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르웨이.....

딸이 아빠에게 보낸 편지/2006.9.

나베가 2006. 9. 17. 20:25
뭐하세요?

-_ - 훗

너무 뻔~한 질문이었나요?;;

전 오늘 아침 8시 15분부터 10시까지 수업이 있어서 그거 듣고 돌아와서 책 읽는 중이예요

아빠가 보내신 소포는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으컁컁 곧 오겠죠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어요.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찬바람이 슉슉 들어온답니다. 킁

부쩍 해도 짧아지구요.

저번 주에 프랑스 애 중 하나가 프랑스 다녀온 기념으로 프랑스 요리를 해준다고 해서 친구들이랑 저녁먹으러 갔었어요.

오리랑, 감자 써어 한 요린데, 남자애들인데도 불구하고 요리가 수준급;;

쵸코머핀도 만들어 줬답니다. 킁

그 때, 프랑스에서 가져왔다는

압셍트라는 술도 마셔봤는데, 미술 책에서나 본 술을 직접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킁

80도나 되는 술이라서 컵에다가 숟가락 올려놓고 그 위에 설탕 붓고 압셍트 쪼금 붓고 거기다 불붙인다음

훅 불어서 끈다음 저어서 한 번에 마시는 거랬어요 -_ -

근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술이 노르웨이에서는 불법이라 걸리면 감옥간다고 -_ -

흠흠

여기 애들은 맥주는 술로 안치더라는 -_ -

참, 여긴 저녁 8시 넘으면 술 파는게 금지라 술을 구할 수 없답니다.

맥주도 마찬가지구요..

그저께, 저랑 친한 독일 여자애 오빠가 독일서 놀러왔습니다. 여기서 며칠 있다 갈 모양이예요.

동생이랑 엄청 닮았는데, 왠지 비슷하게 생긴 서양 남매를 보니 기분이 쵸큼 이상했다는 .. 크크

흠 .

오늘은 유경이 방에서 그 독일 여자애 오빠랑 프랑스 애들한테 수제비 만들어 주기로 했는데, 성공하길 빌어주세요 .

오늘 수업 시간엔 노르웨이의 복지 정책과 문제점에 대해 배웠습니다.

여기가 엄청난 복지국가인건 아시죠? 후후

그만큼, 세금이 엄청 쎈 나란데,

그래서 여기는 좋은 집에 살고 못살고가 수입에 따라서 결정되는게 아니라, 상속된 유산, 주식투자, 그 외의 다른 투자 등등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하네요.

실례로, 교수님이 든 예로는, 독일에서 일하는 대학교수 봉급이 여기 교수 봉급의 세배정도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쩝,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이죠. 그래서 여기는 옆 집에 교수가 살든, 사업가가 살든, 별로 개의치 않고 뭐 우리가 그런 사람들 보는 것과는 사뭇 달라요.

뭐, 그래서 암튼, 전반적으로 빈부의 격차가 엄청 낮고, 다들 비슷하게 잘 살고있기는 한데,

그게 문제가 되서 사람들이 일찍 은퇴하고, 일 별로 열심히 안하고,, 뭐 이런 경제적인 문제가 있는가봐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국에서는 우리나라 경제 사정에 맞춰서, 너무 가열화되는 경쟁이다 뭐다, 어떻게 하면 빈부격차를 줄일 것인가 뭐 이런 고민들을 주로 수업시간에 배우는데,

세계 최고 복지국가에 오니 그 동안은 들어보지 못했던 얘기들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요즘 책도 읽고 있는데(수업 교재 말고 소설책이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라는 책이랑 영화 하시죠(책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암튼, 그 작가의 처녀작인데 제목은 the virgin blue 랍니다.

성모마리아가 영어로는 the virgin, 그 성모마리아의 옷에나 칠했던 귀한 파란색이 the virgin blue 래요.

흠흠.

프랑스에서 종교전쟁 일어났을 당시에 성모의 머리색깔이라는 붉은 머리색과 버진 블루 눈동자를 가진, 캘빈파 개신교라 성모를 믿어서는 안되지만 절대적으로 성모에게 의지하는 한 여자의 삶과

그의 몇대 아래 손인 이제는 미국인이 된 여자(아이러니 하게도, 물론 작가의 의도이겠지만, 이 여자도 똑같이 붉은 머리와 파란 눈동자를 가진)의 얘기라고나 할까요;;

미국인이 된 후세의 그 여자주인공2가 남편을 따라 프랑스로 가면서 , 자신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고 그 중간중간에 옛 시대에 살던 여자 주인공 1의 인생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_ -

뭔가 두서가 없지만 암튼,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어요.

쩝, 수업 교재가 소설책만큼 재미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효? ㅠ_ㅜ


그저께는 바람이 정말 미친듯이 불어서 귀마개를 하고 잤어요(3M에서 나온 귀에다 꼽는거;;)

그 얘기를 그 담날 같이 수업듣는, 부산서 온 '수정언니'(저랑 이름이 같아서 한국인들 사이에서 그 언니는 큰 수정, 전 작은 수정으로 불린답니다.;;;) 한테 얘기했더니

미치겠다고 -_ - ;;;; ㅋ

요즘 엄마가 엄청 바쁘신가봐효;;

연락이 도통 안된답니다.

윤수 이놈은 멜도 안쓴다 뭐다 하면서 징징거리길래 멜 썼더니 답장도 없고 -_ -

아놔;


흐흐

그럼 또 쓸께요

우울증 조심하세요

요즘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40~50대 남성들이 많이 울적해 진다고 하던데

제가 멜 자주 보낼테니까 조금 우울해도 덜 우울해 하시라구요 킁

그럼 전 마저 책을 읽어야 겠어요.

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