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 하프를 위한 협주곡 B플랫 장조, 작품4-6 (독주 버전) Georg Friedrich Handel Concerto in B flat Major, op. 4-6 (solo version)
드뷔시 꿈 Claude Debussy Reverie
드뷔시 낭만적 왈츠 Claude Debussy Valse Romantique
타레가 알함브라의 궁전 Francisco Tarrega Recuerdos de la Alhambra
카를로스 살제도 밤의 노래 Carlos Salzedo Chanson dans la Nuit
마누엘 드 파야_스페인 무곡 1번, 오페라 <짧은 생애> 중에서 Manuel de Falla Spanish Dance No. 1 (La Vida Breve)
- intermission -
그라나도스 시적 왈츠 Enrique Granados Valses Poeticos 앙드레 카플레 디베르티스망 프랑세즈, 디베르티스망 에스파뇰 Andre Caplet Divertissement a la francaise et Divertissement a l’Espagnole
스메타나 몰다우 Bedrich Smetana Moldau
하프 그 이상의 하프
남소연 | 월간<아트뷰> 편집장
2008년 소니뮤직에서 발매된 자비에르 드 매스트르의 데뷔 음반‘Nuit d’Etoiles(별이 빛나는 밤)’은 여러 면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근육질의 팔로 하프를 감싸 쥔 남성미 가득한 앨범 아트워크, 드뷔시의 피아니즘을 고스란히 하프로 구현한 연주는‘여성성이 강한 천상의 악기’라는 하프의 일반적인 이미지 대신 독주 악기의 매혹적인 카리스마를 강렬하게 환기시켰다. 이 앨범으로 하프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했던 드 매스트르는 현재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하피스트 중 한 명이다. 아홉 살에 하프를 시작해 1998년 인디애나 블루밍턴 국제 하프 콩쿠르에서 1위와 특별상을 휩쓸었던 그는 25세의 나이로 빈 필하모닉에 합류, 이후 빈 필의 하프 수석으로 일찌감치 독보적인 성취를 이뤘다. 지난해부터는 오랫동안 몸담았던 빈 필을 떠나 독주자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뛰어난 실력에 돋보이는 외모까지 겸비한 드 매스트르가 베를린 필의 에마뉘엘 파위나 알브레히트 마이어 이상의 스타성을 지닌 재목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음악과 별개로 파리정치대학과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드 매스트르는 자신의 앨범에서 대다수 편곡까지 도맡는 명민한 연주자이기도 하다. 레퍼토리의 폭이 좁은 ‘비주류’악기의 비르투오소들이 대개 그러하듯, 그 역시 하프로 연주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던 작품들을 발굴, 편곡해 깜짝 놀랄 결과물로 선보이고 있다. 드뷔시의 피아노 작품을 편곡한‘Nuit d’Etoiles’에 이어, 하이든의 피아노 협주곡을 편곡한 ‘Hommage a Haydn’은 이 총명한 젊은이의 도전정신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좋은 예다. 지난 3월 국내 발매된‘아랑헤스’는 남미 작곡가들이 하프를 위해 쓴 작품들과 편곡 작품을 담아 기타 이상의 다채로운 색채감으로 이국적인 반짝임을 드러내고 있다. 드 매스트르의 놀라운 비르투오시티는 6월 23일 첫 내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고토 류를 비롯해 세계 음악계의 라이징 스타들을 소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디토 페스티벌 무대다.‘ 아랑헤스’앨범의 수록곡인 파야의‘스페인 춤곡’과 타레가 ‘알함브라의 궁전’을 비롯해 드뷔시의 ‘낭만적 왈츠’와 스메타나의 ‘몰다우’까지, 하프 그 이상의 하프를 만날 수 있는 순간이다. “대개 사람들은 하프가 긴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소녀를 위한 악기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하프에 또다른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언젠가 드 매스트르가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하프 그 이상의 하프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어디쯤 다다랐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2011 디토 페스티벌-자비에르 드 매스트르 리사이틀 6.23(목) 8pm | 호암아트홀 R 5만원 | S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