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BC (2013.4)

47.여행의 끝/나야풀에서 포카라까지...그리고 ...

나베가 2013. 9. 9. 17:13

 

 

 

 

 

짚차에 올라타는 순간 이제는 정말 안나푸르나BC 트래킹이 완전히 끝났구나 싶었다.

카메라도 배낭에 집어넣고, 옷 매무새도 만지면서 트래킹이 끝났음을 온 몸으로 정리했다.

 

드디어 우리가 탄 짚차는 출발했다.

트래킹은 끝났어도 아직은 히말라야 산속이라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 차는 심하게 좌우로 흔들며 내리막 길을 내리 꽂으며 달렸다.

작렬하는 태양빛에 짧은 오늘의 일정을 소화해 내는데도 좀 지쳤을까...차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와아~~

그런데 차창밖 풍광이 예술이다.

이곳에 발을 들여미는 순간부터 내내 보아온 다랑이 밭이거늘, 어쩌면 더 이곳의 다랑이 밭은 매혹적인 자태를 하고 있는 걸까....

이제는 다시는 사진을 찍지 않을 것 처럼 배낭에 깊숙이 집어넣은 카메라를 다시 꺼내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고 보니, 작년엔 이곳에서 짚차를 타지 않고 저 아래 끝까지 걸어서 내려갔었던 기억이 난다.

맞아~ 그때도  이 기인 내리막 길을 걸어 내려가면서도 힘든 줄 몰랐었지~

햇빛은 찬란하고, 집집 마다 꽃은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농부들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어.

한적한 아름다움 속에서 소를 끌며 밭을 가는 풍광....

까마득한 어린 시절이 되살아나서 한 참을 서성이곤 했었지`

그러고 보니, 이제는 점점 더 길이 히말라야 깊숙이까지 차고 들어올것만 같아~

아!! 안되는데....

ABC정상까지는 쉽고 보다 빨리 오를 수 있겠지만, 히말라야는 그렇게 쉬이 오르면 절대 안되는 곳이야~ㅠㅠ

 

 

 

 

 

 

수줍은 여인네의 모습처럼 굽이 굽이 끝없이 펼쳐지는 다랑이 밭이 곱기까지 하다.

저 부드럽고 가녀린 선에선 그 엄청난 웅장함과 위용..장엄함의 히말라야를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아름답다고 또 다른 외침을 부르짖는다.

 

아~~ 

그러고 보니, 이 길따라 있는 롯지와 식당, 가게들은 다 상권이 죽어버린 것 같다.

걸어가야 들릴텐데...

이렇듯 차를 타고 쓔웅 내려가니...ㅠㅠ 

 

 

어이쿠!! 소가 미역을 감고 있네~

힌두교를 믿고 있는 네팔에선 이처럼 소가 주인이 되어 세월아 내월아 하면서 띵까 띵까다.

차가 와도 꿈쩍도 않고 자기들이 하던 일을 계속한다.

아~ 시원하겠네~ 얼마나 좋을까...ㅎㅎ

그나저나 이 녀석들아 길을 좀 비켜줄래??

 

 

 

 

 

이곳에 바람이 불어 닥치면 얼마나 센 지...지붕위에 잔뜩 얹어놓은 돌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모습이 척박한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정말 히말라야에 사는 사람들의 본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아서 그냥 편안하고 좋아보인다.

그 앞을 가득 메우고 있는 빨래줄의 모습은 더욱 흥분케 한다.

나는 비단 저 빨래가 히말라야에 널려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원래도 햇살에 바짝 마르고 있는 빨래를 보면 흥분에 휩쌓이곤 한다.

결핍의 상태에서 느끼는 황홀함이라고 할까...

 

어린 시절, 봄 소풍을 갔다가 뜨거운 태양에 탈진이 되어서 쓰러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늘 햇볕이 강하면 두려움이 엄습해와 어느 순간부터는 햇볕이 정말 싫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오랜 전에 아파트 1층으로 이사를 오게 된것이다.

처음엔 화단을 가꾸는 재미에 아예 화단에서 살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20여년이란 세월이 흘러 커다랗게 자라버린 나무들때문에 햇살이 늘 부족한 것이다.

오전에만 들어오는 햇살....그래서 늘 흘려 버렸던 그 햇살에 열광을 하는 것이다.

이부자리며, 쿳션이며...정신없이 들고나가 거풍을 하고 나면 그 포근함이 얼마나 좋은 지, 사랑에 빠진 여인같다고나 할까...

ㅎㅎ

예전엔 느끼지도 못했던 태양 에너지가 오히려 요즘은 늘 나를 감싸안고 돈다고나 할까....

저렇듯 태양의 에너지가 듬뿍 쪼인 옷을 입고 살아야 하는건데 말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차가 잠깐 섰다.

멀리 마차푸차레가 보였기 때문에....

그 찰라를 놓치지 않고 달려온 이 어린이...

노오란 산딸기를 파는 것이다.

그래~ 처음 이곳에 발을 들여밀었을때도 못사줬으니 한 컵 사줄께.

 

 

요 녀석들도 우리가 차에서 내리자 달려온다.

뭔가 기대감을 잔뜩 안고서....

 

아이구~ 어쩌니~

다 아는데 우린 이제 내려가는 길이라 정말 아무것도 없단다.

초콜렛 먹고 싶지?? ㅠㅠ

미안해~~

 

 

실망한 표정이 역력하다.

아!! 미안해~~

꼬맹이의 눈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것만 같다.

 

 

 

 

 

 

 

 

포카라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렸지마는 차창밖에 시선을 온전히 내 던지고 오면 또 순식간에 도착한 듯한 아쉬움 마저 든다.

 

중간에 쿡 채링을 제외한 모든 우리의 도우미 일행들과는 작별을 나누었다.

 

시원한 맥주도 한 잔하고...

간단한 간식도 먹으면서...

그동안 우리의 짐을 지어 나르느라 애썼음을 정해진 수고비에 더 얹어서 고마움을 전했다.

순진한 그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이젠 저들도 힘들게 일했으니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갖겠지??

어쩌면 우리가 ABC트래킹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그 이상으로 감격스러울 지도 몰라~

 

채링과 우린 다시 차를 타고 포카라 시내로 들어왔다.

아마 대장님께서 특별히 수고한 채링에게 맛있는 점심을 대접하고 싶어서 데리고 온거 같다.

 

우린 숙소에 짐만 들여놓고 포카라에서 가장 맛있는 인도 요리 식당으로 갔다.

 

여행자에게 있어서 이색적인 도시 풍광은 두번 봐도 여전히 매혹적이다.

 

그러니 여전히 발걸음이 그들에게로 끌려가느 수 밖에....ㅎㅎ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끌려서 잠깐 일행들의 눈밖을 벗어나 골목으로 찾아 들어갔다.

헐!!

무엇을 하고 있는거지??

연주자들 앞에서 꼬맹이들이 나와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결혼식 피로연인가??

손님들의 옷 차림새가 예사롭지는 않다.

맘같아선 좀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사진 한 컷을 찍고는 그곳을 빠져나왔다.

 

 

 

 

 

 

드디어 포카라에서 아주 인도 요리를 맛있게 한다는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우와~~

눈앞에 펼쳐진 예쁜 정원의 모습에 일단은 저절로 탄성이 터져나온다.ㅎㅎ

 

 

 

 

 

 

 

 

 

 

 

 

 

 

 

 

 

 

 

 

 

 

 

 

폐와 호수가 훤히 보이는 멋진 레스토랑에서 우린 정말 푸짐한 점심상을 받았다.

기분도 업되었겠다~

그 음식이 얼마나 맛있었을까나~~

지금도 입에 침이 돈다.ㅠㅠ

 

맛있는 인도 요리 만찬으로 근사한 점심을 먹고,

커피 타임까지....

그리곤 포카라에서의 신나는 쇼핑시간을 가졌다.

이제는 이곳 물가에도 좀 익숙해졌고.

이미 첫날 눈도장을 찍어 놓은 좋은 가게들을 섭렵해 가면서 한 바탕 패션 쇼를 펼쳤다.

ㅋㅋ

 

식구들 선물도 적당히 구입하고,

멋진 캐시미어 제품도 구입하고....

 

숙소에 들어와 망고 파티를 또 펼쳤다.

이제부턴 집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는 그 순간까지 파티의 연속일 터다.

오늘 밤도...

내일 카투만두에 가서도...

그리고 

어쩌면 한국에 도착해서도  파티는 계속 될 지도 모른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 오른 그 감동이 사그라 들을때까지....

나의 삶은 계속 파티의 연속일 게다.

 

아!!

얼마나 신명나는 일인가!

날마다의 삶이 파티의 연속일 터니....

히말라야 안나푸르나BC에 오른 그 감동이 어디 쉬이 사그라 들겠는가 !

 

이렇게 내 안 가득한 히말라야의 강렬한 에너지로

우리 가족의 삶도 늘 파티의 연속이 되는거지~

ㅎㅎ

 

 

 

 

 

 

 

 

 

 

 

Bandari [1998 Heaven Blue] - 03 Endless Horiz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