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성가곡

[스크랩] 한국 보이소프라노 석환 - 카운터테너 석철 父子 두엣의 감이로운 성가곡 모음(Johann & Andrea : Caccini/Franck/Weber/Vivaldi 外)

나베가 2006. 7. 4. 20:23

 

보이소프라노 아들과 카운터테너 아빠의 천상 하모니

Johann & Andrea의
앨범 'STABAT MATER' 중에서



Veni Sancte Spiritus / Handel / Johann & Andrea

Ave Maria / Caccini / Johann & Andrea


O bone Jesu / Ingegneri / Johann & Andrea


Panis Angelicus / Franck / Johann & Andrea


Pie Jesu / Weber / Johann & Andrea


Stabat Mater dolorosa / Vivaldi / Joh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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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음반 발매에 부쳐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안드레아보첼리, 조수미, 신영옥, 임형주, 엠마커크비, 바르톨리, 콰이어보이즈...
이런 어마어마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순위 경쟁을 했다면 누가 믿겠습니까?
 
사랑하는 우리 아들과 함께..
하느님을 찬미드리는 성가를 불렀습니다..
그 성가는 독일의 유서깊은 한 고딕 성당에서 녹음되었고..
그 녹음본이 유명 레코드 회사를 통해 세상에 출반되었습니다..
늘 성음악 연주를, 작은 소명으로 알고..
어렴풋이 이룰 수 없는 꿈이라 생각했던 소원 하나가..
별안간 이뤄지게 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보잘것 없는 저희에게 무슨 쓰임을 주시려고..
이런 일을 이루셨습니까?
...................................
안녕하십니까?
석철 안드레아 인사드립니다.
한 성당의 아버지 성가대 일원으로, 매 주일 오전7시 미사에서 성가를 봉헌하며 보다 모범적인 신앙을 향해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평범한 가톨릭 신자입니다.
 
조금 유별난 점을 찾자면, 전례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 앞서서 늘 전례음악을 듣고, 깊이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좀 더 성스럽게 연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는 점이 있다는 것. 그 한가지쯤은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체계적으로 음악공부를 전공한 것은 아니며, 조금 지니고 태어난 음악적 재능과 어릴 때부터 아마추어로 활동하며 채득한 지식이 작은 달란트라 말하면 되지않나 싶습니다.
 
본당 활동 이외에는 '폴리포니앙상블'이라는 국내 유일의 남성 다성음악 연주단체의 창단에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전례음악에 깊이 빠져, 인생의 중요한 일부분으로 만들어 버린 소위 골수 다성음악 매니아가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본당 활동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러나 존경하는 어떤분의 소개로 2000년부터 일산 마두동 성당의 아버지 성가대인 요셉성가대에서 활동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성가대의 일원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이를 하는둥 마는둥..
꼭 필요할때만 불쑥 나와서 연습도 없이 성가를 불러제끼며..
오늘 전례에 내가 도움을 주었구나~~ 하는 심히 교만한 마음을 가지고 활동을 했었습니다.
물론, 신앙 생활은 그야말로 소위 나이롱이었죠.
그리고 그 당시 좋은 직장 박차고 나와서 사업을 한답시고 날뛰다가 실패를 맛본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학부형이 되면서 철이 들었던 것일까요, 쑥쑥 커가는 아들을 보며 이런 생활을 청산하고 보다 신실한 믿음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보고 배우는 사람은 바로 부모이니까요.
 
오랜만에 당시 백석동 성당(이후 마두동 성당 분가)에서 미사를 보며 마음을 다잡고 요셉성가대원들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죠, 앞으로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하겠노라고..
사실 그날 미사후 성가대 해체를 놓고 단원들간의 의사결정을 내리려 회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체 결정쪽으로 기울던 의견이 다시한번 열심히 해보자는 의견으로 바뀌게 되었답니다.
 
그 다음주부터 정말 저도 바뀌었습니다. 활동도 열심히 하고, 진정으로 저의 신앙을 돌아보고 뉘우치게되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희 요셉성가대는 저를 구해준 은인이나 다름없답니다.
또한 저희 요셉성가대는 음식으로 치자면 잘 익은 된장이라고나 할까요? 깊이 빠져들면 들 수록 그 깊은 맛을 알게되고, 중년의 아버지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며 의지하는 그런 형제들의 모임입니다.
이런 곳에서 좋은 분들을 알게되고 세파에 시달리다가도 안식을 찾을 수 있는 오아시스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마음속에 확고해진 것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나를 무언가에 쓰시고자 하는데, 전례음악을 통해 쓰시고자 한다는점.
본당 외의 활동을 통해서 조금 어렴풋했던 것이, 아주 명확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본질이 확 바뀐 것입니다!

그 동안은 제가 좋아서 성가를 불렀던 것이고, 제가 가진 능력을 바탕으로 보다 성스럽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던 것이고, 그게 나의 의지에 잘 부응하여 소기의 결과를 거둔 것이다! 라는 생각이었는데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야 안 것입니다.

나는 주님이 지어내 주신 것이라는것..
주님이 조절하시는대로 그대로 순응하는 연주..
그것이 진정한 성가라는 것..
기뻐 찬미하는 영광송을 제대로 연주하기 위해서는 한없이 자기를 낮추어야 하는 것이지 자신의 감정을 폭발한 것은 옳지 않다는 것..
 
제가 변한것과 마찬가지로, 저희 집사람도 변했습니다.
어린이 성가대 지휘자로서 진정으로 어린이들을 사랑하게 되었고, 주일학교 선생님으로서, 늘 주님의 일에 우선을 두고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성서공부도 열심히 하고..
 
아들래미는 우리 본당 베테랑 복사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처음 복사단 입단 신청 때 선착순에서 2번째로 등록을 한 후에 1등을 놓치고 우리 가족이 얼마나 아쉬워했던지..
..............................
음악을 사랑했지만 음악공부를 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늘 열심히 일하며 살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는 '아! 음악을 하고싶다!'는 끊임없는 외침이 있었습니다.
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나름대로 음악활동을 해 왔고, 혜화동 성당 청년 성가대, 무지카사크라합창단, TEENOB 남성합창단 등을 거쳐, 폴리포니앙상블과 요셉성가대 활동이 그 귀착점이 되어갔습니다.

세월이 조금씩 흐르면서 그 외침의 강도가 점점 약해지고, 어느덧 제가 '음악을 한다'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꿈에 지나지 않다고 느끼게 될 즈음..
 
하느님은 제게 제 아내를 보내주셨고, 우리 아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우리 아들과 저는 십수년전에 만났습니다. 물론, 제 아내가 해산을 하면서지요..
여느 아들과 똑같았습니다. 배고프면 울고, 마려우면 쉬하고..
 
그 아들이 지금은 여느 아들과는 다르답니다.
어였한 제 음악 활동 동료이거든요.
저의 평생 소원이었던..'음악을 하고 싶다'는 꿈을 이뤄준 나의 소중한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녀석이 겨우 옹알이를 할 때부터 과연 음악적 재능이 있는지가 가장 궁금했었습니다.
다행히, 음악을 하기 위한 기본 토양이 잘 갖춰졌다는 것을 알고부터 본인만 좋다면 음악을 시켰으면 했습니다. 단, 부모 욕심이 앞서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고 다짐했구요.
 
얼마전, 음악 잡지 '객석'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아이는 '노래하는 신부님'이 되고 싶다고 하더군요.. .

"보이소프라노 아들과 카운터테너 아빠의 순백의 하모니"
"Johann & Andrea(요한과 안드레아)"
 
이것이 우리 부자간을 부르는 또다른 명칭이자, 요즘 막 태어난 유망(?) 아티스트 명이 되었답니다.
 
첫 음반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을 바라보는, 성모 마리아의 고통을 노래한, STABAT MATER 로 구성하였구요.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흔쾌히 추천까지 해 주셨습니다.
음악적으로 매우 아쉬운점이 없지않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교만하지 말라는 깊은 뜻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음반이 저희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뒤에서 말없이 후원해 주신 많은분들..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음반이 출반되게 될때까지의 과정도 주님의 이끄심 없이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오묘함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될 때,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올리느라 어느덧 시계는 새벽 두시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마무리해야 하겠습니다. 긴 글 끝가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느님, 저희 가족에게 어떤 쓰임을 주시려 준비하십니까?
어떤 쓰임이든, 손에 잘 익은 도구가 되게 해 주세요..

 

---- Johann & Andrea 홈페이지에서 발췌 ----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안드레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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