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시향 유카페카 사라스테의 라벨
지휘 유카페카 사라스테 Jukka-Pekka Saraste, conductor
피아노 루카스 유센, 아르투르 유센 Lucas & Arthur Jussen, piano
합창단 Choir
국립합창단 The National Chorus of Korea
안양시립합창단 Anyang Civic Chorale
라벨, 라 발스
Ravel, La Valse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Mozart, Concerto in E-flat for two pianos KV 365 (316a)
------------- 휴식 20분 --------------
라벨,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제1번, 제2번
Ravel, Daphnis et Chloé Suite No. 1 & No. 2
총 소요시간: 약 100분(휴식 포함)
상상 속의 고대 그리스에서 젊은 남녀가 상상을 초월하는 모험을 펼친다. “그 내용을 나는 소리로 생각하고 느낀다”라고 작곡가 라벨은 말했다. 1912년 작 발레 ‘다프니스와 클로에’에서 청중은 찬란한 햇살을 느끼며 새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호화롭고 환상적이지만 아슬아슬한 춤곡 ‘라 발스’로 콘서트를 시작해 모차르트의 ‘두 대를 위한 피아노 협주곡’으로 이어진다. 자주 연주되지는 않지만 젊은 시절의 모차르트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한 작품이다. 핀란드 출신의 명장 유카페카 사라스테가 이 작품들에서 정교함과 통찰력을 보여줄 것이다.
프로필
유카페카 사라스테Jukka-Pekka Saraste 지휘자
유카페카 사라스테는 2010년부터 쾰른 WDR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2006-2013년 오슬로 필하모닉의 음악감독과 상임지휘자로 활동했으며 이후 명예지휘자로 선임되었다. 스코티시 체임버 오케스트라, 핀란드 라디오 심포니, 토론토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수석지휘자를 역임했으며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객원지휘자와 라티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예술고문을 지냈다. 한편으로 핀란드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예술고문으로 재직 중이며 LEAD!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의 창단멤버 중 하나로 연주 및 워크샵과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젊은 음악가들에게 음악적 리더십과 의사소통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뮌헨 필하모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로테르담 필하모닉, 빈 심포니, NHK 심포니, 파리 오케스트라와 스칸디나비아 주요 교향악단 등 전 세계 주요한 오케스트라를 객원지휘하고 있다.
핀란드 라디오 심포니와 녹음한 닐센과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 녹음, 토론토 심포니와 워너사에서 출반한 버르토크, 뒤티외(교향곡 2번이 특히 잘 알려졌다), 무스륵스키, 프로코피예프의 음반들로 호평을 받았으며 오슬로 필하모닉과 녹음한 말러 교향곡 6번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루카스 유센, 아르투르 유센Lucas & Arthur Jussen 피아노
형제 피아니스트인 루카스와 아르투르 유센은 고향인 네덜란드 힐베르쉼에서 처음 피아노 레슨을 받았다. 어린 나이에 네덜란드 여왕을 위해 연주했으며 2005년 포르투갈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레스의 초청으로 포르투갈과 브라질에서 1년여 동안 공부했다. 이후 루카스는 미국에서 메나헴 프레슬러를, 마드리드에서 드미트리 바쉬키로프를 사사했고, 아르투르는 암스테르담 음악원에서 장 윈을 사사했다.
둘은 2010년에 도이치 그라모폰과 음반 계약을 체결했고, 베토벤 작품을 담은 데뷔 음반으로 플래티넘 판매고를 올렸으며 에디슨 클래식 관객상을 수상했다. 최근 음반으로 스테판 드네브가 지휘하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와 함께 녹음한 풀랑크와 생상스 앨범이 있다.
두 사람은 네덜란드의 주요 교향악단들과 연주해 왔고,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달라스, 시드니, 상하이 심포니,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와 세인트 마틴 인더 필즈의 초청을 받았으며 스테판 드네브, 발레리 게르기예프, 네빌 마리너 경, 유카페카 사라스테, 얍 판 즈베덴과 같은 지휘자들과 공연했다.
2018/19 시즌은 야닉 네제 세갱이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의 공연으로 시작하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운하에서 열리는 프린선흐라흐트 콘서트에서 공연한다. 이외 버밍엄 시티 오케스트라, 덴마크 국립 심포니, 밴쿠버 심포니, 린츠 부르크너 오케스트라, 릴 국립 오케스트라,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네덜란드 필하모닉, SWR 심포니, 뮌헨 카머 오케스트라와의 공연이 있다.
국립합창단The National Chorus of Korea 합창단
국립합창단은 우리나라 합창음악의 전문성과 예술성 추구를 위해 1973년 창단된 전문합창단의 효시로서 본격적인 합창예술운동을 위한 선두주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아마추어 수준에서 예술적 차원으로 한국합창을 끌어올렸고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합창대국으로 발전시키는데 원동력이 되었으며 그동안 배출한 인재들로 인해 한국성악계의 모든 것을 공급한 모체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바흐의 마태 요한 수난곡 등 유명합창곡을 국내에 소개하였고 르네상스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합창곡 개발과 한국적 특성과 정감을 표출하는 방법 해석법의 정립 등 합창음악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 매년 정기공연 기획공연 지방순회공연 오페라공연 등 많은 공연을 소화하면서 유럽,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등의 해외공연을 통해 한국합창의 높은 수준을 과시하며 한국합창의 세계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10대 윤의중 예술감독이 이끌고 있다.
안양시립합창단Anyang Civic Chorale
안양시립합창단은 1987년에 창단되어 117회의 정기연주회와 기획연주 유수의 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고전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전국 10개 도시를 순회하며 연주한 오페라 ‘안중근’, 일본 동경에서 연주한 오페라 ‘황진이’는 안양시립합창단이었기에 가능한 연주였다는 평을 들었다.
안양시립합창단은 뛰어난 연주와 기획, 그리고 정통합창 사운드로 최고의 합창단이라는 명성을 얻었고 합창 애호가들로부터 수준을 인정받고 있으며, 매년 40여회의 찾아가는 음악회는 클래식, 팝송, 가곡, 뮤지컬 등을 통해 더욱 친숙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 합창 음악을 널리 알리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곡, 성가, 팝송 등을 담은 9장의 CD를 제작하였으며, 매년 서울시향 등 유수의 관현악단과 협연하고 있다. 2013년 겨울에는 서울시향(지휘: 정명훈)과 함께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Beethoven Symphony No. 9 합창을 녹음하여 출반하였다.
2008년에는 세계합창연맹IFCM으로부터 2008세계합창심포지움(덴마크 코펜하겐)에 초대되어 ‘훌륭한 프로그램으로 동양의 특이하고 환상적인 사운드에 매료되었다’는 평을 들었으며, 수준 높은 음악적 예술성을 전 세계 합창계에 보여주며 세계 속에 한국 합창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메신저(대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라 발스
라벨의 가장 멋스러운 관현악곡인 ‘라 발스’의 연원은 1906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라벨은 ‘빈(Wien)’이라는 제목의 교향시를 구상했고, 그 곡을 통해서 ‘왈츠의 왕’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를 찬미하고자 했다. 그러나 무슨 까닭인지 그 작업은 미뤄졌고,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완성되지 못했다.
그 후 그가 ‘빈 왈츠의 권화(權化)’라고 부른 ‘라 발스’를 발표한 것은 1920년의 일이었다. 이 곡은 ‘발레 뤼스’의 단장인 디아길레프의 의뢰로 작곡되었으나 완성된 작품은 디아길레프의 마음에 들지 않았고, 따라서 발레 뤼스의 레퍼토리로 채택되지도 않았다. 결국 이 곡의 초연은 콘서트홀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라벨 자신은 “이 곡은 어디까지나 무용음악”이라고 강조했고, 그런 그의 소신은 1928년 이다 루빈스타인 무용단의 공연에서 실현되었다.
전반적으로 왈츠의 리듬을 타고 흐르는 이 곡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라벨 자신이 악보에 붙인 서문을 참고하는 편이 좋겠다. 먼저 다소 뿌옇고 어지러운 느낌의 도입부는, “소용돌이치는 구름 사이로 왈츠를 추는 커플들의 모습이 보이고, 안개는 점차 걷혀가는” 모습을 나타낸다. 그리고 마침내 “빙글빙글 돌며 춤추는 사람들로 가득한 거대한 무도회장이 나타난다. 무대는 점점 밝아지고, 포르티시모에서는 샹들리에의 빛이 충만해진다. 장소는 1855년경 황제의 궁전이다.” 주부에서는 다양한 왈츠 선율들이 등장하여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엮어 가는데, 그 전개양상은 흥겨우면서도 정신없이 북적거리는 무도회장의 모습을 그려 보이는 듯하다. 작가의 시선은 사람들의 다채로운 춤사위와 눈부시게 빛나는 샹들리에 사이를 오간다.
이 곡은 종결부가 특히 인상적이다. 이제까지 나온 선율들과 리듬들이 혼란스럽게 뒤얽히다가 강렬한 폭발을 일으킨 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듯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 파국적인 결말은 일견 유명한 ‘볼레로’의 종결부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혹자는 ‘왈츠 시대의 종언’ 또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몰락’을 상징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모차르트의 고전미와 라벨의 매혹
호화롭고 환상적이지만 아슬아슬한 춤곡 ‘라 발스’로 시작해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으로 콘서트가 이어진다. 자주 연주되지는 않지만 젊은 시절의 모차르트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한 작품이다.
‘다프니스와 클로에’에서 청중들은 찬란한 햇살을 느끼며 새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핀란드 출신의 명장 유카페카 사라스테의 정교함과 통찰력을 기대해본다.
글 김문경(음악 칼럼니스트)
Maurice Ravel, La Valse
라벨의 대표작 ‘라 발스’는 제목 그대로 왈츠를 프랑스어로 한 것이다. 작곡가는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빈’을 제목으로 하고 교향시로 쓸 계획이었으나 오늘날의 제목으로 바꾸고 장르 또한 ‘오케스트라를 위한 무용시’로 변경하였다. 처음에 의도한 것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 형식에 경의를 표하기 위함이었으나 라벨의 결과물은 즐거움을 위한 수준을 훨씬 넘어서게 되었다. 작곡가는 ‘라 발스’에 대해 ‘환상적이고 운명적인 소용돌이의 인상이 뒤섞인 빈 왈츠에 대한 일종의 찬양’이라 설명했지만, 이 작품은 점차 광란으로 향하며 혼란을 거쳐 곤두박질치는 종결로 끝난다.
‘라 발스’가 1919년에서 1920년 사이에 쓰여 졌고 라벨이 제1차 세계대전에 운전병으로 참전했던 것을 상기한다면 일종의 ‘스토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곡은 마치 흥청망청하며 왈츠의 쾌락 속에서 제국의 운명을 아슬아슬하게 이어갔던 합스부르크 왕가가 전쟁을 통해 몰락한 것을 묘사하는 것처럼 들린다. 작곡가 자신은 이에 대한 명확한 언급을 회피했으나, 의도와 무관하게 이 작품은 직관적으로 종전 이후의 분위기를 반영한다. 그야말로 왈츠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그린 곡이다.
처음에는 나지막이 심장의 고동치는 소리와 낮은 웅얼거림만 어슴푸레하게 들린다. 오늘날의 감각으로는 마치 왈츠의 ‘태아’의 사진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곡은 점점 라벨 특유의 화사함과 황홀한 음향으로 진행되며 비로소 왈츠의 골격이 완성된다. 라벨은 시작 부분을 악보 서두에 이렇게 표현했다
소용돌이치는 구름 사이로 왈츠를 추는 남녀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점차 구름은 흩어지고 왈츠를 추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홀을 볼 수 있다. 포르티시모에서 샹들리에의 불빛이 휘황찬란하게 빛을 발한다. 1855년경 어느 황실 궁정의 풍경이다.
이후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방식처럼 여러 왈츠가 이어지며 매끄러운 진행을 보인다. 점차 절정으로 치닫는 왈츠는 다시 도입부의 어두운 태동의 분위기로 전환되며 제2부가 시작됨을 알린다. 이전의 왈츠가 다시 나타나지만 예상치 못한 변형이 이루어지고 점점 일그러지는 모습을 보인다. 긴장감이 한계지점까지 솟구치는 종결부는 라벨의 이전 작품에서 보기 힘들었던 극단의 광기를 보여준다. 마지막 음표 직전에 연주되는 단호한 4개의 음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3/4박자를 완전히 벗어 던지고 있다. 그야말로 왈츠의 ‘죽음’인 것이다.
‘오케스트라의 마법사’인 라벨의 면모가 이 작품에도 여지없이 발휘되고 있다. 목관과 하프의 감각적인 사용이 눈에 띄고 오케스트라는 균형 잡힌 명쾌한 음향을 뽐낸다. 점점 밝은 소리로 전환되는 현악군의 효과를 위해 단원들이 순차적으로 약음기를 제거하는 장면에서 라벨의 치밀한 설계와 높은 완성도를 느낄 수 있다. 광기의 종결부에서 금관의 반음계와 *글리산도는 매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모든 음표가 관현악법의 장인정신에 입각하여 빈틈없이 쓰인 작품이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1756-1791)
Wolfgang Amadeus Mozart, Concerto in E♭ for two pianos KV 365 (316a)
모차르트는 비록 바흐의 선례가 있지만 당대의 흔한 구성이라 할 수 없는 피아노 듀오 장르에서 탁월한 음악성을 뽐냈다. 모차르트는 이미 9세 때 런던에서 네 손을 위한 피아노 소나타 C장조 K. 19d을 남긴 바 있는데 가족 초상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는 누이 난네를Nannerl(Maria Anna Mozart의 애칭)과 함께 연주하기 위한 의도였을 것이다. 1779년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E♭장조 역시 난네를과 함께 연주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2명의 피아니스트는 거의 동등한 자격으로 서로 경쟁하고 동시에 화합을 이룬다. 곡은 연주자들에게 매우 긴밀한 호흡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치밀한 설계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1명의 솔로이스트를 거느리는 다른 피아노 협주곡들과 스타일상 차별화 되며 훗날 빈에서 작곡하게 되는 걸작 피아노 듀오 소나타들의 ‘사자후’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제1악장 Allegro
온음표의 긴 호흡을 첫 음으로 하여 오케스트라 제시부가 시작된다. 웅장한 팡파르를 연상하게 하는 위엄 있는 4마디가 지나면 작은 다이내믹으로 상냥한 응답이 이어진다. 더욱 활기찬 분위기로 이행하면서 협연자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고전파 협주곡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드디어 두 대의 피아노가 동시에 긴 트릴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제1피아노 파트가 상냥하게 응답하면 제2피아노는 한 옥타브 낮추어 이를 모방한다. 피아노 두 대는 한 마디 간격으로 악구를 주고받기도 하고 두 대가 서로 다른 악구를 연주하여 화려한 피아니즘을 선보이기도 한다. 재현부에서 상당 부분을 단조로 진행하여 제시부와의 차별화를 이루는 데서 고전파 소나타 형식의 매너리즘을 타파하려는 모차르트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두 명의 피아니스트만 남아 연주하는 카덴차가 있으며 이후는 오케스트라의 코다로 활기차게 종결한다.
제2악장 Andante
제1악장에서 주로 현악군을 보강하는 역할을 했던 오보에가 제2악장에서는 긴 F음을 통해 고즈넉한 시작을 알린다. 마치 오페라 속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갈기도 하고 느린 미뉴에트를 연상하게 하는 3/4박자 특유의 리듬감도 쾌적하기 그지없다. 제1피아노는 오보에의 긴 F음을 트릴로 처리하고, 현악의 주제는 제2피아노에 실린다. 두 대의 피아노는 짧은 간격으로 번갈아 연주하는 방식으로 대화하지만 때로는 함께 화음을 연주하며 협력하기도 한다. 피아노 파트 사이에 두 대의 오보에가 화음을 이루며 아름다운 장면을 형성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자칫하면 단조로워지기 쉬운 피아노 듀오에 있어 계속 변화를 추구하며 다채롭게 구성하는 작곡가의 재능이 돋보이는 곡이다.
제3악장 Rondo. Allegro
2/4박자의 활기찬 론도 주제가 오케스트라에 제시되고 제1피아노에 이어 제2피아노의 순서로 경쾌한 화답이 이루어진다. 딸림조의 에피소드 이후 론도 주제가 다시 돌아올 때는 제1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순서로 반복이 이루어진다. 격렬한 C단조의 에피소드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도 잠시 흘렀던 부분으로 두 대의 피아노가 16분음표와 3잇단음표로 복잡한 리듬을 형성한다. 이 부분은 모차르트가 마치 오늘날 모던 피아노의 힘 있는 음량을 염두에 두고 작곡한 듯 느껴지기도 한다. 제1악장과 마찬가지로 카덴차가 있으며 이후에 피아노 두 대가 론도 주제를 생동감 넘치는 표정으로 재현하고 오케스트라의 간결한 총주가 곡을 끝마친다.
모리스 라벨,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제1번(1911), 제2번(1913)
Maurice Ravel, Daphnis et Chloe Suite No. 1 & No. 2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상대적으로 대곡이 적은 라벨에게 있어 최고의 규모를 지닌 대작이다. 3장으로 구성된 단막 발레로, 거대한 오케스트라와 혼성합창을 요구하며 전곡의 연주시간이 거의 1시간에 달한다. 여러 모티프를 유기적으로 엮은 교향악적인 작품으로 어쩌면 라벨의 ‘교향곡’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춤곡에 대한 예민한 관심과 환상적인 음향을 엮는 관현악법에 있어 이 곡은 라벨 예술의 절정을 보여준다.
그 근원은 파리 발레계를 예술의 ‘용광로’로 만들었던 단체 발레 뤼스의 흥행사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라벨에게 작품을 위촉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드뷔시 ‘유희’, 파야 ‘삼각모자’, 사티 ‘퍼레이드’ 그리고 스트라빈스키 ‘불새’, ‘페트루슈카’, ‘봄의 제전’, ‘풀치넬라’ 등 숱한 유명 발레곡들이 모두 디아길레프를 통해 나왔다는 점만 하더라도 근대 서양음악사를 풍족하게 만든 그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1909년에 작곡이 착수되어 1912년 6월 8일 샤틀레 극장에서 첫선을 보였다. 지휘는 훗날 ‘봄의 제전’ 초연 지휘자로도 기억되는 피에르 몽퇴가 맡았으며 안무는 미하일 포킨이 맡았다. 레옹 박스트가 목가적인 무대를 디자인했고, 전설의 무용수 니진스키가 다프니스 역을 타마라 바르사비나가 클로에 역을 담당했다.
내용은 고대 그리스의 작품에서 따온 전원극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전형적인 목가적 사랑 이야기에 해당한다. 오누이처럼 자란 목동 다프니스와 클로에가 등장하고, 소치는 아이 도르콘이 클로에에게 키스하려 하자 다프니스가 화를 내며 그를 밀어 제친다. 다프니스와 도르콘 사이에 춤 경연이 벌어지다 이번에는 리세옹이 다프니스를 유혹하는 베일의 을 춘다. 목동은 생각하지도 못한 가혹한 시련에 마주하게 된다. 해적들이 마을을 약탈하고 클로에를 납치하여 데려간 것이다. 그러나 목신인 판의 무시무시한 그림자가 비춰지고 해적들은 공포에 질려 도망친다. 새벽의 간주곡, 판과 시링크스를 묘사하는 팬터마임을 거쳐 다프니스와 클로에 커플의 사랑을 축복하는 일동의 춤으로 끝난다. 라벨은 필하모닉 콘서트에서 연주될 수 있도록 발레의 장면에서 3곡씩 뽑아서 각각 2개의 모음곡을 만들었는데 제2모음곡이 더욱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제1모음곡
녹턴, 간주곡, 전쟁의 춤 순으로 제1모음곡은 구성된다. 발레 1장 끝 부분에 님프들이 추는 느린 춤이 ‘녹턴’이라는 부제로 모음곡의 시작을 담당한다. 현악의 글리산도와 윈드머신이 바람소리를 실감나게 묘사한다. 간주곡은 본래 발레 2장의 도입부로서 혼성합창단이 가사 없이 노래하는 보칼리제 아카펠라 부분이다. 발레 전곡 가운데서 가장 격한 부분을 형성하는 전쟁의 춤이 제1모음곡을 강력하게 마무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라벨은 마치 요술봉을 흔드는 것처럼 오케스트라를 마법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2모음곡
발레 3장에서 첫 장면을 담당하는 ‘해돋이’ 장면으로 제2모음곡은 시작된다. 두 대의 플루트와 두 대의 클라리넷 그리고 제1하프와 제2하프가 번갈아 연주하며 점차 밝아오는 새벽의 어슴푸레한 빛을 표현하고 바이올린은 하모닉스 주법으로 새소리를 연출한다. 피콜로도 새소리에 가담하면서 점차 태양이 찬란하게 떠오른다. 이 장면은 해돋이를 묘사한 여타 다른 음악과 비교하여 음향과 묘사력에 있어 가히 최고의 경지를 보여준다.
플루트가 빅 솔로를 연주하는 ‘팬터마임’ 장면은 갈대피리가 된 님프 시링크스를 표현하고 있다. 발레에서 늙은 목동 라몬은 판이 해적으로부터 클로에를 구해준 이유가 한때 사랑했던 님프 시링크스에 대한 추억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발레와 제2모음곡 모두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일동의 춤’은 5/4박자의 요란한 *바카날이라 할 수 있다. 원래는 전형적인 3박자로 작곡했으나 5박자로 바뀌면서 곡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오케스트라의 찬란한 명인기가 광적인 리듬 속에서 눈부신 빛을 발한다.
Maurice Ravel La Valse
Mozart Concerto for 2 Pianos and Orchestra in E-flat major, K.365. Rolf-Peter Wille and Lina Yeh
Mozart Double Piano Concerto Eb, K365 - Jussen brothers
Fauré - Dolly Suite - Lucas & Arthur Jussen
Maurice Ravel: «Daphnis et Chloé». 2ème Suite, Simon Rattle
Ravel -Daphnis et Chloé-Suite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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