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군생활을 하고있는 창원은 워낙에 거리가 멀어서 먹을것을 해 간다는 것이 맘같이 쉽지 않다.
겨울에는 날씨가 추우니 음식이 식어서 먹을 것을 해 갈수가 없고,
여름에는 음식이 상할까봐서 사실 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회실에 냉장고와 전자레인지가 있으면 참 좋으련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더더욱 냄새가 날까 신경이 쓰여서 ...그러다 보니 매번 근처에서 이것 저것 사가지고 들어가게 된다.
매달 면회를 가다보니, 그것도 이제 무얼 사가야 되나~ 늘상 그게 그거라서 ...신경도 쓰이고...
근래에는 차를 가지고 남편이랑 함께 움직였기에 불현듯 먹을 것을 해가지고 ice box에 넣어가면 될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더우니 음식이 식어도 괜찮을것 같고....
그렇게 결정을 하고나니, 마음이 또 바빠졌다.
고기나 좀 구워가지~ 했던게 이것 저것 준비하다 보니, 무슨 밥상을 하나 차려간것 같이 진수성찬이 되었다.
저녁때 시장을 봐다 준비를 했으니 어느새 밤을 꼴딱새고 새벽동이 터 올랐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출발시간 새벽 4시반....
벌써 입대한지도 1년이 지났고, 이제 아들의 모자에 달린 계급장도 상병이 되었건만,
한달만 지나면 벌써 아들이 보고싶어 맘이 들썩거리니....
동이 트는 아침을 바라보며 텅빈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그야말로 아들을 보러가는데 얻는 보너스다.
녹음은 더욱 짙어져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은 지난 5월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마치 다른 길을 달리고 있는 것 마냥...
생각해보니 지난 달엔 4박5일 휴가를 나왔었고, 우리가 아들에게 갔을때만 해도 봄이었으니,
그 두달 상간에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어져 버렸던 것이다.
암튼 시야에 들어오는 건 온통 초록....
녹음이 짙은 산과 들뿐이었으니 그 상쾌함에 그야말로 모든 피로가 한순간에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언뜻 언뜻 졸다보니 어느새 창원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딱히 시장에 들러 먹을것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었으므로 곧장 부대로 들어갔다.
다른때 보다는 훨씬 일찍 아들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먹을것도 잔뜩 해갔겠다~ 의기 양양이다. ㅎㅎ
준비해간 것을 주섬 주섬 꺼내고 있자니 아들녀석이 어느새 면회실로 들어오고 있다.
"야~ 이번엔 엄마가 밤새서 이거...다 준비해 온것이야~ 맛있게 먹어야 돼~ 알았지??"
"오옷~ 뭐가 이렇게 많아요?? 이걸 어떻게 다 먹어요~"
헉!! 상병 달더니 어느새 여유가 생겼다.
일병때까지만 해도 면회실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끝나고 헤어질때까지 잠시도 쉬지않고 주물 주물 끊임없이 먹던 녀석이......
립 바베큐, 돼지고기 삼겹살 고추장 구이,황태구이, 멸치 건과류볶음, 버섯부침,마늘 쫑 볶음, 감자조림, 감자, 야채,햄볶음, 마늘장아찌,김장김치 볶음,계란지단 말이,
김치 4종류-오이소박이, 얼가리배추,알타리무우 김치,배추김치-까지 펼쳐놓으니 무슨 한정식집 같다. ㅎㅎ
먼저 립 바베큐를 뜯어 먹느라 정신이 없다.
아빠랑 함께 먹으려고 차갑게 얼려가다시피 한 맥주는 시원하기 이를데 없다.
디저트로 가져간 파인애플, 키위, 참외, 오렌지 비스킷까지...조금씩 먹고나니 배가 산더미 처럼 불러와 피차에 피곤하던 차에 모두 쓰러져 자버렸다.ㅉㅉ
중간 중간 잠깐씩 깼지마는 면회를 마치고 차에 오르는 순간, 이번 면회야말로 정말 먹을때 말고는 제대로 말한마디도 안하고 온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제서야 어떻하면 좋으냐고,,,아들에게 미안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모두 다 같이 잤으니까 괜찮아~ 저 녀석도 잤어~~"하며 괜찮다고 남편은 위로를 했다.
남은 음식중 립바베큐와 돼지고기 구이와 과일과 쿠키는 허락을 받고 들여가고, 나머지는 ice box에 담아 발길을 돌렸다.
우린 이번엔 행선지를 변산반도로 잡고 고속도로로 달렸다.
고속도로에는 마치 우리를 위해 비단을 깔아 놓은 듯 오직 우리 차만이 주욱 솟아 오른길을 달려가고 있었다.
88고속도로 좌우로 줄지어 우뚝 서있는 메타세콰이어는 언제봐도 일품이다.
지난 여행때를 회상하며 두런 두런 남편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해는 뉘엿 뉘엿 넘어가고 그림같은 해질녘 풍경이 펼쳐졌다.
격포입구...조각공원을 낀 아름다운 팬션이 있어 들어가니 빈방이 없었다.
좀더 달려 해안가에 있는 숙소에 자리를 겨우 잡았다.,
짐을 들여놓고 회 한사라를 하려고 내려오니, 벌써 <빈방없음> 푯말이 세워져 있는걸 보니,아직은 휴가철이 아닌데도 여행객이 벌써 많은것 같다.
자연산 도다리와 광어밖에는 없다고 했다.
뭐~~선택의 여지가 없어 우린 도다리를 시켰다.
본 회가 나오기도 전에 온갖 맛배기 횟감들이 줄을 이으며 줄줄이 나왔다.
에이그~~ 다이어트는 무슨~~
그냥 속편하게 맛있게 먹자!! ㅠㅠ
창으로 들어온 아침햇살에 눈을 떴다.
그리고 시야에 들어온 화악 트인 바닷가 풍경!!!
오옷~~ 나는 그만 잠이 화악 깨 버렸다.
어젯밤 늦게 도착해 사실 바다가 잘 보이지 않았었으므로 이렇듯 드넓은 바닷가 풍경이 시야에 펼쳐져 있을 줄은 몰랐었던 것이다.
남편도 일어나서 발코니앞 테이블에 앉아 여유를 즐기며 차를 마셨다.
그리고....아점으로 어제 남은 밥을 먹기로 했다.
다행히 냉장고에 넣어놨더니, 음식은 그대로 상하지 않았다.
바닥에 펼쳐놓고 도시락을 먹는것도 맛도 맛이려니와 나름 재밌고 추억이 될듯 싶었다. ㅎㅎ
오늘은 변산반도에 들어가 한바퀴 돌고, 또 맘내키는 데로 어디론가 떠날것이다.
아들도 볼겸....월욜까지 짧은 1차휴가...ㅎㅎ
슈만/아베크 변주곡-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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