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곡 : 조르다니 <Caro mio ben 사랑스런 나의 연인이여>
연 주 :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
그녀가 리허설을 위해
밀라노의 따가운 오후 햇살을 뚫고
스칼라 극장의 한 켠에 도착합니다.
남은 표 몇 장을 구하기 위해
낮부터 전통의 순번제 줄서기를 하고 있던
스칼라의 콧대높은 팬들이
대번에 알아보고는 환호성을 질러댑니다.
"비바 몽세라, 위대한 우리의 프리마 돈나여!"
검은 눈의 '여왕'은 한없이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는
그들 모두에게 스푸만테(이탈리아 샴페인) 한 잔씩을 돌립니다.
"그러나 오늘밤은 이 와인이 아니라 제 노래로 평가해주세요."
레나타 테발디가 뉴욕으로 떠나버리고,
마리아 칼라스가 슬픈 기억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후
비탄에 잠긴 밀라노 땅에
어느날 검은 눈을 가진 거대한 체구의 소프라노 한 명이 나타납니다.
그녀는 이름은 몽세라 카바예라고 했으며,
스페인 카탈루냐 땅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심장을 멎게 만드는 황홀한 피아니시모와
마법의 벨벳처럼 풍윤하고 우아한 목소리는
전율과도 같은 기적의 감동을 선사해주었습니다.
기자가 물었습니다.
"당신의 후계자는 누가 될까요?"
마리아 칼라스가 답했습니다.
"몽세라 카바예"
<황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