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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큰아이에게

나베가 2006. 8. 22. 11:27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사실 이 모든게 어찌보면 엄살이다.

밖에서 노출되어 있는 시간들이 얼마나 된다고...

 

어제 2시간도 채 못자고 장례미사, 파주 장지에서 정말 폭염속 무덤앞에 서서 허리가 끊어지도록 서서 기다리고, 연도하고... 점심 대충 얻어먹고 집으로 가까스로 와서 레슨 시작...

2타임 끝나고 그동안 교통사고 났던 형님 방문 한번 못가 죽을 죄를 진 형님 만나 담소,,,,

니방 정리하다....배고파 저녁먹고 졸면서 중국여행 사진 올리고...비몽사몽간에...

너랑 연결이 될까 MSN켜놨는데, 넌 off라인 되있고...

 

11시쯤 쓰러져서 잤다.

아침 10시쯤 일어나서 종일 햇빛속에서 대청소, 이불, 쿳숀, 베게....거풍~

뜨거운 태양이 며칠 더 계속되길 차라리 바란다.

농속 눅눅한 옷가지들 다 거풍해야 하니까...

 

줄줄 흐르는 땀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생각했지.

산다는것...

그거 별거아니라고....

그냥 현재에 주어진것에 풍덩 빠져서 그 맛을 알때까지 허우적 대보는거라고.

두려움때문에, 때론 이유없는 싫음때문에 뛰어들 지 않는다면 결국은 그 맛을 죽을때까지 모른다고..어쩌면 한갓 편견일지도 모를 그 판단으로 수많은 기회를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고.

 

너무나 가뿐해진 침구류들을 반듯하게 펼쳐놓고, 소파도 다 들어내고 반짝 반짝 빛나도록

약품까지 써가며 깨끗하게 정리했을때의 기 상쾌함이란 ....

작열하는 태양이 얼마나 좋은 지....

흐르는 땀쯤이야 샤워하고 냉커피 한잔 마시니, 틀을려고 했던 에어컨은 켤필요도 못느낀다.

 

그동안 음악조차도 틀지 않고 살았었다는 걸 오늘 뽀얗게 쌓인 먼지들을 닦아내며 알았다.

모처럼 요요마의 스페셜 앨범을 올려놓았다.

볼륨도 55이상~

 

너는 지금 뭘할까...

끊임없이 생각한다.

아빠도 오직 관심사가 너다.

잘 지낼거라고...그 나이에도 한켠으론 부러움을 가지면서도 또 한편으론 처음 세상에 내놓은

어린아이 마냥 걱정들이다.

 

엄마는 너 이상으로 설렌다.

걱정보다는 새로운 삶으로 한발짝 도전할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것을 시발로 도미노 현상 처럼 너의 삶이 넓게 퍼져 나가길 바란다.

엄마는 세계 여행이 죽기전 꿈이지만-여행사에서 태워다 주는-

너는 네 발로 딛고 찾아가고, 꿈과 희망으로 점철된 너의 삶의 목표를 찾아가는 그런 세계 일주가 되었으면 한다.

 

아주 사소한 것들...

그것들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너의 자료함에 꼭꼭 챙겨 두도록.

크고 굵직한 것들, 그리고 멀리, 또 높이 솟아올라 아래의 그 드넓음도 바라 보아야겠지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너무 많아서 오히려 눈에 쉬이 들어오지 않는 것들....

그것들이 기회가 될수도 있는거 같아,

엄마가 살아보니까...

찾으려고 맘만 먹으면 지천으로 깔려 있단다.

 

오늘을 아주 집안일을 맘껏해서 상쾌한 맘으로 밤에 음악회에 간다.

한주일 만에 음악당으로의 외출이다.

 

레나드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발췌곡들.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라벨의 라발스

...........

 

한번 들어보고 가려고 찾아봤더니, 못찾겠다.

없는건지...

음반도 알파벳 순서로 정리를 해야하는데.....

 

늘상 하는 일에 뭔가를 더 할려면 정말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거 같다.

매일의 일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벅차다.

예전의 여행기나 공연기를 생각해 내어 다시 정리를 한다는 것은 꿈같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중국 여행기도 쓸수나 있으려나~~

그래도 도전했으니...끝까지 가는거야.

 

모든 일에 하느님께 감사한다.

근처에 성당은 있니?

검색을 해보니, 그 도시에 유명한 성당 건물이 있는거 같던데~

그곳 종교가 90%이상이 루터교이던데~

개신교???

 

암튼 사진도 열심히 찍어서 보내고..

그들이 천천히 걷는다고 너도 20% 느리게 걷지 말고....ㅋㅋㅋ

 

근데 보낸 사진중에 사무실은 어디 사무실?

글구 유경이 사진은 뭐야?

생각보다 방은 큰거 같지 않던데?

집 전체 사진좀 보내.

거실같은데 있어? 주방, 화장실...식당은?

 

학교가 어떤 지 궁금하다~

간단하게나마 소식 자주 전해.

 

사랑한다!

안녕~

 

2006 .8.5.토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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