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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큰아이 에게

나베가 2006. 8. 22. 11:22
 

무엇이 그리도 허둥대게 만드는 지....

이것 저것 계속 필름이 끊어졌었지마는 언제 나가야 하는 지...

분명 2시 5분 비행기란걸 알면서도 멍청하니 그렇게 앉아 있었다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다행히 유경이 핸드폰이 연결되어 생각보다 당황치 않고 나갈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 이었다마는...

 

집에 와서야 이것 저것 따져보니, 너무 늦게 도착하여, 그렇게 늦은 시간에 시내버스는 있는 지....

비싸도 그냥 택시을 타지않고 마냥 버스를 기다리는건 아닌 지..

혹시 김치는 부풀어서 터지지는 않았는 지..

첨에 짐싼게 맞앗는데 괜히 쌀사랴, 김치사랴 밤 12시까지 헤맨건 아닌 지...

여유로왔던 맘이 미비한거 투성이로 점철되고 있다.

어느것 하나 제대로 챙겨준 것이 없는거 같아서...

스스로 해결하라고, 짐도 알아서 챙겨가라고,,,

소리를 쳤다만, 엄마가 남들 어미처럼 그렇게 대범하질 못해서~

 

시간을 끝없이 계산해 보고 또 해본다.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방은 배정을 받은것일까..

그 큰 집에 혹시 혼자있는건 아닌지...(아직 애들이 다 입소하기엔 넘 빠른 시기라서)

인터넷은 연결이 되는 지...

 

연락이 없어 걱정을 태산같이 하다가, 그래...잘 들어갔겠지 위로하며,뭘하고 있을까 상상해본다.

짐을 정리하나??

필요한거 사러나갔나??

문득 생각드는것이 밤이란걸 생각못했다.

 

아~~자고 있겠구나!!

그제서야  잠시 맘이 놓이다가 다시 .....

아침이잖아~아직까지 자고 있는걸까....

전화를 기다리다 읽을 수 있거나 말거나 몇자 적어본다.

 

너가 떠나고 나니, 정말 집이 적막하다.

이상하게 아빠가 갔을 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너 목소리를 듣고, 인터넷이 개통되어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다면 걱정을 덜수 있겠지마는....

그 많은 짐을 들고, 어둡진 않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만 그렇게 여러경로를 거쳐서 가야하니

......

 

어쨋든 이곳에서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기도하고, 열심히 살고, 엄마 건강 챙기는 일이겠지.

 

잘 도착했으리라 믿고....

밤에 9시에 암센타에 연도하러 갈거야.

너 전화를 기다려야 하나 어쩌나 생각중이다만....

아침에 기도하러 오던 아줌마 시아버님이 돌아가셔서...

낼 파주 장지에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그것도....

그 전에 네 소식을 들으면 갔다와도 되는데...

계속 레슨에...또 연도까지 나다니...쉴틈이 없다,

 

정신없겠지만, 전화 하기전 멜 보면 답장해라.

전화도 하고...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

 

사랑한다!!!

 

2006. 8.3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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