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BC (2013.4)

29.마차푸차레BC에서 안나푸르나BC(4130m)오르는 길....

나베가 2013. 8. 19. 00:30

 

 

 

 

 

새벽에 일찍 준비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

역시 기대했던대로 어제 가득했던 운무와 내리던 비로 인해서 보이지 않던 안나푸르나 남봉이 푸르른 어둠속에서 하얗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역시 설산은 어둠속에서 봐야해.

그 하얀 빛이 제대로 투명하게 빛을 발한단 말이야~

정말이지 수정처럼 투명한 설산에서 영험함이 가득 느껴져 오거든~

 

 

물고기 꼬리를 닮아 얼핏 요염하게까지 보이는 마차푸차레도 한 끝 운무의 걸림없이 자태를 훤히 보여주며 위용을 자랑하고 있고....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그저 감동스토리의 연장선이다.

 

 

가져온 옷중에서 가장 따듯한 것으로 고소 내의부터 폴라폴리스 셔츠, 고어텍스 쟈켓, 그리고 그 위에 히말라야 쟈켓까지...

어디 그뿐인가~ 핫팩을 등과 배에 붙이고 양 주머니에도 넣고, 울 양말에 고어텍스 장갑, 털 모자에 고어쟈켓 모자까지 덧쓴....

그야말로 완전 무장을 하고 헤드랜턴의 불빛을 따라 안나푸르나BC를 향해 올랐다.

 

 

아!!

진짜 히말라야에 왔다는 느낌이 드는걸~

이제서야 히말라야에 오른다른 느낌이 들어~

 

 

 

안나푸르나 남봉을 보며 오르다가 잠시 뒤돌아 서보니, 거대한 마차푸차레 앞에서 우리가 떠나온 MBC롯지가 손톱만하게 보인다.

그야말로 이제껏 마차푸차레 꼬리만 보며 오르다가 그 전체의 위용을 코앞에서 보자니 안나푸르나BC를 향함보다도 자꾸 뒤돌아 보게 된다.

 

 

 

아!!

 

해가 뜨네~~

 

안나푸르나 남봉에 찬란한 빛이 쏟아졌다.

나도 모르게 터진 탄성이 어둠속을 뚫고 메아리쳐 안나푸르나 남봉에 이를것만 같다.

 

아!!

흥분된 맘으로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어떡하면 이 장엄함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까....

안나푸르나 남봉에 쏟아지는 햇살에 대비가 너무 커서 이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가 없다.

 

 

 

 

 

 

해가 떠 오르며 안나푸르나 남봉에 닿는 그 찬란한 느낌과 인물까지 잘 잡아 보려는 마음은 누구나 한결같아

대장님도 조리개를 조절해 가며 여러 컷을 찍으신다.

 

 

 

 

 

 

우와~~

멋진데~

 

거대한 안나푸르나 남봉을 배경으로 콩알만하게 내가 그 앞에 잡혔다.

마치 그림자 놀이를 하는 것만 같아~ㅋ~~

 

 

 

 

꽤 오랜 시간 동안 조리개를 조절해 가며 안나푸르나의 새벽을 담았다.

 

 

 

 

 

 

 

 

 

 

안나푸르나 남봉을 향해 오를 수록 뒤돌아 서서보면 마차푸차레의 자태는 앞산과 더불어 더욱 매혹적이 되어갔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중 가장 느림보의 속도로 안나푸르나BC를 향해 올랐다.

바닥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의 새싹이 마치 꽃을 피운것 처럼 어슴푸레함 속에서 예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 야생화의 이름이 뭘까....

추위속에서도 꿋꿋하게 피어 오르는 인동초같은...그런 강인한 생명력의 꽃일까....

 

 

느림보가 된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대장님은 이곳엘 몇 번이나 왔다 가셨을까....

40년을 히말라야와 함께 사셨으니...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매 순간을 처음 처럼 감동할까...

 

 

 

 

느림보로 걸었어도 꽤 올랐는지....

저 아래로 마차푸차레 BC가 그야말로 한 점으로 보인다.

그 앞을 오르고 있는 트레커들의 모습도...

 

 

 

그런데 이 곳에서 또 얼마나 오랫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서있었던 것일까....

한 점으로 보이던 트래커들이 어느새 내 앞에 다가서고 있다.

 

우와!!

멋진걸!!

저 옷색깔의 대비좀 봐~

형광 노랑색 쟈켓에 빨간 비니와 주홍색 쟈켓에 파아란색 비니....

하얀 설산을 배경으로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군~

나도 다음엔 저 색감으로 도전을 해봐?? ㅋ~~

 

 

 

 

 

 

 

 

환상적인 풍광에 사로잡혀 있느라  한참을 일행들에 뒤쳐져서 올라갔다.

헐~~

그런데 이건 또 뭐야??

눈앞에 나타난 물속에 비친 또 다른 마차푸차레.....

순간 숨이 막혀올 정도로 그야말로 그 모습은 매혹적이었다.

 

 

 

 

 

작은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돌때마다 물속에 잠겨있는 또 다른 히말라야는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었다.

워낙 주변 봉우리들이 가까이 있어서 모두 다 그 작은 호수속에 담기고 있는 것이다.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나나 이풀이나 조금만 흥분을 가라앉혔어도 좀 더 좋은 사진을 얻었을텐데....

하긴 이 거대한 히말라야가 저 작은 호수속에 잠겨있는데....

그거 다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른 생각은 할 수도 없었을거야~

 

 

 

 

 

 

 

 

 

한참을 호수에 있었던 지 어느사이 날이 훤히 샜다.

발걸음을 땔때마다 안나푸르나 남봉은 시야에 거대하게 잡히고, 그 주변 연봉의 아름다움도 빼어났다.

그 속의 일부가 되어 걸어오르고 있는 트래커를 뒤따르며 오르자니 저절로 눌러지는 셔터를 어쩔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트래커의 모습에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처음엔 사진 속 눈의 흐름 자국이 눈사태의 흔적이란걸 몰랐다.

지금 순간도 수도없이 흘러내리고 있는 눈....

다행스럽게도 자그마한 눈사태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걸으며 시야에서 벗어난 적이 몇번이나 있을까....싶을 만큼

마차푸차레는 강렬하고 매혹적이었다.

매 순간... 단 한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는 마차푸차레....

바라볼수록 왜 이 봉우리를 이들이 신성시 하게 되었는 지를 막연하게나마 알 수 있을것 같았다.

 

왜 인간이 결코 들어설 수 없는 곳인 지를...

신이 왜 인간에게 허락하지 않는 곳인 지를....

 

 

 

 

 

 

 

오오~~

이 여인들....

 

어저께 히말라야에서 데오랄리로 오를때 만났던 우리나라 다른 팀의 포터들이잖아~

그럼 그들은 오늘 이곳을 올랐다가 바로 내려간 것??

아님, 어제 이들은 마차푸차레BC가 아닌 안나푸르나 BC에서 자고 오늘 내려가나부네~

숲이 아닌 이곳 안나푸르나BC앞에서 만나니 또 다른 느낌이 들어.

 

 

마차푸차레를 배경으로 내려가는 두 여인의 뒷모습이 멋지다!

 

 

 

안나푸르나 BC에서 내려가는 또 다른 트래커들의 모습이 멋지다.

아니, 이 순간 이 풍광앞에서 만난 그 어떤 이가 멋지지 않겠는가~

이들도 주홍색 셔츠에 형광빛 노랑쟈켓이야~

역시 설산앞에선 주홍색과 형광빛 노랑색이 대세인것 같아~

ㅋ~

 

 

 

 

 

 

 

 

벌써 많은 사람들이 내려가고 있었다.

저들은 아마 어제 안나푸르나BC에서 잔것 같다.

 

"오늘의 하산 일정이 빡센가보네~ 뭘 저리 서둘러 일찍부터 내려가나~"

 

순간 오늘 하루 종일 이곳에 있어도 되는 우리의 일정이 얼마나 감동으로 다가오는 지...

그야말로 히말라야에서 최고로 부자가 아닐 수 없다.

 

 

 

 

Chris Spheeris & Anthony Mazzela[Brio] - 01. Dia Del S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