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시향 말러와 슈트라우스
지휘 성시연 Shiyeon Sung, conductor
소프라노 아네 슈바네빌름스 Anne Schwanewilms, soprano
슈만, 만프레드 서곡
Schumann, Overture to Manfred, Op. 115
말러, 뤼케르트 가곡
Mahler, Rückert Lieder
- 내 노래를 보지 마세요 Blicke mir nicht in die Lieder!
- 부드러운 향기를 마셨네 Ich atmet' einen linden Duft
- 한밤에 Um Mitternacht
- 아름다움 때문에 사랑한다면 Liebst du um Schönheit
- 나는 세상에서 잊혔네 Ich bin der Welt abhanden gekommen
------------------ 휴식 15분 ------------------------------
말러,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중
Mahler, Three songs from Des Knaben Wunderhorn
- 지상의 삶 Das irdisches Leben
- 라인강의 전설 Rheinlegendchen
- 아름다운 나팔 소리 울리는 곳 Wo die schönen Trompeten blasen
R. 슈트라우스, 죽음과 정화
R. Strauss, Tod und Verklärung, Op. 24
총 소요시간 약 100분(휴식 포함)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다….” 독일 민화와 민요는 말러의 시정에 넓은 세계를 열어주었으며 그의 가곡에 침투되었다. 뿔피리가 울리고, 클라리넷이 농부의 노래를 부르고, 여행자가 숲을 방랑한다. 서울시향의 부지휘자를 지낸 성시연이 지휘봉을 든다. 앞뒤로는 질풍같은 슈만의 만프레드 서곡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파란만장한 ‘죽음과 정화’가 연주된다. 독일 낭만주의의 이정표와 같은 작품들이다.
성시연Shi-Yeon Sung 지휘자
지휘자 성시연은 2006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 우승 이래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열정을 갖춘 지휘자로 자리매김하였다. 2007년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137년 역사상 첫 여성 부지휘자로 임명되어 2010년까지 활동하였다.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로 활동했다. 2014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국·공립 오케스트라 사상 첫 여성 예술단장 겸 상임지휘자로 임명되었고 4년 임기동안 악단의 역량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경기필의 유럽 투어를 이끌었고 2017년 무지크페스트 베를린Musikfest Berlin 축제에서 아시아 오케스트라 최초로 연주하였으며, 데카 레이블로 말러 교향곡 5번 음반을 발매하였다.
그는 2007년 밤베르크에서 열린 구스타프 말러 지휘 콩쿠르 최고상, 2011년 독일 음악협회 지휘 포럼 콩쿠르 2등, 2004년 졸링엔 여성 지휘자 콩쿠르 1등을 수상했다. 2010년 부에노스 아이레스 콜론 극장의 재개관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아르헨티나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2017/18시즌에는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데뷔, 볼로냐 코뮤날레 극장 오케스트라와의 이탈리아 데뷔 무대, 우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러시아 데뷔 무대를 가졌다.
2015년 제23회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16년 제9회 공연예술경영상 올해의 공연 예술가상, 2017년 제11회 대원음악상 연주상을 수상하였으며, 2017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연주한 윤이상 100주년 기념음악회는 이데일리 문화대상 클래식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아네 슈바네빌름스Anne Schwanewilms 소프라노
아네 슈바네빌름스는 오늘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작품의 중요한 해석자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오페라 <아라벨라> 및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의 타이틀 롤, <엘렉트라>의 크리소테미스, <장미의 기사>의 마샬린, <그림자 없는 여인>의 황후 역 등 슈트라우스의 오페라와 바그너 <로엔 그린>의 엘사, <탄호이저>의 엘리자베스, 베르디 <오텔로>의 데스데모나 역 등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뮌헨, 드레스덴,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암스테르담, 빈,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밀라노, 뉴욕과 도쿄 등 전세계 주요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해왔다.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는 크리스티안 텔레만의 지휘로 아라벨라와 크리소테미스 역을 성공적으로 공연했고, 이후 빈 국립오페라에서 울프 시르머와 프란츠 벨저뫼스트의 지휘로 같은 역을 맡았다.
슈바네빌름스는 바이로이트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으며, 특히 슈레커의 오페라 <낙인찍힌 자들>의 카를로타 역과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의 황후 역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7년에는 뮌헨에서 <장미의 기사>의 마샬린, <탄호이저>의 엘리자베스, 2017년 바이로이트 축제에서는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에바 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크리스티안 텔레만, 주빈 메타, 사이먼 래틀 경, 다니엘 바렌보임, 프란츠 벨저뫼스트, 켄트 나가노, 크리스토프 에셴바흐와 같은 지휘자들과 정기적으로 공연하고 있다. 폭넓은 디스코그래피 중에서 크리스티안 텔레만의 지휘로 녹음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엘렉트라’ 음반은 2015년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다. 한스 그라프 지휘로 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보체크’ 음반은 2017년 에코 클래식 상을 수상했다.
만프레드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의 <만프레드>는 이복 여동생 오거스터 리와의 근친애 사건으로 알프스로 도망가서 그 곳의 대자연에 시적 영감을 받아 쓴 극시이다. 이 작품은 후대의 많은 작곡가를 자극했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슈만의 극음악 <만프레드>와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이다. 슈만의 아버지 아우구스트는 당대의 출판업자로 괴테, 실러, 바이런 등의 책을 출판했던 인물이었다. 로베르트는 이런 환경 속에서 고전들을 읽으며 자랐으며 문학작품의 비극적 인물들과 자신을 동일시했다.
1848년 슈만은 <만프레드>를 위한 부수음악을 작곡하기 시작하여 이듬해에 서곡과 15개 장면을 위한 음악을 완성한다. 흔히 슈만이 극적 재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 힘있는 서곡은 뒤에 이어질 극의 도입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어둡고 불안한 듯한 음악은 정열적이면서 무언가 급박하고 종국에는 서서히 무너져 간다.
동경과 죽음: 낭만주의 영감의 원천
독일 낭만주의의 이정표와 같은 작품들이 연주된다. 질풍같은 슈만의 만프레드 서곡과 R 슈트라우스의
파란만장한 ‘죽음과 정화’, 그리고 독일 민화와 민요에서 영감을 받은 말러의 작품들이다. 서울시향의
부지휘자를 지낸 성시연이 지휘봉을 들고, 독일의 소프라노 슈바네빌름스가 깊은 목소리로 노래한다.
글 이용숙(음악 칼럼니스트)
로베르트 슈만 (1810-1856)
만프레드 서곡 Op. 115 (1848-49) Overture to the Manfred
이 희곡의 주인공 만프레드는 중세의 영주로 높은 지식과 경건한 신앙을 지닌 인물이었지만, 어느 날 이 모든 것을 회의하고 주술을 배우기 시작한다. 자신이 배신한 연인 아스타르테의 자살로 인해 깊은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는 알프스의 신 아리마네스의 성을 찾아가고, 여신 네메시스의 신통력으로 아스타르테의 영혼을 만나 용서와 구원을 청한다. 아스타르테는 만프레드가 곧 죽음으로 고통에서 해방될 것임을 알려준다. 만프레드는 기독교적 회개를 거부하고 절망과 조소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슈만은 이 작품을 알게 된 지 20여 년이 지난 1852년 3월 14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이 ‘만프레드 서곡’을 스스로의 지휘로 초연해 성공을 거뒀다. 이 작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프란츠 리스트는 이 해 6월에 바이마르 궁정극장에서 자신의 지휘로 이 극음악 전체를 초연했으나, 건강이 악화된 슈만은 이 초연에 참석하지 못했다. 알프스의 정령과 요정들이 등장하는 이 독특한 분위기의 3막짜리 극음악은 몇 차례 무대장치와 함께 오페라처럼 제작되기도 했지만 공연의 대부분은 콘서트 형식이었다. 신비롭고 기괴하며 죽음을 탐닉하는 낭만주의 예술의 특성을 담은 이 작품은 초기의 열광이 수그러들면서 차츰 무대에서 사라졌고, 이 서곡만 남아 현재까지 자주 연주된다.
구스타프 말러 (1860-1911)
뤼케르트 가곡 Rückert Lieder
부드러운 향기를 마셨네
한밤에
아름다움 때문에 사랑한다면
나는 세상에서 잊혔네
프리드리히 뤼케르트(Friedrich Rückert, 1788-1866)는 프랑켄 출신의 시인이며 오리엔트 언어학자였다. 1814년 프라이문트 라이마르라는 필명으로 ‘독일시집’을 발표했다. 젊은 시절 여러 도시의 삶을 거쳐 1841년부터 베를린에서 오리엔트 언어학 교수로 재직했다. 인도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기초로 한 삶의 체험을 ‘브라만의 지혜Die Weisheit des Brahmanen’라는 교훈시집으로 펴냈고, 시집 ‘동방의 장미Östliche Rosen’를 펴내 괴테의 찬사를 얻기도 했다. 오리엔트 언어에 관한 탁월한 지식으로 뤼케르트는 동방의 시들을 번역하고 개작하면서 모든 민족과 시대에 공통되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현재의 삶에 대입하려 했다. 뤼케르트의 시들은 보수주의로 회귀한 당대 정치상황 및 비더마이어풍의 예술적 트렌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는 외국문화의 유입으로 타격을 받은 ‘독일정신’을 예술을 통해 수호하자는 주장을 폈다.
뤼케르트의 시들은 특히 여러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그의 시 중 ‘그대는 나의 안식’, ‘웃음과 눈물’, ‘그녀가 여기 있었다고’, ‘노인의 노래’ 등은 슈베르트의 가곡으로 태어났고, 슈만은 ‘아름다움 때문에 사랑한다면’, ‘헌정’, ‘하늘이 눈물 흘렸네’ 등을 작곡했다. 그리고 말러는 뤼케르트 시 가운데 ‘부드러운 향기를 마셨네’, ‘나는 세상에서 잊혔네’, ‘아름다움 때문에 사랑한다면’, ‘한밤에’ 등을 가곡으로 만들었다. 뤼케르트는 자식 잃은 깊은 슬픔을 여러 시에 담았는데, 그가 세상 떠난 뒤 출간된 이 시들은 말러의 연가곡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로 작곡되었다.
이번 콘서트에서 연주되는 첫 곡 ‘내 노래를 보지 마세요’는 말러의 작곡 습관을 엿보게 한다. 말러의 부인 알마는 작곡 중인 작품의 악보를 누군가가 들여다보는 것을 말러가 극도로 싫어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말러가 ‘완성되기 전에 내 노래를 보지 말라’는 이 뤼케르트의 시에 크게 공감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 곡 ‘한밤에’는 말러의 파격적인 음악어법으로 감상자를 놀라게 한다. 그리고 말러가 ‘바로 나 자신의 노래’라고 말했던 마지막 곡 ‘나는 세상에서 잊혔네’는 그 섬세하고 감동적인 여운으로 말러 가곡 중 가장 사랑 받는 작품의 하나다.
말러가 1902년 알마에게 생일선물로 준 이 뤼케르트 가곡 다섯 편은 내용상 서로 관련이 없어 연작 형태는 아니다.
구스타프 말러 (1860-1911)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중 세 곡 (1892-99 작곡, 1901 개정)
Three songs from Des Knaben Wunderhorn
지상의 삶
라인 강의 전설
아름다운 나팔소리 울리는 곳
낭만주의 시인 클레멘스 브렌타노(Clemens Brentano, 1778-1842)는 아힘 폰 아르님 (Achim von Arnim, 1781-1831)과 함께 독일 민요를 수집해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Des Knaben Wunderhorn’라는 제목으로 1805년에 출간한다. 이 시집에 담긴 민요 속에는 아름다운 저녁노을, 밤길의 고요한 달빛, 산속의 적요寂寥, 사랑의 기쁨과 슬픔 등의 민속적이고 낭만주의적인 주제가 담겨있다.
말러는 이들의 시집에 수록된 시에 곡을 붙였다. 그가 이 시집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안나 바르밀덴부르크에게서 선물로 받은 3권짜리 전집을 말러가 소장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이 시집을 읽고 말러가 바르밀덴부르크에게 편지를 보내 큰 감사와 기쁨을 표하며, 그중 매혹적인 몇 편의 시들에 자신이 곡을 붙였노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콘서트에서 연주될 ‘지상의 삶Das irdische Leben’과 ‘아름다운 나팔소리 울리는 곳Wo die schönen Trompeten blasen’은 1900년에 소프라노 젤마 쿠르츠의 노래와 말러 자신의 지휘로 빈 궁정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었고, ‘라인 강의 전설 Rheinlegendchen’은 1892년 함부르크에서 소프라노 클레멘티네 슈흐프로스카의 노래 그리고 말러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지상의 삶’은 엄마에게 배고픔을 호소하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는 아이의 비참함을 그렸고, ‘아름다운 나팔소리 울리는 곳’은 사랑하는 연인을 남겨둔 채 전쟁터의 죽음을 향해 떠나야 했던 젊은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라인 강의 전설’은 실연하고 라인 강에 던져버린 반지의 환상적인 여정을 그렸다. 이처럼 말러가 선택했던 시들은 대체로 죽음 또는 이별을 주제로 한 것이었고, 말러는 음악을 통해 이 주제들을 더욱 강렬하게 형상화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1864-1949)
죽음과 정화, Op. 24 (1888-89) Tod und Verklärung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Richard Strauss
이 작품의 작곡 시기는 슈트라우스가 뮌헨 궁정극장 지휘를 그만두고 바이마르 궁정극장으로 옮겨 교향시 ‘돈 후안’을 초연한 시기와 겹친다. 1889년 11월 ‘돈 후안’을 초연한 지 일주일 만에 이 ‘죽음과 정화’를 완성했고, 1890년 6월 21일 아이제나흐에서 슈트라우스 자신의 지휘로 초연했다.
스물다섯 살의 젊은 작곡가이자 지휘자였던 슈트라우스는 1890년 3월 22일, 바그너의 미망인 코지마에게 자신의 ‘죽음과 정화’를 설명하는 편지를 보냈다. 여기서 슈트라우스는 쇼펜하우어의 ‘의지(욕망)의 자유에 따르는 고귀한 책임’을 언급했다. 바그너를 숭배했던 슈트라우스는 코지마를 정신적인 어머니처럼
여겼고, 코지마 역시 이 젊은 작곡가를 적절하게 이끌어주려고 애썼다. 코지마는 이전에 슈트라우스의 ‘돈 후안’ 소재가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부도덕하다고 지적했고, ‘판타지에 현혹되지 말고 영속적인 주제에 마음을 쏟을 것’을 권했다. 그 충고가 이상적으로 실현된 작품이 바로 이 ‘죽음과 정화’였다.
22~25분가량 연주되는 단악장 형식의 이 작품은 네 부분으로 나뉜다. 도입부의 라르고(Largo. 약 5분)는 리터의 시 도입부를 음악으로 형상화했다. 초라하고 작은 방의 침대에 죽어가는 환자가 누워있다. 죽음의 발걸음 또는 열에 들뜬 환자의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묘사하는 ‘운명의 동기’가 나타난다. 죽음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던 이 남자는 지쳐서 잠에 빠져든다. 벽시계 소리만 들리는 고요 속에서 그는 서글픔 가득한 미소를 짓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꿈을 꾸며 즐거웠던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간 것일까?
두 번째 부분인 알레그로 몰토 아지타토(Allegro molto agitato. 약 4분)는 시의 2연에 해당한다. 죽음은 남자에게 달콤한 꿈의 휴식을 오래 허락하지 않는다. 다시 삶에 대한 집착과 죽음의 힘 사이에 격렬한 투쟁이 시작된다. 그리고 어느 편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다시 정적이 찾아온다.
시의 3연에 해당하는 세 번째 부분에는 메노 모소(Meno mosso. 약 8분)라는 연주지시가 붙어있다. ‘너무 빠르지 않게’ 연주하라는 뜻이다. 잠들지 못하는 남자는 열에 들뜬 채 눈앞에 자신의 생애가 한 장면씩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는 것을 바라본다. 순수로 빛나는 아침노을 같은 어린 시절, 젊은 날의 대담한 유희, 성숙한 남성이 된 뒤의 삶의 투쟁. 세상은 차갑게 비웃으며 그의 욕망과 추구에 장애물을 설치했지만, 그는 장애물을 사다리 삼아 지칠 줄 모르고 기어오르고 또 올랐다. 진정으로 동경하고 추구했던 목표를 그는 죽음의 순간에도 갈망하고 있다. 결국 최후의 순간이 찾아오고 그의 육신은 죽음의 철퇴를 맞는다. 그리고 죽음의 밤과 함께 눈이 감긴다.
시의 마지막 부분은 모데라토(Moderato. 약 8분)의 음악적 마무리다. 육신의 죽음 뒤에 천국에서 힘차게 울려오는 소리는 바로 그가 지상에서 갈망했던 구원이자 정화였다. 목관과 호른이 이 ‘정화의 동기’를 마치 천상에서 울려오듯 장엄하게 들려준다. 그와 함께 어린 시절의 회상 동기가 재현되면서 음악은 순수한 시절의 행복으로 가득한 세계를 펼쳐 보인다.
Schumann: Manfred-Ouvertüre ∙ hr-Sinfonieorchester ∙ Marek Janowski
Rückert Lieder: III. Blicke mir nicht in die Lieder
Rückert Lieder: I. Ich atmet' einen linden Duft!
Rückert Lieder: V. Um Mitternacht
Rückert Lieder: II. Liebst du um Schönheit
Rückert Lieder: IV. Ich bin der Welt abhanden gekommen
Des Knaben Wunderhorn: Das irdische Leben
Rheinlegendchen
Anne Schwanewilms; "Wo die schönen Trompeten blasen"; DES KNABEN WUNDERHORN; Gustav Mahler
R.Strauss Tod und Verklarung o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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