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금)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Beethoven _ Symphony No. 6 “Pastoral"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Tchaikovsky _ Symphony No. 6 "Pathetique" _
5.31(토)
번스타인 ‘캔디드’ 서곡
Bernstein _ Overture to Candide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Mozart _ Sinfonia Concertante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Shostakovich _ Symphony No. 5
공연날...후기...
30일....
작년에 파리 오케스트라을 이끌고 내한공연을 가졌던 <에센바흐>의 카리스마에 완전 압도당한뒤 이렇게 빨리 그를 다시 볼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
티켓부스가 오픈하자 마자 이틀간의 공연을 예매한건 나나 우리 클럽식구들 모두에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는 지 모르겠다.
더우기 이튿날 공연이 있던 주말에는 우리 클럽식구중 두명이 즈음이 생일이었기에 일찌감치 만날 약속까지 되어있었다. 이렇다 보니 이날 어쩌면 공연도 보기 전부터 이미 감동에 젖은 우리들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헤칠 기량에 의기투합... 더더욱 기대와 설레임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첫날 레파토리 <전원>과 <비창>은 작년...아니 올들어서도 벌써 몇번째 듣는 곡인지 ...
마치 지정곡 <비창>으로 무슨 경연대회라도 펼치듯 ...그렇게 온통 차이콥스키의 <비창>으로 굵직 굵직한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사실 세종은 공연장이 너무 크고, 값비싼 로얄석에 앉을 수 없는 나로서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공연장이었다.
그러나 이날 세종에 울려퍼진 이들의 사운드는 늘상 해왔던 세종의 음향문제에 대한 투정이 그야말로 우리들의 투정이었다라고 할정도로 내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어쩌면 이미 나는 카리스마 넘치는 <에센바흐>에게 완전 매료당해 그의 손끝의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소리들을 내 귀에 소리가 닿기도 전부터 듣고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저 아름다운 전원의 풍경에 마치 나조차도 그 자리에 있는 풍경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어쩌면 그렇게도 완벽하게 전원의 풍경을 소리로 만들어 낼수 있었는 지....감동과 감탄에 빠져들다 문득 떠오른것이...
어쩌면 베토벤은 귀가 먹었어도 창작에는 전혀 상관이 없었을거란 생각에까지 미쳤다.
신이 세상의 모든것을 창조했듯이 신에게 부여받은 그의 재능은 이미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다 듣고 내면의 소리로 창조해 낼수 있었을 거라는......
목관악기들이 내는 온갖 새들의 지저귐은 들을때마다 가히 압권이다.
인터미션이 지나고 올해의 지정곡 <비창>이 연주되었다.
바순의 독주로 시작되는 서두는 언제나 가슴 저 밑바닥까지 전율이 진동하는 ....비단 이곡의 백미인 4악장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 울림에 가히 시작부터 압도당하고 만다.
차이코프스키 자신도 '이곡이 자신의 일생중에서 가히 최고' 라고 말했을 정도로 이 곡을 실황으로 듣는것 자체만으로도 어쩌면 벅찰지 모른다.
자신의 미래를 예견했을까...
이곡을 발표한 지 9일만에 세상을 뜨다니...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짜르트가 자신의 죽음의 끝에서 사투를 벌이며 장엄미사곡을 작곡하는 모습은 그 영화를 본지 수해가 지난 지금도 그 장면만이 가슴 절절해 그 곡을 들을때마다 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주체할수 없게 만든다.
이곡 역시 들을때 마다 나는 그 슬픔이 ...시린 가슴통증으로 느껴진다.
하얀 빙설이 쌓인 대 러시아...내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시베리아 벌판의 추위와 외로움은 그 크기만큼이나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픔으로 밀려들어 오는것이다.
생전 가보지도 못한 시베리아 벌판의 추위와 외로움의 극한-처절한 슬픔을 이렇게도 완벽하게 몸으로 느낄 수 있다니....
그 슬픔이 승화되어 피어오르는 아름다움과 복받치는 감동은 처절하리 만큼 가슴을 또 후벼 파낸다.
안타까운 것은 오늘도 또 3악장이 끝난 직후 잠깐이었지만 열렬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다행히 에센바흐는 이를 무시하고 곧바로 이어서 4악장을 연주했기에 그 흐름이 그래도 깨지지 않고 이어질 수 있었다.
4악장에 대해선 무엇을 더 언급하랴!!
밤을 새워 들어도 시간의 흐름조차 모를...
인간은 슬픔의 극한까지 가면 살기위한 본능으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고....
그래서 그럴까?? 아닌게 아니라 사소한 예술가들 조차 그들의 어려움속에서 많은 수작의 꽃을 피워낸걸 보면 그 말이 맞는 말인거 같기도 하다.
4악장이 끝나는 장면....지휘자의 팔이 한동안 그대로 멈춰서 있는... 숨을 멈춘 채 보고있는 그 짧고도 기인 시간이 이곡의 대미를 장식하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객석에서도 모두 함께 슬픔을 극복해 낸......
앵콜곡으로는 시벨리우스의 <슬픈 왈츠>를 들려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춤곡......
생상스의 죽음의 춤과 같은 맥락인 시벨리우스의 죽음의 춤이라 할수있는...
.
1903년 시벨리우스는 그의 부인의 형제인 극작가 아르운트 야르네펠트의 희곡
'kuolema(죽음)'에 음악을 붙혔다. '슬픈 왈츠'는 그중 일부분이다
이 곡은 비창의 감동을 깨뜨리지 않고 이어간 탁월한 선택의 앵콜곡이었다.
무대에서부터 시작해 마치 객석 밑바닥 전체에까지 쫘악 깔린듯 했던 현의 울림이 너무나 근사했다.
31일....
어제는 감동을 추스리느라 곧바로 발길을 옮길수 없어 스타벅스가 문을 닫을 11시까지 앉아 있다가 언니와 헤어졌다.
그리고 오늘....
공연에 앞서 생일 파티를 하느라 우리는 공연보다 훨씬 이른 4시에 만나 경치좋은 부암동으로 올라가 늦은 점심겸 이른 저녁을 먹었다.
주말...쇠고기 시위로 광화문 일대는 전경들과 차량으로 빼곡해 지나다니기 조차 빠듯할 지경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우리는 부암동을 가는데 차량수색을 받고서야 그곳에 오를수 있었다. 생각할수록 어이없는 우리의 선택에 웃음이 나왔다.
나는 빠듯한 시간에 케익을 맛있게 구워가려고 애썼지만, 결국은 서두르다가 그만 깨뜨려 케익이 망가지고 말았다. 그래도 주섬 주섬 깨진 케익을 추스려 싸가지고 갔다는....ㅎㅎ
우리는 2차로 스타벅스에서 커피까지 마시고 선물교환까지 한다음 세종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첫곡... 에센바흐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활기참으로 타악기가 빛을 발한<캔디드서곡>이 연주되었다.
이어서 연주된 비올라의 <장준진>과 바이올린의 <줄리엣 강>의 모짜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는 모두가 같은 필라델피아 단원들이어서일까....너무나 호흡이 잘 맞는 아름다운 연주를 보여주었다.
경쾌함....감미로움...빠른 질주....
에센바흐의 외모에서 풍기는 강한 이미지와는 다른 또 너무나 감미로운 연주를 보여주었다.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처절하리만치 장중한...음으로 시작된 곡은 가녀린 현악기군의 주제음이 연주되면서 야릇한 기분을 자아냈다. 이 주제음은 아름답지만 뭔가의 계략이 숨어있는 듯한 기분을 함뿍 자아냈다.
그러다가 일시에 템포가 바뀌면서 울려퍼지는 행진은 그야말로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것만 같은 공포감으로 무대를 사로잡았다. 그러다가 이내 음악은 다시 평온함으로 돌아오며 아주 오묘한 느낌을 자아내며 1악장을 끝냈다.
참으로 기막힌 쇼스타코비치의 표현이며 줄충한 연주라는 생각.....
경쾌하고 장대하게 시작된 2악장....타악기와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연주...그러다가 나오는 바이올린 솔로는 아찔할 만큼의 전율이 일케 만들었다.군화에 짓밟히고 있는 어린아이들의 신음소리라는데....ㅠㅠ악장의 바이올린과 플릇의 감미로운 대화... 이어 현악기의 피치카토 위로 번져가는 듯한 목관악기들의 향연은 그야말로 그 아름다움과 속도감이 참으로 일품이었다.
3악장에서의 처절하리 만치 적막으로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은 애수에 찬 번뇌를 느낄수 있는 서정미가 돋보인 아름다운 악장이었다.혁명이라는 제목과는 왠지 상반되는것만 같은 .....그러나 뒤이어진 불안한 템포의 음은 뭔가가 일어날 것만 같은 조짐이 느껴지기도 했다.
4악장에서의 금관악기군의 우렁참과 박력은 또 어떤가...
타악기와 금관악기의 화려함의 극치를 맘껏 누릴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현란하리 만치 화려했던 현악기 군과 금관 목관이 총동원되고 또 웅장함 만큼이나 돋보인 타악기의 연주는 혁명의 끝을 알리는것만 같은 느낌을 주며 무대를 압도했다.
무엇보다 그들을 지휘하던 에센바흐......
작년에 <볼레로>를 지휘하던 그를 코앞에서 보고 그만 가위가 눌려버린...한동안 일어설 수도 없을 만큼 압도되었던....그래서 어제의 연주에서 그런 그의 앞모습을 볼수가 없어서 너무나 안타깝기만 했었는데....
그러나 오늘...
나는 그의 뒷모습 만으로도 그의 앞모습을 훤히 느낄수 있었다.
그렇게도 절도있는... 그의 꽂꽂했던 커다란 몸은 뒤로 넘어질듯 젖혀졌으며 때론 한마리의 나비가 나빌레라 춤을 추고 있는 것만 같았다.
지휘자들은 유난히 머리를 많이 흔들기 때문에 긴머리가 필수라고 뜬금없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에센바흐를 보고는 또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했다.ㅎㅎ
온몸을 꽂꽂이 세우고 어쩌면 그렇게도 지휘를 폼나게 하는 지....
뒷자태와 언뜻 언뜻 보여지는 옆모습만으로도 전율이 느껴져 왔다.
물론 그가 음악감독으로 지휘를 맡아왔던 필라델피아의 사운드는 말할것도 없었다.
쇼스타코비치의 혁명이 끝나자 일순간에 세종의 그 큰 홀은 떠나갈듯 함성으로 가득했다.
어제의 공연도 대단했지만, 오늘의 쇼스타코비치 혁명은 객석을 들끓게 만들었다.
첫날 공연에서 에센바흐의 카리스마 넘치는 앞모습을 볼수없었던 안타까움은 오늘 싸악 없어졌다.ㅎㅎ
연주가 끝나고 팬사인회가 있었다.
싸인을 받아올걸...지금은 후회가 된다. 디카도 가져가지 않아서 사진도 없고...
다만 나는 아쉬움에 주변에서 그의 멋진 모습을 보며 한참을 눈도장만 찍고 왔다.
검정 쟈켓을 벗어 의자뒤에 걸고 흰 드레스셔츠의 로만 칼라를 가슴까지 풀어헤친 멋진 아니, 섹시하기까지 한....ㅋㅋ 그의 모습에 눈도장 깊이 꾸욱~~찍고 발길을 돌렸다.
오늘도 여전히 쇠고기 시위....
어젠 일숙언니와 얘기를 하며 30분 정도 기다리니 그래도 버스가 왔었는데, 오늘은 전경들의 함성소리도 그렇고 왠지 도로망이 완전히 차단된 듯한 느낌이다.
비까지 부슬 부슬 내리고 ...
나는 빗속을 뚫고 경복궁역으로 향했다.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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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악장 : (시골에 갔을 때 받은 유쾌한 감정의 눈뜸)
흙냄새를 그득히 머금고 이슬에 흠뻑젖은 서늘하고
상괘한 아침 바람이 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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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악장 : (시냇가의 전경 )시냇물은 바닥을 헤엄쳐
가는 물고기의 그림자를 비추며 맑게 흐른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들린다.나이팅게이(플루트)
메추라기(오보에)뻐꾸기(클라리넷)의 소리가 흥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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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악장 : (시골 사람들의 즐거운 모임) 숲을 빠져
나가면 마을. 그곳에서는 한창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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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악장 : (비바람의 내습, 천둥, 구름, 폭풍우)
떠들썩한 모임도 갑작스런 비바람으로 대혼란.
검은구름, 번개,비바람, 천둥은 천지를 뒤흔든다.
이윽고 폭풍은 지나가고, 경건한 감사의 음악이 들린다.
5. Hirtengesang. Frohe und dankbare Gefuhle nach dem Sturm: Allegretto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4악장 (Finale. Adagio lamentoso)
Igor Markevitch, Cond
London Symphony Orche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