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0년)

첸시 바이올린 리사이틀 (피아노 임효선)/1.26.화./호암아트홀

나베가 2010. 1. 25. 14:57

2010 Rising Star Series

 

클래식 열풍 속 중국을 대표하는 악동(樂童)

첸시 바이올린 리사이틀 (피아노 임효선)

Chen Xi Violin Recital (Piano Hyo-Sun Lim)

 

 

2010년 1월 26일(화) 오후 8시 | 호암아트홀

 

 

세르게이 하차투리안, 김선욱, 조이스 양, 리처드 용재 오닐 등 젊은 연주자들의 독주 무대를 꾸준히 선보인 호암아트홀 라이징스타시리즈! 2010년의 첫 번째 떠오르는 별은 ‘아시아의 악동(樂童)’으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첸시. 중국이 자랑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려한 선율이 일품이다. 윤디 리, 랑랑, 유자 왕 등 피아니스트 외에 중국의 클래식 열풍을 잇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주목해보자. 첸시는 1708년 스트라디바리 ‘루비’를 쓰고 있으며,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 등 바이올린의 명 프로그램들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첸시 - “아시아의 악동(樂童)” “동쪽에서 뜨는 아침햇살”

 

첸시는 랑랑 등 중국 출신의 클래식 스타를 배출해 온 베이징 국립 중앙음악원에 출신이다. 증앙음악원은 학내 가장 어린 학생이었던 12세의 첸시에게 베이징 첫 독주회 기회를 주었으며, 차이나 필, 차이나 내셔널, 베이징 오케스트라 등 클래식 돌풍을 맞은 중국의 주요 오케스트라들과 연이어 협연 기회를 제공할 정도로 ‘바이올리니스트’ 첸시에게 주목하였다.

 

2002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당시, 첸시는 콩쿠르 기간 중 열린 러시아 국가대표팀 월드컵 경기 패배로 흥분한 러시아 훌리건들에 의해 왼쪽 팔을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그러나 첸시는 강한 의지로 준결선 출전을 강행했으며, 결선에서는 청중과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2위(1위 없는)를 수상하였다. 청중들은 성숙한 감정 표현이 돋보인 시벨리우스 협주곡 연주에서 깊은 감동을 표했다. 차이코프스키 협주곡을 연주한 갈라콘서트에서는 자존심 높기로 유명한 러시아 청중들로부터 네 번이나 커튼 콜을 받았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피아니스트 랑랑 및 중국 청소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대만 투어를 가졌다. 중국인들은 대륙 내 클래식 열풍 속에서 또 하나의 롤 모델이 된 첸시를 ‘동쪽에서 뜨는 아침햇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베토벤, 사라사테, 라벨 등 4인 4색 명 프로그램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 사라사테, 라벨 등 그의 개성과 어우러진 곡들이 연주되며, 중국인 작곡가 웨이 짜오의 곡도 선보인다. 특히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는 40여분에 이르는 대곡으로,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역할을 동등하게 놓은 근대 바이올린 소나타의 출발점으로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인간적으로, 또한 음악적으로 스케일이 커진 베토벤을 확인할 수 있는 이 곡을 통해 첸시 역시 발전해 나갈 바이올리니스트의 면모를 충실히 전달할 것이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A장조, op. 47 “크로이처”
웨이 짜오, 봄의 기쁨
사라사테, 바스크 카프리치오 op. 24

사라사테,카르멘 환타지 
라벨, 찌간느

 

공연후기....

 

낮에 강남에 볼일이 있어 공연 시작시간 8시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꽤 있었다.

모처럼 인사동에 가서 전시투어나 해야겠다 맘먹으니 아침부터 오늘 하루 일정에 행복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강남에서의 일이 늦게끝나 시간이 애매해졌다.

생각해 보니 남편회사로 찾아간 적이 언제였나 ....이 공연 중독증때문에  공연장으로 달려가기 바빴으니 남편 회사 근처에서의 데이트가 까마득하기만 하다.

 

바쁜일이 생겨서 야근을 해야한다던 남편이 나의 이 짧은 저녁데이트에 쾌히 승낙....기꺼이 맛있는거 사준다고 참치횟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늘상 함께 하는 사람...아니, 같이 사는 사람이쥐~ㅋㅋ

그리고 늘 자주 데이트도 하는데, 회사앞에 찾아와서 이렇게 만나는 남편은 왠지 또 다른 느낌이다.ㅎㅎ

 

"와아~ 이렇게 회사로 나오니까 좋은데~  

 앞으로 자주 와서 저녁 얻어먹고 공연장에 가야겠당~ㅋㅋ^*^ "

 

요즘 체중이 늘어서 다이어트를 선포했더니 왜케 자꾸 먹을일이 생기는 건지...(ㅋㅋ 스스로 만들면서...)

메뉴판을 펼치자 마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배가 왜케 고파오는 지 간단히 먹겠다던 나의 맘은 순식간에 변해서 특정식으로다가......ㅠㅠ

이렇게 먹었으니 호암 멤버쉽 홀에서 커피를 한잔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노곤노곤....

아악~~ 졸면 안되는데~~

 

지난 주 금욜, 일욜 그리고 오늘 화욜 호암을 찾은 나를 직원이 보고 너무 반가이 맞는다.ㅎㅎ

호암이야 집에서 오기고 편하고, 오늘처럼 남편과 저녁 데이트도 할 수 있고, 멤버쉽홀에서 커피도 공짜로 얻어먹을 수 있고....더우기 리모델링을 해서 음향도 너무나 좋아지고....

올해는 더구나 25주년 기념 공연도 화려하게 펼쳐지고......

이렇게 꿀이 철철 발라져 있는데 자주 안올 수가 없다. ㅎㅎ

 

이렇고 히히거리고 있는데, 헉~~ 황장원 쌤의 공연전 10분 토크가 있단다.

마시던 커피를 들고 로비 안쪽으로 의자를 찾아 들어갔다.

허걱! 거기 황쌤이 앉아계시는게 아닌가!!

아람 강좌에서만 보다가 이렇듯 공연장에서 선생님을 뵈니 얼마나 반가운 지....잠깐동안 선생님과 담소를 나누다가 시간이 되어 <첸시>공연에 대한 선생님의 10분 토크를 들었다.

 

지금 중국의 가장 뜬 별 피아니스트 <랑랑><윤디 리>와 함께 바이올린계에서 역시 강력하게 뜨고있는 별이라고...더우기 2002년 불과 18살의 나이로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1등없는 2등을 차지했고, 그 이후 꾸준히 공부를 더해 예일대에서 강효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세종 솔로이스츠' 단원으로 활동하게 된것이라고...

 

그리고 오늘 있을 프로그램에 대해서 간략한 설명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그가 쓰고 있는 바이올린-<루비란 별명을 가진 스트라디 바리우스 >이 바로 사라사태가 쓰던 바이올린이라는 것이었다. 300년이 넘은 악기를 보고 그 소리를 듣는다는 것만으로도 항상 감개무량이엇는데...

사라사태가 쓰던 악기라니.....Olleh~

 

드디어 그가 무대에 섰다.

베토벤의 크로이처.....너무나 유명하고 들을때 마다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하는 곡!!

내 귀는 코끼리 귀라서 그 펄럭거림에 남의 말에 잘 흔들린다.

첸시의 격정적 연주에 자꾸 사라사태가 오버랩 되었다는.....ㅋㅋ

 

첸시의 연주는 정말 매우 격정적이었다.

그 몸짓이 얼마나 컸는 지, 맨 앞 두번째 열에 앉아서 보기에 얼핏 산만해 보이기까지 했으니까...

피아니스트 임효선의 연주가 참 돋보였는데, 그녀의 연주 모습도 웃음이 나올정도로 컸다고 할까???

바이올리니스트와의 협연에 단 0.1초의 오차도 생기면 안된다는....그런 제스쳐~

마치 그녀는 귀로 호흡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눈으로 맞추는것만 같은 착각이 일정도로 눈을 아주 커다랗게 떴다는.....

주체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첸시보다 자꾸 그녀에게 시선이 갔다면...ㅎㅎ

하긴 이곡은 바이올린의 반주로 피아노가 연주된 것이 아니라 똑같은 위치로 연주된 마치 경쟁구도에 있는 것같은....그래서 그 어떤 곡보다도 피아노 위치가 중요했다고 생각드는데, 정말 임효선의 연주는 과해서 바이올린에 넘치지도 않으며 강한 흡인력으로 청중을 빨아들였다는 생각이다.

 

스트라디 바리우스는 여리고 초절정 고음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는 생각이다.

너무나 아름답고 섬세한 곡 2악장에서 난 역시 오늘도 스트라디 바리우스 '루비'에게 빨려들어갔다.

 

비교적 짧은 1부가 끝나고 2부 첫곡으로 중국 전통음악 <웨이 짜오의 '봄의 기쁨'>이 연주되었다.

웨이짜오는 첸시의 스승이었고, 첸시를 위해서 이 곡을 작곡해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앵콜곡으로 선정될 만한 이 곡을 정 프로그램에 넣은것은 이 곡에 대한 애착도 클뿐더러

마치 제목이나 분위기가 베토벤 크로이처와 늘 함께 대두되는 소나타 '봄'과 왠지 어울리는 분위기라서...ㅎㅎ

중국의 민속적 향내가 물씬 풍기는 곡이었지만, 연주자의 비르투오조의 기량을 뽐낼 만큼 기교도 빼어난 밝고 화려한 즐거운곡이었다. 

 

다음곡이 드디어 수백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바이올린의 주인공이었던 사라사태의 연주곡 퍼레이드다.

본 프로그램엔 <바스크 카프리스>만 있었지만 <카르멘 환타지>까지 추가 연주되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자신의 비르투오조의 기량을 맘껏 뽐낸 연주였다.

아니....비단 이 두곡뿐만이 아니라 프로그램 전체....앵콜곡까지 자신의 연주기량을 맘껏 보여주려고 작정한것 같은 연주회 프로그램이었다. ㅎㅎ

 

공연장 음향, 분위기도 좋고...

프로그램도 좋고...

새로 태어난 이 젊은 악동의 연주....임효선의 피아노 연주까지...

젊은이의 패기 넘치는 열정적 연주와  사라사태의 신출귀몰한 환상적 연주까지 상상속에 빠뜨렸던...

모든게 즐겁고 행복했던 하루였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A장조, op. 47 “크로이처”

1악장
 

 2악장
 

3악장
 

 

 

 

 

 

Tzigane, Op.76

라벨 / 찌간느

Joseph Maurice Ravel 1875∼1937


Tzigane

작품 해설

우선 바이올린 독주의 긴 카댄짜로 시작된다. 중얼대는 듯하고,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듯한 선율로 시작되는 음악, 집시, 음악 비슷한 증2도의 음계가 귀에 닿고, 이어서 노래답게 된다. 그리고 한바탕 노래하고 다시 처음의 선율, 이번에는 옥타브를 주로 중음에 따른다.

그것을 마치고, 또 몰토 에스프레스보의 다른 노래가 있고서 중음 트레몰로에 들어가면, 피아노가 화려한 아르페지오로 개입한다. 그리고 피아노 Adma의 연타로 모데라토의 주부에 들어간다.

이윽고 바이올린 선율의 주요 테마, 후반부에서는 피아노로 집시 음계의 증2도가 인상적이다.

이윽고 바이올린 선율이 하모닉스로, 다시 그 피치카토를 반주 삼아 피아노로 연주된다. 빠른 헝가리무곡풍의 피아노 독주를 끼고, 또다시 바이올린 하모닉스에 의한다. 그리고 더블 스토핑, 다시 트릴에 의한 연주를 들려 주고, 다른 요소가 나타난다.

이것이 한바탕 읊어지면, 또 다른 선율로 시작되는 음악, 이것이 먼저의 바이올린 선율로 시작되는 다른 음악, 여기서부터 몇 번 변주가 되고 마지막으로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에 의하여 고음부에 아로새겨져 드높아졌다가 끝난다.

TZIGANE 찌간느 : 음악회용 랩소디

1924년의 작품, 헝가리의 바이올리니스트 J. 다라니를 위하여 쓴 것이다.

라벨은 그 자신에게 어떤 곤란한 문제를 부과하고, 그것을 해결코자 스스로 노력하기를 좋아하였다. 왈츠의 리듬만으로 된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나 〈라 발스〉, 같은 선율을 연연히 계속하는 〈볼레로〉, 〈왼손만을 위한 협주곡〉, 〈밤의 가스파르〉는 발라키레프의 〈이슬라메이〉를 염주에 두고, 그 보다도 더 연주 곤란한 곡을 쓸려고한 듯하며, 이 〈치간〉에서 라벨은 파가니니의 〈카프리치오〉를 생각한 듯하다.

그것을 연구하여서 바이올린의 기교를 충분히 살린 작품을 쓸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그것에는 성공하였으나, 라벨 다운 음악의 맛이 충분히 나타나 있으냐 하는 문제에 관하여서는 다소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본래 피아노 뤼테랄이라는 집시 음악의 악기 침발론을 닮은 피아노로 반주하도록 작곡한 것인데, 피아노 반주로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라벨 자신이 그것을 관현악 반주로도 편곡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