿌린다. 그것은 마치, 한때는 에테르였다가 이제는 물질적인 형상을 갖춘 환영들이 완벽한 화음을 이루며 그의 눈앞을 지나갈 때, 혹시 천상의 음악의 선율이 들리지나 않을까 하고 그가 귀를 기울이는 듯 하다."

강렬한 발랄함이 전 악장을 관통하여 달리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분방한 생명을 채워 넣는다. 그 구성과 형식은 수정같이 투명하다: 주부가 있고, 트리오가 따르며, 이 둘은 반복되고 다시 주부로 복귀한 뒤 코다로써 맺는다. 끊이지 않고 흐르며, 그것은 단절 없는 소리의 흐름, 누구나 연주회장을 떠나면서 흥얼거릴 수 있을 만한, 길거리에서도 찾을 수 있는, 그러나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음악으로 옮겨진 하나의 작은 동기 위에 쌓아 올려진, 끊이지 않는 소리의 물줄기, 단일한 선율적 흐름을 형성한다. 그는 여기서 기발한 효과를 끊임없이 추구하는데, 스타카토, 피치카토(여기서는 주목할 만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급작스런 가속, 강한 액센트가 주어지고 돌발적으로 멜로디를 가로막는 단일 악구들, 예기치 못한 전조, 주제의 갑작스런 사라짐, 기묘한 화성적 효과들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기교적 장치들이 총 동원되어 가능한 최고로 빛나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 악장은 첼로 위에서 포르테로 연주되는 주제의 첫 악구와 함께 급작스럽게 시작하고, 한 마디의 휴지가 따른다. 그 다음 제 1 바이올린이 내성들의 가벼운 움직임을 반주로 하여 여덟 마디에 걸친 주제 전체를 피아노로 제시하고, 이 제시는 C sharp minor의 주화음이 터져 나오면서 끝난다:

 

6악장 Adagio quasi un poco andante (G sharp minor)
→ 3악장과 마찬가지로 7악장의 서주 역할

7악장에 대한 일종의 도입부. R. Wagner는 그의 14번 사중주 연구에서 다음의 주석을 달았다:

그(베토벤)는 물질적 존재의 과정을 탐색하는 중이며(마장조의 프레스토에서), 이 물질적 존재를 춤의 발랄함으로 그려내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잠시 멈추어 선(Adagio, 3/4)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그의 명상은 짧으나 심오하며, 이는 마치 그 잠시동안 그가 그의 영혼 가장 깊은 곳에 침잠한 듯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세상은 다시 그의 앞에서 빛을 받는다. 그는 깨어나고, 바이올린 음악으로부터 세상이 결코 상상해 보지 못했던 어떤 것을 불러일으킨다(Allegro finale). 이는 세상의 광포한 즐거움, 고뇌, 사랑의 법열, 기쁨, 분노, 정열 그리고 고통이 광란하는 춤이다.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이 포효한다. 그리고 그 혼돈 위에는 모든 지배를 벗어난 바이올린이 우리를 심연으로 내 휘두른다. 그 소란 속에서 그는 미소짓는다. 왜냐하면, 그에겐 그 모든 것이 단지 조롱하는 환상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어둠이 그를 불러내어 데려가고, 그의 할 일은 끝났다.

이 예리한 주석은 우리를 피날레 악장의 주제적 분석으로 이끈다.

스물 여덟 마디에 이르는 짧은 도입부는 스케르쪼에서 표현된 어지러운 기쁨과 사무치는 대조를 이룬다. 어떤 사중주의 어디에서도 이 사중주에서와 같이, 비올라가 감동적으로 연주하는 프레이즈에서 드러나는, 그토록 깊이 느껴지는 안식, 그토록 심오한 성찰은 표현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