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9년)

파이프오르간,헨델을노래하다/2009.6.27.토.7시반/세종 대극장

나베가 2009. 6. 28. 06:32

 

공연후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의 가장 기대되는 공연의 하나는 바로 '파이프 오르간'연주회다.

독일인 1400명을 포함 무려 4000명이 동원되어 13개월 동안 제작한 이 파이프 오르간은 총 8098개의 파이프와 6단에 이르는 건반, 

높이 11미터, 폭 7미터, 무게 45톤으로 동양 최대 규모의 웅장한 모습을 자랑한다. 

1978년 당시 6억원(미화 125만달러)을 들여 제작한 이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은 상상하지도 못했던 무려 9옥타브의 소리를 낸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주회가 거의 없어 이 오르간 소리를 듣기가 하늘의 별따기 처럼 어렵다. 

그렇게 파이프 오르간 소리를 듣기를 소망하던 차....지난 해 '미셸 부바르'의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 소식은 눈과 귀를 번쩍 뜨이게 만들었다. 같은 날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손꼽던 공연 소식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더우기 그땐 러시아 여행 직후였어서 성당에서 울려 퍼지던 파이프 오르간 소리에 휘둘린 채였으니 그 설렘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번에도 그 설렘은 마찬가지였다.

뒤늦게 공지에 오른걸 보고는 단박에 예매를 했다.

거대한 세종 극장에 울려 퍼질 압도적인 장중한 소리를 상상하니 벌써부터 그 정점에서 가위가 눌리는 것만 같다.

더우기 이번 2009년 헨델 서거 250주년을 맞아 오르간과 오라토리오의 대가인 헨델 전곡연주라니....

다른 그 어떤 악기도 흉내낼 수 없는 천상에서 쏟아져 내리는 것만 같은 거룩함이....

천국의 문을 열고 쏟아져 내릴것만 같아 시작도 전부터 전율이 일었다.

더우기 이번엔 합창단까지 동원....헨델의 메시아'할렐루야'까지 파이프 오르간 소리와 함께 울려퍼진다 하니....

그 기대가 정말이지 만땅까지 차 올랐다.

 사실...오르가니스트 '김지성'의 프리콘서트 강의도 욕심을 내 가고싶었지만, 시간이 허락지를 않아 안타까움을 주었다.

 

드디어 공연장에 들어갔다.

무대엔 파이프 오르간과 연결된 오르간이 놓여있었다.

직접 벽면에 설치된 오르간에 올라서 연주하지 않고 연결된 무대에서 연주를 하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고, 곡에 따라 어떤곡은  무대에서 하고, 어떤 곡은 직접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되어 있는 난간에 올라서 연주했다.

세종의 공간을 메우며 가슴을 뻥뚫는듯한  그 신비의 울림...

압도적인 순간을 뭐라고 표현할까...

더우기 손과 발을 동시에 움직이며 각각의 악보를 연주하는 그 모습이 ....저게 과연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들게 했다.

 

모든곡이 다 좋았지만...

헨델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지그프리드 카르그 엘러트>가 정말 가장 짜릿함을 느끼게 했다.

현란하게 움직이며 내는 그 변주의 퍼레이드가 정말 환상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파이프 오르간의 마력속으로 한없이 빨려들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오보에 협주곡을 연주할때도 파이프 오르간은 함께 연주되었다.

그 울림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풍부했다.

마지막 곡 <오라토리오 메시아중 '할렐루야' 합창>은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조금 아쉬움이라면....세종의 무대가 안으로 깊이 들어가 있어서 합창의 울림이 생각만큼 거대하지 않았다는 것...

아니, 1층이나 2층에서는 어쩌면 거대하게 들렸을 수도 있겠지.....

3층 맨앞자리에 있었던 나로선 파이프 오르간의 울림은 만끽했지만 합창의 울림은 좀 미약하게 들려 아쉬움을 주었다.

하지만....이걸로 충분하다.

파이프 오르간의 거대한 울림......

내 가슴을 뻥 뚫은 공명......

 

 


 

 

헨델 - 오르간 협주곡 제1번 사단조 제4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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