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무용

무용 실비 길렘과 아크람 칸의 <신성한 괴물들>/2007.3.6/LG아트

나베가 2007. 1. 10. 20:48


2007년 3월 6일(화) ~ 3월 8일(목) 20:00


R석:100,000 / S석:80,000 / A석:60,000 / B석:40,000

무용 실비 길렘과 아크람 칸의 <신성한 괴물들>


실비 길렘 & 아크람 칸의 스페셜 프로젝트
<신성한 괴물들>

실비 길렘 & 아크람 칸!
올 봄, 당신의 가슴을 설레게 할 두 명의 스타 무용수가 우리를 찾아온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들의 만남 만으로도
단번에 전 세계 무용팬들의 이목을 끌었던 최고 화제작!
<신성한 괴물들>을 서울에서 만난다!

고작 19세의 나이에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최고 위치인 ‘에투알’에 오르는 등 ‘이 시대 최고의 발레리나(The Guardian, 영국)’로서 전설이 되어버린 후, 최근에는 현대무용에 도전하며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실비 길렘’. 그리고 인도의 전통춤인 카탁을 현대무용과 접목시킨 독특한 안무로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안무가로 성장한, ‘아크람 칸’. 이 시대 최고의 무용 스타들이 만나 탄생한 화제작 <신성한 괴물들>이 3월, 한국을 찾는다.

제목 ‘신성한 괴물들(본래 대중으로부터 신과 같은 대우를 받지만 그렇기에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고 괴물처럼 살아가야 하는 공연계 빅 스타들을 나타내는 말)’처럼, 본 공연에서는 실비 길렘, 아크람 칸을 비롯 대만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의 예술감독 린 화 민 등 현재 공연계 거장들이 모여,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가 교류하는 특별한 ‘만남의 장’을 벌인다.

이 작품은 실비의 솔로, 아크람의 솔로와 이 둘의 듀엣으로 구성되어 있고, 사이사이 두 무용수들의 진솔한 대화가 이어진다. 린 화 민이 실비를 위해 안무한 솔로작품에서 실비는 우아한 발레의 자태와 최고의 기교를 만들어내던 긴 팔다리로, 동양적인 움직임과 서정미에 도전한다. 이어 펼쳐지는 아크람의 카탁 솔로는 강한 힘과 정확하고 빠른 몸놀림으로 카탁의 정수를 보여주는 무대이다.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실비와 아크람의 듀엣에서는 지금껏 각기 다른 외양(가녀리고 큰 키 vs 근육으로 단단한 몸)으로 다른 훈련(발레 vs 카탁)을 통해 다른 움직임(우아함 vs 민첩함)을 보여왔던 이들이 같은 언어로 대화를 시도한다. 초반에 날카로운 대립과 신경전을 벌이던 이들은 공연 마지막에는 마치 한 몸에 여러 개의 팔을 가진 인도의 신화 속 형상처럼, 서로의 무용언어를 이해하고 완전히 화합하면서 말로 묘사할 수 없이 아름답고 감동적인 순간을 만들어 낸다.

스타로서 화려함을 벗고 자기 자신을 찾으려는, 그리고 끊임없이 다른 영역에 도전하려는 두 무용수가 만나 탄생한 진솔한, 그렇기에 더욱 눈부신 무대! 무엇보다 소문만으로 들어왔던 발레 스타, 실비 길렘의 첫 내한무대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우 세련된 두 명의 무용수들은 서로에게서 순수함으로 돌아가는 길을 발견했다.그리고 이 발견은 놀랍도록 감동적인 것이었다.”- The Guardian, 영국

 

 

◈ 프로그램

- 실비 길렘 솔로 (안무 : 린 화 민/대만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 예술감독)
- 아크람 칸 카탁 솔로 (안무 : 가우리 샤르마 트리파티)
- 실비 길렘 & 아크람 칸의 2인무 (안무 : 아크람 칸)
“현대무용이라는 지점에 서 있을 때면 좀 더 높고 숭고한 곳에 도달할 수 없다고 느낀다.
반대로 완전히 고전무용 세계에 있을 때면 다른 어딘가로 나아갈 자유가 없다고 느낀다.
내게 가장 아름다운 곳은 이 두 곳에 동시에 도달할 수 있는 바로 그 가운데 지점이다.”
- 아크람 칸

“나는 발레리나로 교육 받았지만 그렇다고 나의 신념이 전통을 의미한다고
얘기할 순 없다. 내가 말할 수 있는 단 한가지는 어떤 스타일의 공연을 하던 간에
내가 춤추는 그 곳이 바로 ‘신성한 곳’이라는 것뿐이다.
무대… 괴물… 나의 신성한 괴물”
- 실비 길렘

“ 이것이 바로 실비 길렘의 자화상이다.
그녀는 공격받기 쉬운 아이이자 자신의 운명을 자신에 손에 쥐고 싸우는 전사이다.”
- 안무가 린 화 민



 

 

 실비 길렘 (Sylvie Guillem)
전설적인 발레리나, 실비 길렘은 모리스 베자르, 윌리엄 포사이드, 마츠 에크 등과 같은 거장 안무가들과 작업해 오며 특히 고전 발레 레퍼토리에서 큰 찬사를 받아 왔다. 19세의 나이에 파리 오페라 발레단(Paris Opera Ballet)에서 최고 위치인 ‘에투알(Etoile)’에 오르고 1990년에는 영국 로열 발레단에 입단하여 현재는 객원 주역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다. 고전 발레로 무용을 시작한 실비 길렘은 최근에는 ‘발레 보이즈’, ‘러셀 멀리펀트’ 등의 현대 무용수/안무가들과 작업하며 현대무용까지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2006년에 현대 안무가 아크람 칸과 신성한 괴물들을 초연하며 큰 호응을 받았다. ‘니진스키상’(2000), 프랑스 문학예술훈장(1994), 영국 여왕으로부터 최고 영예의 ‘CBE (Commander of the British Empire)’ 작위 등을 수여받은 의심할 바 없는 이 시대 최고의 무용수이다.


Photo by Gilles Tapie


 아크람 칸(Akram Khan)
인도의 전통춤 ‘카탁’을 현대무용과 접목시킨 가장 흥미로운 안무를 선보이며 이 시대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안무가로 성장한, 아크람 칸은 7세때 ‘카탁’을 배우며 무용을 시작했다. 1990년대에 솔로 공연들을 선보이며 점점 더 큰 규모의 작품을 발전시켜 나간다. 특히 ‘카탁’ 무용수로서의 경험을 다른 분야의 무용수/안무가들과 교류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04년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Ma는 특히 큰 성공을 거두었고 같은 해 서울 국제무용제(SiDance)에도 초청된 바 있다. 최근에는 런던의 무용 전문 공연장인 새들러스 웰스(Sadler’s Wells)의 협력 아티스트로 있으면서 2005년에는 벨기에의 현대 안무가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와 함께 Zero Degrees, 그리고 2006년에는 세계적인 발레리나 ‘실비 길렘’과 함께 신성한 괴물들을 만드는 등 여러 예술가들과의 협력 작업으로 큰 찬사를 받고 있다. 2005년 무용계에 끼친 큰 공로로 영국 여왕이 수여하는 영예로운 M.B.E. (Member of the British Empire) 작위를 수여받았다.

Photo by Rankin

 

실비 길렘 & 아크람 칸 <신성한 괴물들> 3.6~8 공연
허리힘으로 춤을! 듀엣댄스에 전율…
- 동아일보 2007. 3. 9 / 유형종-무용칼럼니스트

젊은 시절에 이미 전설이 되어 버린 발레리나 실비 길렘이 한국을 처음 찾았다. 그것도 발레의 범주를 벗어난, 지난해 초연 작품을 들고 왔다.
안무가 겸 무용수 아크람 칸이 꾸민 ‘신성한 괴물들’은 절대의 경지에 오른 예술가, 전통에 바탕을 두었지만 현대화된 작품, 무용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무대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다.
길렘과 칸이 추구하는 바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와 창의였다. 카탁 스타일의 안무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칸은 카탁의 상징인 수백 개의 소리 나는 방울을 자신의 발목에서 풀어 버림으로써 카탁에서 해방됐음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뿌리는 역시 발레와 카탁이었다.
이날 공연은 길렘의 솔로, 칸의 솔로 그리고 둘의 2인무로 구성됐다. 이 중 대만 안무가 린화이민이 특별히 안무한 길렘의 도입부 솔로는 그 유명한 ‘6시 포즈’를 비롯한 발레 동작을 현대화한 것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다양한 스타일의 춤을 추는 순간은 동서양의 만남이자 전통과 현대의 조우이고 서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화합하듯 하나가 되는 조화였다.
이번 공연의 진정한 취지는 두 예술가가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낸다는 데 있었다. 무용수가 무대에서 관객에게 말하고 서로 대화하는 장면도 독특했다. 이는 지극히 고전적인, 그러나 정형화된 틀로부터 좀 더 광의의 ‘댄스’를 추구하는 이들의 세계를 설명하는 장치로 사용되었지만 아무래도 길렘에게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대화 사이에 펼쳐진 유머, 자막 없이 나오는 길렘의 유창한 이탈리아어 대사, 분절적인 스타카토의 묘미를 살린 장난스러운 듀엣은 ‘신성한 괴물들’이라는 제목의 무게감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하지만 두 무용수의 정교한 테크닉, 특히 마무리 듀엣에서 칸의 허리에 다리를 감은 채 엄청난 허리 힘으로 바닥에 발을 대지 않은 채 춤추는 길렘의 모습은 전율적인 괴기스러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