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르웨이.....

일상/놀웨이에서 너구리가 아빠에게 보낸 편지/2006.8.24.사진

나베가 2006. 8. 24. 19:43

날씨가 점점 선선해 지고 있어요.

이번주로 학기가 시작되었는데 교수들이 첫수업을 다음주로 미루는 바람에

이번주는 살짝 정신이 없으면서도 뭔가 여유롭습니다.

오리엔테이션 동안 너무 정신없고 많은 일들이 있어서 어떤 얘기부터 해야할지.. 쩝

여기는 특히 프랑스인들과 독일인이 많아요.

친구 룸메이트 중에 프랑스 인이 두 명이라 그 친구들의 친구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온통 프랑스인 천지가 되었답니다.

제 룸메이트는 칠레 애라서 스페인, 이탈리아 친구들이 많고... ...

오히려 노르웨이 애들보다 다른 교환학생 애들과 친하게 지내다 보니 노르웨이 친구들은 별로 만날 기회도 없고 그래요.

한국 학생들도 만났어요.

다들 저희보다 나이가 두 살 이상씩 많고

상당수가 부산에서 왔어요.;;

얼마 전엔 다른 학생 촌(?) (저는 moholt라는 데 살고)에서 바베큐 파티가 있다길래 같이 가자고 해서 맥주랑 소세지 들고 따라갔는데

제가 생각했던 큰 규모의 파티가 아니라 그냥

그 프랑스 애들이랑 친구들 몇몇이 한 거였어요

집 밖에 있는 벤치같은 데서, 수퍼에서 파는 일회용 바베큐 불? 같은거 꺼내놓고 가져온 소세지 구워먹는 식이었답니다.

음....

거기 있던 애들은 프랑스 애들, 독일애들, 이탈리아 애, 오스트리아 애, 그리고 저랑 제 친구 이렇게 한 열명 정도 되었었는데

유럽애들은 이렇게 노는구나;;; 하는 걸 알게 된 계기가 된 듯.

우리나라 애들은 워낙 그런 문화가 아니었던 터라 그냥 모여서 놀면 술집이나 찻집에 가지 이렇게 자기들이 직접 파티를 주최하고 이러진 않잖아요

그게 살짝 생소하기도 하면서 나름 즐거웠어요.

좀 아쉬웠던 점? 이라고 해야되나 뭐 그랬던 건. 그 아이들이 같은 유럽권이라 서로 각자의 나라들에 다들 가본 경험이 있고,

아무래도 같은 문화권이다 보니, 영어를 서로 잘 못해도 통하는 부분이 있는데, 저흰 그런게 전혀 없다보니

거의 이야기를 듣는 식이 되었다는 거죠.

음..

나라별로 특성을 좀 들자면??

프랑스 애들은 다 남자애들인데, 나이는 저희랑 비슷해요.

프랑스 애들은 굉자히 유머가 넘쳐요, 장난기도 많고 뭔가 위트가 있다는 느낌?

반면 독일 애들은 음.. 제 친구 룸메이트는 여자앤데,

굉장히 가정적?? 이라고 해야되나?

만약에 독일인 주부라고 치면, 청소, 요리에 굉장히 신경 많이쓰고 돈을 심할 정도로 아낀다는 점??;;;

칠레나 스페인, 이탈리아 요런 나라 애들은 축구 좋아하고;;

공통점은 그 아이들은 너나할것 없이 모두 술을 좋아한다는 점, 맥주는 술로 안친다는 점 등등;;

그래서 처음에 걔네는 술을 워낙 많이 마시다보니 서로 많이많이 쉽게 친해지는데, 저희는 원체 한국 애들이 그아이들처럼 매일매일 술을 마시지 않는데다가

특히 저랑 제 친구는 원체 술을 잘 안마셔서 그게 좀 애로사항이었어요..

음..

그래도 오리엔테이션 때는 재밌는 일이 많았답니다.

노르웨이 전통 박물관에 들려서 옛날 농장, 교회 등등도 보고, 스키박물관(노르웨이가 스키로 엄청 유명하잖아요. 노르웨이 사람들은 태어날 때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는 말도 있고), 전화 박물관에서 이것저것 재미있는 것도 많이 봤어요.

그 전날에는 근처 항구? 에 가서 큰 배타고 이곳 피오르드 구경도 하고, 근데 제 생각엔 누가 뭐래도 피오르드는 베르겐(노르웨이 제 2 도시고 피오르드 관광의 핵이라 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에서 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 같아요.

 

 

 

 

 

 

 

 

 

 

 

 

 

 

 

 

 

 


배타고 피오르드 구경을 하고 작은 어촌 마을에도 들렀는데, 처음엔 어째 그렇게 마을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지 의아스러웠고, 그 다음엔, 그 곳에도 박물관이 있었는데(이 나라엔 정말 박물관이 많아요. 근데 그 박물관이 프랑스의 루브르 같이 크고, 애초에 박물관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 그 곳에 살던 사람이 자기가 소장했던 물품들과 집을 기증하면서 만들어 진 것들이예요)

거의 몇백년 동안 집안에 있던 조그마한 유리잔 하나 깨지지 않고 보존되어 있더라구요.

 

 

 

 



우리 나라를 비롯해서 다른 전쟁을 많이 치른 나라들 같은 경우에는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겠지만. 이 곳은 그 박물관 자체가 이 나라의 평화스러움과 암튼, 뭐 그런 것들을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어촌마을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생선냄새가 나지는 않고 간간히 바다냄새가 나고

물도 굉장히 맑아서 색은 우리나라처럼 짙은데 속이 다 보여요..

음.. 이 얘기는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 전전 날에는 하이킹 트립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보트트립보다 이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사는 곳 근처에 Lian이라는 호수가 있는데, 거기까지 걸어가는 하이킹이었거든요??

걷기도 편하고, 다행히 날씨도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 걷는게 좀 힘들긴 했지만 그 호수가 너무 좋아서 무척 보람찬 하루였답니다.

호수 근처에 갔더니 노르웨이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와서 일광욕도 하고 수영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호수에 오리들도 많고 크크 한적하고 좋았어요 ..

저랑 제 친구도 수영은 하지 않았지만 바지 걷고 들어가서 좀 놀았답니다.

제가 느끼는 거고 많은 사람들이 또 공감할 거라고도 생각하지만,

어딜가도 느끼는건.

예를 들어 박물관이나 호수같은 데 를 방문해서 피크닉을 하는 경우가 생기면, 항상 흑인들이 제일 먼저 자리를 뜨고, 그 다음에 동양인이 자리를 뜨고,

늘 그렇듯 백인들이 가장 나중에 자리를 떠요.

백인? 이라는 표현이 뭔가 딱 맞는듯한 얘기는 아닌것 같지만, 어딜가나 항상 그 현재를 가장 효과적이고 즐겁게 누리는 건 유럽권 사람들인 것 같아요.

흑인이나 동양인들은 언제나 빨리빨리 움직이고 그 순간을 잘 즐기지 못하죠;;;

유럽보다 선진국이 아니어서 그런 분위기 때문이겠지만 같은 동양인으로서 조금 안타깝죠;;

흠, 그러나 저러나 아빤 별로 할 얘기가 없으시다니 안타깝네요 -_ -

음. 그리고 이곳에 와서 제가 동양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고 또 그것과 관련해서 이것저것 생각해 보게 되는것 같아요

얼마전에 인터넷 뉴스에서 본 건데,

미국 외교부에서 외교관을 파견해서 그 나라 말을 가르칠 때, 한국어랑, 중국어가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로 선정되었다는 기사였는데,

아, 그리고 어떤 캐나다 인(우리나라 영어학원에서 원어민 강사로 일하는)이 한국의 엄청난 영어교육이 해외토픽감이다라고 쓴 기사도....

그 기사를 보고, 여기 유럽 아이들이 하는 영어를 보고, 또 친구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확실히 우리나라 애들이 영어를 많이 배우는 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유럽 애들이 영어하는 거랑 동양애들이 영어하는 걸 비교하면, 뭔가 다들 결점이 있긴 한데, 그 차이가, 유럽 애들은 원체 그 아이들이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알파벳을 쓰고 , 어순이 같다보니, 말을 참 쉽게쉽게 하는데, 가끔씩 단어가 막히는 반면, 동양애들은 아는 단어가 엄청 많은데, 항상 말을 할 때 문장이 통째로 안나온다는 결점이 있어요. 아무래도 우리나라 학생들의 경우, 어순이 완전히 반대이다 보니. 말 한마디를 하기 위해서는 단어를 모으고 순서를 맞추고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니까요)

그리고 우리나라 애들이 영어를 많이 배우는구나 하는 느낌과 동시에 그렇게 영어공부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도 이해하게 되죠.

문화권의 차이와 더불어, 동양인이라는 특징(그게 여기서는 꽤 튀거든요)이 자칫하면 동양인들로 하여금 인종차별이라는 느낌을 갖게 할 수도 있고,

그렇다 보면 영어 공부에 다시 열을 올리게 되는 -_ -

뭔가 얘기가 복잡하게 꼬인 것 같은데;; 암튼, 이것저것 생각할 거리가 엄청 많아요...

참, 친구가 수업에 들엉갔었는데, 그 교수가 하는 말이 원래 노르웨이에 이렇게 여름이 긴적이 없었대요..

저희가 처음 왔을때, 정말 햇볕 쨍쨍하고 사람들 다 길거리에서 벗고 다니고 일광욕하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이때를 즐기라.. 뭐 이런말을 했다던.. 크크

암튼, 아직도 적응해야 할 것들이 많겠지만(이제 수업을 시작했으니) 그래도 많이 적응된 기분이예요.

이젠 장보기도 편해졌고 어젠 호박전도 부쳐먹고, 크크 여기 원래 있었던 한국 언니의 조언으로 한국쌀 파는 가게도 발견해서 한국쌀로 밥도 해먹고 흐흐

음.. 그리고... 그리고...

뭔가; 할 얘기가 있었는데;;

아, 그 바베큐 파티 때 맥주를 저랑 제 친구는 한 병씩만 가져갔었는데,

그 맥주가 우리나라 돈으로 450원이었거든요 -_ - 가장 싼 거였는데, 맛은 우리나라꺼랑 거의 같았어요.

알콜이 얼마나 들어가 있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제가 샀던건 가장 알콜이 약했던,,

알콜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이예요.

그리고 프랑스 애들 말에 의하면 맥주 말고 정말 양주 같은 술은 값이 엄청 비싸다 그러더라구요.. 뭐 전 별로 상관은 없지만 흐

암튼, 전 무척 잘 지내고 있으니 아빠도 잘 지내셨으면 좋겠네요

술 너무 많이 드시지 마시고 담배도 줄이시고.

웅 크크 그럼 다음에 또 쓸께요..

엄마랑 윤수가 저한테 원체 연락을 안하다 보니 저도 별로 연락 않고 지냈는데, 모처럼 아빠한테 뭐;; 특별한 내용은 아니지만 메일을 받으니 좋네요

아~ 전 이제 저녁을 먹어야 할까봐요..

이따 친구가 오기로 해서 스파게티 해주기로 했는데.. 크크 성공을 빌어주세요

참고로 어제 먹었던 호박전은;; 제가 호박 절인다고 소금을 너무 많이 뿌려서(간이 된다는 생각은 못하고 무조건 혹박 안에있는 수분을 빼야겠다는 새각이 너무 강해서)

색깔은 예쁘게 잘 나왔는데;; 너무 짰다는 -_ - 흠....

암튼, 그래요 후후

그럼 아빠 빠이빠이

참, 노르웨이어로 헤어지는 인사가 "하데!" 라고 하더라구요 -_ - 만날 때 인사는 그냥 "하이" 또는 "헤이" 스펠은 Hei!

한글로 써놓으면 꼭 일어 같다는;;;;

첨부한 사진은 제가 하이킹 갔던 때에 찍은 사진 중 일부예요

거기 음식 나온 사진은 하이킹 때 점심으로 나왔던 건데, 연어라 너어무 짜서(이나라 사람들은 너무 짠 걸 좋아해요 -_ -) 포도쥬스를 계속 마셔댔다는 크크

 

 



그리고 거기 나온 호수, 오리들이 떠있는 호수가 제가 말한 리안 호수랍니다. 므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