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요리

매실쨈 담기.../2008.7.8

나베가 2008. 7. 8. 06:37

창문 시야로 사람들이 노오랗게 익은 뭔가를 주어가는 것이 자주 눈에 띄었다.

처음엔 그것이 살구나무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매실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는 우리 아파트 뒤 숲속에 매실나무가 4그루나 있다는 사실을 12년 동안 살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매실이 초록색이 아니라 익으면 이렇듯 노랗게 살구색으로 변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는....ㅠㅠ

 

사실....

러시아, 북유럽 여행에서 돌아와 밀린 레슨 보충하랴, 그 사이 남편과 함께 가지 못한 밤낚시 따라 가랴, 밀린 집안 일에

갖가지 김치까지 담느라 너무나 힘이 들은 터...

이 짓을 왜 하나....그냥 사먹으면 될터인데....

참 피곤하게 사는 거 아닌가???

 

문득 그런 맘도 들긴 했었지만, 다 만들어 병에 담아 가지런히 놓으니,

불현듯 선물할 사람이 여기 저기 뾰족 뾰족 생겨났다.

그래~ 시장에선 결코 살수 없는 맛있는 매실 쨈을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거야~

내가 만들면 힘은 들지만 남에게 선물할 수 있는 후한 마음과 여유가 생기는거였어~

그맛, 그 행복을 맛본 사람은 그 기쁨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피곤한 삶을 선택하며 사는 거지~ ㅎㅎ

선물할 사람과 맛있게 먹을 사람의 환한 미소가 벌써부터 내안에 기쁨으로 가득하다.

 

 

 

노오랗게 익어서 자연적으로 땅에 떨어진 매실은 손으로 반을 가르면 저절로 씨가 빠진다.

이렇게 먼저 매실의 씨를 빼서 그릇에 2/3 정도까지 담는다.

 

 

 

다른 쨈들과 마찬가지로 설탕을 매실의 70~100% 까지 담는다

(아무래도 매실이 좀 새큼하기 때문에 설탕을 다른 쨈을 만들때 보다는 더 넣는다. 개인적 취향에 맞게...)

 

 

 

손으로 휘휘 저으면 설탕이 금새 매실과 녹듯이 섞인다.

 

 가스랜지에 얹고 가끔씩 거품이 넘지 않도록, 바닥에 눌러붙지 않도록 살살 저어준다.

열이 오르면서 설탕은 금새 녹고, 거품이 많이 일어난다.

거품이 넘치지 않도록 불의 세기를 적당히 줄여주고 살살 저어준다.

 

 시간이 지나면 거품이 약간은 잦아들면서 가장자리로 옮겨붙기 시작한다.

 

 

이때가 되면 가장자리로 옮겨간 거품을 살짝 거두어 내준다.

 

 

그리고 한천가루를 아래 사진과 같이 베스킨 라빈스 스푼으로 한스푼을 게어질 만큼의 물을 넣고 갠후

즉시 쨈을 만드는 그릇에 넣고 저어준다.

<압력 밥솥/7~8인용>

 

 

 잠시 더 저으면서 끓여주며 상태를 살펴본다.

 

거품이 죽고,묽기가 웬만할때 작은 납작한 용기에 만든 쨈을 적당량 담아 냉동실에 넣어 급 냉각시킨다.

 

 식었을때 묽기가 적당하게 엉겨붙어 있으면 완성된 것이고, 식었는데도 묽기가 너무 묽으면 다시  좀더 끓여준다.

한천가루를 좀 더 넣든 지...

<잘 익어서 떨어진 매실은 팩틴이 많아서 한천가루를 넣지 않아도 적당히 끓이면 딸기쨈과 마찬가지로 잘 엉겨붙어 쨈을

쉽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자칫 오래 졸였다가는 설탕 졸인 냄새가 나며 과일 고유의 향이 다 날아가 버린다.

한천가루를 아주 소량 섞어서 쨈을 만들면 량도 많이 줄지않고 무엇보다 색깔과 향을 살릴 수 있다.

설탕을  적게 넣어도 되서 당도도 적당...상큼한 과일 쨈을 맛볼 수 있다.

 

완성된 노오란 매실 쨈!!

 

담을 병은 미리 뜨거운 물로 소독을 반드시 해야하고, 반드시 뜨거울때 바로 담아야 된다는 것!!

밀페가 되는 뚜껑은 식으면서 저절로 진공이 되어 오래 보존할 수가 있다.

식으면 냉장고에 넣는다, 그러면 묽었던 쨈이 먹기 좋을 만큼 되직해진다.

그리고 반드시 냉장고에 넣고 먹는다.

 

응용요리...

빵에 발라먹는 것은 기본이고, 요플레를 집에서 만들어서 매실쨈을 넣어 먹으면 상큼함이 2배 .

무엇보다 더운 여름철 얼음에 매실쨈을 넣어서 시원한 스무디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얼린 바나나와 약간의 얼음, (요플레나 아이스크림or 생크림- 없으면 안넣어도 된다.)에 매실쨈을 넣고 미니 카터기에 넣어 갈으면

시원하고 상큼한 생 아이스크림을 즉석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매실의 상큼함을 다른 그 어떤 과일에서 보다 감칠맛나게 느낄 수가 있다.

시원함도 두배!!

 

대형 슈퍼에 가면 너무 익어서 후들 후들 떨어진 아주 잘 익은 바나나를 엄청 싸게 구입할 수가 있다.

사오자 마자 껍질을 다 까서 비닐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 얼려둔다.

스무디나 쉐이크를 만들때 생크림이나 우유보다 훨씬 시원한 부드러움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싱싱한 바나나 보다 더 맛있고 변비에도 아주 특효이다.

싱싱한 바나나는 변비를 유발한다.

 

 

 

 


España - allegro con fuoco, F장조, 3/8박자
London Symphony Orchestra
Ataulfo Argenta, Co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