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0년)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피아노 리사이틀/4.27.화/예당 콘서트홀

나베가 2010. 5. 1. 16:40

공연후기....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이번 프로그램은 또 뭘까....무엇으로 또 우리를 경악케 할것인가...

아니,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릴것인가...기대를 갖게 하는 그 이름도 찬란한 베레좁스키다.ㅎㅎ

오옷~ 이번엔 독주회??

프로그램이 역시....리스트와 쇼팽이다.

벌써 그의 피아노 소리가 귓전을 때리는 듯 하다.

 

지난 번 연주회때 C블럭 4열...바로 피아노 앞...연주하는 손이 보이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그 아쉬움도 잠깐...훨씬 피아노 소리에 몰두할 수 있었어서 마치 생전에 피아노 소리를 처음 들어본 마냥 그랬던...

그날 후기에 그의 연주가 핵폭풍같았다고 표현했던....

 그 순간이 마치 어제 연주회를 본것 마냥 훤히 떠오르며 오늘의 연주회의 기대감에 가슴이 부풀어올랐다.

이번에도 연주하는 손이 보이지않는 ...거의 지난 번과 비슷한 자리..8열에 앉았다.

 

첫곡 리스트....

역시 그의 파워는 가공할만 했다.

가위에 눌리 듯 ...아니, 격정에 휩쓸려 내안의 모든게 폭발하듯 분출하고 있는것만 같았다..

 

두번째 곡 B단조 소나타의 의미심장한 시작과 역시 마지막의 대미 장식은 정말 그 어떤 클라이막스까지 올라간 격정보다도 아찔함을 준다.

마치 모든 격정을 잠재우고 인생의 삶의 모든것을 겪고 난 뒤에 마지막을 정리하듯....

숨죽이며 한음, 한음....칠때의 짜릿함은 전율 그 자체였다.

온몸이 땀범벅이 되어 코끝에서 땀방울이 한올 한올 건반위로 떨어져 내릴 때...

마치 삶의 무게가 녹아내려 영혼이 한없이 자유로와 지는 것만 같았다.

나는 그 자유로운 영혼속에 갇혀서 꼼짝않고 2부를 맞았다.

 

쇼팽......

바르카롤,스케르쵸, 폴로네이즈 환타지, 왈츠...

나는 엉덩이를 뒤로 쭈욱 빼고 천정을 바라보았다.

쇼팽의 곡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가끔은 그 소리를 탐닉하느라 천정을 쳐다보곤 한다.

천상에서 쏟아져 내리는 그 소리는 오색빛깔로 영롱하기 그지없다.

나는 한참을 그렇게 쇼팽의 선율을 타고 천상의 세계를 누볐다.

 

한참을 그러다가 다시 베레조프스키에 몰두한다.

그가 고개를 깊이 숙여 연주에 몰입하면 나도  그의 몸에 실려 고개가 비뚫어지며 그의 표정을 닮아갔다.

핵폭탄같은..? 괴력??

그런 이미지는 벌써 잊었고 한없이 섬세하고 크림처럼 녹아드는 그의 연주에 한없이 빠져 들어갔다.

그런가 하면 스케르초 3번에의 코다 부분에서의 격정적이고 열정적인 건반의 내리누룸은

보는이도 함께 그의 격정에 휩쓸려 가버렸다.

환호성이 홀안을 뒤엎었다.

 

폴로네즈 환타지...그리고 왈츠...

세상에 이처럼 미의 화신이 있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의 심성을 온전하게 원상복귀 시켜주는 원래의 미....

선함....

또다시 소리를 탐닉한다.

연주자도 보지않고 오로지 소리만....

쇼팽의 선율에...아니, 미의 화신에 둘러쌓여 인간의 가장 선한 모습으로 되어있지 않을까...생각했다.

 

어느순간 공연에 왔다는 것도 망각한 채, 귓전을 때리는 소리의 실체를 찾아 허공을 헤맸다.

갑자기 슬픔이란 놈이 스쳐지났다.

눈을 들어 바라보니 여기 저기 사방에서 뭔가 모를 슬픔같은게 마악 떠 다니고 있었다.

아!! 아름다움은 슬픔과도 소통하는 구나~~

순간 그렇게 생각들었다.

아름다움은 언제나 슬픔을 찾아가 위로해주고 승화시켜준다는 것을...

슬픔편이란걸...

그래서 항상 아름다움에 감정이 극점까지 복받쳐 오르면 나도 모르는 슬픔이 떠 오른다는 것을....

그렇게 치유를 받는다는 것을....

 

지난 연주회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감정을 극점까지 올라가게 하며 연주를 끝냈다.

환호성이 홀안 가득했다.

 

헉!! 그런데 이 터프하고 투박할 만큼 순박한 러시아 청년...

두번 커튼 콜 할것도 없이 바로 피아노 앞에 앉아 앵콜연주로 들어갔다.

라벨의 라발스....

아니, 이걸 앵콜이라고??

혼신의 힘을 쏟아 부우며 객석의 혼을 빼앗아가는 그를 보며 몇해전 앵콜연주로 엄청난 베토벤 월광 전곡을 연주하며 무려 1시간을 앵콜연주에 몰입...마치 엑스터시에 빠져있었던 것같았던 '타마쉬 바샤리'를 떠올리게 했다.

리스트의 연습곡,

쇼팽의 마주르카..

앵콜공연은 계속 이어져갔다.

어떤곡을 연주할땐 구슬을 가지고 노는 듯 그의 손은 0.1초도 여유없이 건반위를 노닐었고

어떤 곡을 연주할땐 연주 내내 눈을 감고 연주했다.

입을 약간씩 벌렸다 다물었다하며 연주하는 모습이 마치 격정이 온몸을 휘감도록 내맡겨두는 것만 같았다.

눈을 떴어도 건반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마치 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처럼...

 

나도 그를 그대로 닮아 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가 되게했던 공연이었다.

 

 

Liszt 

 Piano Sonata in B minor. S178

 

1852-1853년에 걸쳐 리스트가 작곡한 이 소나타는 브람스, 루빈스타인과 같은 보수적 음악들로 부터는 지독한 악평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사위 한스 뷔로의 연주로 1957년있었던 베르린 초연에서는 그곳 신문들로부터 '함성과 발구름으로 가득한 연주'라고 호평을 받았으며, 특히 바그너는 열성적인 지지자가 되었다.

이 소나타는 수십개의 조그만 모티브가 얽혀 거대한 건축물과 같은 구조를 이룬 음악으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4 개의 악장 구조로 시작과 끝은 분명히 전형적 소나타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각 악장의 테마적 변화와 테마가 상징하는 상관관계가 유사하여 4 개의 악장이 한 개의 소나타를 만들고 있다.

 

1 악장   Lento Assai - Allegro energico

 
2악장  Andante sostenuto
 
3악장  Allegro energico 
 
4 악장  Andante sostenuto - Lento ass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