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BC (2013.4)

19.계단식 다랑이 밭이 예술인 타다파니-촘롱

나베가 2013. 7. 19. 08:02

 

 

 

 

 

 

 

 

 

 

 

 

촘롱가는 길의 다랑이 밭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예술이라고??

그저 모든게 아름답고 환상적으로만 보이는거....

이들의 고단함과는 너무 거리가 먼 사치스러움일까??

아니~

그게 신비스럽기까지 해.

이들의 고단하고 가난한 삶이 먼저 떠오르는게 아니고, 그저 여유롭고 아름답게 보인다는 거...

 

어쩔 수 없었어.

이들의 남루한 옷차림도

고단해 보일것 같은 삶에서도

이들의 환한 미소에서 느껴지는 행복감과 여유로움은 이들이 가난과 나의 사치스러움을 압도했어~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척박한 환경을 생각하기 이전에

먼저 이들이 일궈내며 살고 있는 현장이 해발 8000m높이의 경이로움을 잊게 만들었어.

또 다른 놀라움과 경이로움이지~

 

대장님도 가시던 길을 멈추시고...

나도 멈추고...

지나가던 개까지도 발걸음을 멈추고 삼매경에 빠져드는 곳....

 

이런 길을 하루 종일 걷다보면

내가 며칠동안 걸었던 밀림과 랄리구라스의 그 감동을 또 잊게 만든다는 거야~

참 기가 막힐 일이잖아~

그 엄청났던 곳을 잊게 만들다니...

 

아니...

내안에 그토록 가득했던....그토록 열망했던 거대한 설산을 생각지 못하게 한다니까...

 

아주 단순해 질 수 밖에 없는곳...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그만 그 외의 모든 건 까마득히 잊게 만드는 곳...

그래서 난 순례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곳....

 

히말라야....

 

  

 

 

 

 

 

 

 

 

 

 

 

 

 

 

 

 

 

하루 종일을 다랑이 밭에 매료되어 걸었다.

터엉 빈 마음에 아주 잠깐씩 이들의 삶과 나의 삶이 교차되며 스쳤다.

마치 TV드라마를 스쳐 흘려 보내 듯 ...

 막연하게...

 

 

롯지들 사이로 끊임없는 돌계단이 또 이어졌다.

파르초도 흗날리고 있고....

조그만 기념품 가게도 있고...

무엇보다 롯지들 바로 코앞에 떡 버티고 있는 거대한 설산이 온 마음을 또 흥분하게 만들었다.

 

와우~~

여기에 우리의 숙소도 있겠지??

 

내일도 모레도...어쩌면 앞으로 계속 이렇듯 거대한 설산곁으로 더 가까이 갈 지도 모르는데도

오늘 당장 이곳에 머물어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 말할 수 없는 흥분감과 감동 마저 느끼게 했다.

 

깔딱 돌계단을 오르자 눈을 자극하는 안내판이 띈다.

'어서 오십시오'

'김치찌개' '백숙' '라면' '김치'

한글로 또렷하게 쓰여져 있는 자그만 안내판....

혹시 한국인이 하는 롯지일까??

얼마나 많은 한국인이 이곳엘 찾아오면 저리 또렷한 한글로 우리의 시선과 마음을 흔들어 놓는걸까....

아!! 배고프다.

빨리 가서 맛있는 저녁 먹고싶다.

 

 

 

아~~이게 왠일이란 말인가~

그런데 롯지가 끝날때까지 우리의 짐도, 우리를 마중하는 포터도 없었다.

그렇다면 여기가 우리의 숙소가 아니라는것...ㅠㅠ

이렇게 판타스틱한 설산앞의 롯지를 그냥 지나친다는게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길은 다시 숲으로 이어졌다.

왠지 마을이 나올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아무래도 불안한 마음에 가던 발걸음을 되돌려 돌아와서 앞으로 계속 가면 롯지가 또 있느냐고 물어 확인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왠지 이젠 설산이 완전히 숨어버려 보이지 않을것 같음에 속이 상할 즈음 다시 눈앞에 커다란 마을이 나타났다.

 

 

드디어 촘롱이다.

타다빠니(2630m)에서 추일레(2060m)-시프롱(1800m) 까지 내리막길로 이어지다가 다시 오르막으로 구릉(2010m)-촘롱(2140m)까지 오른것이다.

 

 

아!!

설산이 안 보이는 곳에 우리의 숙소가 있을까봐 안타까웠는데....

이렇듯 아름다운 곳에 우리의 숙소가 있었어~

그럼 그렇지~

우리의 대장님과 채링이 뷰가 없는곳에 롯지를 잡을 리가 없지~

 

흥분된 맘에 방에도 들어가지 않고 넓다란 잔디밭에 놓여있는 테이블에 가서 앉았다.

배낭을 벗어 던지고...판타스틱한 풍광속으로 빠져 들었다.

아!!

이때 채링이 따듯한 레몬 티까지 가져다 준다.

새콤하고 달콤함이 가슴속까지 따듯하게 파고 들었다.

세상에~ 지금 이 순간 뭘 더 바랄까....

 

 

 

연 이틀 동안 카메라 배터리 충전을 하지 못해서 맘껏 사진을 찍지 못한 안타까움이 그리도 컸을까...

오자 마자 배터리 충전을 할 수 있는 지 물었다.

다행히 이곳에선 그 모든것이 오케이 였다.

충전은 물론 핫 샤워도 할 수 있었고, 전신 마사지도 받을 수 있었다.

역시 촘롱이 이곳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가는 길목에선 가장 큰 마을임이 확실한것 같다. 

 

 

 

커다란 마을....

부자 동네....?? ㅋㅋ

 

맛있는 저녁을 먹고는 럼 콕을 한 잔씩 하면서 고다츠를 즐겼다.

고다츠가 뭐냐면...길다란 탁자를 두터운 담요같은 것으로 탁자보를 씌우듯 바닥까지 씌운 다음 그 안에다 난로(? 자그마한 가스 버너같은 것.)를 피는 것이다.

그러면 그 열기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아 순식간에 그 안은 아주 따듯하게 된다.

사람이 무릎이 따듯하면 온 몸이 따듯해 진다는 거...

이곳 히말라야에 와서 처음으로 알았다.

무릎에 빨래를 가져와 얹어놓고 있으면 금새 그것도 마른다는....ㅎㅎ

이 모든것에 행복감은 점점 배가 되어 히히낙낙 웃음과 즐거움으로 식당은 가득해졌다.

 

 

 

1000루피...에 전신 마사지를 받을 수 있대~

헐~

마사지 받기를 엄청 좋아하는 내게 그 말은 비수처럼 가슴에 파악 와 꽂혔다.ㅋㅋ

아니 비수가 아니지~

큐피트의 화살이라는게 낫겠어.ㅋㅋ

 

 

핫 샤워도 하고...

작은 빨래도 하고...

고다츠를 피워놓고 앉아 럼콕도 하고...

마사지까지....

그야말로 풀 코스 럭셔리 일정이 아닐 수 없다. ㅋㅋ

오늘 밤은 그야말로 큐피트의 화살을 맞고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멋진 사랑을 나누는 꿈을 꾸지 않을까?? ㅋㅋ

오늘 하루 쯤은 그렇게 달콤한 사랑에 빠지고 싶당~

ㅋㅋ

 

 

아침에는 언제나 기압이 내려가서인 지, 하늘이 맑고 맑음이다.

구름하나 없는 ....

하얀 설산의 자태를 온전히 보여주는...

그래서 눈 뜨자 마자 흥분 속으로 몰아넣는...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마차푸차레까지 훤히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흥분된 아침이 아닐 수 없다.

 

 

 

 

 

 

 

 

 

 

 

 

 

 

Meav - I Dreamt Dwelt In Mable 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