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뉴질랜드(2009.1)

19.호주,뉴질랜드/테아나우(Te Anaau)▶▶피요르드 국립공원▶▶▶

나베가 2009. 1. 20. 02:17

퀸스타운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여정 또한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이미 배터리가 다 나가서 사진에 담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묵을 Coronet Alpine Hotel은

그림같이 아름다운 정경이  펼쳐지는 곳에 나즈막히 단층으로 된 호텔이었다.

 

방에 들어와 가장 맘에 들었던 것 역시 창으로 가득 들어오는 밖의 정경이었다.

창문 바로 앞으로도 예쁜 꽃들이 한가득 피어 있는것이 여간 맘을 흥분시키는게 아니었다.

 밖에서 방이 들여다 보임에도 불구하고 난 어둠이 드리워질 때까지 창의 커튼을 닫을 수가 없었다.

 

퀸스타운에서 사가지고 들어온 와인, 맥주, 과일...등

내일 이른 새벽 출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밤 늦도록 술을 마셨다.

이런 저런 삶의 얘기들을 쏟아내며...

 

이 또한 여행이 주는 가장 큰 매력중의 하나일 지도 모른다.

생소한 분위기속에서 내 안의 숨겨졌던 얘기들을 쏟아내며, 그리고 전혀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의 얘기들 속에서 내 삶을 재조명 할 수 있는...

 

그렇게 숨겨진 내 삶의 에너지를 찾아내는것....

 

 

 

오늘은 남섬 여행의 하이라이트...

아니, 이번 호주, 뉴질랜드 남.북섬 여행 전체의 하이라이트인

밀포드 사운드로의 이동이다.

워낙에 장거리여서 새벽 4시20분 기상,5시 20분 식사, 6시 출발인 빡빡한 일정이다. 

 

 

 워낙에 산간지역이라서 기후의 변동이 심하니, 가져온 옷중에서 가장 두꺼운 옷을 입고 나오라고...

그렇잖아도 새벽 출발인데다 날씨까지 흐려서 살갗에 닿는 체감온도는 마치 겨울처럼 느껴졌다.

 

스웨터 조끼에 패딩까지 그리고 따듯한 알파카 머플러까지 챙기고 밀포드 사운드로의 행을 출발했다.

과연 이곳의 피요르드의 절경은 노르웨이의 피요르드에서 보았던 장관과 얼마나 다를 지...

기대감에 설레임까지 일었다.

 애석하게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렇게도 좋아하는 비 이거늘....

애석하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음은 단지 사진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개가 자욱하게 낀 피요르드 국립공원의 일부인 테 아나우 호수를 끼고 달리는 그 기분은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몽환적인 기분을 느끼게 했다...

 

아~~

음악이 있었다면 지금 이 순간...얼마나 더 매혹적일까.....

 

잔뜩 준비해간 CD를 건전지를 준비해 가지못해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게 잔인하게까지 느껴졌다.

혹시....배터리에 잔여 에너지가 남아있을 지도 모르잖아??

나는 주섬 주섬 CD플레이어에 음반을 걸고 스위치를 켜 보았다.

오옷~

음악이 흘러 나오는 것이 아닌가!!

 엔야의 음성은

지금 이 분위기에 딱 ....그야말로 저 안개속 몽환적 세계로 끝없이 잡아 끌어당기며 빠져들게 했다.

밀포드 사운드가 목적지가 아닌...

지금 이 여정..이 순간이 그냥 지속되길....더 이상 바랄것도 없었다.

 

 

 

 

 

 

 

중국인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사는 테아나우(Te Anau) 휴계소에 잠시 내렸다.

빙하가 녹아서 형성된 호수라서 유난히도 맑고 파아랗다는 테아나우 호수 물빛을 느낄 수는없었지만

비가 내리는 안개 자욱한 호수의 정경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달려나가 먼저 사진 한컷을 찍고 휴계소로 들어와 카푸치노 커피를 한잔 시켰다.

적어도 이 순간....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맛이라고...

 

 

테아나우 호수는 길이 53km. 너비 10km...1억5천만평 규모의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

빙하의 퇴적물에 의하여 계곡이 막혀서 생긴 호수라고 한다.
빙하 호수답게 아름답고 맑은 색을 띄고 있다.

 

비때문에 사진엔 잘 잡히지 않았지만, 지금 한창 제철인 온갗 보라색의 루핀꽃이

산 아래 들판 가득 펼쳐진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호수물이 거울처럼 맑아서 정경을 그대로 거울처럼 담고 있다고 해서

<거울 호수>라고 이름 붙여진 곳을 그냥 지나고 있다.

비가 와서 그 느낌을 전혀 볼 수 없기때문에...ㅉㅉ

그럼에도 내려서 산책길을 걷고 있는 여행객들도 있긴 있었다.

 

 

 

 빗줄기가 점점 세어지고 있다.

이젠 시야가 흐려서 눈앞에 펼쳐진것 외에는 잘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다.

끼고 달리는 산봉우리 조차 가물거린다.

 

아~~

두번 다시 오기 힘든 곳인데...

밀포드 사운드 피요르드 유람선을 탈 수 없으면 어쩌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면 어쩌나.....

이젠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화장실을 가기위해 잠시 내렸다.

커다란 나무가 있고, 그 뒤로 수려한 산새가 아름답다.

이곳이 아마 포토 존인가 부다.

한 폭의 그림이 된다고 사진을 찍으라고...

ㅎㅎㅎ

 

 

 

 

 

 

 

 

 

 

 

 

 

          

 

엘샤밀라노..{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