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ERNE FESTIVAL ORCHESTER
2009 루체른페스티벌 개막공연 (아바도 / LFO / 유자왕)
LUCERNE FESTIVAL ORCHESTER
Claudio Abbado,Conductor
Yuja Wang,Piano
프로그램
PROKOFIEV-Piano Concerto No.3 in C major, op.26
1,Andante-Allegro
2,Tema con variazioni
3,Allegro,ma non troppo
MAHLER- Symphony No,1 in D major, 'Titan'
1,Slowly, dragging, very restrained, throughout D major
2, Moving strongiy, but not too quickly,restrained, a Trio
3, Solemnly and measured, without dragging, very simple, like a folk-tune, something stronger, as
at the start-a funeral march based on the children's song "Frere Jacques"
4, Stormily agitated,energetic
연주자
1970년대 아바도,싸인
Claudio Abbado,Conductor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전반까지 세계 음악계를 이끌어 온 위대한 지휘자들중 한사람인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최고의 자리에서 유수의 오케스트라들을 이끌어 왔다. 말러, 슈베르트, 라벨, 차이콥스키, 멘델스존 그리고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포함, 다수의 녹음들과 세계 음악 팬을 사로잡았던 많은 콘서트들은 그가 지휘자로 이루었던 업적과 명성을 대변하고 있다. 1933년 6월26일에 아바도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미켈란젤로 아바도(Michelangelo Abbado)는 바이올리니스트였으며 아바도와 그의 형은 아버지로부터 피아노와 음악수업을 처음으로 받았다. 1955년, 밀라노 음악원에서 교육을 받던 아바도는 피아노 전공 학위를 받고 졸업하였다. 음악원 재학중 아바도는 안토니오 보토(Antonio Votto)에게 지휘법을 배웠고 같은 해, 잘츠부르크에서 프리드리히 굴다(Friedrich Gulda)와 함께 피아노를 공부했다. 1956년부터 1958년까지 3년동안 아바도는 빈 음악 아카데미에서 한스 스바로브스키(Hans Swarowsky)에게 지휘법을 배웠다. 1958년, 트리에스테에서 지휘자로 데뷔하였다. 같은 해, 미국 탱글우드의 쿠세비츠키(Koussevitsky) 경연대회에서 우승하였다. 이를 계기로 아바도는 파르마 음악원의 교수직뿐만 아니라 지방의 여러 오페라 하우스 그리고 오케스트라와 계약을 맺었으며 1960년에는 라 스칼라(La Scala) 데뷔 무대를 가졌다. 1963년 디미트리 미트로풀로스(Dimitri Mitropoulos)상을 수상과 함께 뉴욕 필하모닉에서 5개월간 일할 기회를 얻게 되는데, 그 해 4월 7일 아바도는 공식적인 미국 데뷔무대를 가졌다. 1965년에는 빈 필하모닉(Wiener Philhamoniker)을 지휘하면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데뷔하였다. 이듬 해, 1966년에는 차음으로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하였으며 1967년에는 다시 빈 필하모닉의 기부금 콘서트 시리즈로 빈 데뷔 무대를 가졌다. 1968년부터는 고향으로 돌아와 라 스칼라에서 레지던트 디렉터를 거쳐 1971년 정식으로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었다. 특히. 아바도는 재임 기간중 전통 이태리 오페라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레퍼토리를 연주하기 위해 "오케스트라 델라 스칼라(Orchestra della Scala)"를 조직하였다. 그는 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 쉔베르그, 노노, 리게티 그리고 스톡하우젠 같은 현대음악 작품들의 뛰어난 해석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1971년, 빈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로 임명되었으며 1973년에는 빈 필하모닉으로 부터 "명예의 반지(Ring of Honour)"를 수여 받았다. 1978년에는 유럽 공동체 청소년 관현악단(European Union Youth Orchestra)설립하였으며 이듬 해, 1979년에는 10여년 동안 꾸준히 관계를 지속해왔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로 임명되었고 1988년까지 9년동안 음악감독으로 재직하였다. 1982년부터 1986년까지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객원 지휘자로 초빙되었다. 이 시기에 아바도는 1985년, 구스타프 말러에 대한 음악적 공헌으로 국제 구스타프 말러 협회로 부터 메달을 수여 받았다. 한편 1986년에는 "구스타프 말러 청소년 교향악단(Gustav Mahler Jugend Orchestra)" 와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Chamber Orchestra of Europe)"를 조직하여 예술고문으로 활동하였다. 1986년, 아바도는 빈 국립 오페라에서 음악 감독직을 맡았으며 빈 시의 총 음악 감독직에 임명되는 영예도 누렸다. 특히. 재임기간중 아바도는 1988년에 현대음악 페스티발인 "빈 모던(Wien Modern)"의 첫 주최를 담당하였으며 지금도 매년 아바도의 감독 하에 이 축제는 열리고 있다. 1989년, 아바도는 카랴안의 뒤를 이어 베를린 필하모닉의 제5대 음악 감독으로 임명되었다. 1991년에는 빈 국립 오페라를 사임하였다. 하지만 젊은 음악가들에게 수여하는 "빈 상(the Vienna Prize)"를 재정하여 빈 시와의 관계를 지속하여 오고 있다. 1992년에는 독일의 가장 영예로운 독일 시민 공로상을 수상 하였다. 같은 해, 첼리스트 나탈리아 구트만(Natalia Gutman)과 함께 베를린 페스티발 기간중 고전과 현대 실내악 콘서트에서 전문 음악가들과 재능있는 젊은 연주자들이 함께 연습하고 공연할 수 있는 "Berllner Begegnugen" 을 만들었다. 1994년, 또 다른 카라연의 후임직인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발(Salzburg Easter Festival)"의 예술감독으로 취임하였다. 같은 해, 뮌헨 "에른스트 폰 지멘스 상(Ernst von Siemens Prize)"과 "그래미상(Grammy Award)"을 각각 수상 하였다. 2002년,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발의 새 작품 바그너 "파르지팔(Parsifal)"에서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하였고 이를 끝으로 페스티발 예술감독직과 베를린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직을 사임하였다. 2003년에는 말러 챔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이탈리아와 루체른 페스티발(Lucerne Festival)에서 콘서트를 가졌다. 2004년이후 2005년까지 아바도는 베를린 필하모닉, 말러 챔버 오케스트라 그리고 루체른 페스티발 오케스트라와 바덴바덴, 이탈리아등 유럽등지에서 말러를 비롯하여 베토벤, 브루크너, 바그너의 작품들을 연주하였다. 2006년 72세의 아바도는 2000년부터 발견된 위암과 투병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잘츠부르그의 콘서트와 "펜테코스트 페스티발(Pentecost Festival)" 일정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Yuja Wang,Piano
중국계 피아니스트로 랑랑, 윤디 리의 뒤를 이을 차세대 피아니스트 유자 왕은 마르타 아르헤리치 협연 취소로 보스턴 심포니와 함께 차이코프스키 협주곡을 협연, 국제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랑랑과 같은 스승 게리 그라프만에게 사사했으며 테크닉의 달인으로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공연일기.....
오전 모짜르트 실내악 공연에서의 감동과 엄청난 규모의 초현대식 북경 '국가대극원'을 둘러보고난 뒤의 흥분은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
원래의 여행 계획대로라면 오전투어를 하고 점심식사를 한 뒤 '자금성'을 보려고 했었으나, 오페라 하우스를 구경하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된데다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어마 어마(?)한 식당에서 중국사람들 규모답게 엄청나게 푸짐했던... 마치 신선로같은 용기에 숯불을 가운데 두고 먹는 샤브샤브 세트를 먹느라...얼마나 오래 식당에서 있었는 지...세상에 온갖 고기류가 그것도 온갖 부위별로,,,대체 먹어도 먹어도 남아있는 고기접시....ㅋㅋㅋ
암튼 가격은 점심치곤 꽤 비쌌던....우리나라에서 호텔에서 먹은정도.....
그래서 계획을 바꾸었다.
사실, 시간으로 따지자면야 저녁 공연 7시반까지는 자금성을 충분히 구경하고도 남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우린 아바도를 본다는 그 역사적인 순간을 위해 몸을 피곤하게 해서는 안되었다.
아주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위해...ㅋㅋㅋㅋ
우린 식당에서 나와 어젯밤에 지났던 왕부정거리를 아이쇼핑하기로 했다.
학창시절 북경주재원으로 부모님이 계셨던 덕에 중국어를 현지인보다 더 잘하는...일행덕분에 우린 쇼핑을 하면서
너무나도 재밌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아주 근사한 까페 야외의자에 앉아서 거대한 건축물들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며 웃음꽃을 피웠다.
주로 외국인들만이 있던 까페는 우리나라 보다 커피값이 정말 비쌌다.
도대체 한국에 들어와 있는 made in china 제품들이 워낙 싸서 중국가면 싼게 지천일거라고...아니, 물가가 엄청 쌀거라고 생각했는데....큰 착각!!
시간은 흘러 흘러 하나 둘 조명이 들어오며 도시 느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린 여유를 두고 까페에서 일어나 콘서트홀로 발길을 옮겼다.
물론 이번에도 카메라는 보관소에 맡겨두어야만 했다. 혹시나 하고...혹시 엑스레이에는 총기만 검색될 지도 모른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으로 슬쩍 엑스레이를 통과하려 했지만 재까닥 걸렸다. ㅋㅋㅋㅋ (여기 사진들은 공연이 끝나고 카메라를 찾아 다시 홀안으로 들어가 찍은 사진들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없이 터엉 빈...모습..ㅋㅋ)
수중 터널을 지나 콘서트홀 입구에 들어서니 벽의 하얀 대리석 사이 사이로 조명이 밝혀져 대리석의 하얀빛깔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낮과는 또다른 탄성을 지르며 우린 이번엔 뛰지 않으려고 일찌감치 콘서트 홀로 찾아 들어갔다.
그 어떤 좌석 등급보다도 최상의 자리....
아바도가 정면에서 보이는....지휘자와 연주자가 드나드는 모습까지 가까이서 볼 수 있고 그리고 피아노 연주자의 손도 완벽하게 보이는....합창석 앞자리...
와우~~
우린 좌석을 예매해준 일행에게 감사표시를 하고 또 했다.
드디어 공연시간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 빈자리들이 눈에 많이 띈다.
헉!! 빈자리라???
다시 살펴보니, 지각생들....
2층,3층으로 입석 관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엄청난 대공연은 입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드디어 연주자들이 무대 가득 들어차기 시작했다.
합창석에 앉아서 보니 마치 홀의 반이 연주자들인것 처럼 보일정도....그게 합창석 높이가 낮아서 그렇게 보였던 거 같다.
암튼...곧바로 연주가 시작되나 했는데...개막식이 진행되었다.
전반적인 페스티발 소개와 연주단체, 연주자 소개가 이어지고....
드뎌...아.바.도 입장
"아~~~~~아 바 도 다~~~~"
DVD에서 늘 보았던 모습 그대로......
지금 내 눈앞에 터억 서있는 아바도를 보고 있는데도 마치 현실이 아닌것 처럼 믿어지지 않았다.
랑랑, 윤디 리와 함께 또하나의 천재 피아니스트의 탄생으로 환호하는 '유자 왕'도 '아바도'와 함께 나왔으나 내 눈엔 오로지 '아바도'만 보였다.
드뎌 아바도의 손이 올라가고.....
매혹적인 클라리넷의 연주가 홀안의 침묵을 깨며 보석처럼 흩어졌다.
그리고 바통을 받아 현과 플룻의 소리.....
갑자기 전 악단의 소리에 과속을 붙이며 달려가더니 드디어 유자 왕의 현란한 손이 건반을 누비기 시작한다.
오옷~ 프로코피예프!!!
"와우~ 프로그램...장난 아니잖아~ 프로코피예프 피협 3번이라니...."
내 머릿속엔 오로지 아바도의 말러 1번만이 꽉 들어차 이 엄청난 피아노 협주곡이 프로그램에 들어 있던것도 깜박했었다.
엄청난 속도로 달음질 치는 피아니스트....
바로 코앞.... 무대위에서 부터 뿜어져 올라오는 엄청난 오케스트라의 선율...
그런가 하면 어느 순간 영롱함이 보석처럼 가슴에 흩어지며 혼을 빼앗아갔다.
뜬금없이 서울 시향과 협연을 하던 '아르헤리치' 가 아련하게 유자 왕 자리에 오버랩이 되어 보인다.
미친듯이 질주하던....평범한 아낙의 떡두꺼비같이 생긴 손이 건반위를 누비며 내던 그 영롱하고 힘이 넘쳐나던 소리....
마치 힘찬 연어가 이억 만리 바다를 건너와 세찬 강물의 물살을 거스르며 튀어 올라 가듯이....
잠시 유자 왕의 손에 머물렀던 망원경의 렌즈를 다시 아바도에게 고정시켰다.
아무리 유자 왕의 손이 현란하게 나를 유혹해도 아바도에게서 잠시도 떠날 수가 없었다.
마치 영혼끼리 교감을 나누듯 그의 영혼이 내 안 저 깊숙이까지 깊게 파고 들어오고 있는것만 같았다.
다시 피아노의 선율이 질주한다.
아니, 오케스트라 전체가 미친듯이 질주한다. 그리고 마치 피날레를 장식하듯이 거대함 그 크라이막스에서 순간 멈추듯이 1악장을 끝냈다. 아바도가 포효하듯이 입을 벌리며 손을 위로 쳐 올렸을 때 자칫하다간 휩쓸려서 박수라도 칠뻔~
2악장.....
역시 오보에의 감미로운 선율이 앞서며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한동안 매혹적으로 홀안에 퍼진다.
계속 같은 선율이 반복되며 그 사이 사이 피아노 선율이 가세하며 유혹하듯 아름다움을 한다.
다시....피아노는 폭발한다.
보통 편성과는 달리 베이스를 두줄 세로로 길게 모아놓은, 그렇게 첼로와 함께 어우러져서 내는 저현부의 저음이 압도적이다.
저현부의 소리에 압도당하고 있는 순간 이젠 또 관과 피아노가 합일되어 무대를 제압한다.
그러면서...간간히 목관이 주제선율을 연주하며 나오는 것이 앙증맞기도 하다.
정신없이 질주하던 사이 무대는 한없는 무게감과 깊이로 깊게 침잠해 들어갔다.
그렇게 저~ 끝까지 닿을 쯤 2악장은 끝났다.
1악장과는 극적인 대조로... 최고조에서 1악장이 끝을 냈다면 2악장은 최저점에서 끝을 맺는....
극한까지 빨려들어간 그 순간에서 멈춰섰을때의 감동이란.....
3악장....
유난히 압도적으로 들리던 베이스의 저음위에 파곳의 소리가 멋지게 귀에 와 닿는다.
피아노 소리는 통 통 튀어오른다.
다른 오케스트라의 모든 선율도 함께 튀며 긴박감을 고조시킨다.
한참을 그렇게 긴박감속에 휩쓸려있던 순간....
다시 인간의 가장 여린 본성을 어루만지듯 가냘프게 아름답게 온 몸 구석 구석을 누비며 파고들때는 더없이 따스했다.
이렇게 프로코피예프 3번은 전악장 사람의 본성을 자극하며 혼을 빼놓지마는 그러나 무엇보다 최고조는 마지막 피날레 장면이다.
마치 인간의 한계에 도전이라도 하듯 그 질주감이란 가히 폭발직전의 활화산의 끓어오름같다.
피아니스트는 물론 오케스트라 연주자들도 지휘자도 아니, 관객들도 숨쉴 틈도 없이 함께 끓어오르는.....
평생에 이런 희열을 몇번이나 경험할까 싶을....
모두는 멈췄던 숨을 일순간 내쉬며 환호했다.
아니, 들끓었다.
유자 왕이 처음 무대에 섰을때, "젠 정말 복도 많다. 아바도와 자기나라에서 더우기 이런 뜻깊은 자국의 행사에 초대되어 연주를 하다니..." 했는데....
정말 이렇게 좋은 홀에서 최고의 지휘자 아바도와 루째른 페스티발 오케와 함께 이 엄청난 대곡을 멋지게 연주를 해냈으니....
유자 왕이 아니라 우리가 복이 많은건가???
<공연이 끝난 뒤 유자왕의 팬싸인회....
우리 모두는 유자왕의 음반을 하나씩 사서 싸인을 받았다. 한국에서부터 왔다는 소리를 빼먹을 리 없다. 세윤씨가...ㅋㅋㅋ>
인터미션때 밖으로 나와 커피를 한잔 마셨다.
좀 더 집중해서 '타이탄'을 듣기위해....ㅎㅎㅎ
마치 무슨 정결예식이라도 치루는것 같다. 몸도 피곤하게 하면 안되었기에 자금성 관광도 내일로 미루었고, 더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 홀에 오기 전 커피를 한잔 마셨는데 또 커피를 마시는...ㅋㅋㅋㅋ
커피값이 우리보다 딱 2배였다. 35위엔...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말러 1번......
세상이 처음 창조되던 순간....어둠속에 아련히 빛이 생겨나고 만물이 태동을 시작하듯이
오케스트라는 악기가 낼 수 있는 가장 여린음으로 서서히 무대를 제압해왔다.
그 짜릿했던 순간....
압도적인 저현부....금관...목관....
그리고 아련히 밖에서 들려오던 트럼펫 소리...
이제까지 그 어떤 말러를 들을 때도 느끼지 못했던, 모든 순간 순간이 온 몸을 파고들며 전율을 일으키는 시작이었다.
아바도는 실체인물이 아니라 미지에서 온 ,,,마치 영혼만이 살아서 우리의 온몸을 옴짝 달싹도 못하게 휘감아 버리는...
그 깊이가 한없이 깊었고, 표효할때 조차도 여늬 지휘자들 처럼 힘이 넘쳐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자체로 거대했고, 그런가 하면 어느 순간 그는 가장 원초적인 어린아이의 표정으로 하늘로 비상하기도 했다.
인생의 가장 깊은 고뇌로의 길로 안내하다가 어느 순간엔 씨익 웃는 표정이...그 어떤 배우의 살인 미소보다 내겐 더 살인적 이었다고할까??? ㅎㅎㅎ
한없이 빠져들어가던 순간...힘찬 팀파니의 멋진 1악장의 피날레로 가슴을 뻥 뚫으며 1악장은 끝이났다.
이제 2악장....
화려함이 아닌 고동색빛 토속적인 옷을 입은 젊은 사내가 마치 내앞에 서있어 함께 조금은 투박한 모습으로 덩실 덩실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건.....ㅎㅎㅎ
1악장이 가슴 저 밑바닥까지 심금을 울리며 절절하게 감동을 자아냈다면 2악장은 한없이 평화롭고 아름답고 즐겁다.
아바도의 표정도 어느 순간 어린 아이가 되어 춤추고 있는듯 하다.
3악장은 또 어떤가~~
아련한 팀파니 ...멋진 베이스연주로 시작된 주제선율이....파곳....오보에...플룻...으로 번져가면서 푸가형식으로 연주되는 도입부의 멋드러짐은 가히 압도적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련한 고향에의 그리움을 자아내는 것같은 선율....그리곤 쌩뚱맞을 만큼 선술집 뽕짝 분위기...??
나는 이 대목에서 항상 웃음이 나온다. ㅎㅎ 그리곤 울려퍼지는 하프의 선율은 또 얼마나 멋진지....
마치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것 같은 3악장을 듣노라면 항상 드는 느낌....즐거움과 놀라움이다.
역시 도입부와는 반대로 모든 오케스트라의 주제선율 연주가 잦아들면서 베이스의 연주가 들릴듯 말듯 끝날때의 전율은 2악장의 끝맺음과 함께 또한번 짜릿함을 주는 악장이다.
이제 드디어 피날레 4악장...
큰북과 금관의 연주가 가히 위압적이다.
더우기 우리 코앞...아니, 바로 뒤에 나란히 있는것 같은...그래서 큰북과 금관이 울릴때 마다 내 몸도 쾅 쾅 함께 울리는 것 같은....
그 엄청난 오케스트라의 위력과 또 한없이 감미롭게 잦아드는 선율의 짜릿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엄청남이었다.
아바도는....
오직 영혼만이 살아 움직이는것 같은....
나 역시 실체를 잃어버린 채 영혼만이 존재하는것만 같았다.
환호와 박수갈채는 해일처럼 거대하게 일어 사방에 부딪혔다.
모두 기립......
함성! 함성! 함성.....
이 모든 순간들이 아직 연주가 끝나지 않은것 처럼 연결선상에 놓이며 가슴을 복받치게 만들었다.
관객뿐만이 아니라 연주자와 지휘자의 감격한 모습을 보는것 또한 언제나 실황에서 맛보는 가슴뭉클함이기도 하다.
아바도를 또 언제 볼 수 있으려나~
아!! 말러 4번 공연도 보는 세윤씨....넘 부럽다~
내년에도 북경에서 이 페스티발을 개최하려나??
아니, 돈 모아서 직접 루째른에 가서 페스티발 내내 머물러 볼까나~~
욕심이 과해진다. ㅎㅎ
감동을 추스른 채 다시 카메라를 찾아 홀내부를 구경했다.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또 흥분되었다.
오페라 하우스를 올라가려하는데, 안내원이 제지를 했다.
우린 한국에서부터 왔다고...제발 올라가게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문을 닫아야 한다고 되려 미안해한다.
아닌게 아니라 나오다 보니, 우리가 꼴찌.....ㅋㅋㅋ
거의 11시에 콘서트홀을 나와 호텔에 들어오니 시간이 꽤 늦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뭥뭥이가 준비해온 노트북의 음악을 들으면서 우린 가장 감동적인 공연의 순간들을 나열했다.
수십년을 이렇듯 미치듯이 공연장을 누볐으니 그 감동적인 순간이 얼마나 많을까...
가장 감동적인 순간???
학창시절...클래식이 뭔지도 모를때, 한동일씨가 우리학교 강당에서 연주회를 할때, 티켓도 없이 야간 자율학습 빼먹고 강당 밖에서 연주 내내 듣고 한동일씨와 그의 외국인아내한테 싸인까지 받았던 적....
역시 최고의 감동- 영국 수교 100주년인가?? 암튼 다이애나 비와 찰스 황태자가 내한했을때 나란히 코펠리아 발레단 공연봤을때.
남편이 생일 선물로 사준 '주빈메타'가 1996년 처음 내한했을때의 공연-내 생애 아마 가장 비싼 티켓일걸?? 14만원짜리 VIP티켓이었어. C블럭 4열 1번....ㅋㅋㅋ 그때의 악장의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는 다 죽어가던 내가 마치 히로뽕을 맞은 사람처럼 번쩍 살아났거든~ ㅋㅋㅋㅋ 정말 낮에 미술대회 감독겸 심사를 나갔다가 쓰러졌었거든~ 공연에 못간다고 하는 걸 죽어도 거기가서 죽어야 한다고 갔어.
훗~ 그리고 아르농쿠르의 모짤트 레퀴엠 연주....그땐 정말 철철 울었네~
가디너, 샤를르 뒤트와와 조수미 협연, 두번의 키신연주회, 너무나 잘생겨서 뿅 가버렸던 하딩...ㅋㅋㅋㅋ
광란의 질주였던 예당과 성남에서의 두다멜연주. 거금 20만원을 선뜻 투자한 아르헤리치 연주회, 사이먼 래틀의 베를린 필,
상트페테르 부르크 오케의 쇼스타코비치 6번, 450년 전통의 드레스덴 오케스트라,게르기예프의 바그너 '링사이클' 전 연주회
아~~몬트리올심포니와 백건우, 강동석연주 ...이때는 예매를 해놓고 보니 강동석 공연날이 우리 어머님 제사날 인거야~
안타까워하다 다시보니, 오후 5시 공연이더라고...그래서 전날 백건우 연주회를 보고와서 밤을 꼴딱 세워 음식장만을 하고 제사상까지 아예 차려놓고 갔다왔어, ㅋㅋㅋ 아~그리고 '타마쉬바샤리'....앵콜연주가 무려 1시간...세상에... 베토벤 월광곡 전곡을 앵콜로 연주하다니....마치 연주자가 엑스터시에 빠진듯...그래서 결국 담날 김대진씨와의 듀오연주회는 취소되었다는 ...잊지못할 사건...
어쩌면 평생을 얘기해도 모자랄 끝도없이 이어졌던 우리의 감동 스토리는 새벽 2시까지 이어졌다.
이제....
오늘 북경에서 본 이 아바도의 말러 공연은 그 중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자리매김할 것이다.
여행에서 돌아와 난 꿈을 꾸었다.
아바도가 혼신을 다해 지휘하는... 그러나 결국 아바도는 감당해내지 못하고 공연의 끝을 맺지 못하는...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닦던 손수건을 합창석 바로 위에 앉았던 난 무대뒤로 들어가던 그의 손수건을 받았다는....ㅋㅋ
그리고 그의 연주회는 담날 다시 한다는....어처구니 없는 꿈....
아마 잠재적으로 아바도의 건강이 넘 걱정이 되서...그리고 그의 연주를 또 보고싶어서 그런 꿈을 꾸었지 않았나...^^*
꿈속에서 조차 너무나 안타까웠던 순간이었지만,그래도 아바도에게 손수건까지 받는... 감동적인 꿈을 꾼 나는
부랴 부랴 클래식 강좌를 듣기위해 아람으로 갔다.
드볼작의 신세계교향곡이었지만 화면엔 아바도가 지휘를 하고 있었다.
내겐 당근 중국에서의 실황 화면만이 보이고 있었다.
마치 사랑에 빠진 이가 수업때 칠판에 온통 애인 얼굴만이 가득한것 처럼....ㅋㅋㅋㅋ
Gustav Mahler;
Symphony No.1 in D major "Titan"
1. Langsam. Schleppend [16:13]
2. Kräftig bewegt [7:23]
3. Feierlich und gemessen, ohne zu schleppen [10:32]
4. Stürmisch bewegt [20:35]
Piano Concerto No.3 in C Major, op.26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3번
Prokofiev (1891~1953)
유 튜브에 올라온 중국의 피아노 천재소녀
Yuja Wang의 연주장면
Yuja 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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