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쿠르즈(2010.11)

25.스페인/팔마데마요르카/발데모사 -2/카르투하수도원

나베가 2011. 1. 5. 21:43

 

 

 

너무 아름다워 온몸이 쭈삣쭈삣 해질 지경이었다.

내가 지금 어디를 걸어가고 있는 지, 일행들이 어디에 있는 지...몇시까지 내려가야 하는 지 조차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무아지경....

 

그냥 오늘 배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서 하루쯤 머물다 갔으면 ....

지금 소원을 하나 빌라면 이거였다.

 

 

 

 

 

 

 

 

 

 

 

 

 

 

 

 

 

 

 

 

 

 

 

 

 

 

 

 

 

 

 

 

 

 

 

 

 

 

 

카르투하수도원(Monasterio de la Cartuja)

 

 

이곳 발데모사에 있는  카르투하수도원(Monasterio de la Cartuja) 은

1838년 12월...폐병을 앓고 있던 쇼팽과 그의 연인 여류작가 조르주상드가 요양차 찾아 머물렀던 곳이다.

쇼팽은 병이 악화되어 이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다음 해에 상드의 별장이 있는 프랑스 노앙으로 갔다.

 

  수도원 별관 2호와 4호실은 쇼팽 박물관으로 개방되는데 

2호실에는 쇼팽의 얼굴과 손의 석고형상, 그리고 쇼팽이 이곳에서 머물며 <빗방울 전주곡>,<발라드 2번>,<스케르쵸3번>,<녹턴11번>을 작곡한 피아노가 있다.

4호실에는 평생 애용한 프레이엘제의 피아노가 있는데 ,쇼팽이 파리에서 이곳으로 출발할 때 마요르카로 탁송한 것이다,

관세가 너무 비싸 세관에 압류되었던 것을 상드가 세관과 협상하여 수도원으로 가져왔다.

 

발데모사에서는 쇼팽이 이곳을 떠났던 2월 11일에 매년 쇼팽 음악제가 열린다.

 

헐~ 2월11일!! 그때 다시 오고싶다~

천상에서 보석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쇼팽의 음악들이 이 아름다운 곳에 울려퍼진다니~~

 

 

 

 

 

 

죽음을 앞둔 쇼팽....

사랑하는 연인 조르주상드....

 

죽음....

사랑.....

 

이보다 더 극적인 단어의 조합이 있을까...

쇼팽의 피아노 선율이 바람결에 실려 내 귓전을 때린다.

갑자기 슬픔이 ...아니 너무나 애절했을 이들의 사랑이 가슴으로 치닫는다.

목에 통증이 인다~

 

그의 곡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하늘에서 쏟아지는 것 같아 늘 공연장의  천정을 쳐다보곤 했었지~~

 너무 아름답다못해  늘상 슬픔이 엄습해오곤 했어~ 

그 슬픔.....

아름다움과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것이 어쩌면 슬픔일 지도 모른다고 ....

그제서야 가슴속 깊이 숨겨져 있는 원초적인 슬픔이 치유되는 거라고....

 

 

 

 

 

 

 

 

 

 

수도원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고요함...쓸쓸함...적막까지....모두 하나로 어우러져서 천상의 그것이었다.

 

아!! 쓸쓸함이 이렇게 매혹적이라니.....

정말 이 순간에 이곳엔 나외엔 아무도 없었다.

카메라 셔터 소리마저 너무 커서 미안할 지경이었다.

조심 조심 ...나는 수도원 주변을 걸으며 그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데....

정말 그 적막감에 ...그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가위가 눌렸었나봐~

왜 수도원 안엘 들어가 볼 생각을 못했을까~

???

 

 

 

 

 

 

 

 

 

 

 

 

 

 

 

 

 

 

 

 

 

 

 

 

 

 

 

 

 

 

 

 

 

쇼팽/빗방울 전주곡/쇼팽은 이 곡을 이곳 발데모사에서 조르주상드와 지내면서 작곡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