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의 비르투오조 시리즈 II
프로그램
마르티누, 두 현악 오케스트라, 피아노, 팀파니를 위한 이중 협주곡
Martinu, Double Concerto for 2 String Orchestras, Piano & Timpani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1번
□ 출연자 프로필
재단법인 서울시립교향악단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스코트 유 (Scott yoo)
스코트 유는 캘리포니아의 샌 루이스 오비스포 모차르트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이자, 자신이 1993년 창단한 메타모르포젠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콜로라도 대학교 여름 음악 축제의 상주 지휘자로서도 네 번째 시즌을 마쳤다.
그는 보스턴 조단 홀에서 열린 메타모르포젠의 정기연주회 시리즈와 함께 뉴욕 및 워싱턴 데뷔 연주를 지휘하였다. 2001/02 시즌 메타모르포젠과의 주요활동은 미국 26개 도시 순회연주와 소니 클래시컬 레이블로 출반한 바이올리니스트 마크 오코너와의 음반을 꼽을 수 있다.
1999/2000시즌 스코트 유는 달라스 심포니의 부(Associate)지휘자로 활동했다. 이는 그가 이 오케스트라에서 보조(Assistant)지휘자이자 악장대행으로서 한 시즌을 지낸 후의 일이었다.
그는 2000년 11월 콘트라 베이시스트 에드가 마이어의 협연 지휘로 달라스 심포니 정기연주회에 데뷔했고, 세인트폴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2004/05시즌 처음 만난 이후 매 시즌 다양한 연주회를 통해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음악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그는 메타모르포젠의 정기연주회를 통해 신작을 소개하고 있으며, 지난 여덟 시즌동안 20명의 작곡가들의 42개 작품을 초연한 바 있다.
이번 시즌 스코트 유는 요미우리-니폰 심포니 오케스트라, 시티 오브 런던 신포니아, 캘거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샌 안토니오 심포니, 필라델피아 체임버 오케스트라와의 데뷔공연을 진행 중이며, 서울시향, 세인트폴 체임버 오케스트라, 뉴 월드 심포니, 마니토바 체임버 오케스트라, 톨레도 심포니, 멕시코 시티 필하모닉을 다시 찾는다.
지난 2007/08시즌에는 세인트폴 체임버 오케스트라에 재 초청받아 몇 주 간 지휘봉을 잡았으며, 던 업쇼와 함께한 골리요프 페스티벌에서 콜럼버스 오케스트라를 비롯하여 루이빌, 버지니아, 알라바마, 포트웨인, 콜로라도, 그랜드래피즈 등지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그는 위니펙의 마니토바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06/07 시즌 그는 유타 심포니, 플로리다 오케스트라, 오마하 심포니, 서울시향 등의 정기연주회와 함께 세인트폴 체임버 오케스트라, 뉴 월드 심포니, 내슈빌 심포니 등을 지휘했으며 2007년 4월 링컨센터에서 세인트 루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영 콘서트 아티스트 다이아몬드 갈라 콘서트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스코트 유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피닉스 심포니, 인디아나폴리스 심포니, 캔자스 시티 심포니를 연주하며 지휘했다.
이외에 샬럿, 오리건, 털사, 빅토리아(브리티시컬럼비아), 톨레도, 휠링, 델라웨어, 호놀룰루, 에스토니아 국립 오케스트라, 홍콩 신포니에타 등을 지휘했다.
음반으로는 아일랜드 국립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작곡가 얼 킴 (Earl Kim)의 관현악곡 전곡을 낙소스의 아메리칸 클래식 레이블로 출반하였고, 샌 루이스 오비스포 모차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 심포니 사이클 음반을 출반할 예정이다.
의욕적인 실내악 주자로서 그는 바지뮤직, 보스턴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링컨 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킹스턴 체임버 뮤직 페스티벌, 라스베가스 뮤직 페스티벌, 로럴 뮤직 페스티벌, 뉴 햄프셔 뮤직 페스티벌, 시애틀 체임버 뮤직 페스티벌, 스트링스 인 더 마운틴 등 미국 주요 실내악 축제에 단골로 출연하고 있다.
스코트 유는 3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서 12세 때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보스턴 심포니와 협연했다. 그는 로만 토텐버그, 알버트 마르코프, 폴 칸토르, 도로시 딜레이에게서 바이올린을, 마이클 길버트와 마이클 틸슨 토마스에게서 지휘를 배웠다.
1988년 요제프 긴골드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 1989년 영 콘서트 아티스트 국제 오디션우승, 1994년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수상했으며, 1995년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의 상주 연주자로 선정되었다.
스코트 유는 1993년 하버드 대학 물리학과를 우등 졸업했다.
지앤 왕 (Jian Wang)
지앤 왕은 4세부터 아버지에게서 첼로를 배웠다. 상하이 음악원 시절 그는 <마오에서 모차르트까지 : 중국의 아이작 스턴>이라는 유명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게 되었고, 아이작 스턴의 격려와 도움으로 미국으로 공부를 떠나, 1985년 예일 음대에 입학, 유명한 첼리스트 알도 패리소를 사사한다.
지앤 왕의 2008/09 시즌은 로테르담 필하모닉, 파리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필하모닉 등과의 협연을 비롯하여, 시드니 심포니(지휘 : 아쉬케나지)와의 협연을 비롯한 호주 투어 등이 계획되어 있다. 지난 시즌에는 잘츠부르크 카메라타, 스웨덴 체이버, 홍콩 필하모닉, 싱가포르 심포니 등과 협연하였으며, BBC 프롬스에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하기도 하였다.
1986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처음 프로 무대에 선 이래로, 지앤 왕은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말러 유겐트 오케스트라, 리카르도 샤이의 로열 콘세르트헤보우 등과 협연하며 국제적 지명도를 높였다. 그동안 그는 필라델피아, 보스턴, 클리블랜드, 시카고 등의 세계적 교향악단과 취리히 톤할레, 산타체칠리아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스톡홀름 필하모닉, 말러 체임버,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였으며, 두다멜, 뒤투아, 정명훈, 자발리시, 네메 예르비, 에셴바흐, 하딩 등의 기라성 같은 지휘자와 함께 하였다.
지앤 왕은 협연자 또는 실내악 연주자로서 스위스의 베르비에, 일본의 미야자키, 영국의 앨드버러, 미국의 탱글우드와 모스틀리 모차르트 페스티벌 등 전세계 축제에 초청받고 있다.
DG와 많은 음반을 낸 지앤 왕은 최근에 <꿈> (첼로와 기타를 위해 편곡된 음반)과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출반하였다.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와의 바로크 앨범, 아바도, 길 샤함, 베를린 필하모닉과의 브람스 이중 협주곡, 굴벤키안 오케스트라와의 하이든 협주곡, 정명훈, 길 샤함, 폴 메이어와 함께한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 피레스, 뒤메이와 함께한 브람스, 모차르트, 슈만 실내악 등이 대표적인 음반들이다. 그의 악기는 작고한 사우윙 람의 가족들이 대여해준 것이다.
공연후기....
'지안 왕'이 온다.
아~~ 요즘은 정말 비싼 티켓값을 치루고 보는 여타 유명 오케스트라 공연이 아니더라도 시향 덕분에 정말 주옥같은 연주자들의 연주를 듣고 볼 수 있다는게 더없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더우기 서울시향 정기 연주회는 전 공연을 미리보기 강의까지 해주지 않는가!
워낙 공연에 중독이 되어 있는 터... 공연장으로 가느라 그 차려놓은 미리보기 강좌를 다 보지는 못하지만
시향 공연이 있는 주는 이 미리보기까지 있어 흥분됨을 감출 수가 없는 것이다.
미끄러지듯 유려하게 강의 하시는 진희숙쌤과 황장원쌤....의 강의를 꽉 찬 2시간동안 들으며 영상물을 보고,
그 감동이 식기 전에 직접 공연장에 와서 연주를 볼 수 있다는 벅차오름은 더 이상 말이 필요가 없는것이다.
이번에는 아쉽게도 미리보기를 보지 못하고 달려온 지라 역시 또 머릿속엔 '지안 왕'만 담고 왔었다.
하지만 팜플릿을 보니 새로운 곡이 하나 또 있다.
<마르티누/두 현악 오케스트라, 피아노, 팀파니를 위한 이중 협주곡>이라고..
무엇보다 이색적이었던 것은 난생 처음보는 오케스트라 배치였다.
피아노와 팀파니를 위한 협주곡인 만큼 오케스트라 한 가운데 피아노와 팀파니가 딱 하니 버티고 있고, 두 악기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똑같이 현악파트가 둘로 갈라져 배치가 된것이다.
먼저 바이올린 파트가 양쪽으로 둘로 나뉘어져있고, 그 뒤로 비올라 파트, 그 뒤로 콘트라베이스파트.
그리곤 항시 보이는 관악파트가 전혀 없었다.
이런 배치에서 나는 소리가 어떨까 궁금증을 유발하며 작곡가 이름도 생소한 마르티누의 곡을 들었다.
먼저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스코트 유'가 시야를 자극했고,
익숙지 않은 ...아니, 낯선 선율이었지만 아주 흥미로왔던 연주였다.
드디어 '지안 왕'이 나왔다.
동양여인 처럼 단아하다고 할까?? 그이 이미지가?? ㅎㅎ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지휘; 쥴리니
첼로; 로스트로포비치.
프로그램 곡목해설
두 현악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팀파니를 위한 이중 협주곡
두 현악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팀파니를 위한 이중 협주곡
마르티누 (Martinu) |
전류처럼 흐르는 근심과 분노
마르티누 (Martinu), 두 현악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팀파니를 위한 이중 협주곡 <연주 시간 : 약 20분>
올해로 사망 50주기를 맞은 보후슬라프 마르티누는 모라비아 출신의 모더니스트다. 프라하에서 드보르자크의 수제자였던 요세프 수크에게 배웠고 파리에서 알베르 루셀의 가르침을 받았던 그는 평생 동안 거의 400곡에 달하는 작품을 남긴 다작가로 유명하다.
협주곡 분야에서 마르티누는 바로크 시대의 ‘콘체르토 그로소’ 양식에 매료되어 두 개 이상의 독주악기를 요하며 강렬한 리듬과 대위법을 활용한 협주곡을 여럿 남겼다. 간단히 줄여서 ‘이중 협주곡’이라고도 불리는 <두 개의 현악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팀파니를 위한 협주곡>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8년의 작품이다. 당시 파리에 있었던 마르티누는 나치 독일이 체코의 주데텐 지방을 합병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작곡에 착수했다.
이 곡은 두 개의 빠른 악장들과 그 사이의 느린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마치 전쟁의 위협이 그로 인한 불안을 포위하고 있는 형국이다. 제1악장에선 현악기들이 긴박한 움직임으로 빚어내는 공격적인 리듬이 지배적이다. 중간에 잠시 정적과 이완된 분위기가 흐르지만, 이내 집요한 전진의 태세에 휩쓸려 들어간다. 느린 제2악장에선 근심과 분노의 감정이 전류처럼 흐르는 듯하다. 그 중심에서 때론 칸틸레나로 때론 타악기처럼 움직이는 피아노의 활약상이 인상 깊다. 제3악장은 더욱 긴박하고 전율스럽다. 현악기들이 숨 가쁘게 얽히며 만들어내는 각진 리듬들, 불길하게 반복되는 피아노의 음들, 현악기들의 맹렬한 트레몰로 배후로 던져지는 팀파니의 타격 등이 임박한 전쟁을 경고하는 듯하다.
첼로 협주곡 b단조, 작품 104
첼로 협주곡 b단조, 작품 104
드보르자크(Dvorak) |
글 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
고향을 그리는 애틋한 마음
드보르자크(Dvorak), 첼로 협주곡 b단조, 작품 104 <연주 시간 : 약 40분>
이 작품이 ‘첼로 협주곡의 제왕’으로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이 곡은 브람스풍 ‘교향악적 협주곡’의 연장선상에 있다. 대규모 교향곡을 방불케 하는 웅대한 스케일과 탄탄한 구성 속에 독주악기와 관현악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독주자의 명인기는 충분히, 눈부시게 부각되어 있다. 우리는 이 곡을 들으면서 장대하고 풍요로운 관현악의 울림에 압도되고 독주 첼로의 기민하고 현란한 움직임에 감탄하게 된다.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이 곡은 청자를 강하게 매료한다. 차이콥스키 못지않은 멜로디 메이커였던 드보르자크는 이 곡을 매력적인 선율과 리듬으로 가득 채웠는데 여기에는 미국음악과 보헤미아음악 간의 동질성의 발견이라는, 미국 체류기의 값진 소득이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그것은 5음 음계로 이루어진 제1악장의 제2주제, 흑인영가의 선율과 보헤미아 민속무곡의 리듬을 결합한 제3악장의 주제 등에 잘 드러나 있다.
한편으로 이 곡은 망향의 노래다. 드보르자크는 이 곡을 1894년, 미국 체류기 막바지에 작곡하기 시작해 이듬해 고향으로 돌아와서 완성했는데 그러한 정황을 전곡의 흐름에서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먼저 제1악장에서 재현부로 진입할 때 드높이 울려 퍼지는 선율은 처음에는 나직하게 제시되었던 제2주제다. 당당하고 활기찬 제1주제가 슬라브인의 기상과 활력을 환기하는 데 비해 유려하고 애틋한 제2주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환기한다. 그 그리움은 악장이 진행될수록 점점 크게 자라난다.
제2악장에서는 보헤미아 숲의 정경이 아련히 떠오르고 그리운 고향을 향한 마음은 더욱 절절하게 사무친다. 한편 비통한 중간부에서 노래되는 선율은 젊은 날의 가곡에서 가져온 것으로 당시 와병 중이었던 첫사랑 요세파에 대한 추억과 걱정이 담겨 있다.
제3악장은 귀향의 행진곡이라 할 만하다. 당당한 발걸음과 거친 향토색이 돋보이는 이 악장에서 가장 매혹적인 장면은 마지막 클라이맥스 직전에 독주 첼로와 악장의 바이올린 솔로가 감회 어린 대화를 주고받는 부분이다. 아울러 작곡가가 요세파의 임종 소식을 듣고 덧붙인 진혼곡조의 코다 부분도 너무나 독창적이고 감명 깊은 대목이다.
교향곡 1번 g단조, 작품 13 “겨울날의 백일몽”
교향곡 1번 g단조, 작품 13 “겨울날의 백일몽”
차이콥스키(Tchaikovsky) |
청년 작곡가의 조국 사랑
차이콥스키(Tchaikovsky), 교향곡 1번 g단조, 작품 13 “겨울날의 백일몽” <연주 시간 : 약 45분>
<교향곡 1번>은 차이콥스키의 첫 번째 대작이다. 음악원을 갓 졸업한 20대 중반의 작곡가가 넘치는 정열과 패기로 빚어낸 가작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에서 접할 기회는 그리 흔치 않아 아쉬운 작품이다. 평소 그의 교향곡 4, 5, 6번을 즐겨 들어온 이라면 이번 공연을 통해서 차이콥스키의 보다 풋풋한 얼굴을 대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이 교향곡에는 ‘겨울날의 백일몽’이라는 야릇한 부제가 붙어 있다. 그것은 아마도 러시아의 눈 덮인 광활한 대지 위로 떠오르는 환상을 가리키는 것이리라. 아울러 이 곡에는 제1악장과 제2악장에도 별도의 표제가 붙어 있어서 음악외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 나아가 마지막 악장에서는 민요선율이 차용되어 토속적인 색채를 한층 강렬하게 드러낸다. 이 모든 것이 혈기왕성한 청년 작곡가가 조국에 대한 애착과 동경을 드러낸 방법이랄까. 흔히 ‘서구파’의 이미지로 기억되는 차이콥스키에게도 민족주의에 경도되었던 젊은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제1악장은 ‘겨울 여행의 몽상’이다. 먼저 러시아풍의 제1주제가 플루트와 파곳에서 등장해 활기찬 리듬을 타고 흐른다. 마치 트로이카(세 필의 말이 이끄는 러시아 썰매)가 방울소리를 내며 눈보라를 가로지르며 달려 나가는 듯하다. 클라리넷으로 제시되는 제2주제는 한결 유려한 느낌으로 차이콥스키 특유의 우수를 머금고 있다. 때론 상쾌하고 때론 긴박하며 때론 신비로운 겨울날의 여행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제2악장은 ‘황량한 땅, 안개의 땅’. 약음기를 단 현악기들의 은밀한 합주로 시작되는 아다지오 칸타빌레의 느린 악장이다. 오보에에서 흘러나와 점차 현악기들로 번져 나가는 러시아풍 선율이 사뭇 애절하면서도 감미롭다. 마치 안개가 피어오르듯 몽환적인 느낌으로 가득한 매혹적인 악장이며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호른 연주도 인상적이다.
제3악장은 제2악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스케르초 악장이다. 세분된 바이올린 파트와 목관 사이를 오가는 주선율이 현의 피치카토와 어우러지며 경묘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자아내는 스케르초도 흥미롭고, 바이올린과 첼로가 표정 풍부한 선율을 춤곡 리듬에 실어 노래하는 트리오의 낭만적인 풍미가 일품이다.
제4악장은 비장한 느낌을 주는 느린 도입부로 시작한다. 이 부분에서 현악기에 흐르는 선율은 1861년 카잔에서 학생운동이 일어났을 때 불렸던 민요조의 노래를 차용한 것이다. 이 선율은 주부에서 제2주제로 다시 등장하는데 그 때는 다분히 선동적인 느낌이다. 주부는 두 개의 박력 넘치는 주제를 바탕으로 하여 격정적으로 전개되는데 특히 재현부 이후의 흐름이 무척 이채롭고 인상적이다. 즉 제2주제가 재현되다가 말고 다시 도입부의 악상으로 돌아갔다가 점진적인 고조를 통해서 더욱 거창하고 눈부신 클라이맥스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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