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BC (2013.4)

43. 간드룩 가는길...그리고 순박한 사람들...

나베가 2013. 9. 2. 00:30

 

 

 

세상에 어쩌면 이렇게 순박한 사람들이 있을까....

 

이들은 일행이 아니다.

남자는 내려가던 사람이고, 여자는 우리 뒤를 따라 오르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동시에 만나게 된것이다.

 

그리고 또...애초에 이렇게 같이 서서 사진을 찍으려 했던것도 아니었다.

그냥 사진 찍고 싶다고 말했을뿐인데, 저렇듯 같이 서서 포즈를 취해주는 것이었다.

 

여자는 사진 찍자는게 좋았는 지, 아님 쑥스러움을 저렇듯 환한 미소로 덮었는 지,

그야말로 얼굴 전체에서 순박한 미소가 번져난다.

 

 

 

 

 

 

 

 

 

 

 

 

 

 

 

이풀이 다가가 함께 찍자고....그랬더니 이렇듯 조금은 쑥스럽지만 환하게 다 웃는다.

특히 아저씨의 멋쩍은 미소가 너무 맘에 든다.

아니, 그보다도 초등학교 1학년 같은 차렷 자세가 얼마나 순박한 지....그만 '빵' 하고 미소가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이풀은 사람들을 환하게 웃게 만드는 초능력자 같다. ㅎㅎ

 

  

 

 

 

 

 

 

 

 

이들의 순박한 미소가 우리에게 그대로 전염되어 우리도 어린아이 처럼 마냥 행복했다.

이렇게 우리와 함께 하며 소박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것이 너무 고마워서 우린 ' 차 한 잔 사마시라고...' 말을 건네며 약간의 돈을 쥐어 주었다.

그리고 그 잠깐동안의 만남에서도 헤어짐이 섭섭해서 자꾸 뒤돌아 보며 오랫동안 손을 흔들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여자는 벙어리였다.

대장님 보다 빨리 걸어 함께 가던 그녀에게 길을 물었었는데, 앞서가던 여자는 자꾸 멈춰서면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혹여라도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을까봐서....

그렇게 그녀는 말은 못하지만 손짓으로 우리에게 길을 끝까지 안내해주고, 자기 집은 저기 윗동네라고 하며 우리를 떠났다.

 

길을 한 참 가다가 위를 바라보니, 햇살이 잘 드는 기막힌 전망의 그림같은 곳에 그녀는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끝내 집앞 마당끝에 서서 우리가 사라질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

아마 그녀의 환한 미소와 친절함과 소박한 행복은 아주 아주 오랫동안 기억 저편에서 내가 힘들어 할때 마다 나를 일으켜 세워줄 것이다.

 

 

 

 

 

 

 

 

 

 

 

햇살이 커다란 나무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것이 기막히다.

그야말로 초록빛을 보석처럼 아름답게 만들고 있었다.

이곳을 어찌 그냥 지나치랴~

우린 배낭을 내려놓고 이곳에서 대장님을 기다리며 쉬었다.

 

 

 

 

 

 

 

 

 

 

 

 

 

 

 

 

 

 

 

 

 

 

 

 

 

 

 

 

 

 

 

 

 

 

 

 

 

 

 

 

 

 

 

 

 

 

 

 

 

 

 

 

 

 

 

 

 

 

 

헐~ 누구얏~

언니야??

환상의 숲을 빠져나오니 오늘 점심을 먹을 작은 가게앞에서 언니가 머플러를 쓰고 영화배우 처럼 포즈를 취하며 쉬고 있었다.

아닌게 아니라 눈앞에 좌악~ 다랑이 밭이 기막히게 펼쳐진 이곳의 풍광은 가히 압권이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도 이곳에서 점심 도시락으로 또띠아를 싸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전속 모델인 양 우리와 함께 길을 걷던 할머니를 두고

마치 출사현장 처럼 사진을 찍었더랬지~ ㅎㅎ

 

따사로운 햇살에 우린 미처 마르지 않은 빨래감을 널어놓고 한동안 쉬었다.

마침 이곳 식구들이 타작을 하고 있어서 그 현장 취재....ㅋㅋ

이풀이 또 자기도 타작을 해보겠다고 나서서 식구들을 한참 웃게 만들었다.

 

 

 

 

 

 

 

 

이풀이 하는것이 시원찮아 보였는 지, 주인장의 아들인 듯한 남자가 다가와서는 아주 힘껏 내리치며 시범을 보여준다.

그렇지~ 저정도는 세게 쳐야 타작이 되지~ ㅋㅋ

내가 카메라를 들이밀며 사진을 찍자 '원 달러' 하는 것이다.

내가 잠깐 멈칫하자 배꼽을 쥐며 웃는다.

나도 웃으며 또 찍자, '투 달러'...하며 계속 올라가는 것이다.

헐~~ㅋㅋ

 

 

 

 

잠깐동안 이었지만 그들이 하는 타작일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도 함께 했을때 우리는 금새 이웃이 될 수 있었다.

 

어설픈 우리의 행동에 그들은 배꼽을 쥐고 웃었고, 그들의 박장대소에 우린 또 배우겠다고 따라하며 역시 박장대소 했다.

 

그 순간 머리를 스치는 한가닥 깨달음...

 

그것이 나에게 두번 다시 할일이 없을지라도 그들이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줄때, 그들도 즐겁고 나 역시 기쁠 수 있다는 것...

 

이 간단한 일을 왜 그렇게도 내 삶에서는 하기가 어려운 것일까....

 

함께 하지 못해도 그냥 바라만 봐 주어도 좋을것을...

 

 머언 타국에서 말도 통하지 않아도 이렇게 쉽게 이웃이 되고 친근감을 갖을 수 있는 것을....

 

나는 자기 일에 열심하고, 타인에 대해 배려하며 늘 미소가 가득한 이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마냥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는 이들이 너무 고맙고 좋아서 이곳에서 파는 쿠키를 사서 이들에게 주었다.

 

잠깐사이 정이 들어서....

그래서 우린 또 서로 활짝 웃었다.

 

 

 

 

간드룩까지 가는 곳엔 점심을 해먹거나 사먹을 롯지나 레스토랑이 없기때문에 점심은 간단하게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먹었다.

 

피자와 망고쥬스,그리고 삶은 감자....

 

기막힌 풍광을 바라보며 멍석위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먹는 소박한 점심은 부족하다기 보다 차라리 넘쳐났다.

 

점심식사 후

떠나기 전 다시 한번씩 인증 샷을 날리고 간드룩으로 향해 출발....

 

 

 

 

 

 

 

 

 

 

 

 

 

 

 

 

 

 

 

 

 

 

 

 

 

George Skaroulis (2000 Generations) - 09. My New Fri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