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0년)

[Meet the Artist] 알브레히트 마이어 & 마르쿠스 베커! (4.26 로댕갤러리)

나베가 2010. 5. 3. 14:40

 

 

연주곡 : 헨델 <리날도 Rinaldo> 중 '울게 하소서'
연   주 : 오보이스트 알브레히트 마이어

 

 

얼마만에 로댕갤러리 로비 음악회에 가보는 지....

더구나 높은 천정에 유리벽으로 되어있어 음향이 독특한 이 공간에 울려퍼질 오보에 소리를 상상하면서

클럽발코니에서 실시하는 이벤트에 당장 2매을 신청했다

결과는 당첨!!

유독 목관악기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이건 가고싶어도 당첨이 되지않으면 갈 수 없는 그런 공연이라고...'코앞에서 연주자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정말 없다....'고 큰소리를 치면서

꼭 시간을 낼것을  강조했다.

 

이 날은 강남에 볼일이 있는 날이었다.

점심때 일이 끝나 저녁 7시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있었다.

"그래~ 모처럼 인사동 길을 걸으며 미술관 산책을 하자. 그리고 인사동이 회사인 남편을 만나 저녁을 먹고 마이어를 만나러 오는거야~ 오옷~환상의 일정이군~ㅋㅋ"

 

아앗~ 그런데 한가지 아쉬움....비가 왔다는것!

그래도 인사동 길을 걸으며 오랫만의 미술관을 순례하는 건 상당한 흥분과 감동을 주었다.

시간이 어느새 흘러갔는 지....

남편에게서 온 전화로 벌써 퇴근시간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인사동 골목을 끼고 회사빌딩이 있어 남편을 만나는 일은 금새 발길만 돌리면 되었다.

저녁을 근처에서 먹고 로댕갤러리로 가자는 남편의 의견에 혹시라도 늦을까봐 로댕갤러리 근처에 가서 저녁을 먹자고 우겼다.

 

아무래도 남편의 아지트가 아니니 식당을 찾는데는 좀 낯설었지만, 나름 유명한 곳을 찾아 저녁을 먹고,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커피전문점을 찾아 여유시간을 보냈다.

사실, 7시반부터 입장해서 8시 공연이 시작되는것을 내가 7시반부터 시작인 줄로 착각해서리....ㅎㅎ

 

시간에 맞추어 갔는데,아직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창밖에서 보니, 둘의 리허설 하는 모습이 보였다.

알브레히트 마이어는 청바지에 티셔츠의 모습이었고, 마르쿠스 베커는 머플러까지 둘둘 만 모습이었다. ㅎㅎ

아닌게 아니라 이날 비바람이 치면서 얼마나 추웠는 지...ㅎㅎ

 

문앞에서 친근한 발코니 식구들을 만났다. 반가움에 수다를 떨다가 문이 열리자 마자 우린 맨 앞자리로 가 자리를 잡았다.

내 옆자리엔 털코트를 입은 예쁘장한 외국인이.....

나중에 알고보니 작년에서야 결혼을 한 마이어의 부인....

늦은 결혼에 이렇게 이쁜 색시를 얻었으니 매 연주여행때 마다 함께 하는 모양이다. ㅎㅎ

 

아닌게 아니라 그의 얼굴엔 그저 행복이 가득... 마냥 상기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이번 연주회는 그 어느때 보다도 환상이겠군!! ㅋㅋ"

 

잠시후 두 연주자가 나왔다.

헉!! 마이어는 리허설때의 그대로의 모습인데, 그 사이 베커는 양복으로 말끔하게 갈아입었다.

아까 추워서 외투에 머풀러까지 둘둘 말고 있었던 모습과는 딴판....ㅎㅎ

 

드디어 그들의 연주가 홀안에 울려퍼졌다.

오늘 들고 나온 오보에는 낮은 음역을 내는 잉글리쉬호른....

그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악기란다.

정말 2미터를 앞에두고 연주자의 연주를 듣고 있노라니 이게 바로 꿈결같다는 것?? ㅎㅎ

 

 

오늘 연주회는 사실 내가 기대했던 로비음악회는  아니었다.

아니, 자세히 프로그램을 보니 음악회가 아니고 그야말로  연주자와의 만남이었다.

나야 무엇이든 이 시간이 감동 그 자체였지만, 환상의 연주를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내 야심찬 계획에는 차질이 생긴것이다.

오늘의 연주는 단 2곡뿐이었으니까....ㅠㅠ

내일 모레 그의 연주회에서 환상의 연주를 들을테지만 그래도 사실 우리에게도 그게 좀 아쉽긴 했다.

 

어쨋든....

음악컬럼니스트 유종호의 사회로 진행된 이 연주자와의 만남은 너무나 소탈한 그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조금은 장난기 어린....

함께 연주할 마르쿠스는 귀여운 이미지까지 더해서 더욱 짓궂어 보였다.

깔끔했던 이미지에 턱수염을 길어서 조금은 다른 모습....ㅎㅎ

그런데 그게 부인이 멋있다고 해서라니, 인간적인 모습이 한없이 감미롭고 부드러운 그의 오보에 소리와 닮았다고  느껴졌다.

하긴...

지난 베를린 필 내한 공연때 공연이 끝나고 로비에 나오니,

 어느새 나왔는 지 팬들에 둘러쌓여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의 다정다감한 모습에 한참을 곁에 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도 한국에 좀 전에 도착해서 곧바로 이곳으로 와서 이 시간을 마련한 것이라고 하니...더욱 감동스럽다.

제대로 리허설 할 시간도 없었어서 맞춰보지 못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월광을 피아노와 오보에... 즉흥 듀오연주로 듣노라니,

감동과 함께 정말 색다른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혹시...

한곡만 더... ?? @#$%

아쉬웠지만 우린 CD에 싸인을 받는걸로 대신하고 로댕갤러리를 나섰다.

 

정식 공연은 아니었지만,,,,

내게는 그 어떤 공연날 보다 뜻깊은 멋진 하루...또 남편과 함께 한 멋진 데이트 프로그램이었다.

 

 

 

 

 

 

 

 

 

 

로댕갤러리 근처 까페....

진한 에스프레소 더블...

 

인사동 길....

 

 

 

 

 

 

 

 

 

 

 

 

Schumann

 Romanzen for oboe and piano, O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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