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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이 공연이 초연된 1781년...당시만 해도 바로크시대의 세리아 오페라가 주를 이루던 시절,
25세의 젊은 모짜르트가 시도한 대담한 오페라의 서막을 알리는 오페라 <이도메네오>가 2010년 국립오페라단의 첫공연으로 테이프를 자르며 시작되었다.
캐스팅도 화려하기 그지없는
정명훈 지휘자의 서울시향 연주에 유럽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이도메네오역의 '김재형'과 역시 유럽등 국내에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고음악의 최고의 소프라노 '임선혜'가 일리아역으로....
그리고 모짜르트 오페라 전문 소프라노로 인정받고있는 '헬렌 권'이 엘레트라역으로....
그리고 외모나 목소리에서 중성적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메조소프라노 '양송미'가 이다만테역을 맡고 있다.
더우기 모짜르트 자신도 자신의 최고의 오페라라고 말했을뿐만 아니라, 초연때 대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230년 동안이나 베일에 쌓여있다가 최근에 부각되기 시작한 오페라라니....
이 오페라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른 공연이 무관심해 질 정도였다.
처음 접하는 오페라이니 만큼
이곳 저곳 찾아다니며 예습도 충분히 하고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정신을 바짝 차리기 위한 정결예식(?)으로 커피도 한잔 하고,
오페라 극장을 가득 메울 만큼 커다랗게 매달려 있는 브로마이드도 한컷 카메라에 담고...ㅋㅋ
평소보다는 좀 일찍 홀로 들어갔다.
수십번 들은(?? ㅎㅎ)서주가 힘차게 울려퍼진다.
늘 무대 위에서의 모습만 보다가 무대 아래에서 지휘하는 정명훈 지휘자의 모습이 좀 낯설긴 했지만
정명훈 지휘자가 만들어 내는 시향의 음악에 믿음이 간다.
드디어 커튼이 오르고 심플한 무대가 시야에 들어왔다.
일리아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임선혜의 청아한 목소리가 배역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들었다.
이어 등장한 이다만테역의 양송미....
이다만테역을 남성이 맡지않고 바지역으로 양송미가 맡는다고 해서 좀 어색하지 않을까...생각했던 우려는
난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한 캐스팅이라고 감탄했다.
일단 체구가 왠만한 남자보다도 크고 목소리의 중성적인 매력이......WOW~~
특히 체구도 작고 외모나 목소리가 여성적인 임선혜와는 너무도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었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음향이 이렇게 좋았었나?? 싶을 만큼 오케스트라 연주는 성악가들의 소리를 하나 하나 살아 움직이도록 내주는데 완벽했다.
영롱하게 빛나는 쳄발로는 이들의 청아하고 맑은 음색들과 너무나 잘 어울리며 드라마틱한 분위기에 젖어들게 만들었다.
이전 바로크 음악과 다른 점....
중창과 힘찬 합창부분 도입....
성악가들은 말할것도 없이 합창단의 중창부분도 어찌나 잘하는 지..
아~~
그리고 무대의 세련됨....
내가 처음으로 현대 무용가의 대모격인 <피나바우쉬>의 작품을 보면서 접했던 무대의 영상미에 놀랐던 감동을 생각하면....
요즘은 너무나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무대이지만...
아무튼....아무리 봐도 조명과 영상미로 리얼함을 살리는데는 최고라고 늘 감탄을 하는 바다.
이동식 무대로 철썩거리는 파도에 휩쓸려 살아나온 '이도메네오' 김재형의 등장은 보너스를 받은 것 같은 멋진 무대...
와아~~
유려한 미성에 힘찬 드라마틱함까지...
신문기사를 읽고 그에 대한 한층 더 부풀어 올랐던 기대감은 그의 첫노래를 듣는 순간...감동으로 변해갔다.
1막의 마지막 장면....
아들을 제물로 바쳐야만 하는 자신의 처절함을 물속에 무릎끓고 노래하며 결국 물위에 쓰러지는 장면은
리얼함을 극대화시키며 관객을 빨아들였다.
또다른 감동의 장면....
일리아가 이도메네오앞에서 자신의 심경을 노래하는 장면...
타원형의 흰색과 생명의 띠를 상징한 s자로 떨어져 있던 빨간색 띠, 그리고 두 배우의 의상과 전체적인 검정색 배경...
검정 대리석 바닥과 물에 비친 거울효과까지...현대적 감각의 절정의 무대를 만들어 냈다.
거기에 기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던 완벽한 객석의 분위기와 임선혜의 청아한 노래는 반짝이는 별처럼 빛을 내었다.
얼마만에 이렇듯 무대와 객석이 하나되어 티끌하나 없는 완벽한 공연의 감동속에 빠져들어 보는 지...
이어진 이도메네오의 아리아도 가슴속에 요동쳤고,죽음을 상징하듯 핏빛으로 변해버린 무대도 멋진 연출이었다.
아! 아가멤논의 딸-엘레트라 헬렌 권의 분노에 찬 노래와 연기도 압권이었다.
2막.....시돈의 항구를 묘사한 무대의 광활함이 WOW!!
정말 파도가 철썩거리는 바닷가에 서 있는 것처럼....보는이로 하여금 가슴이 다 뻥뚫리는 기분이었다.
아르고스에 이다만테와 함께 가게 된 엘레트라의 기쁨에 넘쳐 부르는 노래는
그녀가 연기해 낼수 있는 모든 교태와 행복함을 표현해냈다.
참...요즘 오페라 가수들은 힘들겠다.
가만히 서서 노래부르기도 힘들텐데...온갖 교태를 부리면서 누워서...엎어져서까지 노래를 불러야하다니...
평온한 분위기에서 폭풍이 불어닥치고 괴수가 나타나는....사람들이 모두 어지럽게 도망치는 장면 연출이
자연스럽게 영상과 막으로 처리한 장면도 아찔했다.
3막에서의 감동적인 아리아...
일리아의 맑디 맑은 청아함은 무대를 제압했고, 백성들에게 재앙의 이유를 고백하는 이도메네오의 처절한 노래,
모든걸 용서하는 신의음성이 들리고 그에 절규하는 엘레트라의 넋이 나간 연기와 노래는
보는 이로 하여금 오페라의 드라마틱함에 점점 빠져 들어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희생제물로 바칠때의 높이 올려지던 무대.....그 밑으로 드러나던 바다의 표현...정말 멋졌다.
1780년대...
신의 영웅담이 주제였던 세리아 오페라에서 신에 대응하는 인간적인 사랑과 용기-
일리아와 이도메네오,이다만테의 사랑에 감동한 신의 용서,,,,
신이 바란것이 바로 인간의 사랑이었다는 것에 포커스를 옮겼다는 드라마틱함...
아름답고 서정적인 아리아, 기막힌 화음의 중창과 우렁찬 합창, 무대의 광활함,
박수 칠새도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전개....
쳄발로와 목관의 서정적 아름다움에 적절한 우렁찬 오케스트라 연주...
화려한 이름값을 제대로 소화해 낸 가수들...
모든게 감동 그 자체였던 2010년을 여는 첫 오페라였다.
<2010.1.22. 베가>
하늘에서 신이 용서의 자비와 사랑을 쏟아 부어내려주듯
붉은 꽃잎이 눈처럼 쏟아져 내렸다.<몰래 후레쉬 없이 살짝 얼른 찍어서 어두컴컴.....ㅎㅎ>
무려 3시간 동안 멋진 연주를 해 낸 정명훈 지휘자와 서울 시향...
특별히 정명훈 지휘자는 쳄발로 연주자를 향해 박수를 보내주었다.
커튼이 내려지고.....
살짝쿵~~다시 나와 인사~
Mozart
Idomeneo, re di Creta KV 366
(Act3) Duetto (Idamante, Ilia)
S' io non moro a questi accenti
당신의 고백에도 제가 죽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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