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올해 빈체로에서 5개의 획기적인 공연을 유치하고 패키지로 상품을 내놓은 직후 5개 공연을 단박에 예매를 해버렸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번 이 공연은 지방의 순회공연까지 있어서 아람누리 공연까지 넘보는....
그때만해도 프로그램이 완전히 달랐었으므로 정말 다른 프로그램과 다른 공연장에서의 서로 다른 감동을 느껴보고 싶었다.
하지만 즈음에 여행계획이 있었던 터라 아람누리 공연은 포기를 했었는데, 여행후 밀린 일들이 오히려 예매하지 않은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나 할까...
더구나 공연을 가기전 다시 확인을 해보니, 그사이에 프로그램이 바뀌어서 아람공연의 생상의 첼로협주곡이 서울과 같은 드볼작 첼로곡으로 바뀌어 있어
공연 욕심에 대한 안타까움은 물녹듯이 사라졌다.
주일이고 여행도 다녀온 직후라서 클럽식구들도 볼겸 일찍 가려고 했지만,역시나 늘 떠나는 시간에 맞춤처럼 또 도착을 했다.
때문에 시간적 여유도 별로 갖지못한 채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3층.....
아!! 지난해 티엠포와의 공연때는 크레디아 주최 공연인 덕에 마일리지로 구입...로얄석중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앉아서 보는 호사를 누렸건만.....
"그래~ 이번엔 리사이틀이 아니고 거대 드레스덴의 음악을 듣기위해선 모....3층도 괜찮아~~"
스스로 위로를 하며 자리에 앉았다.
보통 서곡쯤 하나 하고 협연이 들어가는 것과 달리 이번엔 1부공연이 드볼작의 첼로 협주곡이었고, 2부에 브람스 교향곡이었기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들어서 자리를 잡자마자 곧 지휘자와 미샤 마이스키가 나왔다.
아~~ 갑자기 지난 공연이 스크린 처럼 지나치며 미샤 마이스키가 너무 까마득하게 멀리 있는것 처럼 느껴졌다.
망원경을 얼른 꺼내 마이스키에게 고정시켰다.
이번에도 마치 그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주름진 상의 실크쟈켓을 입었다.
좀더 패셔너블한???
그 어떤 연주자에게서도 볼수 없는 주름진 실크 연미복......
연주가 시작되자 그는 선율에 자신의 몸을 맡기며 몰입을 시작하는듯 했다.
아름다운 리듬에 맞춘 자연스런 몸의 움직임, 머리로도 박자를 맞추고,지휘를 하듯 왼손을 흔들더니 이내 코드를 잡고, 사랑하는 여인을 어루만지 듯 그렇게 첼로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의 부풀려진 은빛 머리끝부터 하늘거리는 실크 연미복을 타고 세무구두까지...온몸을 감싸고 풍겨져 나오는 그의 감성만큼이나 그의 연주는 감미로왔다.
그의 연주가 지나치게 감성적이어서 '너무 지멋대로 연주한다'고 그런말들을 하지마는
그의 연주를 보고 있노라면 나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빨려들어가 하나가 되어있음을 느끼게 된다.
연주에 몰입하고 있는 그의 표정, 호흡, 손끝 하나 하나까지 공유하고 서로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은 실황에서 얻는 가장 큰 감동이다.
그는 연신 땀을 훔쳐냈다.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기도 하고, 첼로 받침으로도 쓰고 있는 검은 수건으로 아예 세수를 하고 얼굴을 닦듯 그렇게 쏟아지는 땀을 닦아냈다.
혼신을 다하는 그의 연주......
갑자기 나는 그의 연주가 예술의 전당이 아닌 며칠전 러시아 여행중 수도사들의 천상의 아카펠라를 들은 <아르헹겔리스 사원>에 울려 퍼지고 있다는 상상을 했다.
꿈결처럼 아름다운 천상의 소리가 둥근 천정에서 공명을 일으켜 내게 다시 쏟아져 나를 에워싸는 듯했다.
순간 예술의 전당 천정을 바라다 보았다.
잠깐동안.....나는 아르헹겔리스 사원에서의 감동에 빠져 미샤 마이스키의 연주가 혼란스러워졌다.
마치 천국문이 열리고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오는 것만 같은 착각속에 감정이 목젖까지 치달아 올랐던 그 순간을....
잠깐 혼란속에 빠져있을때 연주는 끝이 났다.
객석은 환호로 뒤덮였다.
곧바로 이어진 앵콜연주....<바흐의 무반주 첼로곡 1번중 프렐류드>
갑자기 온몸에 전율이 돋았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곡....
역시나 마이스키의 바흐-프렐류드는 빠른속도로 치달았고 내가 늘 듣던 음반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연주되었다.
깊은 울림이 주는 감동은 좀 적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연주였다.
뒤이어 연주된 두번째 앵콜곡.....<바흐 첼로 모음곡 5번 사라방드>
짧았지만 그가 아끼는 첼로<도미니코 몬타나>의 깊은 울림을 맘껏 느낄 수 있었던 정말 감동적인 연주였다.
인터미션때 밖으로 나가 커피한잔을 마시고 들어왔다.
그리고 시작된 드레스덴의 브람스 4번....
오오~~ 그 아름다움과 감동을 정말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처음 공연장에서 브람스 4번을 들었을때의 그 아름다운 서정과 감동이 저 가슴 밑바닥부터 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언제였던가!!
금난새의 유라시안 오케스트라 단원이 함께한 <포스코 로비음악회>에서 본연주를 시작하기 전...
다른 교향곡과는 현저하게 다른 이 아름다운 도입부를 한번 들어보라고....
그러면서 브람스가 스승의 아내 <클라라>에게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결국은 그 사랑은 이루지 못했고 평생 혼자 살았다는 가슴 절절한 사랑이야기를 하며 공연을 시작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마치 브람스의 가슴아픈 절절한 사랑이 승화되어 그래도 녹아들은것 같은 아름다운 선율이 가슴깊이 느껴져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레스덴의 연주는 그 환상속에 빠진 나를 한 순간도 깨뜨리지 않고 그대로 4악장이 끝날때까지 몰고 갔다.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언제 시간이 흘렀는 지...그저 한순간에 끝나버린 것 같은.... 너무나 감동적이고 멋진 연주였다.
특히 4악장은 숨을 쉴수가 없었다.
마지막.. 지휘자 <프뤼벡 데 부르고스>의 손이 클라이막스에서 멈추자 예술의 전당 홀은 환성으로 뒤덮였다.
얼마만에 만석된 예당의 함성소리를 들어보았는 지....
그 함성은 천정을 뚫고 나갈것만 같았다.
앞자리에 앉은 소희는 그 카랑 카랑한 목소리로 <브라보>를 외쳐댔다.
그 함성속에서 가슴벅차하는 지휘자와 함께 나또한 감격에 목젖까지 아파오는 통증을 느끼는 것....그 또한 공연장에 가 실황을 듣는 감동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부르고스는 나이도 잊은 채 펄쩍 단상에 올라 흥겨움속에 <브람스 헝가리 무곡 5번>을 연주하였다.
객석도 그 흥겨움속에 빠져들어 박수로 박자를 맞추었다.
부르고스는 아예 객석의 관중을 보며 지휘했다.
어느 순간에 딱 박수를 멈추어야 했는데, 연신 객석에서 이를 딱 해내지 못하니까 마치 "에이~ 이거 아니지~" 하는 얄궂은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객석은 더 환호속에 빠졌다.
두번째 이어진 앵콜곡 <히메네즈/루이 알론소의 결혼 간주곡 : 검색해서 알아냄> 은 정말 드레스덴 연주자들의 줄충한 실력을 맘껏 느낀 연주였다.
특히 마지막....금관의 화려함의 극치를 보는 것만 같았다.
객석은 그야말로 환성으로 떠나갈듯 하였다.
연주의 감동과 함께 부르고스의 감동어린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연하다.
<2008.6.25. 베가>
제1악장 알레그로 논 트롭포 e단조 2/2박자 소나타 형식.
서주부 없이 길고 느릿한 제1테마가 현악기로 시작되는데 목관 자유롭게 교대하면서 전개되어 나간다. 제2주제는 서사적이면서도 로맨틱하며 발전부는 부드러운 멜로디로 전개되면서 즐겁게 또는 극적인 클라이맥스에 이르게 된다. 재현부는 탱고풍의 리듬을 거쳐 선율적으로 흘러가며, 코다는 힘차고, 웅장하다.
제2악장 안단테 모데라토 E장조 6/8박자 소나타 형식.
아름다운 꿈을 보는 것 같은 황홀한 세계로 이끌어 가는데 로맨틱한 애수는 브라암스의 궁극적인 표현을 이루고 있다. 옛날 프리지아 교회조를 생각케 하는 제1테마에 대해 첼로로 연주하는 극히 서정적인 면을 보인다.
제3악장 알레그로 지오코스 C장조 2/4박자 론도 형식.
익살스런 성격을 띠고 있으며, 빠르면서도 즐거운 기분으로 연주하는 이 악장은 약동하는 힘과 긴장감이 감도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제4악장 알레그로 에네르지르코 에 팟사오나토 e단조 3/4박자 팟사칼리아 형식.
장엄하고 웅대한 느낌이 드는 일종의 변주곡으로서 고전 무곡의 형식이다. 처음에는 트롬본을 사용했으며 거기에 목관과 혼이 첨가되는데 이같이 치밀한 대위법적 처리는 브라암스 음악가로서의 한 모습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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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로포비치 의 드볼작 첼로 협주곡
Concerto for Violoncello and Orchestra in B minor, Op. 104
1. Alleg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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