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시회

2011년 VOGUE 코리아 특별전/Fashion into Art /2011.8.2 /로댕갤러리

나베가 2011. 8. 7. 15:16

 

 

오랫만에 전시장을 찾았다.

치과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데 바로 로댕갤러리 앞에서 버스를 타고 내리기 때문에....

사실...화가들 보다는 디자이너들의 익숙한 이름들이 시선을 잡아 메었다. 

아니....화가들과 디자이너들이 합작으로 탄생된 작품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너무나 궁금했다.

 

치과에 첫시간 예약이었으므로 과연 갤러리가 문을 열었을까...

까페에 가서 커피 한잔 하고 갈까....

닫혀있는 티켓 부스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다 보니, 갤러리 안에 사람이 보인다.

티켓을 창구에서 발권하지 않고 갤러리 안에서 직접 발권하고 있었다.

거의 내가 첫 손님.....

 

호젖함 속에서 멋진 ...언뜻 설치 작품들처럼 보이기도 하고, 조각 작품처럼 보이기도 하는 멋진 작품들 사이를 거닐고 있자니

갑자기 신분이 한 계급 상승한것 같은 너무나 우아한 분위기에 젖어들게 했다.

 

 

 

 

 

가장 먼저 아래 작품- 김지민의 작품이 시선을 잡아 메었다.

평균대 위를 똑같은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일렬로 걷고있는 ...그러나 어느 사람 하나 같지않은 모습 ....

가까이 다가서 보니 더욱 매력적이다.

렌즈로 표현된 얼굴을 들여다 보니 하나 하나 기막힌.. 마치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넣은것 같은 너무나 섬세한 작품...

작가와 디자이너가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는 지 구체적으로 알려고 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뭔가 사람을 휘어잡는

놀라움과 아름다움이 있었다.

현대인의 욕망, 소비 문명과 인간에 대한 비판적 시선으로 이들에게 옷을 만들어 입혔고,

쇼핑백에는 치마의 길이에 따른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표현하는 문구를 적어 넣었다 한다.

 

작가 김지민 & 디자이너 스티브J & 요니 P

 

김지민의 <원웨이>의 벌거벗은 모습이엇다. 볼록렌즈로 대체된 조각의 얼굴 속엔 가방, 화장품,게임기 같은 상품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반복되어 현대인의 욕망을 드러낸다.

디자이너는 소비 문명과 인간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시선은 그대로 유지한 채 그들만의 유머러스한 감각과 아이디어로 복제 인간들의 옷을 마들었다.

 

 

           

 

 

            

 

 

 

 

 

 

아래 작품은 공산품인 오토바이를 예술작품으로 재해석한 작가가 실제로 한상혁이 만든 옷을 입고 런웨이 위를 걸은 퍼포먼스 형식의 합작품이었나 보다.

오토바이 의상과 부속품들을 작품화해서 뉘여만 놔서 오늘 그냥 보기엔 흥미롭긴 했지만 그렇게 시선을 끌진 않았다.

차라리 로댕의 조각작품들과 어우러져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는....ㅎㅎ

 

작가 권오상 & 디자이너 한상혁

 

          

 

 

 

지용호와 진태옥의 작품은 정말 너무 멋졌다.

타이어를 조각 조각 내어서 멋진 조각상 다이를 만들고 그 위에 선 여인에게 너무나 환상적인 옷을 만들어 입힌....

작가와 디자이너가 이렇게 완벽하게 합일된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게 놀랍고 감탄스러웠다.

 

 

 작가 지용호 & 디자이너 진태옥

 

타이어로 만든 지용호의 단단한 고목에서 자라난 진태옥의 조각상....

 

 

 

노상균과 지춘희의 작품을 보면서는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의구심이 들었다는...

작품성도 놀라웠지만...그 정교함에...

 

 작가 노상균 & 디자이너 지춘희

 

반짝이는 시퀸으로 캔버스에 옷을 입히는 작가 노상균과 2011년 미스지 콜렉션에서 시퀸을 주 소재로 다룬 바 있는 디자이너 지춘희....

 

 

 

 

 

 

 

 

 

 

 

 

 

 

 

 

 

 

 

 

 

 

 

 

 

 

 

 

 

 

 

 

 

 

 

 

 

 

작가 김기라& 디자이너 손정완

 

 

 

배준성의 작품은 아무리 봐도 이해되지 않는 놀라움 자체였다.

그저 요술램프 앞에서 신기함과 호기심에 가득 쌓여 정신줄 놓고 바라보고 있는 심정??

화가들의 창조성과 천재성에 그저 감탄사만....

 

 

작가 배준성 & 디자이너 정구호

 

배준성의 관객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는 독특한 회화작업- 여러장의 사진으로 레이어를 쌓고 그 위에 투명한 비닐을 덮어 유화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비닐 페인팅방식에서 평면적인 이미지를 3차원 입체 사진으로 만드는 렌티큘러 작품으로 발전시킨 작가는 고전 명화속 여성의 누드에 옷을 입히고 벗기길 반복한다.

 디자이너 정구호 역시  360도 회전하는 스커트를 만들어 배준성의 동적인 회화와 걸맞는 움직이는 쇼윈도를 통해 색다른 디자인과 표현방식을 소개했다.

 

 

 

내가 즐겨입는 옷의 디자이너라 눈에 화악 잡힌다.

그저 멋져서 한참을 작품속을 거닐며 잠시 나도 하나가 된듯한 기분으로....ㅎㅎ

천정을 뚫고 내려온 다리 조각도 익사이팅했지만, 박춘무의 멋드러진 의상을 걸친

완벽한 조각상들의 역동성에 마치 패션쇼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정도..완전 매료되었다는...

그리고 조각상이 입은 점퍼...너무 맘에 들어 입고 싶은....ㅎㅎ

 

작가 천성명 & 디자이너 박춘무

 

천장을 뜷고 내려오는 다리 조각....<거울속에 잠기다> 에 박춘무의 의상으로 역동적인 형태를 완성시킨....

 

 

 

 

 

캔버스에 물감대신 데님천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멋지다.

 

작가 박미나 & 디자이너 서상영

 

 

 

 

벽 한면을 가득 메운...글쎄..3-400호는 됨직한  아주 큰 대형작품.

그 거대한 크기에 이렇게 섬세하고 세밀한 작품을 해냈다는게....악 소리나게 한다.

더불어 루비나의 작품도 의상 디자이너가 아닌 화가로서 해낸 작품같았다는...

의상 디자이너와 화가를 완벽하게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쩌면 이토록 서로 완벽하게 소통을 이뤄낼 수 있을까....놀라웠다. 

 

작가 홍경택 & 디자이너 루비나

 

연필등 사소한 물건들을 캔버스 가득 채워 에너지를 극대화시킨 대표적인 회화작품 연필시리즈...

형형색색 강렬한 색감과 연필이라는 소재를 그대로 반영, 디자이너는 연필처럼 가늘고 긴 실루엣....멀티 컬러 드레스, 니트를 직조.

홍경택의 실타래를 가지고 만든 원형 설치작업...

 

 

     

 

 

 

     

 

 

 

 

 

매혹적 이었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신미경과 문영희의 작품이었다.

팜플릿을 보기 전까진 이 도자기들의 소재가 당연히 유리일거라고 조금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향기를 가득 품고 있는 비누라니....

비누로 이렇게 환상적인 투명함을 표현해 낼 수 있는거야??

그냥 사각형의 비누가 아닌 투명한 도자기로...??

그에 조금도 오차없이 어우러지는 문영희의 의상은 정말 매혹적이었다.

 작가 신미경 & 디자이너 문영희

 

신미경의 비누로 만들어진 반투명 도자기에 너무나 매혹적으로 어울리는 비누 거품처럼 맑고 가벼운 반투명 드레스 제작.

 

 

 

 

 

 

판타스틱하고, 다이내믹한....

마치 제 3세계의 어느 곳에 뚝 떨어져 있는 듯한 미지.....

신비함을 가득 품고 있는 멋진 작품이었다.

김재현이 만든 의상을 김남표가 입고 작품앞에 서 있을때 드디어 완벽한 작품으로 되는....

그것까지는 못보고 그냥 상상해본다.

작가 김남표 & 디자이너 김재현

 

김남표의 초현실적 이미지의 파스텔 작품에 털을 붙인 회화작품- Instant Landscape-Air Show

디자이너 김재현이 제작한 옷을 작가가 입고 그의 작품앞에 서서 관람하는....

그렇게 작가 자신조차도 작품의 일부가 된....

 

 

 

      

 

 

와~ 놀라워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오랫동안 머물었던 부스...

의상 디자이너 옷을 이렇게 완벽한 조각작품으로 재탄생해 내다니....

철재 와이어라는 소재를 어떻게 이렇게 완벽하게 소화해 냈는 지 ...그저 놀라워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정말 너무나 근사했다.

 

작가 박승모 & 디자이너 이상봉

 

석고로 실물 캐스팅한 누드에 와이어를 감는 작업...

 

   

 

   

 

    

 

 

 

너무나 신기하고 재밌었던 부스...

잠시 감상하고 있는데 개미 한마리가 꼬물 꼬물 기어나와 그림위를 기어가는 것이 아닌가~

헐~ 뭐얏~

잠깐 놀라는 사이 사방에서 출연한 개미는 옷을 조각내어 서로 바꿔치기를 하는 것이었다.

ㅎㅎ

순식간에 서로의 의상은 완벽하게 바뀌어져 있었다는...

그런데 참으로 우습고도 신기한 것이 서양인과 동양인의 의상이 바뀌어졌는데도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는것....ㅎㅎ

작가 이이남 & 디자이너 설윤형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은 액자형태의 LED모니터에 동양과 서양의 대표적인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여성-신사임당의 <미인도>, 스페인 바로크를 대표하는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푸른 드레스를 입은 마르가리타 공주> 을 등장시켜 그녀들이

서로 옷을 바꿔 입는 모습을 디지털 작업으로 표현.

설윤형은 바로크 시대의 드레스처럼 엉덩이 부분을 부풀린 코르셋을 제작한 뒤, 이이남으로부터 받은 <미인도> 이미지를 한지에 디지털 프린트해 종이 치마를 만들었다. 어때부터 이어지는 드레스 디테일은 푸른 비단을 이용해 전통적인 매듭 방식으로 완성.

한 벌의 드레스에서 이뤄지는 동서양의 만남이다.

 

 

 

 

 

 

 

 

 

 

무봉탑

 가운데 있는 사람은 사진을 찍고 있는 나다. ㅎㅎ

근데 하나의 작품같다는....

 

 

 

음악으로 따지자면 마치 표제 음악처럼 전하는 메시지가 가장 강렬한 작품....

깜깜한 방에 설치한 비디오 작품으로 한참을 머물고 서야  뭔가 작가가 말하려는 것을 조금은 느낄 수 있는....

개인적으론 비디오 아트...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ㅎㅎ

 

작가 이용백 & 디자이너 한혜자

 

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선정된 이용백의 싱글 채널 비디오 <엔젤 솔저>

천사와 전사라는 작품의 제목처럼 아름다운 동시에 섬뜩하다.

화려한 꽃으로 가득한 평화로운 세상 한가운데서 서서히 움직이는 건 꽃무뉘 군복을 입고 위장술을 펼치는 전사들....

검은 방의 벽면을 채운 영상은 바닥의 수면 위에 그대로 투시된다.

그 작은 연못엔 한혜자의 새하얀 드레스가 반쯤 물에 잠겨있다. 이용백의 곷이 광기와 죽음, 폭력을 상징한다면 핞케자의 드레스는 젊음과 순수,아름다움이라는 꽃의 또다른 얼굴이다.

전쟁이라는 충격적 영상에 웨딩드레스라는 감성적 사시를 더한....처연한 풍경이지만 둘은 희망의 장치를 매달아 두었다.

천정에 걸린 링거병이다.

잠든 수면에 파동을 일으키며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폭력적인 세상에 희생된 모든 존재들을 치유하는

작지만 큰 위로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마지막 작품까지 다 둘러 보았다.

오랫만에 찾은 전시장이었기도 했지만, 너무나 독특한 전시회였어서 감동은 그 어떤 큰 전시못지 않게 컸다.

어쩌면 놀라움이 더 컸었는 지도 모르겠다.

암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의상 디자이너들의 의상만을 봐도 흥분될 판국에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미술 작품으로서의 그들의 작품을 보았다는게....

더우기 작가와 혼연일체가 되서 완벽한 소통을 이루어 냈다는게 놀랍고 감동스러웠다.

 

그리고 문득 생각들었다.

작가와 디자이너가 이 공동의 작품을 완성해 내곤 얼마나 감격스러워 했을까...

그 모습을 잠시 떠올려 보는것도 큰 기쁨이었다.

 

천재들을 보는 즐거움 만큼 익사이팅한게 있을까??

 

 

 

포레 / 침묵의 로망스(Jean Philippe Collard,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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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 Flat Maj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