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코피예프 :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 G단조 op. 63
Violin Concerto No2. in G minior op.63
프로코피예프(Sergey Sergeyevich Prokofiev) 1891~1953 러시아
1891년 4월 23일, 러시아의 에카테리노슬라브에서 태어났다. 6세의 어린 나이로 행진곡 · 왈츠 · 론도를 작곡했고, 9세 때에는 어린이들의 놀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3막 6장의 가극 「거인」을 만들어 여름 별장에서 가족과 함께 상연했다. 얼마 후 글리에르를 스승으로 하여 피아노를 배웠으며, 1902년 11세 때에 12개의 피아노 소곡을 만들었다. 성장해서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입학하여, 림스키 코르사코프와 리아도프에게 작곡법을, 에시포프에게 피아노주법을, 체레프닌에게 지휘법을 배웠는데, 1910년에 피아노협주곡으로 루빈시타인상(賞)을 받았으며, 1914년에 졸업했다. 1918년, 러시아 혁명을 피해 그는 시베리아와 일본을 거쳐 외국으로 망명했다.
미국에 건너간 그는 가극 「세 개의 오린지에의 사랑」을 작곡하여, 1921년 스스로 지휘를 하여 상연하였다. 이듬해 22년에는 파리에 가서 디아길레프의 러시아 발레단에 참가했는데, 파리에서는 많은 곡을 만드는 데 전념했다. 또 귀국 후에 쓴 「키제 중위」와 「제2 바이올린협주곡」은 소련의 신예술 운동에 참여한 대표적 작품이다. 그러나 만년에는 부르조아적 음악이라는 비판을 받아 한 때 제1선에서 물러났으나, 다시 복귀했는데, 그는 1953년 3월 4일에 모스크바에서 사망했다.
1935년의 작품으로, 같은 해 12월 1일에 엔리크 알보스 지휘와 로버트 소텐스(바이올린)에 의해 마드리드 교향악단이 초연했다. 근대적인 뼈대 속에 로맨틱한 피가 통하고 있는 느낌이 깊은 곡이며, 소련의 작곡자이긴 하지만 역겨운 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1악장 Allegro moderato
무반주 바이올린으로 1주제를 바로 제시. 여러악기로 주고 받으며 진행 후 메노 모소의 하행적인 2주제가 제시되고 반복된 후 독주 바이올린의 기교적 변주로 전개되어 고조된 후 가라앉으면 제시부가 종결. 전개부에서는 1주제의 첫머리 동기가 중요하게 다루어짐. 재현부에서 1주제는 첼로와 콘트라바스로, 2주제는 독주 바이올린으로 연주되고, 코다에서 다시 1주제의 첫머리 동기가 활용되어 조용히 끝맺음.
프로코피예프 :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 G단조 op. 63
Violin Concerto No2. in G minior op.63
미요:지붕위의 소,작품 58
LEONARD BERNSTEIN conducts MILHAUD - LE BOEUF SUR LE TOIT
Ravel, Rapsodie espagnole
라벨 ‘스페인 광시곡’
Maurice Ravel
1875-1937
Vladimir Ponkin, conductor
Moscow Philharmonic Orchestra
2011
Vladimir Ponkin/MPO - Ravel, Rapsodie espagnole
스트라빈스키는 라벨을 가리켜 ‘스위스의 시계 장인’이라고 평한 바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데, 첫째는 라벨의 부친이 스위스 출신이라는 점, 둘째는 라벨의 음악 다루는 솜씨가 정밀하기로 이름난 스위스 시계 장인의 그것을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특히 라벨은 오케스트레이션(관현악법)의 명수로 유명했는데, 그의 관현악 기법과 상상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확인시켜주는 대표 사례로 무소륵스키의 피아노 모음곡을 편곡한 <전람회의 그림>을 들 수 있다. <스페인 광시곡>은 그러한 라벨의 첫 번째 본격 관현악 작품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의를 지닌다.
프랑스 작곡가들의 스페인 선호 경향
제목에도 드러나 있지만, 이 곡은 여러 모로 스페인과 관련이 있다. 곡 전체에서 스페인 특유의 정취가 물씬 풍겨 나오며, 중간 두 곡에 붙어 있는 ‘말라게냐’와 ‘하바네라’라는 제목도 스페인에서 유래했다. 또 라벨의 어머니는 바스크 출신이었고, 라벨 또한 스페인 국경에서 가까운 프랑스령 바스크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어떤 이는 라벨의 출생 성분에서부터 이 곡의 유래를 찾기도 한다. 하지만 라벨은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바스크 지방을 떠나 파리로 이주했고, 더욱이 바스크 지방을 스페인이라고 볼 수도 없기 때문에 그러한 추정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차라리 그보다는 19세기 이래 프랑스 작곡가들의 이국 취향과 스페인 선호 경향을 돌아보는 편이 나을 듯싶다. 그 유명한 사례들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랄로의 바이올린 협주곡인 <스페인 교향곡>, 드뷔시의 <이베리아> 등을 들 수 있겠다. 라벨도 성악과 피아노를 위한 <하바네라 형식의 보칼리즈(에튀드)>, 오페라 <스페인의 한때> 등을 이 곡과 비슷한 시기에 작곡하며 스페인 취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또 이 곡을 구상하고 작곡하는 과정에서 그가 좋아했던 샤브리에의 광시곡 <에스파냐>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스페인 기상곡>에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19세기 프랑스의 작곡가들은 이국적인 스페인 취향을 선호했다.
다만 라벨은 이 <스페인 광시곡>에서 스페인 민속음악을 직접 차용하지는 않았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라벨과 친분을 나누었던 스페인 작곡가 마누엘 데 파야의 말을 귀담아 들어둘 필요가 있다. “(라벨의) 광시곡은 나(파야)의 의도와 완전히 일치한다. <스페인 기상곡>을 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경우와는 정반대이다. 즉, 그의 스페인 색채는 민중의 자료를 그저 이용함으로써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 이상의 것이 ―‘축제’ 속의 ‘호타’는 예외지만― 우리 민요의 리듬, 선법적인 가락, 장식 음형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작곡가 고유의 방식을 조금도 변질시키지 않음으로써 얻어진 것이다.”
<스페인 광시곡>의 유래는 1895년에 작곡된 <2대의 피아노를 위한 하바네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기에 라벨이 다른 세 곡을 덧붙여 전곡의 형태를 정리한 것은 1907년 10월의 일, 2대의 피아노를 위한 그 원고를 관현악용으로 고쳐 써서 완성한 것은 1908년 2월의 일이었다. 전곡은 ‘밤의 전주곡’, ‘말라게냐’, ‘하바네라’, ‘축제’ 등 네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곡: 밤의 전주곡 Pr?lude ? la nuit
보통 빠르기로 진행되는 3/4박자의 곡으로, 관능적인 색채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호젓한 밤의 정취 속에 아련한 향수의 느낌이 담겨 있는 야상곡 풍의 음악이다. 처음에 바이올린 파트가 연주하는 동기와 잠시 후 그 위에서 클라리넷이 꺼내놓는 악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처음의 동기는 순차 하행하는 네 개의 음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곡뿐만 아니라 두 번째 곡과 네 번째 곡에서도 나타난다. 클라리넷은 주요 악상 외에도 화려한 카덴차도 이끌어내며 이국적인 색채를 주도한다.
제2곡: 말라게냐 Malague?a
생기 있는 3/4박자의 곡으로 앞 곡에서 중단 없이 이어진다. ‘말라게냐’는 스페인 말라가 지방의 민속무곡인데, 곡의 전반부와 말미에 말라게냐 리듬이 활용되고 있다. 전반부는 트럼펫의 취주와 캐스터네츠 리듬이 돋보이는 가운데 활기차게 지나가고, 후반부에서는 템포가 뚝 떨어져 잉글리시 호른이 투나딜랴(작은 노래) 풍의 고즈넉한 선율을 연주한다.
제3곡: 하바네라 Habanera
아주 천천히 느긋한 리듬으로 진행되는 2/4박자의 곡으로, 두 가지 하바네라 리듬에 기초하고 있다. 2/4박자이면서도 3박자와 2박자가 결합되어 있는 리듬 전개, 일견 모호한 듯하면서도 정밀한 짜임새가 돋보인다. 라벨의 섬세하고 교묘한 기법이 가장 잘 부각된 곡이라 하겠다.
제4곡: 축제 Feria
6/8박자로 진행되는 일종의 디베르티멘토로서, 주부에는 5개의 민요 가락이 사용되었다. 전체적으로 스페인 서민들의 축제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열기와 활력, 떠들썩함이 생생하게 분출되지만, 한편으론 잉글리시 호른이 탄식의 노래를 들려주는 중간부를 중심으로 섬세하고 관능적인 분위기도 충분히 드러난다. 라벨의 정열적인 기질과 절묘한 균형 감각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곡이라 하겠다.
추천음반
연주시간 15분 안팎의 비교적 짧은 곡인만큼 '라벨 관현악 선집'류의 음반들에는 대개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는 그 중 라벨 연주로 유명한 지휘자들의 음반을 위주로 넉 장을 골라 보았다.
먼저 아날로그 시절의 명반들 중에서는 에르네스트 앙세르메(Decca)와 앙드레 클뤼탕스(EMI)를 골라보았다. 두 지휘자의 성향은 상당히 대조적인데, 앙세르메가 지휘한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는 정밀한 균형감과 조형미가, 클뤼탕스가 지휘한 파리 음악원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는 다채로운 표현력과 즉흥성이 돋보인다.
디지털 시대의 음반들 중에서는 피에르 불레즈(DG)와 dis 파스칼 토르틀리에(Chandos)를 언급해야겠다. 불레즈가 지휘한 베를린 필의 연주는 정교한 해석과 기능미의 극치를 보여주며, 토르틀리에가 지휘한 얼스터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는 충실한 해석과 풍부한 공감이 자연스런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글 황장원(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 음악 감상실 ‘무지크바움’ 실장과 한국바그너협회 사무간사를 역임하였다. 무지크바움, 부천필 아카데미, 성남아트센터, 풍월당에서 클래식음악 교양강좌를 맡고 있다. <객석>, <스테레오뮤직>, <그라모폰>, <라무지카> 등에 칼럼을 기고했고 현재 서울시향 프로그램 노트를 담당하고 있다.
Ravel, La Valse
라벨 ‘라 발스’
Maurice Ravel
1875-1937
Daniele Gatti, conductor
Gustav Mahler Jugendorchester
Royal Albert Hall
BBC Proms 2012
Daniele Gatti/Gustav Mahler Jugendorchester - Ravel, La Valse
프랑스인이 작곡한 빈 왈츠는 어떤 음악일까? 궁금하다면 라벨의 <라 발스>를 들어보라. 어슴푸레한 음향 속에서 3박자의 왈츠 리듬이 서서히 피어오르면 현란한 춤곡의 소용돌이가 펼쳐진다. 그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순간 끊임없이 계속되는 춤의 환영을 떨쳐버릴 수 없을 것이다. 마치 한번 신으면 죽을 때까지 춤을 추어야 하는 ‘분홍신’처럼 <라 발스>의 음악이 멈출 때까지 우리는 그 기괴한 왈츠를 받아들이도록 강요된다. 과연 이 음악이 빈 왈츠의 우아함과 흥겨움을 닮았다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프랑스의 작곡가 라벨은 자신의 작품 <라 발스>를 가리켜 ‘빈 왈츠의 예찬’이라 불렀다.
라벨이 자신의 방식대로 ‘빈 왈츠의 예찬’을 구현해내기까지는 14년이란 긴 세월이 필요했다. 1906년에 <라 발스>를 처음 구상하기 시작할 당시 라벨은 장 마르놀에게 보낸 편지에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에 대한 존경을 담은 왈츠를 작곡할 계획이라 밝히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이 멋진 리듬에 대해 내가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 당신도 잘 아실 겁니다. 또한 춤으로 표현된 환희에 대해서도….” 그러나 왈츠 리듬의 환희를 담은 작품은 곧바로 완성되지 못했다. 1914년에 라벨은 다시 노선을 바꿔 이 작품을 ‘교향시 빈’ 이라 명명하고 “일종의 빈 왈츠의 신격화”이자 “환상적이고 운명적인 소용돌이”라 말했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작품은 완성되지 못했다.
환상적이고 운명적인 춤의 소용돌이
그 후 라벨은 곡명을 ‘라 발스: 발레를 위한 시’로 바꾸고 1920년 봄에 마침내 작품을 완성했다. 그리고 이 작품을 무도회 장면에 비유했다. “소용돌이치는 구름 사이로 왈츠를 추는 남녀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점차 구름은 흩어지고 왈츠를 추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홀을 볼 수 있다. 장면은 서서히 밝아진다. 이윽고 포르티시모에서 샹들리에의 불빛이 휘황찬란하게 빛을 발한다. 그곳은 1855년경 한 황실의 궁전이다.”
<라 발스>에 대한 라벨의 설명 가운데 특히 “환상적이고 운명적인 소용돌이”라는 표현은 소설가 에드가 앨런 포의 <붉은 죽음의 가면>(1842)의 한 구절과 비슷하다. 포는 이 소설에서 “가장 기괴하고 화려한 가면무도회... 그 방탕하고 화려한 연회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라고 쓰고 있다. 그 때문에 포의 작품이 <라 발스>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하는 학자들도 있다. 포의 문학작품이 프랑스 상징주의 작가들의 영감을 자극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라벨이 포의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라 발스>는 포의 상징적이고 기괴한 소설만큼이나 독특하고 개성적인 음악이다.
‘빈 왈츠의 템포’라 지시된 도입부는 라벨 자신의 설명대로 춤추는 남녀들의 ‘소용돌이’를 묘사하는 듯하다. 다만 그 소용돌이는 작품의 초반에는 아직 완전한 모습을 갖추지 않은 채 단편적인 왈츠 리듬과 선율의 조각이 드문드문 들려올 뿐이다. 그것은 마치 옆방에서 열리는 화려한 무도회의 음악 소리가 문틈으로 흘러들어온 듯 불분명하고 어렴풋한 소리다. 이윽고 선율과 리듬이 좀 더 확실해지면 여러 가지 왈츠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본격적인 ‘빈 왈츠의 예찬’이 시작된 것이다. ▶라벨은 빈 왈츠의 우아한 매력에다가 자신만의 기괴한 상상력을 결합시켰다.
언뜻 듣기에 <라 발스>는 어지러운 왈츠의 연쇄로 들린다. 하지만 이 음악은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거대한 크레셴도(crescendo: 점점 크게 연주하라는 악상 지시어)와 같다. 여린 소리로 시작된 선율의 단편이 점차 형태를 갖추는 동안 오케스트라의 악기들이 하나 둘 연주를 시작하며 서서히 분위기를 고조시키면 이윽고 무도회장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첼로와 클라리넷이 미끄러지듯 구불거리는 음형으로 춤추는 이들의 빠른 발놀림을 나타낸다.
비올라와 바순이 처음에는 조용히 왈츠 선율을 연주하지만 화음은 점차 풍성해지고 여러 선율들이 복잡하게 얽히며 왈츠 리듬은 더 강렬해진다. 어둠은 사라지고 승리에 찬 3박자가 계속 되풀이되면서 분위기는 점차 고조된다. 라벨이 “샹들리에의 불빛”이라 칭했던 부분에 이르면 트라이앵글과 탬버린, 심벌즈, 큰북 등 타악기들이 샹들리에의 반짝임처럼 화려한 음향을 뿜어내고, 저음 현악기들은 줄을 짚은 왼손가락을 끌어내리며 사이렌처럼 끄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그때 관악기와 바이올린은 힘찬 리듬을 연주하며 무도회장의 열기를 전해준다.
Martha Argerich/Nelson Freire - Ravel, La Valse
Martha Argerich, 1st piano
Nelson Freire, 2nd piano
Grosses Festspielhaus, Salzburg
2009.09
Yuja Wang - Ravel, La Valse
Yuja Wang, piano
Verbier Festival 2008
서서히 고조되는 열기, 광란의 왈츠
전반부의 춤곡들이 비교적 정돈된 느낌인 데 비해 곡의 후반부에선 더욱 휘몰아치는 음악이 전개된다. <라 발스>의 후반부 시작 부분에 라벨은 “다시 처음의 템포로” 연주할 것을 지시한다. 템포뿐 아니라 음악 역시 처음과 비슷하다. 더블베이스와 콘트라바순, 그리고 팀파니가 곡의 도입부에 나왔던 왈츠 리듬의 단편을 여리게 연주하는 동안 현악기들은 두 음을 교대로 빠르게 연주하며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왈츠는 급격히 광포해지며 전반부의 음악보다 더욱 열광적으로 변모한다. 걷잡을 수 없는 왈츠의 소용돌이에선 묘한 폭력성마저 느껴진다. 그것은 마치 ‘운명적인 소용돌이’에 의해 왈츠를 추도록 강요당하는 듯한 광란의 음악이다. 그리고 그 광포한 왈츠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 관악기와 현악기, 탬버린이 함께 연주하는 5개의 강한 파열음이 마침내 광란의 왈츠를 중단시킨다.
후반부에서는 소용돌이치는 듯한, 현기증 나는 왈츠의 향연을 묘사한다.
<라 발스>에선 과격한 춤곡 리듬뿐 아니라 다채로운 음색의 향연을 즐길 수 있어서 더욱 특별하다. 전곡을 통해 풍부하고 효과적인 하프의 용법과 타악기의 리듬, 플루트의 트레몰로와 바이올린의 하모닉스 등의 현란한 주법들이 펼쳐지면서 신비로운 음향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라 발스>를 처음 들으면 과격한 리듬과 지나친 음향효과에 다소 혼란스럽고 이상한 음악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실제 빈 왈츠는 대중적인 민중의 음악이지만 빈 왈츠를 예찬하는 <라 발스>는 결코 대중적인 작품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라 발스>는 빈 왈츠보다 한결 변화무쌍한 음색과 리듬으로 20세기의 새로운 왈츠를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참신하며 독창적인 춤곡이다.
라벨의 <라 발스>는 1920년 12월 12일에 먼저 관현악으로 초연된 후, 1929년 5월 23일에는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발레 초연이 이루어졌다. 이때 이다 루빈스타인이 이끄는 발레단이 초연 무대를 장식했고, 브로니슬라바 니진스키가 안무를 맡았다. 이다 루빈스타인은 라벨의 <볼레로> 작곡을 외뢰한 무용가이기도 하다. <라 발스>의 초연 이후 미하일 포킨과 조지 발란신 등 뛰어난 안무가들이 <라 발스>의 안무를 맡았다.
추천음반
프랑스 음악은 프랑스 출신 지휘자들의 해석이 많은 설득력을 얻고 있는 만큼 샤를 뮌슈가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RCA)와 샤를 뒤투아가 지휘하는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Decca)의 음반이 잘 알려져 있다. 그 밖에 피에르 불레즈가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의 음반(sony)과 에르네스트 앙세르메가 이끄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전설적인 음반(Decca)이 있다.
글 최은규(음악평론가)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의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졸업,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부수석 및 기획홍보팀장을 역임. 월간 <객석>,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음악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과 풍월당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하고 있다.
출처: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11.05.09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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