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파티

크리스마스 파티/ 내가 가르치는 미술어린이들/2006.12.9.토.정오

나베가 2006. 12. 11. 14:53

 

 

 

 작년에 크리스마스 파티를 한 이후,

5월부터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기다려왔다.

작년에 참석을 했던 아이들은 약간은 으스대는 기분으로 새로 들어온 아이들에게 파티얘기를 하며 신이나 했다.

이런 아이들의 동심이 나는 너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아이들에게 어떻게 꿈을 심어줄까....

 

 아이들과 똑같은 눈높이에서 같은 꿈을 꾸며 나는 일주일 전부터 계획을 세웠다.

 

 

시연이가 부채모양으로 접힌 냅킨이 신기한 지...이쁜 지...만지고 있다. 

 

파티를 계획하면 온갖 생각들로 머리가 가득해져서 오히려 아이디어를 정리하기가 때로는 더 벅차기도 하다.

특히 이번 파티는 작년과 달리 레슨 시간이 월요일 빼고 매일인데다 아이들도 많아져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머리가 여간 복잡한게 아니었다.

아니, 이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음식까지 직접 만들어서 멋지게 파티를 한다는게 거의 모험에 가까웠다.

 

 

 

 

작년에는 어머님들도 함께 초청해서 파티를 했지만, 이번엔 너무 식구가 많아서 그렇게 할수는 없고, 어머니들의 도움을 받아야 겠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렇게 계획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운전도 못하고, 그 사이에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와의 팬미팅도 있었기에 나는 화요일부터 시장을 봐다 날랐다.

급기야 목요일..레슨이 끝나자 마자 파티준비 시작...

 

 

 진이,재하,재훈이,동규,주영이,수현이,서현이,수빈이,재우,시연이,성은이,하영이,형준이,성호,강희

파티에 거의 왔는데....강원이, 두원이, 건희가 안와서 섭섭했다.

에고~현재가 늦잠 잤다고 늦게 와서는 방금 깨서 와서 입맛이 없다고 하더니......사진에 하나도 안찍혔네~

 

파티에 못 온것이 이내 섭섭한 지...

뜬금없이 강원이는...

"선생님, 이번엔 어떻게 파티하셨어요? 내년에도 할거지요? 이번에도 파스타 하셨어요?"

"제가 왜 안왔지요? "한다.

녀석~~~

 

 

 

 

가장 우선으로 30여명이 앉을 기인 상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칼라박스에 있는 의류들을 다 꺼내고 그것들로 받침을 하고,아이들 책상의 상판 두개를 연결하니, 20명은 너끈히 앉을 상이 근사하게 마련되었다.

또 한군데는 식탁자리에 있는 긴 탁자를 그대로 쓰고, 어머니들도 계시니, 만약을 대비해서 서재의 책상에도 셋팅을 하기로 했다.

테이블 커버를 씌우고 천정 장식도 하고, 센터피스도 놓고...

 

 

 

 이제 마악 아이들이 자리에 앉은 상태...아직 음식이 서빙되기 시작전이다.

TV를 틀어놓았었나보다.

 

그리고 이번 파티의 화제작... 과자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개구장이 주영이가 아주 의젖하게 앉아있다.

진이,재하,재훈이,동규,주영이.

 

 

 

처음엔 센터피스로 2채만 지으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과자집에서 과자를 따먹으며 즐거워할 생각을 하니,

더 짓고 싶은 욕심에 4채나 짓느라고 밤을 꼬박새고 담날 10시가 되서야 완성이 되었다.

 

 

에고~ 수현이의 애교좀 봐!!

재훈이,동규,주영이, 수현이,셔현이,수빈이

 

 

 허리가 꼬부라 질듯하고 다리도 펴지지 않을 지경이 되니,미친짓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나무 담이 둘러져 있고 화단까지 만든 집을 보니 어른인 내가 봐도 너무 이쁘고 행복했다.

 

 

 

 

종원이가 어디갔다가 나타났네~  밑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성은이,하영이,형준이,성호,강희,종원이,진이,재하,재훈이,동규,주영이.

 

 

과자집에 그만 너무 시간이 들어 잠시 쉴틈도 없었다.

오늘 요리할 재료들을 사러 허둥대며 레이크 수입 식품점으로, 문방구로, 슈퍼로...

할일이 태산같으니 힘든것도 잊은 채, 음식을 하기 시작했다.

 

모두 TV속으로 들어갈것만 같다~

무엇이 이리도 재미있을까...

 

케이크를 굽고, 빵을 굽고, 야채수프도 만들고,샐러드도 만들고,닭강정과 피자와 파스타소스도 만들고....

어느새 금요일 밤도 새고 날이 훤히 밝아왔다.

 

 

에고~요녀석들~ 웃는 모습이 이쁘기도 하여라~

헉!! 서현이만 심각하네~

 

아침 일찍 몇분의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또 아침에 필요한 재료들을 사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아직 파티가 시작전인데....형석이는 벌써 과자집의 머쉬멜로우를 하나 집어먹고 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포즈를 취하는 형석이....귀여워~~^^

 

 

 

모두들 TV보느라고 정신들 없는데, 요녀석들 여기서 의젖하네~

으음~~저쪽 테이블의 자리를 못잡은거로군.^^

준범이,기홍이,재훈이,재도.

 

 

 

파티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느끼게 하기위해서 아이들이 가는 곳은 다 파티장 셋팅을 했다.

꽃과 동물무늬가 있는 하늘색 레이스를 천정에 늘여뜨려 장식했다.

이곳은 바둑알로 통치기와 오목을 두었던 놀이방!!

 

 

다행히 어머님들이 일찌감치 오셔서 카나페는 어머님들이 다 만들어 주셨고,

테이블 셋팅도 도와주셨고, 아이들에게 그때 그때 요리를 다 날라다 아이들에게 서빙을 해주시고....

 애들도 돌봐주셔서 아무 말썽없이 아주 즐거운 파티가 되었다.

 

 

이곳 역시 꽃과 레이스로 장식!!

이곳은 핑크색 물방울 무늬가 있는 레이스로 장식....체스게임을 했던  놀이방!!

교대로 서로 돌아가며 아주 사이좋게 놀아 여간 흐믓한게 아니었다.

 

형들만 계속하니까,옆에서 계속 지켜보더니....급기야 약간의(?) 떼를 써서 쟁탈!! ㅎㅎ

형석이와 주영이가 체스를 두고 있다....흡족한 표정이....ㅎㅎ

 

 

음식은 먼저 먹을수 있는 것들- 과자와 카나페,빵과 케이크만 셋팅해놓고,

수프부터 차례로 과일 단호박 샐러드, 꿀바나나 구이, 닭강정, 피자빵,떡볶이,파스타를 냈다.

 

 

 준범이, 기홍인 형제인데...친구인 재훈이 녀석까지 곤색옷을 입고와서 마치 삼형제같다.

어찌나 흥분을 해서 장난을 치는 지...

그래도 아이들은 모두 천사같이 이쁘고 귀엽다.

 

하나씩 코스로 나오는 음식에 아이들은 익숙지 않은 지....나중에는 아직도 멀었어요?

다음엔 뭐예요? 또 있어요?...하면서 묻기도 했고,

어떤아이는 처음 음식만 먹고는 노느라고 정신없어 하기도 했다.

 

 

에고~~어느새 종원이는 또 이곳에 와있나~ 아니, 강희도 자리를 이곳으로 옮겼군.

뒷모습이...성종이군.  그러고 보니, 성종이 사진이 이것 뿐이네~

바뻐서 내가 사진을 찍지 못하고 어머니들이 찍은 사진이라서...

현재 사진도 없고~

ㅉㅉㅉ

 

 

 

천정에 매달았던 펄풍선은 아이들이 집에 갈때 선물로 따서 주었다.

흐믓한 맘으로 들고 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천사같았다.

 

 

아이들 놀이 프로그램으로는  거실에서 DVD상영,

다락방에서 체스,

또 다른 다락방에서 바둑알 통치기, 오목놀이로 잡았는데,

서로 다툼이 있으면 어쩌나 싶었던 우려를 말끔히 뒤엎고 사이좋게 아주 재밌게 노는 모습이 여간 이쁘지 않았다.

DVD상영은 극장을 방불케 했고,체스게임에 몰두하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다.

 

 

테이블위에 크리스마스 트리 전구를 깔고, 그위에 쉬폰천으로 러너를 만들어 씌웠다.

불을 �히니...그 반짝임이 꿈처럼 예뻤는데...사진에는 이쁘게 나오지 않았다.

파티를 밤에 했으면 훨씬 효과적이고 멋있었을터이다.

 

 

 

 

 

DVD상영시간!!

이제 음식먹기는 거의 끝나고,모두들 흩어져서 놀고있다.

다락방에서 체스와 통치기를 하고, 대부분 아이들은 DVD상영에 몰두하고 있다.

과자를 다 따먹어 폐허가 된 과자집!!

의자끝에 매달린 해명이....에고~

 

 

 

 

 

극장을 방불케한다.

요녀석들이 소파에 앉아서 먹으며 흘려서, 이날 파티가 끝나고 쿳션들을 몽땅 다시 빨았다.

사실 쿳션세탁은 별거 아니었는데, 흰 캔버스천 테이블보 세탁하느라 밤샜다.

일일이 손으로 다 집어서 락스로 세탁한 뒤에 전체적으로 다시 세탁해야 하기땜에...ㅠㅠ

이짓을 왜 하냐구??

흰테이블보는 파티의 기본!!

으윽!! 캔버스 천은 절대 피해야 해.ㅠㅠ

 

소파 등받이에...진이,강희,시연이,성호,

소파의자에...재우,재하, 그 앞에 수빈이.

빨간 긴 의자에...동규.

바닥에...하영이, 성은이,

 

 

 

 

에고~~귀여운 형석이!!!

입가에 잔뜩 묻은 파스타 소스조차 이쁘다~

 

 

 

 

 

 

 

 

이미 어머니들도 서빙하면서 부엌에서 음식은 다 드시고....

마지막에 앉아서 와인으로 건배!!

 많은 어머니들이 도와주셨는데....

신입생 어머니들만 남으셨네~

 

어머니들은 아이들을 대접하면서 부엌에서 왔다 갔다 하시며 드시는 걸로 하다가

마지막에 아이들이 노느라고 자리를 비운 상에 앉아서 와인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아이들 만큼 어머니들 얼굴에도  웃음으로 가득했다.

 

 

재훈이 어머니께서는 앞치마까지 가지고 오셔서 일을 도맡아 하셨다.

어머니들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행복한 모습을 보는것...

그것만큼 또 행복한 것이 있을까!

 

준비하느라고 밤새고, 또 치우고 세탁하고 손질하고, 정리하느라고 밤새고....

죽을만큼 힘들지만

나는 이 행복에 맛들여 또 파티를 준비할 것이다. 

 

 

준범이 어머니께서는 아침장도 봐다 주시고, 맛있는 갓구워낸 빵을 사시느라 여러군데를 다니셨다고 하셨다. 아침 일찍부터 오셔서 가나페 다 만들어 주시고, 덕분에 맛있는 바케트빵으로

피자빵도 갓구워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진이 어머니는 여전히 부엌에 계셨네~

수현이 어머니께선 어느새 가셔서...

카나페 다 만들어 주셨는데...

 

낮12시에 시작한 파티는 3시쯤에 끝났다.

모두들 간 뒤...

난 고대로 놔둔 채 쓰러져 잤다.

 

그날...예술의 전당앞에서 8시에 중요한 약속이 있었다.

눈을 뜨니...7시!

화장도 못하고...아무 준비도 못했는데...

허둥지둥 10여분만에 준비하고 달려나가 무려 약속시간에 1시간이나 늦었지만,

사정을 아는지라 직접 마중까지 나와주고 모두들 반가히 맞아주었다.

 

이것 저것...

힘겨웠지만, 행복에 겨웠던 날이었다. 

 

  


Neruda - Concerto for Trumpet and Strings 
                          in E flat major : I ~ I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