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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중국에 사는 소연엄마.

나베가 2006. 8. 22. 07:42
 

시간없다는 말은 핑계란걸 누구보다 잘 아는데....

시간보다는 맘의 여유가 없어서 소식을 이제야 전한다는 말이 맞을거야.

이곳은 장마철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게릴라성 호우가 수시로 공략을 하곤 해.

중국도 요즘 장마철인가?  아~그곳도 장마철이란게 있긴한 지....

 

지난번 소연이한테 들은 자기들 사는 모습 ...정말 행복해 보이더군.

아무래도 한국에선 자기나 나나 그만큼  자유롭지 못했던걸로 아는데, 이젠 왕비마마가 되어버린것 같아.  후후... 나두...헤헤...

어쨋든 신앙생활이 그리도 깊이 뿌리내려 늘상 하느님과 함께 숨쉬며 그렇게 살아간다니,

정말 대단하고 부럽기도 하네.

늘 감사하고 벅차지. 그분의 사랑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때론 그분의 부르심에 '예'하고 대답하고 달려나가는것에

그렇게도 주저함이 자주 있으니.....

아직은...아니...급물살처럼이나 빠른 세월의 흐름에 하고 싶은 안타까움들이 너무 많아서...

그것조차도 그분께서 허락해 주지 않으심 할 수 없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말야.

너무나 어리석다고....그래서 더더욱 그분의 자비를 구할수 밖에 없음을....

 

소연이의 활달하고, 밝고, 적극적인 성격이 무엇보다도 부럽더군.

우리 애들은 워낙 소심해서....

어쩜 나나 우리 그이의 그런성격이 싫어서 애들은 좀 적극적이길 바랐는 지도 모르겠어.

그런데 씨가 어디로 가나~~ 어쩔 수 없는 일인거 같기도 하고.

 

요즘 나는 그림보다 음악에 빠져서 살아.

아니~요즘이 아니라 음악은 아주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어.

울엄마가 아주 좋은 오디오를 시집가면 사준다고 해서 시집 갈 생각을 했으니까.  하하하...

하긴 일산에 이사와서는 1년남짓 작품하다가 IMF한파로 그림을 그만두었어.

요즘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미술협회 이적서를 떼어다 놓긴 했는데...맘이 또 심란해지네.

애들도 그렇고...아직은 그다지 모든면에서 여유롭지가 않은것 같기도 하고..

이것 저것 다하자니 건강이 우선 따라주질 않아서 ...

성당일을 맡은게 많아서 도대체 시간이 안나는 거야.

읽고 싶은 책도 너무나 많고...

더 늙어 힘이 없어지기 전에 여행도 다니고 싶고...히히히....

쓰다보니 욕심이 장난 아니네. 크~큭~~

이 모든게 어쩌면 그것도 핑계일수도 있겠고...

그만큼 삶의 무게를 그것에 많이 두지 않기때문일거야. 아마...

 

음악들을때... 너무 행복해.

그래서 음악회를 자주 다니는 편이야. 가끔은 무용공연도 가고...

음악관련 서적도 많이 보는편이고... 가끔은 미안하기도 하지만...CD구입비와 콘서트 티켓구입 지출엔 별로 돈을 아끼지 않는편.

주로 혼자 다녀. 가끔은 애들하고  가기도 하고...

우리남편은 싫어하기땜에...좋아하는것도 다 못하고 사는데 꼭 같이 다닐 이유는 전혀없다고 보거든.

남편은 거의 낚시에 빠져 아예 붕순이하고 함께 지내지. 푸하하~~

옛날엔 애들 데리고 함께 갔었는데-그땐 어쩌다 회사 낚시회에서 갈때였고-

지금은 빨간날엔 남편얼굴 못봐. 흐흐... 그래도 그의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수 있으니 됐지 뭐.

나도 ~~

 

와~~

또 비오네.

빗소리가 대단하다.

지겹다기 보다는 신선해.

큰 장마 피해만 없다면, 이 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하고 싶으니까.

 

난 비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사실!

세상이 깨끗해지니까...

온갖색깔의 초록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으니까..

모든 잡다하고 지저분한 것들을 희뿌연 구름으로 가리우고 오로지 아름다운 산새와 초록만을 즐길 수 있어서...그리고 비와 함께 듣는 음악 또한 죽여 주잖아.

우와~ 뜨거운 커피까지...

그 향기 또한 ...

이 모든것들이 가슴 저 깊숙이까지 느껴지잖아.

그저 뭔가 말할수도 없는 그 무엇들이...

그래서 장마철 여행에 미쳐버려. 

 

나보고 모두들 꿈을 꾸며 산다고들 해.

근데, 죽는 그 순간까지 우린 꿈을 꾸어야만 한다고 생각해.

아름다움은 꿈에서 부터 시작하고...죽는 그 순간까지 우린 아름다움을 포기해선 안되니까.

후훗~

 

난 요즈음 여행이 가장 하고 싶어.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기위해 여행관련 서적을 많이 읽고 있는데, 정말 막 흥분이 되곤해.

중국의 대자연의 숨결도 느끼고 싶어. 역사적 건물들 말고~~

자기가 근사한 대장정의 계획을 세워봐 한번...

멋지지 않겠어?

최오균이 쓴 '아내와 함께 떠나는 세계  베낭여행- 사랑할때 떠나라'라는 책을

아주 감명깊게 읽었거든.

삶이란 정말 용기있는 자의 것이란 생각이 드는 책이었어.

 

다음에 또 소식 전할께.

 

2003년.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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