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8년)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 공연/2008.11.21.금/예술의전당

나베가 2008. 11. 21.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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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날...후기....

 

어제공연의 감동에 또 오늘 공연티켓을 기적적으로 구한 감동까지 ....

격해진 감동으로 어젯밤 거의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혼자서 킥킥대면서 래틀의 표정을 흉내도 내보고...ㅋㅋ

순간 마치 어렸을 적 사먹던 눈깔사탕처럼 금방이라도 눈알이 또르르 굴러 떨어져 나올듯이 똥그랗게 떴던 눈을.....

그 표정은 그래도 할수 있겠지... 싶어서 흉내를 한번 내보려 했지만, 도저히 그렇게 떠지지가 않아 딸과 함께 웃고 또 웃었다.

 

오늘의 공연은 티켓을 구하지 못해서 사실 거의 포기 상태였다.

그러다가 신문에서 래틀이 리허설을 볼수 있도록 오픈을 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세상에~ 

더우기 그 횡재를 까페의 겸둥이가 누리고 왔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사실 공식적인 티켓이라면 45만원짜리 로얄석에서 말이다.

20일 오후내내 그 사실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어떻게 다음날 리허설에 갈 수 있는 횡재를 누릴 방법은 없을까.... 

이쪽 저쪽 온 사이트를 누비고 다녔다.

혹시 중고장터에 갈수 없어 내놓은 티켓은 없나~

혹여나 취소된 티켓은 없을까....

몇장 나와있는 티켓들이 있었지만 가격이 도저히 바라볼수 없는 로얄석들만이 남아서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컴터를 끄지 못하고 그저 배회를 하고 있는 사이 정말 믿기지 않는 취소티켓이 한장 뿅하고 뜨는것이었다.

그것도 B석도 감사한데 C석으로.....

덜덜 떨리는 손으로 클릭 클릭....결재까지 했는데 '완료'창이 뜨지를 않는것이었다.

설마 그 사이 누군가가 나보다 먼저 결재를?? 그렇게 떨고 있는데 감개무량하게도 '결재완료'창이 뜨는 것이었다. 헉헉!!

 

당당하게 21일 오늘 공연....로비에 들어서자 익숙한 사람들이 놀라며 반겼다.

아니...오늘 표 못구했다고 ....어떻게......

ㅋㅋ

신나서 설명을 하고는 개선장군마냥 의기양양 공연장에 들어섰다.

아니, 정신없어서 그저 빈자리를 클릭했기에 사실 H블럭 저쪽 구석인줄 알았었는데,

세상에 가장자리라니....황금 노른자 자리가 아닌가!!

어젠 G블럭이라서 래틀을 보기엔 더없이 좋은 자리였었지만 목관이나 금관 연주자들을 볼수가 없어서 좀 답답했었는데,

오늘은 래틀도 , 관악기 연주자들도, 팬써비스까지 기막히게 감동을 주는 사랑하는 첼리스트들까지 훤히 보여서

얼마나 신이 났는 지...

아~~ 그리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4번 교향곡도 들을수 있으니....

 

브람스의 영웅교향곡이라고도 하는 3번 교향곡이 당당하게 온몸을 와닿으며 연주는 시작되었다.

어제 그렇게도 망원경을 래틀에게 고정시키고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전혀 다른 느낌의 뉘앙스을 풍기는 것만같았다.

역시 곡의 느낌속에 완전히 빠져있었던 거였어~

그렇게 웅얼거리며 연주에 몰입했다.

 

곡마다 해석이 다른 그의 표정....

오늘은 어제보다도 더 묵묵히 서서 표정으로만 지휘를 하고 있는것만 같았다.

정말 천의 얼굴, 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그....

아니, 그는 우리의 사고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람이었다.

정말 1초마다 표정이 바뀐다고 볼때 1시간 40분정도를 초로 계산하면,,,,,도대체 얼마인가!!

그런 뚱딴지 같은 생각이 들정도로 나는 그의 신기에 가까운 표정에 매료되었다.

특히 너무나도 아름다운 3악장은....

 

브람스의 음악은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또 너무나 섬세하고 아름답다.

아마 독일 북구의 우울한 날씨, 가난한 동네서 자란 성장배경, 끝없이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들...

그리고 스승 슈만의 아내 클라라에게 제대로 고백도 해보지 못하고 곁에서 늘 지켜주면서 혼자서 사랑만 하다

마치 클라라를 따라간 듯 그녀가 죽은 1년뒤 죽어간....

그런 모든 감정이 그의 음악에서 물씬  베어져 나옴에.....

아~ 어쩌면 그의 그런 강한 이미지...과묵함, 인내, 그리고 가슴아픈 사랑,애틋함때문에.....

그래서 브람스에 빠지면 마치 그에게 중독된거 마냥 짝사랑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아~~

누군가가 그랬었지!

음악은 음반으로 듣고, 공연장에선 연주자에게 빠져보라고......

정말 일리가 있는 말인것 같다.

실황을 듣는 그 기쁨과 감동을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연주자와의 교감을 나눈다는것은 정말 너무나 짜릿한 경험이다.

그렇게 한번 교감을 싸놓으면 다음엔 그 비슷한 음악만 흘러도 그 연주자가 뇌리에 꽊차니 말이다.

 

아~~ 이제 4번 교향곡이다.

서주없이 시작부터 주제음으로 들어가는 그 서두가 얼마나 감미롭고 아름다운 지...

차라리 너무 아름다워서 가슴이 아파지는....

 

옛날, 금난새씨의 포스코 음악회에 간적이 있었다.

이 4번 연주를 시작하기전, 브람스의 사랑얘기를 하시며 몇소절 연주를 해주었었다.

"들어보세요,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브람스의 클라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십니까?"

그때에 너무나도 강하게 필이 꽂혀버린 4번 교향곡은 내겐 소설가 '프랑수와즈 사강'에 의해서 너무나 유명해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와 맞먹는 감동으로 한결같다.

 

2악장 현의 피치카토를 타고 연주되는 파곳의 연주는 또 얼마나 가슴을 후벼파는가!!

음반에서와는 다르게 현의 피치카토 연주가 얼마나 강렬하게 느껴지던 지...

같은 주제가 목관악기들이 번갈아 가면서 연주되는 2악장은 참으로 잔잔하고도 우수에 어린 깊은 감동을 주었다.

 

브라스 연주가  압권인 4악장은  가슴이 시리다.

기막힌 플룻독주까지도...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의 웅장함도...

래틀의 표정도 전의 1,2,3번의 연주때와는 달리 사뭇 무거웠다고 할까??

 

20,21일을 거쳐 브람스 교향곡 4곡을 연주한 대장정은 끝이났다.

하나 둘씩 기립....

거의 모든 사람들이 기립박수로 환호했지만 오늘도 래틀은 앵콜은 없었다.

조금 아쉽긴 했지만 브람스의 나라 -너무나 멋진 세계 최고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 그들이 가장 잘 표현해 낼수 있는 브람스곡 전곡을 들었음에  충분히 행복했다.

 

오늘도 리셉션이 있다면 맘껏 사진을 찍어야지...하는 맘으로 왔건만

오늘은 무대에서 본것으로 끝이었다.

오늘 공연엔 '임마누엘 파후드'와 '알브레히트 마이어'가 나오지 않았다.

팜플릿을 보니 이 악단에는 수석들이 몇명씩이나 되었다.

왜 그렇잖겠는가??

대단한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인데....

 

아~~

내일부터는 또 밤새워 일해야 하는데.....

그래도 며칠 연거푸 기 받았으니 피곤한게 아니라 에너지원을 바탕으로 으쌰 으쌰 잘 할수 있겠지??

그래도 신부님과 수녀님, 연령회원들 ...14명을 초대했는데 걱정은 쪼옴~~ㅎㅎ

 

 

 Sergiu Celibidache, cond  

Münchner Philharmoniker Orchester 

Brahms, Johannes 1833∼1897

 

 

1. Allegro con brio 

 

2. Andante  

3. Poco Allegretto  

 

4. Allegro 

 

Brahms, Johannes 1833∼1897

Symphony No.3 in F major, Op.90 

George Szell-Cleveland Orchestra

 

 

1 Allegro con brio - 2.3.4

전악장 연주 

Johannes Brahms
Symphony No.4 in E minor Op.98
Fritz Reiner(1888 ~ 1963)cond
The Royal Philharmonic

 
I. Allegro non troppo
  
 
  II. Andante moderato  

 
III. Allegro giocoso
 
 
IV. Allegro energico e passionato


이곡은 제 3번 교향곡을 작곡한지 얼마 후인 52세 때에 쓴 것인데 노년기에
이른 브람스의 심경의 깊이가 나타나 있다. 그의 다른 3개의 교향곡과는 달리
곡의 성격도 퍽이나 고립되어 있고 애수가 잠긴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그의 음악은 실제로 어느 작품에서나 찾아 볼 수 있듯이 그리 화려하지는
않으나 우리 인간의 영혼에 깊이 호소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4번 교향곡에는
제 1번 교향곡에서 볼 수 있는 어둡고 비극적인 성격이라든가 제 2번 교향곡
에서와 같은 밝고 목가적인 기쁨이 별로 없다.

브람스는 제 4번 교향곡을 제 3번 교향곡을 작곡한 뒤에 바로 쓰기 시작했다.
제 4번 교향곡은 짙은 우수로 묘사 되었는데 이것은 앞의 3개의 교향곡에서
느낄 수있는 감정과는 다르다. 물론 그의 작품 대개가 우수가 짙은 것이지만
이 음악처럼 전적으로 앞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당시에 이미 52살이 된 인생의 연륜에서 오는 애절함을 느끼고 있었던
그는 유난히 고풍스러운 이 곡으로 동경과 환희가 지나간
늦가을의 허전함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