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BC (2013.4)

16.천국으로 가는 길-환상의 랄리구라스(3)-타다파니...

나베가 2013. 7. 13. 00:56

 

 

 

 

 

 

 

타다빠니로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더 흥분의 상태로 몰아넣었다.

풍광이...

위를 올려다 보고 걷는것과 아래를 내려다 보고 걷는 것과의 차이라고 할까....

 

밀림의 깊이는 더욱 깊어 보였다.

하늘을 뚫고 오를 기세의 나무들은 고개를 까지끝 올려다 봐야 보일 정도로 거대하고...

그 나무 등걸 사이를 메우고 있는 운무속의 랄리구라스의 모습과 가끔씩 보이는 트래커와 포터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매혹적이었다.

 

더우기 바닥에는 간간히 하얀 눈이 얼어붙어 있고...

그 하얀색 위로 수북이 떨어져 있는 빨간 랄리구라스 꽃잎은 아름다움을 뛰어 넘는 흥분감 마저 느끼게 했다.

 

그저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현실이 아닌 머언 유토피아의 세상...

아련하고....

흐릿하고...

모든게 휘핑되어 달콤하고 부드러운 크림같은 .... 

 

정말 나는 그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점 점 더 치명적으로 중독이 위험수위까지 되어갔다.

분명 오늘 배터리가 없어서 정말 중요한 포인트에서만 찍고 아주 아껴서 찍으려고 굳게 맘먹었었거늘....

 

사실 오늘은 다른 카메라를 썼기때문에 오늘 찍을 만큼의 배터리는 충분했다.

그러나 오늘일을 또 어찌알겠는가~

비는 계속 내리고 있는데...

발전상황은 더 나빠질 수도 있는데...

정말 배터리를 아껴야 했다.그러나 나는 이미 치명적 중독 상태가 되어 어찌할 도리가 없은 상태였다. 

 

 

 

 

 

 

 

 

 

 

 

 

 

 

 

 

랄리구라스로 완전히 휘둘러진 예쁜 곳에 작은 롯지가 나타났다.

포터가 문앞에서 활짝 웃으며 나를 반겨준다.

우리가 점심을 먹을 장소이다. 

 

 

나는 쿡이 점심 상을 차리는 동안 밖에 있는 작은 가게를 두리번 거렸다.

어쩌면 하나같이 이렇게 예쁜 색감의 배합을 가지고 있는 지, 예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리고 똑같은 문향의 모자가 이곳에서 뿐만 아니라 네팔 전체를 통 털어도 단 하나도 없다는 것...

예쁜 실을 사다가 각자 그 순간의 느낌대로 짜는 지, 어떻게 똑같은 모자가 단 하나도 없을 수 있는 지...놀라우면서도 그래서 모자 고르는 일이 재밌다.

아니 너무 많아서 고통스러운 건가?? ㅎㅎ

나는 선물도 할겸 도와주려는 맘도 일어서 모자와 손목 장갑과 토시를 샀다.

 

 

 

 

 

 

 

 

 

점심을 먹는 동안 난로에 우비와 등산화 등을 잠시라도 말리고...

우린 다시 출발했다.

 

랄리구라스의 향연은 여전히...

끝없이 펼쳐졌다.

 

나는 늘 대장님 보다는 앞서 갔었는데 오늘은 내내 대장님을 뒤따라 갔다.

빗속에서 사진을 찍으며 가느라

늦을 수 밖에 없기도 했지만

빨간 쟈켓에 그린색 우산을 쓰고 가시는 뒷 모습이 이 곳 풍광과 어찌나 잘 어울리는 지....

마치 영화 촬영기사 처럼 나는 그 대장님 뒷 모습이 들어간 풍광을 연속 촬영했다.

 

 

 

 

 

 

 

 

 

 

 

 

 

 

 

 

 

 

 

 

 

 

 

 

 

 

 

 

 

 

 

 

 

 

 

 

 

 

 

 

 

 

 

 

 

 

 

 

 

 

 

자그마한 롯지앞으로 들어섰다.

호텔 이름이 랄리구라스.....ㅎㅎ

호텔이름에 걸맞게 정말이지 시야에 들어오는 건 몽땅 랄리구라스다.

얼마나 이쁜 지...

모두들 정신 못차리고 사진들을 찍었다.

 

 

 

 

 

 

오옷~

여기도 모자가 있네~

귀여운 특별한 모자와 양말도 있고, 다른 곳이랑은 좀 차별이 되는 모자를 팔고 있었다.

나는 일행들을 앞세워 보내고  얼른 모자를 하나 더 사들고 뛰어 내려갔다.

 

 

대장님이 저 만치에서 또 서계셨다.

나를 기다리셨다기 보다는 경치 삼매경에 빠지신 듯하다.

아닌게 아니라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풍광....

나는 그런 대장님의 멋스런 뒷모습을 담았다.

 

 

이제는 랄리구라스를 머리에 이고, 발로 밟고 걷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 내려다 보며 걷는다는....

그 깊이가 갈 수록 더 깊어지는 것만 같다.

당연히 나무의 종류도 달라졌다.

이끼가 잔뜩 끼어 본연의 모습을 알아 볼 수 없었던... 랄리구라스의 오를때의 모습과는 달리

그야말로 정글의 법칙에나 어울릴법한....오만가지 종류의 나무들이 깊은 히말의 골을 메우고 있었다.

그 사이 사이를 메우고 있는 파스텔톤의 핑크빛 랄리구라스의 모습은 주변과 어우러져서 여전히 매혹적인 모습이다.

 

 

 

 

 

 

 

 

 

 

 

 

 

 

 

 

 

 

 

Norah Jones - Tenneessee Wal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