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BC (2013.4)

42.온천마을 지누단다에서..그리고 트래킹 마지막 아쉬움을 사진촬영으로...

나베가 2013. 9. 1. 00:30

 

 

 

지누단다에 도착했다.

우린 그곳에서 또한번 반갑고 놀라워 방방 뛰었다.

다름아닌 인도 오로빌 처자들을 또 만났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가능한 포카라에 빨리 내려가 행글라이더를 타겠다고 서둘러 내려갔기때문에 이곳에서 이들을 만난건 정말 뜻밖의 일이었다.

아무래도 더 이상 하산하는게 무리여서 그냥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아!!

그러고 보니, 뜻밖의 만남이 이번이 3번째....

드뎌 인연의 고리를 확실히 꿰게 되었다.

아니지, 인연의 고리를 낀게 아니라 확실한 인연인게지~ㅎㅎ

 

오로빌 처자들은 안나푸르나BC에서 하루 묵으면서 알게 된 교수님팀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그분들은 안나푸르나만을 찾아서 온것이 아니라 인도 여행을 하고 이곳으로 발길을 돌려 온것이었으니, 이 처자들과 얼마나 얘기가 잘 통하겠는가~

우리는 저녁 식사후에 합류하기로 하고, 짐을 풀자 마자 곧바로 노천 온천을 향해 서둘러 내려갔다.

온천까지는 30여분 이상을 계단 길을 내려가야 했으므로 명례언니는 그만 포기하고, 나와 이풀만 가기로 했다.

 

하루 종일 계단 길을 걸어 오르고 내리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계단길을 하염없이 걸어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헐~ 그런데 작년에는 없던 입장료가 생겼다.

혹시 몰라서 약간의 돈을 가지고 왔는데, 하마터면 한참 내려온 길을 다시 올라갔어야 할뻔 했다. ㅠㅠ

 

꽤 늦은 시각이라 온천엔 우리밖에 없었다.

2개의 탕을 왔다 갔다 독차지 하고 호사를 누리고 있는데, 두세명씩 외국인들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헐~~

이렇게 늦었는데....ㅠㅠ

그들은 수영복 차림에 맥주등 먹을 거리를 가지고 와서 더 유유자적 호사를 누렸다.

아!!

우리도 먹을걸 좀 사올걸~ ㅠㅠ

 

 

온천하면서 히말라야 정기도 물씬 받았겠다, 저녁도 오랫만에 닭고기 조림으로 푸짐하게 먹었겠다, 이제는 인연이 되어버린 오로빌 처자들과 교수님까지 합류해 우리의 럼콕 시간은 더욱 화기애애해 졌다.

 

내일 차량으로 포카라로 내려가는 그들에게는 마지막 밤이 되고....

간드룩으로 넘어가 하루 더 머무는 우리에게도 이젠 막바지이니 여유있기는 마찬가지고....

안나푸르나BC를 무사히 올랐다는 감동까지 더해 다른 날 보다 많은 술잔이 오고가고, 이야기도 끝날줄을 모르고 이어졌다.

 

 

 

 

아침식사 후,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살아래 핀 꽃들에 열광하며 카메라에 담다가  잠시 쉬고있는 우리 식구들에게 카메라 포커스가 옮겨졌다.

 

잠시 가졌던 모델과 작가놀이로 이처럼 함뿍 웃을 수가 있을까...

처음엔 수줍고 멋적어서 차례자세로 경직되던 식구들이 사진을 찍고 구경하면서 함께 웃을 수 있었던 것은 또다른  친근감이고 애정이며

여행의 작은 즐거움이기도 하다.

이메일로 쿡에게 보내줄것이며 다음에 갈때 잘 나온 사진은 현상해서 갔다 주려고 한다.

  

 

 

 

 

아~ 정말 이풀은 경직된 사람조차 활짝 웃게 만드는 놀라운 재주꾼이다.

 

 

이풀이 웃기는 바람에 활짝 웃다가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억지로 입을 다문 포터....ㅎㅎ

사진은 입을 꼬옥 다물고 차례자세로 찍어야 된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정말 세상에 이렇게 순수한 사람들이 있을까...싶어 마음속 저 깊은 곳까지 미소가 가득 찬다.

 

 

반면 이 어린 천사는 트래킹 내내 우리와 눈만 마주치면 이렇게 활짝 웃었다.

먼저 가서 짐을 내려놓고,  우리를  마중나오던 친구...

이 친구의 이런 미소로 트래킹 내내 마음이 얼마나 푸근했었는 지....

 

 

 

포터보다는 지위가 높은 보조 쿡...

포즈에서도 그런 여유가 묻어나는것 같으네~ ㅎㅎ

 

 

아~

이참에 단체사진 한방 찍어요~

그러고 보니, 쿡 채링은 어딜 간거지??

 

 

 

 

이렇게 무거운 짐을 트래킹 내내 지어다 준 고마운 포터...

이들이 아니었으면 안나푸르나BC에 오른다는건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그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아침에 짐을 내어놓을 때마다 미안해서 몸둘바를 몰랐다.

정말이지 팁을 매일 매일 듬뿍 듬뿍 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말라하니 , 마지막날까지 미안함을 참았다가 정해진 팁에 더해서 한꺼번에 쿡에게 전했다.

 

 

 

 

 

뒤늦게 채링이 뛰쳐나와 합류했다.

나도, 이풀도 합류...울 식구들 모두가 모였다.

그야말로 처음이자 마지막 찍은 단체사진이다.

 

대장님, 다 모였어요.단체 사진 다시 찍어요~

그려 그려~ 빨리 빨리 서.

포터들 저 짐지고 가만히 서있으면 힘들어서 안돼~

 

찰칵!!!

 

모두들 너무 고마워요!!

사랑해요~

 

 

 

오늘은 지누단다에서 마지막 숙소인 간드룩까지 간다.

아!!

히말라야에서의 마지막 여정이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어쩌면 그래서 모두들 아침에 일찍 지누단다를 떠나지 못하고 그리 오랫동안 식구들과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는 지도 모르겠다.

 

 

여기부터는 작년에 내가 왔던 같은 코스이다.

노오란 유채꽃과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이 농작물과 함께 밭에 가득 피어있었던 간드룩 가던 길....

계단식 다랑이 밭도 그 어느지역 보다 환상이었고, 길을 걷는 내내 꽃길이어서 흥분에 겨웠던...

갑자기 작년의 감동까지 오버랩 되며 가슴을 더 벅차게 한다.

 

이제는 설산대신 농작물이 심겨진 다랑이 밭의 향연이다.

 

 

 

 

저 아래로 까마득한 좁은 길과 계단이 또 하늘로 치솟듯 올라있다.

여전히 힘들거라는 생각보다는 멋지다란 생각이 앞서 카메라 렌즈를 들이민다.

  

 

지누단다 숙소에서 어제 노천 온천장까지 내려갔던 길 그 이상을 내려왔다.

이제 바닥까지 내려왔으니 아까 위에서 바라다 보였던 까마득하게 높이 올랐던 좁은 길을 따라 다시 올라야 한다.

 

 

오늘 하루도 이렇듯 우리와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천천히 걸을 터다.

이들의 삶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가슴에 담으면서, 여유로운 삶을 배울 터다.

 

 

배낭이 이처럼 멋지다니....

 

 

 

오오~

이 분 멋진데~

 

곤색과 주황색의 매치도 그러려니와

수염하며 짧은 머리를 묶어서 캡 모자 고리에 낀것하며, 셔츠와 같은 색깔의 양말을 접어 신은것 등등....

 

그뿐만이 아니잖아~

특급호텔에서 처음 만날때 목에다 걸어주는 꽃 목걸이를 아직도 배낭에 걸고 다녀~

그들이 선사하는 축복을 제대로 간직하고 다니는것 같아~

 

카메라에 담고싶은데, 대놓고 찍기가 뭣해서 살짝 옆모습만....ㅎㅎ 

그리고는 다른 나무를 찍는 양 능청을 떨었다.

그러고 보니, 아래 사진속 나무 열매는 정말 특이하네~

처음 보는 과실이야~

 

 

지붕에 빨래 널어놓은 모습이 앙증맞다.

아니, 넘 부럽다.

햇볕에 쨍쨍 얼마나 잘 마를까.....ㅎㅎ

 

 

지붕을 갈고 있는 현장을 만났다.

옛날 우리나라 초가를 얹는것과 비슷할까??

대충 나무가지를 얹는것 같기도 하고....ㅎㅎ

그런데 자기 키보다도 훨씬 더 길고 큰 나무가지도 포터들이 짐을 매고 가는 방식 그대로 지고 가네~

저 힘든 일을 아지메에게 시키고 이 아저씨는 무얼하고 있는 거지??


 

  

 

 

 

 

햇볕이 강렬하여 초록 숲이 더없이 예쁘지만 오르막을 걷기에는 좀 지쳐왔다.

때마침 커다란 나무 그늘이 있어 모두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쉬는 시간이면 일단 들어가는 모델놀이....ㅋㅋ

 

 

 

 

 

 

 

그러고 보니, 오늘 대장님과 커플룩이네~ ㅋㅋ

그럼 기념촬영 한 번 해야잖아~

 

 

간드룩까지는 끝없이 펼쳐지는 다랑이 밭의 향연이다.

끝없이 펼쳐지니 익숙해서 앞만 보고 갈것 같기도 한데....

난 계속 가던 발걸음을 멈춰섰다.

 

 

 

Richard Abel - Astral (별과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