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을 따라 계속 걷다보니 길폭이 너무 좁아서 딱 한사람만이 지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렇다 보니 자칫 앞사람만 쫓아서 길만 따라 걷기가 일쑤다,
주변의 작은 변화를 눈여겨 보지 않으면 거기가 거긴것 같고, 그 길이 그 길인것 같기도 하다.
어디서 보든 같은 능선인것 같기도 하고....
그래~ 내가 한참을 걸어서 다른 봉우리에서서 보아도 아마 내 시야에 들어오는 건 같은 능선일 지 모른다.
내가 아무리 많이 걸었다 할 지라도 대 자연앞에서 보면 단 한 치의 움직임 밖에 안될테니까....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가는 길목마다 꽃몽우리 크기가 다르고 색감도 다르고, 시야에 들어오는 건
같은것은 단 하나도 없다.
같은 곳을 걸어 내려가도 발자욱을 한 발자욱 뗄때마다 내 시야에 들어오는 건 신비롭게도 다 다르게 보였다.
누군가 말했다.
지리해서 지리산이라고....
그 말을 듣고보니 그 말도 맞는 말인거 같다. ㅎㅎ
우리가 늘 찾는 북한산과 비교해 보면 정말 지리할 만큼 같은 길을 계속 걷는것 같으니까....
이크~
무슨소리 하능겨~~
지금 우리가 걷는 코스가 지리산 산행중 가장 쉬운 코스라고 했잖아~
산은 우리의 삶과 닮았다.
이렇듯 잔가지로 뒤엉켜서 한 치도 다른것은 보이지 않다가도 이 곳만 빠져나가면 별천지의 세계가 펼쳐져 있는 것이다. 그것도 전혀 상반된....드넓은....
마치 이처럼 복잡하고 다단한 고됨을 지나쳐야만 넓고 환한 드넓은 세계와 여유를 느낄 수 있는것 처럼....
그렇지만...
눈앞의 작은 것들이, 때론 뒤엉켜 길조차 보이지 않더라도 그게 또 바로 삶의 재미란게....
작은 아름다움과 재미, 변화의 감동, 섬세함....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수많은 무엇들은 눈앞의 현실에 있는것이....그리고 바로 그 눈앞의 것들이 우리가 걸어가는 삶의 여정이라는 것이....
멀리 보이는 원경은 큰 변화가 없는것이.......
그러나 당장 내가 걸어가며 보이는 것들을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함께 끼워넣으면 전혀 다른 멋진 사진이 되듯 우리의 삶도 눈앞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지리한 삶이 매 순간 멋진 삶이 된다는것이....
새벽참도 먹고, 중간 중간에 간식도 먹고 했더니 그리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아침을 먹기엔 꽤 지난 시간이었다. 조금 지칠만 할때 드디어 도시락을 다 펼쳐놓은 우리 산우회 식구들이 나타났다.
우와~~
진수성찬이닷!!
아직 펼치지지도 않은 수많은 메뉴들을 어떻게 말할까나~~
혹자는 이 맛있는 것들에 대한 나의 호들갑에 '그거 그러면 부담되서 어떻게 가요~'하는 사람도 있다.
그냥....얼굴에 철판 하나 쫘악 깔고 나 먹을 거만 소박하게 해 가면 된다.
그래도 펼쳐놓으면 그 종류가 사람수 곱하기 5는 되는 듯~
사람수 만큼 종류도 다양한 밥-온갖 잡곡밥, 하얀쌀밥, 찹쌀밥,유부초밥,김밥...
사람수 만큼 또한 종류도 많은 김치,
사람수 만큼 손맛도 다양한 고기요리-불고기,고추장 양념 돼지고기, 돼지껍데기볶음, 족발,,,,,그리고 반찬들
부침개, 직접 쑤어온 도토리 묵,싱싱한 야채, 장아찌류,온갖 종류의 과일, 술,커피, 차....
헉헉!! 열거하기 힘들어~
너무나 황홀한 만찬에 그만 너무 많이 먹었다.
발에 쇠덩어리를 하나 메달은것 마냥 몸이 무겁다.
"에고~ 큰일 났다. 아직 반도 안왔다는데.....ㅠㅠ"
맛있는 만찬으로 모두들 기 충만했는 지 웃음꽃이 함박만하게 피었다.
그리고 다시 우린 갈길을 향해 또 전진....
그나 저나 분위기를 보니, 8시 공연 시간에 맞추어 예술의 전당에 가긴 힘들것만 같다.
슬그머니 딸보고 가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에잇~ 진작에 털어내 버릴걸~ 이렇게 속시원한걸~"
이젠 채워 넣기보다 털어내는 걸 배워야 해!
두마리 토끼 잡고 낑낑 거리지 말아야지!
와아~~
철쪽이 흐드러지게 몽우리 져 있는 터널을 빠져 나오니 그림처럼 백두대간 능선 줄기가 한눈아래 펼쳐 보인다.
그 가느다란 선 하나에 꼬물 꼬물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너스로 얻는 진풍경이다.
전망대닷!!
ㅋㅋㅋ
내가 붙인...
넓적한 너럭바위가... 그 앞으로 펼쳐진 멋진 정경하고...
안타깝게도 이 멋진 전망대에 아무도 없네~
한 다섯명쯤 주루룩 않아서 김치~하며 촌스런 표정을 짓고 있어야 딱 어울릴것 같은데....ㅎㅎ
Mickey Newbury / Danny Boy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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