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0년)

라두 루푸 피아노 리사이틀/10.31.일/예당 콘서트홀

나베가 2010. 9. 18. 12:01

 

실내악] 라두 루푸 피아노 리사이틀

 

국내 음악 팬들이 그토록 애타게 기다려온
라두 루푸의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
!
 


 

루마니아가 2차대전 이후에 배출한 최고의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


 


루마니아 출신 피아니스트로, 현재 ‘거장 피아니스트’의 칭송을 받고 있는 라두 루푸는
6세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12살에 무대에 정식으로 데뷔하였으며 직접 작곡한 곡을 연주하여 뛰어난 연주실력과 작곡실력 모두 보여주어 화제가 되었다. 17세에 모스크바 음악원에 유학하였으며, 1966년 반 클리번(Van Cliburn) 국제 콩쿠르 우상을 시작으로 1969년 리즈 국제 콩쿠르 (Leeds International Concour)등 다수 콩쿠르에서 우승하였다. 리즈 콩쿠르 우승한 해에 런던에서 정식 데뷔한 이후로 클래식 계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고, 주요 오케스트라와 각지의 음악제 초청연주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1996년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음반으로 라두루푸의 독특한 서정성과 완벽한 연주실력으로 그래미 상을 수상하였다. 2006년에는, 1995년 작고한 이탈리아 최고 피아니스트 아르트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 상(Arturo Benedetti Michelangeli prize)을 받아 큰 화제를 모았다.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공부하며 러시아 피아니즘의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19세기 독일, 오스트리아 작곡가들에 대한 해석이 그 누구보다 탁월하다고 인정받고 있다. 슈베르트(Franz Schubert), 브람스(Johannes Brahms),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에 대한 연주는 다른 피아니스트의 추종을 불허하며, 동시에 현대 작곡가인 야나첵(Czech Leos Janacek)과 바르톡(Bela Bartok)의 연주로도 정평이 나있다. 2010년 첫 내한공연에서 야나첵, 베토벤, 슈베르트의곡을연주할예정으로, 라두 루푸의 모든 것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신비에 가려진 그의 피아니즘이 드디어 한국을 찾아온다.
라두 루푸 특유의 투박한 무대매너와 연주 이외에는 인터뷰 및 일체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때문에 라두 루푸는 클래식 팬들 및 음악평론가 들에게도 베일에 쌓여 신비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유럽에서 주로 많은 활동하기 때문에, 국내 팬들에게는 더더욱 ‘귀한’ 연주자일수밖에 없다.
2009년과 2010년 역시 유럽과 미국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데이비드 진맨(David Zinman, 프란츠 웰셔-모스트 등과 함께 연주가 예정되어 있으며 런던심포니, 런던 필하모니, 베를린 필하모닉, 파리 오케스트라 등다수 협연 일정이 계획되어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카네기 홀에서 독주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신시내티 오케스트라와 협연도 계획되어 있다.


 

<프로그램>
 
Leos                                                             Janccek  In The Mists
야나체크                                                        안개 속에서


 

Ludwig van Beethoven                                    Piano Sonara No.23 in f minor Op.57 “Appassionata”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f단조 Op.57 “열정”


 

Franz Schubert                                               Piano Sonata in B flat Major D960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Bb 장조 D960

 

 

 

 

Preview 라두 루푸 10월31일 첫 내한공연
색채향연에 비견될 음악구조
슈베르트의 마지막 혼 담긴 '피아노 소나타 D.960' 선사

인물사진

 

<박제성 음악 칼럼니스트>

랍비를 연상시키는 짙은 턱수염과 고풍스러운 파데레프스키 의자,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신비주의,신선과 같은 고고함과 복음을 전파하는 베드로에 비견할 만한 숭고함….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65)를 이해할 수 있는 정보라고는 그가 남긴 한정된 레코딩 외에 거의 없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40여년을 한결같이 음악에 헌신해 온 루푸지만,그의 회중시계는 아직도 그가 세상에 이름을 내보이기 이전에 맞추어져 있는 듯하다.

그는 언론의 관심과 청중의 호기심,일체의 상업적인 방법들과 거리를 둔 채 오직 자신의 음악 세계를 가꾸어 나가는 정원사로서의 임무에만 충실하다. 초고속 시대의 관점에서 이런 그의 아집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조개 안에서 오랜 세월 묵묵히 생성돼온 진주가 비로소 햇빛을 만났을 때의 그 경이로운 천연색을 우리가 진귀한 보석이라고 말하듯,그의 위대한 피아노 예술 경지 또한 진주가 겪은 인고의 세월과
가치에 진배 아니다.

그가 만들어내는 음량은 크지 않지만 손 끝에서 전해지는 음색의 팔레트는 열대 바다의 색채 향연에 비견할 만큼 명징하다. 뿐만 아니라 그의 경이로운 시적 상상력은 풀 HD 화면을 보는 듯 생생하고 리얼하게 펼쳐진다.

그 옛날 국내에서 라이선스 음반 산업이 클래식 시장을 주도할 당시,애호가들 사이에서 루푸의 슈베르트를 듣고 어떻게 이런 피아노 음색과 터치가
가능할까라는 말들이 오가곤 했다. 전형적인 낭만주의 피아니즘의 색채만큼 화려하거나 강렬하지는 않지만,지적이고 신비로우며 투명하되 무게감 있는 음색의 팔레트가 자아내는 고급스러움이란!

이렇듯 처연한 아름다움과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발산하기에 그는 메이저급 아티스트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컬트적인 숭배의 대상이 돼 왔다. 그만의 색채와 터치,독특한 음악의
구조는 버뮤다 해역에서 발견된 옛 스페인 함선에 담긴 보물과도 같다.

1945년 11월30일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네이가우스 부자(피아니스트 스타니슬라프 부닌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사사하며 러시아 피아니즘의 찬연한 리리시즘을 물려받은 마지막 계승자로서 권위의 봉인을 받았다. 그는 1966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과 1969년 리즈 콩쿠르 우승을 통해 젊은 피아니스트의 총아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하이든,베토벤,모차르트,슈베르트,브람스와 같은 독일 레퍼토리에 한정해 깊은 인식의 샘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정경화와의 리사이틀 앨범(DECCA)으로 우리에게 친숙했지만,그 거리감은 결코 줄일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지금까지 한국을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오는 10월3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의 첫 내한 공연은 어떤 연주회보다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11월3일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지휘 정명훈)과 베토벤 협주곡 4번 협연 스케줄도 잡혀 있다고 한다.

그의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1부 야나체크의 '안개 속에서'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2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D.960'.오직 슈베르트의 밤으로 꾸며지길 바라는 애호가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길 법도 하지만,이들 레퍼토리는 루푸가
가장 즐겨하는 작품인 만큼 그의 신비로운 피아니즘의 요체를 확인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연주에 거는 기대가 크다. 머레이 페라이어,안드라스 시프와 더불어 현대 슈베르트 해석의 3인방으로 불리는 그가 또 어떤 방랑자의 발걸음과 고뇌의 순간을 창조해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Alfred Brendel

Schubert : The Last 3 Piano Sonata D958, D959 & D960
 

 I. Molto moderato 

 


II. Andante sostenuto

 


III. Scherzo (Allegro vivace con delicatezza)

 


IV. Allegro, ma non trop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