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7년)

킴 카쉬카시안 & 로버트 레빈 듀오 리사이틀/2007.3.11/호암

나베가 2007. 1. 16. 04:58

 

 

 

 



 
 
 
클라크_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베토벤_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7개의 변주곡 WoO 46
다케미쓰_A bird came down the walk for viola and piano
브람스_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Eb장조 Op.120 No.2


* 이 프로그램은 연주자의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This program is subject to change without any no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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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백 년 동안 비올라는 열외의 악기로 인식되어 왔다. 굳이 비유를 들자면 3형제 중에 둘째가 받는 설움과 비슷할 것이다. 그 악기의 소리는 체구가 보다 작은 바이올린 동생만큼 화려하거나 독단적이지 못하고, 형 첼로만큼 강건하거나 온화한 성품도 못되었기 때문이다. 18세기 중반까지 비올라만을 연주하는 음악가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으며, 작품 상으로도 그저 현악 앙상블에서 하모니를 채워주는 소극적인 임무만을 부여 받은 것이 전부이다. 1740년경부터 비올라 협주곡이 작곡되기 시작했지만 그나마도 첼로나 바이올린과 비교할 때 그리 많은 수는 아니었다. 다만 고전주의 시대에 이르러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과 같은 거장들이 실내악을 작곡할 때 이 악기에게 다른 악기와 동등한 비중을 부여하는 은덕을 베풀었다. 
비올라에 대한 연구와 관심은 19세기 초반에 이르러 갑자기 활기를 띠기 시작했는데, 이탈리아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인 안토니오 바르톨로메오 브루니(1757~1821)가 말년에 비올라 교재를 출판하고 이와 더불어 주옥 같은 연습곡들을 발표한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20세기에 이르러 비올라만을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순수 비올리스트들의 활약 덕분에 비올라는 마침내 자신만의 레퍼토리들을 확보하고 그 영역을 넓혀갈 수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레베카 클라크이다. 

레베카 클라크 _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919) 
Rebbeca Clarke_Sonata for Viola and Piano

영국 출신의 레베카 클라크는 뛰어난 비올리스트임과 동시에 매우 상상력이 풍부한 작곡가였다. 빅토리아 시대의 대부분의 가정이 그러했듯, 그녀 또한 아버지의 권위가 절대적인 가운데 음악을 사랑하는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 레베카는 아버지의 권유로 여덟 살에 처음 바이올린을 잡았고 열 일곱 살에 왕립음악원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 뒤 화성학을 가르치던 교사가 그녀에게 청혼을 해오자 그녀의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내며 그녀를 자퇴시켜 버렸다. 1907년 다시 왕립 음악 대학에 입학한 그녀는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당시 작곡가이자 교수로 최고의 명성을 구가하던 찰스 빌리어스 스탠포드의 제자가 되었다. 
작곡을 목표로 한 그녀가 비올리스트가 된 것은 순수하게 생활비를 벌기 위한 시도였다. 그러나 워낙 실력이 출중하여 1912년에는 헨리 우드 경이 지휘하는 퀸스 홀 오케스트라에 최초의 여성 단원 중 한 명으로 입단하기도 했다. 1916년 미국으로 이주한 클라크는 1차 대전이 끝난 지 몇 년 만에 그녀의 대표작을 두 편 완성했는데, 하나는 피아노 3중주(1921)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이 비올라 소나타(1919)이다. 
이 작품들은 둘 다 매해 메사추세추에서 개최되는 버크셔 페스티벌 콩쿠르에 제출하기 위해 작곡되었다. 당시 이미 클라크는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파블로 카잘스, 아르투르 슈나벨과 같은 동시대 거장들과 함께 협연하는 비올리스트로 남다른 명성을 구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콩쿠르는 출전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익명으로 진행되었으며 심사위원들은 작곡가의 유명세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한 심사를 할 수 있었다. 결승까지 두 편의 작품이 올라왔지만 심사위원들은 우열을 가리지 못해 대회를 후원하는 쿨리지 부인에게 최종 선택을 맡겼다. 쿨리지 부인이 선택한 우승작은 에른스트 블로흐의 작품이었다. 당시 대회 규정은 우승자의 이름만을 공개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심사위원들은 차점자의 이름까지도 밝히도록 강력하게 주장했으며, 그렇게 해서 레베카 클라크의 이름은 작곡가로서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었다.  
클라크의 이름이 공개되기 전 심사위원들이 라벨의 작품으로 추측했을 만큼 이 비올라 소나타는 인상주의의 색채가 물씬 풍긴다. 관능미 넘치는 텍스처와 현대적인 화성, 풍부하면서도 다채로운 분위기며 색채감은 분명 인상주의의 성격에 부합하는 것이긴 하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두텁고 밀도 넘치는 화성과 리드미컬한 구성은 브람스의 명료한 실내악적 정신을 함께 이어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전체 3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전반적인 흐름 속에 다양한 템포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아기자기한 시퀀스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악보 서두 부분에 작곡가는 프랑스 극작가 알프레드 드 무세의 시 ‘5월의 밤’ 일부를 적어놓았다. 

시인이여, 류트를 켜라, 젊음의 포도주가 
오늘 밤 신의 혈관 속에서 무르익나니. 

명료한 구성이 돋보이는 이 소나타에서 두 대의 악기는 각각 동등한 비중으로 다른 역할을 부여 받았다. 비올라에 투영된 분위기는 활기와 성대함이다. 따스한 열정으로 채워진 제1 악장에 이어 6/8박자로 이루어진 비바체에서 비올라는 쾌활하게 질주하는데, 여기에 동시에 피아노의 구슬픈 분위기가 대조를 이루며 따라붙는다. 마지막 악장은 녹턴을 연상케 하는 평온한 느낌으로 시작되며, 비올라의 착 가라앉은 노래가 피아노가 구사하는 셋잇단 음표들을 감싸 안는다. 비올라의 시끌벅적한 트레몰로는 이국의 춤곡을 환기시키는 듯 짧지만 역동적으로 분출해 나오는데, 그 후에는 다시 녹턴 부류의 정적으로 회귀한다. 고요함에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도 잠시, 곧 피아노는 떠들썩한 잔치라도 열리는 듯 종소리를 닮은 화음을 폭발적으로 울려대며 비올라 또한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승리감에 도취된 역동적인 선율을 연주하며 대단원을 장식한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_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일곱 개의 변주곡 
                                  WoO46 (1802) 
Ludwig van Beethoven_ The 7 Variations on the Duett ‘Bei Männern, welche 
                                              Liebe fühlen’ WoO 46

베토벤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와 관련한 두 개의 변주곡을 작곡했다. 그 중 하나는 파파게노의 아리아 “애인 또는 아내” 주제에 의한 Op. 66이며, 다른 하나는 제1막에 나오는 파미나와 파파게노의 이중창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변주곡 WoO46이다. 두 작품 모두 최초에는 건반악기 독주용으로 작곡되었지만 오늘날에는 첼로와 피아노 2중주로 보편적으로 연주된다(오늘 공연에는 물론 비올라와 피아노 2중주로 연주된다). 같은 배에서 태어났음에도 Op. 66에 비해 이 변주곡은 훨씬 체계가 잡혀 있으며 세련되어 있다. 
베토벤은 특히 이 작품을 통해 훗날 중요 작품에 응용할 새로운 시도를 아끼지 않았다. 자유자재로 전개되는 악상과 두 개의 악기가 동등하게 주고 받는 호흡, 멜로디와 리듬의 풍성한 콘트라스트는 후기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상케 하며, 또한 주제를 소개하면서 첫머리에 포르테(f)로 내림 마장조 으뜸화음을 삽입한 것은 훗날 ‘에로이카’ 변주곡 Op. 35에도 응용되었다. 
첫 번째 테마는 6/8박자의 안단테로 시작된다. 다섯 번째 변주에 지시된 ‘Si prenda il tempo un poco piú vivace’(당분간 활발하고 빠른 속도의 템포를 취할 것), 여섯 번째 변주곡에서 Adagio(느리게)로 바뀌었다가 다시 일곱 번째 변주에서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지나치지 않을 만큼 빠르게)로 템포가 바뀌는 것은 Op. 66과 동일한 구조를 나타낸다. E플랫 장조로 시작되는 조성은 변주 내내 크게 바뀌지 않지만 네 번째 변주에서만 유일하게 E플랫 단조를 사용한다(베토벤 작품 가운데 E플랫 단조를 사용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 곡의 테마와 일곱 개의 변주곡은 끊이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내적 통일을 이루는 가운데 하나의 유기체를 구성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도 여섯 번째 변주(아다지오)는 전체 변주의 꼭지점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변주의 진정한 본질은 일곱 번째 변주곡 중에서도 종지부에 등장하는데, 이는 훗날 중기 피아노 소나타에서 일부 엿볼 수 있는 ‘흥겨운 약진’을 예견한다. 

다케미추 도루_‘새 한 마리 산책길에 내려 앉아’(1994) 
Takemitsu Toru_ ‘A bird came down the walk’ for viola and piano 

왜소한 체구에 섬세한 작곡가였던 다케미추 도루는 현대 음악가로서 일본은 물론 국제적으로 거인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수백 편의 콘서트용 작품과 93편의 영화음악을 작곡한 그의 영역은 음악을 넘어서 영화와 문학 비평에까지 이르고 있으며, 심지어 추리소설까지 집필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 지성의 선두주자였던 그는 “내 선생은 듀크 엘링튼과 자연이다”라고 말했을 만큼 대중성과 자연을 흠모했다. 실제로 이 두 가지는 그의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였으며 그 중에서도 자연은 ‘Rain Coming’, ‘Tree Line’, ‘How Slow the Wind’ 등 그가 남긴 작품의 제목에서도 쉽게 알 수 있을 만큼 다케미추의 음악에 언제나 배경으로 채색되어 있다. 
‘A Bird came down the walk’는 같은 제목의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작품으로, 독특한 음색에 다소의 미니멀적인 성향이 가미된 음악이다. 작곡가와 각별한 우정을 나눈 일본 비올라 주자 노부코 이마이에게 헌정된 이 작품에서 작곡가는 비올라의 선율로 제목의 새를 표현하고 있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는데, 그 반복되는 테마는 작곡가의 또 다른 관현악 작품 ‘A Flock Descends into the Pentagonal Garden’에서 따온 것이다. 톤의 색깔이 미묘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주제인 ‘새’가 거의 미동도 하지 않고 산책길에 내려앉는 모습이 흡사 수묵화를 그리는 듯 대단히 정적으로 묘사된다. 그 절제된 감정은 그러나 삭막하지 않고 오히려 친근하고 따스해서 흡사 일본식 정원을 떠올리게 한다.  통상적으로 연주를 시작하기 전, 연주가들은 디킨슨 원작 시를 낭송한다. 에밀리 디킨슨은 19세기 중반에 활동하던 미국의 여류 시인으로 물질을 초월한 주제를 많이 다루었다. 특히 이 시는 다케미추는 물론 여러 현대 작곡가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으며 그들의 작품 세계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A Bird came down the Walk                            새 한 마리 산책길에 내려앉아 

A Bird came down the Walk--                          새 한 마리 산책길에 내려앉아 
He did not know I saw--                                  내 보는 줄도 모르고  
He bit an Angleworm in halves                        지렁이 한 마리 두 동강 내더니 
And ate the fellow, raw.                                 그 친구를 날 걸로 먹어 치운다 
                                                 
And then he drank a Dew                               그러더니 가까운 풀잎에서 
From a convenient Grass--                             이슬 한 방울 마시고선 
And then hopped sidewise to the Wall             옆으로 폴짝 뛰어 섶으로 붙어 
To let a Beetle pass--                                    풍뎅이에게 길을 양보한다. 
                                                 
He glanced with rapid eyes                              새는 재빠른 눈길로 
That hurried all abroad--                                사방을 두루 살피는데 
They looked like frightened Beads, I thought--  두 눈이 겁에 질린 염주알 같다 
He stirred his Velvet Head                              새는 우단결 머리를 떨었다 
                                                  
Like one in danger, Cautious,                         위험에 처한 이처럼, 조심스레 
I offered him a Crumb                                  나는 빵 부스러기를 던져주었다. 
And he unrolled his feathers                         그러자 새는 날개를 펼치더니 
And rowed him softer home--                      사뿐히 노 저어 집으로 갔다 
                                                 
Than Oars divide the Ocean,                       이음매 없는 은빛 바다를 
Too silver for a seam--                              가르는 노질보다 부드러이 
Or Butterflies, off Banks of Noon,                한낮 강둑에서 뛰어들어 
Leap, plashless, as they swim.                   소리 없이 헤엄치는 나비보다 부드러이 
                                                 
- Emily Dickinson(에밀리 디킨슨)

요하네스 브람스_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E플랫 장조 Op.120 No.2 
Johannes Brahms_Sonata for Viola and Piano E flat Major Op.120 No.2 

말년의 브람스는 친구들과 친족들의 잇단 서거 소식으로 인해 깊은 상실감과 우울증에 빠졌으며 마침내는 절필 선언까지 했다. 1890년 그는 쉰 일곱 살의 나이로 현악 5중주 G장조 Op. 111을 완성하고는 작곡생활을 그만두겠다고 공식적으로 천명했으며 그 이듬해에는 유언장까지 작성한다. 이런 그에게 다시금 음악적 영감을 불어넣은 사람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클라리네티스트 리하르트 뮐펠트였다. 유언장을 쓴 그 해 브람스는 친구와 함께 마이닝엔에 찾아가서 궁정 관현악단에 새로 부임한 지휘자 프리츠 슈타인바흐의 연주를 경청했는데, 뮐펠트는 바로 이 악단의 클라리넷 주자였다. 오케스트라 화음을 뚫고 나오는 풍성한 클라리넷 소리에 매료된 브람스는 클라리넷이라는 악기가 가진 가능성에 대해 뮐펠트와 의견을 교환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이 우정은 클라리넷 5중주, 클라리넷 3중주, 클라리넷 소나타 등 각종 클라리넷 실내악 작품들로 결실을 맺었다. 
그 중에서도 두 편의 클라리넷 소나타는 브람스가 남긴 마지막 실내악곡인 동시에 최후의 소나타이며, 그 중에서도 E플랫 장조 소나타는 브람스가 남긴 최후의 변주곡이다. 브람스는 이 클라리넷 소나타들을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그의 또 다른 막역한 친구였던 요제프 요아힘을 위해 비올라 버전으로 편곡했다. 이 소나타들은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갈 즈음 작곡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이 작품들은 사조상으로는 로맨티시즘과 모더니즘을, 시기상으로는 19세기와 20세기를 동시에 돌아보는 야누스의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각 작품은 모두 작곡가 뮐펠트에 의해 빈에서 초연되었으며 피아노는 작곡가가 직접 연주했다. 
제1번 F단조 소나타가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음울하면서도 전원적인 화사함을 가지고 있는 반면, 2번 E플랫 장조 소나타는 보다 통일감 있는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아하게 시작하여 격렬한 스케르초 풍의 중간 악장을 거쳐 느린 악장과 피날레를 겸한 듯한 변주곡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당대 한 음악 평론가의 표현에 의하면)“시골 성당” 같은 이미지를 물씬 풍기는 1악장 Allegro amabile(빠르면서 우아하게)에서 브람스는 이미 내면의 평화를 찾아내 누리고 있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이 서로의 대위하면서 전체적인 진행은 피아노가 앞장선다. 1악장에서 정착된 고요하면서도 세련된 우아함은 2악장(Allegro Appassionato, 빠르고 열정적으로)에 제시되는 E플랫 단조의 다소 소란스러운 왈츠에도 불구하고 부화뇌동하거나 격양되지 않는다. 2악장에서는 클라리넷이 활발하게 주제를 제시하며 피아노가 이를 피아노가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선율을 끌어낸다. 2악장은 전체적으로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클라리넷의 하강 선율과 더불어 1부가 끝난 뒤 시작되는 2부는 B장조로 시작되어 악기가 서로 선율을 주고받는 가운데 전조를 거듭하며 음량 또한 f(포르테)로 발전한다. 조성이 B장조에서 F# 장조를 거쳐 다시 E플랫 단조로 안착되면 2부가 끝나고, 3부가 시작되어 1부의 주제를 재현한다. 마지막으로 클라리넷의 온화한 선율이 2악장을 끝맺는다. 
마지막 3악장 (Andante con moto, 느리고 생기 있게)에 브람스는 변주곡을 배치해 두었는데, 해피엔딩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긴 하지만 역동적인 승리의 찬가라기보다는 소박하고 품위 있는 자연의 품에 안전하게 착지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두 대의 악기가 대위법적으로 꼼꼼하게 주제를 훑어가는 가운데 총 다섯 개의 변주가 이어진다. 첫 번째 변주에서 피아노가 싱코페이션을 구사하는 동안 클라리넷은 주제음을 응용하여 상당히 변형된 선율을 제시한다. 두 번째 변주에서는 주제가 자잘하게 나뉘어 해체되며 이러한 세분화는 세 번째 변주에서 더욱 활발하게 진행된다. 네 번째 변주에서 피아노는 당시 싱코페이션 화성을 구사하고 클라리넷 또한 변형된 주제를 연주하다가 마지막 변주에 이르러 어두우면서도 활발한 음형을 선보인다. 변주가 끝나면 E플랫 장조의 온화한 코다가 이어진다. 피아노가 제시하는 선율미가 풍부한 주제적 선율을 클라리넷이 이어받은 다음, 두 악기는 하행곡선을 그리며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환상곡 풍으로 유도한다. 마지막 피아노의 분산화음이 이 곡의 힘찬 대미를 장식한다. 
글∙노승림(음악 칼럼니스트

 

피아니스트 로버트 레빈 

Pianist Robert Levin

 

- 1968 하버드대 학부과정 최우수 졸업 (논문: 모차르트 미완성 작품들에 관한 연구)

- 1968-1973 루돌프 제르킨 초청으로 커티스 음악원 이론과 주임

- 1972-1986 뉴욕주립대학(SUNY Purchase) 음악과 교수 

- 1979-1983 나디아 블랑제 초청으로 프랑스 퐁텐블로 ‘Conservatoire Americain’ 상주감독 역임

- 1986-1993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피아노과 교수 

- 1993-현재 하버드 대학 교수 

 

로버트 레빈은 미국 태생의 작곡가, 음악 이론가이자 피아니스트이다.

 

독주자  실내악 주자로서 미국, 유럽, 호주,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애틀란타, 베를린, 보스턴, 시카고, LA, 몬트리올, 빈의 오케스트라  버나드 하이팅크, 네빌 마리너, 세이지 오자와, 사이먼 래틀, 조셉 실버스타인 등의 지휘자와 함께 연주했다. 또한 저명한 포르테피아노 주자로서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찰스 맥커라스, 니콜라스 맥기건, 로저 노링턴,  엘리엇 가디너가 지휘하는 고음악 아카데미, 런던 클래시컬 플레이어즈,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혁명과 낭만의 오케스트라 등과 함께 작업해 왔다. 또한 새러소타 페스티벌을 포함해서, 탱글우드, 라비니아, 브레멘, 로켄하우스,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페스티벌에도 줄곧 참여해 왔으며, 비올리스트  카쉬카시안과 뉴욕 필로무지카와의 오랜 작업은 그의 실내악 활동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다. 또한 그는 그의 아내인 피아니스트 Ya-Fei Chuang 함께 듀오로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자로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무엇보다 레빈은 고전시대 작품  즉흥연주  카덴차를 복원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으며, 특히 베토벤과 모차르트는  세계 클래식 팬들로부터 최고의 것임을 인정받아 왔다. 레빈의 음반은 DG아르히프, CRI, 데카/L’Oiseau-Lyre, DG, ECM, SONY, 필립스 등을 통해 발매되었다. 또한 독일 핸슬러에서 출시한 바흐 아카데미 전집 172 CDs에는 바흐 영국모음곡과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을 비롯, 헬무트 릴링과 바흐 협주곡 전곡 레코딩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엘리엇 가디너 & 혁명과 낭만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한 베토벤 협주곡 전곡 모음집(Archiv),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 고음악 아카데미와 녹음한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 모음집(데카/L’Oiseau-Lyre) 있다.

 

레빈은 뉴욕에서 루이스 마틴에게 피아노를, 슈테판 볼페에게서는 작곡을 배웠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퐁텐블로와 파리에서 당대 최고의 음악 교사 나디아 블랑제에게 수학했으며,   하버드로 진학했다. 졸업  바로 루돌프 제르킨 초청으로 커티스 음악원 이론과 주임이 되었으며, 5  뉴욕주립대학(SUNY Purchase) 교수로 초빙되었다. 1979년부터 1983년까지는 나디아 블랑제의 요청으로 프랑스 퐁텐블로에 있는 Conservatoire Américain 상주 감독을 역임했다. 1986년부터 1993년까지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피아노과 교수로 있었으며, 현재는 국제 바흐 콩쿠르의 위원장, 미국 예술 과학 아카데미 회원이며, 또한 하버드에서 교수로 활동 중이다.

 

레빈은 연주 활동을 포함, 이론가  모차르트 연구로도 주목 받는 동시에 모차르트와 관련된 많은 기사와 에세이를 써왔다. 모차르트의 미완성 곡을 완성한 악보는 배렌라이터, 브라이트코프& 해르텔, 핸슬러, 피터스에서 발행되었으며, 세계 각지에서 공연과 레코딩 작업이 진행되었다.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레빈이 작곡한 카덴차는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지휘, 기돈 크레머 협연으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녹음했으며(DG). 플루트, 오보에, 호른 협주곡을 위해 만든 카덴차는 헨레를 통해 발매되었다.  개의 관악기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E-flat 장조, K. 297B  재완성판은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페스티벌에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의해 초연되었으며, 이후 전세계에서 연주되고 있다. 또한 작곡의 기원, 확실성  세부 내용을 다룬 논문은 펜드라곤 프레스를 통해 발행되었다. 레빈은 클리프 아이센과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악보의 새로운 판을 준비하고 있으며, 브라이트코프& 해르텔을 통해 나올 예정이다.

 

1991 8 레빈의 모차르트 레퀴엠 완성판이 독일 슈투트가르트 유러피안 뮤직 페스티벌에서 헬무트 릴링에 의해 초연되었으며, 열광적인 기립박수를 받은  레퀴엠은 또한 세계 각지에서 연주되고 녹음 중인 레퍼토리이다. 또한 그가 재완성한 모차르트 미사 C 단조 K. 427 2005 1 뉴욕 카네기 홀에서 릴링에 의해 연주되었고   후에 유럽에서도 연주되었다.  작품 모두 전세계적으로 연주되었으며 음반은 Hänssler-Verlag 통해 출시되었다.

 

 

 

알베르토 히나스테라 - 슬픈 노래.Kim Kashkashian viola. Robert Levin piano

 


  알베르토 히나스테라 - 슬픈 노래

   Alberto Ginastera - Cancion triste
 

  

 
  엔리케 그라나도스 - 가련한 여인 3번

   Enrique Granados - La maja dolorosa No. 3    



 
카를로스 구아스타비노 - 장미와 버드나무
 
   Carlos Guastavino - La rosa y el sauce  



오랜 파트너인 카슈카시안과 레빈의 연주는 서정적이

우아하면서도 한이 베어있는 절절한 멜로디를 들려준다.


Kim Kashkashian   viola 
Robert Levin   piano

 

리허설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