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C쿰부히말,로왈링트래킹39일(2013

37.고쿄(4,790m)에서 최악의 렌조라 패스(5,360m)를 넘어 룽덴(4,380m)까지...

나베가 2014. 2. 25. 02:32

 <이번 렌조라 패스 여정은 사진이 거의 없다. 배터리도 아껴야 했을 뿐만아니라 날씨가 너무나 험악해서 카메라를 배낭에서 꺼낼 수도 없었다.

안타깝지만 글로써 험준하고 힘들었던 렌조라패스의 여정을 싣는다.>

 

어제 오후 늦게 창밖을 보니, 구름이 호수의 반을 덮고 있어 왠지 내일의 날씨가 안좋을것 같은 불안함에 마음이 어두웠다.

그 때문일까....

새벽 2시반에 깨서 계속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것 저것 걱정거리에 휩쌓여  뒤숭숭해진 마음을 걷잡을 수 없어서....

 

아직 여정의 중반인데, 대장님의 컨디션은 날로 나빠지시고....

이젠 완전히 끝났을거 같았던 우기의 뒤끝이 왠지 남아 있을것 같은 불안함...

해발고도 5,755m의 타시랍차 패스를 포함한 정말 힘들다는 우리의 로왈링 여정도 불투명해지기만 하고....

벌써 보름넘게 집과의 불통...

연일 계속되는 뒤숭숭한 꿈자리에 배터리 챠지값등 생각 이상의 높은 물가 등등..... 

 

 

일정이 7시 출발이므로 4시 40분쯤 일어나 준비를 시작했다.

불안한 맘에 동물적 감각으로 창밖을 보니, 산새는 깨끗했지만 하늘이 완전 잿빛이었다.

역시 느낌대로....

펨파말이 오늘은 종일 흐릴것이고 비올 확률도 높아 보인다고 한다.

이젠 우기는 완전히 끝났다고...우비나 우산은 필요없을 거라고...가방 깊숙히 집어 넣었던 우비와 배낭커버를 꺼내 씌우고

왠지 힘듦것 같은 오늘의 여정-렌조라 패스(5,360m)를 넘을 만반의 준비를 했다.

 

 

엊그제 배터리 챠지를 1시간만 했는데도 40%나 충전이 되었길래, 어제도 1시간을 맡겼더니, 세상에...겨우 20% 충전이 되어 있었다.

20% 충전에 350루피....아무리 생각해도 좀 심하다.

오늘부터는 아무래도 사진 찍기를 좀 자제하고 포인트에서만 한 장씩만 찍어야겠다고 맘을 먹어본다.

 

 

아침으로 우유에 죽을 끓인 타락죽이 나왔다.

나름 영양죽이라고는 하지만 차라리 맨 흰죽을 끓여줄것을...

도대체 입맛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오늘의 힘들고도 기인 여정을 생각하니 좀 기가 막힌 아침식사였다.

 

*******************

 

렌조라 가는 길에서 보는 고쿄의 풍광은 고교 리에서 본것과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날씨는 흐렸지만 ....

길섶에 피어있는 야생화는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종류의 꽃을 피워냈고, 흐린 날씨 그 나름대로 느껴지는 아름다운 풍광에 연신 탄성을  터트리며 사진을 찍었다.

 

 

 

 

 

 

 

 

 

 


<이번 페이지는 여정중 사진을 찍지 못해서 초반에 찍은 내 사진으로 도배 되었다.ㅠㅠ>

 


 

 

 


 

 

 

 

 


 

 

 

 

 


 

 

 



드디어 렌조라 패스 입구에 도달한것 같다.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바위와 너덜지역이 보기에도 위압적이다.

오늘의 험준한 여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것만 같은.....

 

 

잠시 멈춰서서 어디가 렌조라 패스를 넘는 길인 지, 눈을 비비며 찾아 본다.

저기 저쪽엔 빙하도 보이네~

설마 저쪽은 아닐것 같고...

도대체 어디로 넘어 간다는 거지??

아무리 찾아봐도 당췌 우리가 넘을 수 있을것 같은 길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눌린 가위를 가다듬고 다시 한 참을 찾아본다.

그제서야 칼날같이 생긴 능선에 지그재그 꼬불 꼬불 나 있는 길에 콩알 만한 사람들이 보인다.

 

"아~ 저기다. 저 칼날 능선으로 사람들이 오르고 있어~

우와~ 여기서 보기에도 꽤 가파른걸~"

 

능선을 오르자니, 보기보다 훨씬 가파름은 심했다.

더우기 해발고도가 5000m 가까이 되니, 조금만 올라도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사방은 돌 길...

조심스럽게 천천히 페이스 조절을 해가며 올랐다.

저기만 넘으면 렌조라 패스 정상일거야~

 

하지만 그것은 커다란 착각이었다.

끝에 다다르니, 훨씬 더 거대하고 험준하고 높은 패스가 쫘악~ 버티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렌조라 패스가 넘기가 이리 쉽겠어?

어제 고쿄 리에서 봤잖아~

험악하리 만큼 엄청난  빙하를 품은 바위산의 파노라마를....

600m를 오르고, 1000m를 내리 꽂는 여정인걸~"

 

 


드디어 눈이 오기 시작했다.

더불어 추위도 함께 온 몸에 달려들었다.

종일 진눈개비를 맞으며 콩마라를 넘을 때의 악몽이...

아니, 왠지 그보다 훨씬 더 힘들것 같은 불안함이 온 몸을 감싸고 든다.

 

이런 험악한 바위 너덜 지형에서도  간간히 피워낸 신비스런 야생화는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불안함 마음을 잠시 녹여주었지만....

발걸음을 뗄때마다 이제껏 트래킹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힘듦이 온 몸을 감싸왔다.

힘도 들고, 험준한 바윗길을 오르자니, 자동으로 바닥만 보면서 걸을 수 밖에....

얼마동안을 그리 바닥만 보고 걸었을까...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눈 앞에 거대한 설산이 마치 신기루 처럼 턱 버티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다가는 그 거대한 설산은 내 눈앞에서 서서히 멀어져 가는 것이 아닌가~

순간 현기증이 일은 것이다.

 

"아!!

체력고갈이 분명해~ "

 

힘이 들때마다 초콜릿과 사탕을 연신 먹었다.

그랬더니 이제는 속이 너무 달아서 뒤집어진다.

 

눈이 쏟아붓고...날씨가 안좋았지만, 잠시 멈춰서서 쉬기로 했다.

눈앞에 펼쳐진 황량한 히말의 정경이 내 머릿속을 메운 지구 태초의 모습 그대로 였다. 

지구가 태동하던 그 순간...그 한 가운데에 내가 똑 떨어진것 같은.....

 

이런 히말의 모습에 감탄하고....

내가 아무도 없는 그 한 가운데 있다는 것도 그렇고....

모든게 현실이라고 믿겨지지 않아서 우린 이 힘든 여정에도 불구하고 '너무 좋다고...너무 감동이라고...' 또 외쳐대며 웃어재꼈다.

 


패스를 또 하나 넘었다.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렌조라 패스 정상을 알리는 타르쵸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대신 더욱 거대하고 황량한 돌산이 또 좌악 이어졌다.

 

"그래~ 이게 바로 렌조라야. 라다크하고는 또 비교도 안되는군~"

 

눈발이 점점 세어지기 시작했다.

눈쌓인 황량한 지구 태초의 원시 공간을  걸으면서 그 장엄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해서 안타까웠지만,,,,

날씨가 너무나 나빠서 도저히 카메라를 꺼낼 엄두 조차 내지 못했다.

 

 

 


드디어 렌조라 패스 정상에 도달했다.

두명의 외국인과 가이드가 그 추위속에서 간식을 먹고 있었다.

정상에 도달했으니, 그래도 인증 사진은 한 컷 남겨야 할것 같은데....

우비 벗고 배낭벗어 커버 벗기고 카메라를 꺼내기 까지... 그 사이에 눈에 맞아 다 젖을 생각을 하니,사진찍고 싶다는 생각이 싸악 사라졌다.

더우기 이 날씨 상황에서 괜히 카메라 꺼냈다가 잘 나오지도 않을 것이 뻔한데 자칫 배터리만 방전될수도 있어서....ㅠㅠ

 

"그래~ 정상의 모습이 다 그렇지 뭐~ 눈이 와서 주변의 산군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그냥 내려가자."

 

나름 위안 아닌 위안을 하며 정상을 벗어나 하산길에 접어 들었다.

 

"아악!!

이를 어쩌면 좋지??"

 

정말 아래를 내려다 보니, 악 소리가 절로 나왔다.

어떻게 저 험준한 눈 쌓인 너덜 바윗길을 아이젠도 없이 하산할까....

 

그래도 천만 다행으로 이풀이 4발짜리 아이젠을 가지고 있단다.

각 각 한 쪽 발에만 아이젠을 나누어 신고 스틱도 길게 늘이고 최대한 조심해서 한 발자욱씩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한 참을 내려오니, 다행히 돌계단 길로 이어졌다.

그제서야 마음의 여유가 생겨 잠시 뒤를 돌아다 보니, 운무에 휩쌓인 렌조라 패스의 그 장엄하고 원시적인 바위산의 위엄이 위압적인 지...

숨이 막혀올 지경이었다.

 

아!!

정말 대단하다!

 

다시금 카메라에 담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혔지만 이내 포기했다.

그냥 오늘은 온전히 가슴에 머릿속에 담아가는 거야~

어짜피 사진 찍어도 하나도 안나올꺼야~

 

계단 길을 내려오며 보이는 풍광에 매혹되어 정신줄을 놓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만 했다.

앞으로 뒤로...사방 어디에 시야를 둬도 믿겨지지 않는 다른 별세계의 풍광이 펼쳐졌다.

검은 바위에 쌓인 하얀 눈과 운무 사이로 느껴지는 거대한 렌조라 패스의 높이와 지구 핵까지 뚫린 양 깊어 보이는  모습에

그만 입이 떡 벌어지기를 ....

 

그나마 정상에서 만난 두 외국인과 가이드는 우리를 앞질러 시야에서 사라지고, 겨우 발자국만을 따라 움직이는 우리 둘의 모습을 보자니,

선뜻 두려움에 휩쌓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그 자체가 감동이어서 스스로 탄성이 터지기도 했다.

 

"우리 둘은 지금 지구 태초의 모습...막 지구가 태동을 한 순간에 순간 이동해서 와 있는거야.

아무도 없잖아~

시작도 끝점도 안 보이는 이 어마 어마한 히말의 한 복판에.....

운무가 가득 뒤덮은 그 지구의 황량함 한 가운데....


오로지 우리 둘밖에 없어~

정말 놀랍지 않아?

어메이징하고 판타스틱한 순간이야 ~"

 

드디어 가파른 마의 내리막을 다 내려왔다.

순간 저 만치서 우리 포터 -푸리와 펨파, 쿵가 세명이서 마중을 나오는 모습이 잡혔다.

몇 시간을 사람 구경을 못했는 지....그들을 보니, 이제서야 제 정신이 드는것만 같다.

우리들 배낭을 매겠다는 것을 만류하고, 대장님도 언제 오실 지 모르니, 왕다와 함께 오고 있으니 걱정 말고 그냥 돌아가자고 했다.

그들은 우리 점심을 준비하기 위해 또 순식간에 우릴 앞질러 갔다.

우린 그들 발자국을 따라 갔다.

 

근데 이 눈밭 어디에서 점심을 먹는다는 거지?

의아했지만 여기서 한 시간 거리에 있다한다.


아~ 그 한 시간이 그들의 걸음의 속도였어~

죽어라 따라 걸어 한 시간을 훨씬 넘긴 시간이었지만 발자국만이 계속 이어질 뿐이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걷기가 힘이 들었다.

키친보이 바구니 속에 올라 앉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워왔다.

그런 생각도 잠시....

우린 내까리던 그 말을 깔깔거리며 금방 취소해 버렸다.

아마도...그들의 빠른 속도에 질려서 차라리 내려 걸어가겠다고 할것이 분명해서....푸하핫<<<

 

체력의 한계점에 도달할 즈음, 저멀리 움막처럼 생긴 커다란 바위 아래 자리를 잡고 있는 우리의 포터들이 보였다.

그들은 벌써 도착해서 감자를 삶아 놓았다.

방금 압력솥에 삶아낸 딩부제 감자는 따끈한 것이 얼마나 맛있던 지....

종일 굶주린 우리에게 그 감자로 양이 찰 리가 없었다.

라면을 끓여달라고 부탁하고, 그 감자는 포터들과 나누어 먹었다.

처음엔 눈치를 살피느라 안먹겠다고 하더니, 막내 푸리가 덥석 받으니 그제서야 모두들 감자를 받는다.

순간 애틋함에 가슴이 아파왔다.

 

펨파가 연신 젖가락을 휘저으며 끓여낸 라면은 꼬들 꼬들한것이 얼마나 맛있게 삶아졌는 지.....

배고픔에 정신없이 먹다가 그들이 걸려서 조금 남겨 주었더니,그 얼마 남지도 않은것을 서로 나누어 먹는 모습이 또 얼마나 가슴을 짜안하게 하는 지... ㅠㅠ

 

키친보이들은 대장님과 왕다를 기다리느라고 그곳에 남아있고, 포터 3명은 우리와 함께 룽덴으로 떠났다.

순식간에 포터 3명은 또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들은 그 무거운 짐을 지고 곡예사 처럼 위험 구간을 뛰다시피 간다.

우린 여전히 그들이 내어놓은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아마 그들이 우리 바로 앞에서 발자국을 만들어 놓지 않았음 우린 절대 룽덴으로 가지 못했을것이다.

종일 쏟아진 눈에 금방 발자국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

 

내리막이 1000m나 되는 렌조라 패스....

거의 다 내려왔다고 생각했던 것은 착각....

끝없는 황량함은 계속되었다.

 

날씨가 좋았다면 기막힌 사진들을 얻었을테지만....하는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아니, 아니지~

단 한장의 사진도 남기지 못한 안타까움 보다는 이 험준하고 황량한 원시적인 지구 태초의 길을 홀로 걸었다는 것은 또다른 승리였고 

감동이었다.

이제서야 내 머릿속에 가득했던 히말라야의 진면목을 보고 느낀것만 같아~

이것이야 말로 진정 리얼 히말라야가 아닐까.... 

 

우린 운무의 소용돌이속에 광활하게 뻗쳐져 있는 대 자연- 거친 히말라야의 한 가운데 서서 외쳤다.

 

"드디어 우린 해냈어~

아직 로왈링 여정의 타시랍차 패스(5,755m)가 남아있긴 하지만, 3패스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야~

5,535m 의 콩마라 패스....종일 진눈개비가 내려서 하산 길이 얼마나 험했어.

그리고 5,368m의 촐라패스....날씨는 좋았지만 역시 눈 쌓인 하산 길을 아이젠도 없이 내려오느라 얼마나 힘들었어~

그리고 오늘 종일 눈내리고 체력까지 고갈되어 정말 힘이 들었던 5,360m의 렌조라 패스를 무사히 넘었잖아.

 

아!! 대단한 아줌마...

대단한 우리야"

 

아득한 운무 사이로  까마득한 돌담이 보였다.

저기가 룽덴일거야~

하지만 갈길이 까마득해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능선 길이 끝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에 다달았다.

세상에~저 계곡좀 봐~

끝이 보이지 않아~ 마치 그냥 구름속 하늘 길로 가던 중에 길이 끊겨버린 듯한 느낌이야 ~

어디로 가야하는 거지?

황당함에 당황하기 직전, 그 옆으로 발자국이 이어져 있는 것이었다.

아까 본 끝이 보이지 않던 깊은 계곡 만큼 우리가 갈 길의 끝도 보이지 않았다.

 

내리막은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스틱과 다리에 힘을 주고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내려가야 한다.

그나마 점심을 먹어서 나아지긴 했어도 험악한 날씨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 체력은 바닥이 나서 여전히 힘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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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을이 나타났다.

까마득하게 보였을땐 돌담만 있는것 처럼 보였는데...그 사이 사이 제법 롯지들이 여럿 있었다.

우리의 롯지를 물어 물어서 찾아갔다. 그러나 역시 발자국 따라감이 최고....ㅋㅋ

발자국 따라 들어가니, 펨파가 반가히 맞아주며 눈사람이 된 우리를 털어준다.

 

방으로 들어와 젖은 옷가지들을 벽에 옷핀으로 꽂아 널고 침낭속으로  곧바로 잠수했다.

아침에 7시반에 출발해서 3시 도착....사진 한 장 찍지 않고 걸었음에도 7시간 반을 걸었다.

얼었던 몸이 노곤 노곤 녹아든다.

 

창밖을 보니, 눈은 더욱 거세게 내리 붓고 있었다.

이렇게 쏟아 붓는다면 내일 이곳을 떠나지 못할 수도 있는데....아니 그보다도 여기 이렇게 눈이 온다면 히말의 오지 로왈링은 100% 눈이 온다니,

그렇잖아도 타시랍차패스는 최고의 난코스인데...계속 야영도 해야하고...

자칫 모든 일정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불길함이 또다시 엄습했다.

 

아!!

신이시여~ 제발 오늘 밤...눈이 그치게 해 주세요~

 

저녁을 먹기 직전까지 침낭 속에 있었다.

저녁을 먹고는 난로가에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젖은 옷가지들을 말렸다.

지네들 옷은 왕창 젖었고, 우리들 옷과 등산화는 겉만 젖었을 뿐인데도 앞 뒤로 뒤집어 가며 열심히 말리느라 여념이 없다.


녀석들....

그 고마움과 애틋함에 또 가슴이 짜안해진다.


그냥 있기도 심심하니, 또 한국말 배우기로 들어갔다.

대장님이 할아버지니 할아버지부터 할머니, 엄마, 아주머니, 안녕하세요...등등

역시 관심은...'사랑해' 란 말....

'사랑해'라는 말을 가르쳐 주니, 이 어린 총각들 ...모두들 어찌나 좋아들 하는 지....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다.

오늘 하루 힘들었던 여정은 씻은듯이 잊은 채....

행복한 밤이 깊어간다.

 

 

Gustav Mahler
Symphony No.5 In C Sharp Mi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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