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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cony INTERVIEW | ||
허지연 | 에디터 | ||
첼리스트 장한나가 11월, 비발디로 한국 무대를 찾는다. 장한나의 첫 바로크 도전작인 비발디의 첼로 협주곡. 장한나는 지난 6월, 런던에서 32곡의 비발디의 첼로 연주곡 중 마음에 와 닿은 7곡을 골라 새 앨범을 녹음했고(10월 중 발매 예정, EMI) 11월 7일, 9일 양일간 서울에서, 그리고 지방 4개 도시를 런던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비발디 곡으로 찾아간다. 새 앨범 <비발디 첼로 콘체르토> "얼마 전에 EMI에서 새로운 앨범 녹음을 마쳤어요. 비발디 첼로 협주곡 일곱 작품으로 구성된 앨범이에요. 첼로 협주곡은 정말 많아요. 늘 레퍼토리가 부족하다고 불평하는 첼리스트들에게는 너무나 잘된 일이지요. 그중에서 각 작품의 개성이 뚜렷하면서 비발디의 다양한 캐릭터가 드러나는 것으로 일곱 곡을 골랐어요. 각 악기의 특성과 색깔을 살려 즉흥적으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기도 했어요, 특히 콘티누오(Continuo, 바로크 시대 원전악기) 악기들을 사용해서요. 더블베이스의 활약이 눈에 띌 텐데요, 녹음 작업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비발디의 작품 세계는... "저는 비발디라는 사람이 굉장히 열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비발디의 음악은 리듬이 굉장히 빠르고 강렬한 동시에 아름답고, 몽환적이면서 어떻게 보면 현대적이기도 한 조화를 이루는 느린 악장도 있어서예요. 결과적으로 굵직하고 현의 느낌이 살려진 모던한 소리이면서도 기교, 또 오케스트라의 여러 악기 군과 주고받기가 가능한 소리를 추구하게 되는 거죠." 비발디 첼로 콘체르토 RV 418 "제가 가장 좋아하는 협주곡 중에 하나가 RV 418 이에요. 가단조 협주곡이고 비발디의 특징을 모두 통합한 작품인 것 같아서 매우 좋아해요. 생동감이 있고, 앞으로 전진했다가 도로 빨려 들어가는... 그 가운데 센티멘털한 면도 있어서 비발디의 생각에 골똘히 잠기는 듯한 느낌이 들죠. 멜랑콜리함 등 다양한 스타일이 들어 있어요. 첫 악장은 군사적으로 들릴 정도로 강하게 시작했다가 2, 3악장으로 넘어가면 바로 아름답게 펼쳐진 바이올린의 아르페지오가 등장하면서 작품의 캐릭터가 확 바뀌죠. 마치 비발디가 "잠시만요, 실은 아주 슬픈 이야기를 들려드릴 게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바로 이런 점을 비발디 같은 작곡가에게서 발견할 때 놀라지요. 그는 사계로는 매우 유명하지만 그 밖의 작품들에 관해서는 음악적으로 너무 안 알려졌다고 생각해요. 사실은 사계 외에도 비발디가 남기고 간 작품들이 사계만큼이나 훌륭하고, 음악적으로 중요하기도 한데 말이죠. 각각의 협주곡에서 우리는 다양한 감정, 리듬, 그리고 조화의 세계를 발견해요. 저희가 RV 418의 2악장 녹음을 마치고 제1 바이올린 중에 한 연주자가 돌아보며 제게 말하기를 "이 부분 정말 모던하게 들리네요. 비발디가 (그 시대에) 이렇게 모던한 곡을 작곡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네요." 비발디가 음의 조화와 텍스처를 활용하는 법은 정말 놀라워요. 비발디 첼로 협주곡을 담은 이 앨범은 청취자들에게 비발디라는 사람이 정말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줄 것 같아요. '사계'는 비발디의 표면적 특성만 보여준다고 생각하거든요. 계절을 묘사한다는 것도 좋지만 그것은 진지한 뮤지션으로서 비발디의 면모를 보여주지 않아요. 그는 대단한 음악적 본능의 소유자였어요. 본능에 충실하면서도 매우 독창적이었죠. 음악적으로 완벽함을 유지하면서도 꾸준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본인 스스로도 그 과정을 즐기면서 말이죠. 그러니까 이 첼로 협주곡들은 비발디의 다양한 면모를 보고 그가 남기고 간 음악을 감상하기에 아주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현재 장한나는 첼리스트로서 음악의 깊이를 더하는 데 철학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하버드대학에서 철학과 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과 지속적인 음악 활동을 하며 거장의 반열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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