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BC (2013.4)

17.히말라야에서 배병우의 숲을 거닐다-타다파니

나베가 2013. 7. 15. 01:18

 

 

 

 

 

 

 

뭐라고 말로 표현할까...

에니메이션 '이상한 나라 엘리스'

에 빠졌었다고 할까...

 

수십번을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 렌즈를 들이밀며 경치 삼매경에 빠졌었드랬다.

계곡 밑으로 수백미터를 내려갈 수록 내 시야엔 거대한 바위산이 차지했다.

그 사이는 여전히 이상한 형태의 나무 줄기와 기둥들이 차지하고

또 랄리구라스는 끊임없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그러나 너무 흥분했었는 지,

아니면 홀로 떨어진 두려움과 급한 마음에 매 순간 순간 뛰어 내려갔는 지, 나중에 보니 사진이 다 흔들리고, 촛점도 제대로 맞은게 없었다.

ㅠㅠ

 

수없이 많은 자그마한 폭포들과

멋드러진 바위들을 지나쳐 이젠 어느듯 계곡 끝이 보인다.

빠른 걸음으로 뛰다시피 내려가다 보니, 그제서야 저만치 대장님이 보인다.

무엇을 저리 열심히 찍고 계실까...

다가가서 보니, 누군가가 쌓아놓은 작은 나무기둥위 돌탑....

ㅎㅎ

 

나는 그 돌탑대신 그 모습을 찍으며 삼매경에 빠져 있는 대장님과

또 다른 사진 작가 삘이 물씬 풍기는 트래커에 집중했다.

 

아!!

멋지다!!

 

 

 

 

 

 

 

 

 

 

 

 

 

 

 

 

 

 

 

 

아!!

수북이 자란 이끼위로 기어다니는 반딧불 좀 봐~

너무 이쁜걸~~

밤이 되면 별처럼 불빛을 발할까??

그 모습이 얼마나 매혹적일까....

 

 

 

 

 

 

 

 

 

 

밀림의 풍광이 어느 순간 바뀌었다.

나무 기둥인 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이끼로 뒤덮이고 그 위에 뿌리를 내려
또 다른 식물들이 자라던 것과는 다른 미끈한 나무 기둥들이 빽빽한 숲....

바닥은 뿌리가 훤히 드러난 모습으로 여전히 어마 어마한 밀림의 풍광이 느껴지지만...

미끈한 나무 기둥들이 시야에 촘촘히 들어오는 풍광이

마치 숲을 찍는 사진 작가 '배병우' 의 작품을 떠 올리게 한다.

 

"와아~ 시야에 닿는 모든 곳이 그저 배병우의 작품 처럼 느껴지네요~

 정말 멋져요!!"

 

어느 듯 스멀 스멀 저녁 기운이 숲에 찾아들고 있었다.

아스라한 느낌은 점 점 더 강하게 나를 에워쌌다ㅣ.

 

 

 

 

 

 

 

 

 

 

 

 

 

 

 

 

 

 

 

 

 

 

 

 

 

 

 

 

 

 

 

 

 

 

 

 

 

기인 터널을 빠져나오듯 밀림 숲을 빠져나오니, 이제서야 하얀 설산을 보여준다.

이제껏 진한 녹색과 핑크와 붉은  빛 랄리구라스 색깔에 젖어 오다 갑자기 나타난 하얀 설산에 그만 절로 탄성이 터진다.

이제 오늘 목적지-타다파니가 눈앞에 보이는 듯 하다.

 

 

                  

 

                  

 

 

잠시 보여준 하얀 설산을 보고 눈앞에 바로 우리의 오늘 목적지 타다빠니가 있을 줄 알았더니, 다시 밀림이 펼쳐졌다.

 

거대한 나무 기둥은 제 색깔을 보여주기 싫은 듯

이끼와 기생식물들로 가득한 제 2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나같이 기이하게 생겨서 카메라에 담느라고 나의 걸음은 또 지체되었다.

 

그래도 어느 순간 대장님을 앞질러서 한 참을 홀로 걸어올랐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무도 없는 밀림을 홀로 걷자니 문득 두려운 생각이 엄습한다.

멈춰서서 위에서 내려다 보니, 저 만치 아래서 대장님께서 간식도 드시고,담배도 태우시고 계시는 듯 하다.

 

잠시 멈춰 서 기다리다가 나는 다시 홀로 걸었다.

숲은 점점 더 깊어지는 것만 같다.

 

그렇게 또 얼마를 걸어 올랐을까....

드디어 롯지의 위치를 알리는 조그만 표지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드디어 다 왔구나~

반가움에 걸음이 빨라졌다.

그때 저 만치서 앞서던 일행이 보인다.

다름아닌 나와 대장님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먼발치서 보이던 양 갈래길...

잠시 주춤하며 어디로 가야하나...걱정했던것과는 상관없이 우리의 숙소는 양갈래 길도 아닌  길이 아닌것 같은 곳으로 올라서 있었다.

 

가파른 숲을 올라오니, 거짓말 처럼 근사한 롯지가 있었다.

눈 앞에 하얀 설산이 타악 보이는 기막힌 전망.....

히말라야에 발을 들여밀고 처음으로 시야에 온전히 들어 온 하얀 설산앞에 그만 배낭을 내려놓을 생각도 못한 채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Taryn Fiebig & Jayne Hockley[2003 Thyme & Roses] - Wild Mountain Thy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