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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쉬킨의 시-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나베가 2006. 5. 23. 11:35
 

요즘 신경정신과 의사이면서 '풍월당' 이라고 클래식 전문 레코드 가게를 하는 박종호의 책에 매료당하고 있다.

그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감히 범접할 수 없을것 같은 그의 섬세한 감수성에 가슴이 복받칠 정도다.

명반도 소개하고, 거기에 얽힌 아름답고, 때론 너무나 가슴아픈...때론 너무나 재밌는 그런 얘기들과 음악에 얽힌 자신의 얘기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얼마나 아름답고 섬세하게 그려졌는 지...

음의 선율과 그의 느낌들이 그대로 전해질 정도다.

그래서 요즘 그 때문에 글로서 음악을 듣는 또 하나의 행복이 추가 되었다.

 

이제 음악회를 가는 동안에도

합창 연습을 가는 동안에도 지하철에서 읽는 이 독서 삼매경...

나는 이 머얼리...예술의 전당에, LG아트 센터에 가는 것이 너무나 좋다라는 생각이

새삼 가슴 가득 채워졌다.

집에서 TV보고 있을 이 시간에 이보다 더 좋은 도서관이 없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이제는....나도....그가 소개한 명반을 하나씩 하나씩 찾아내어 그의 추억과 나의 추억까지 합해서

그가 느꼈던 그 감동에 나도 빠져 보려 맘도 먹어 본다.

 

어제 읽은것 중에...

러시아의 대문호 푸쉬킨의 시를 가지고 작곡을 한 음악을 소개하면서 실린 글이 있었는데,

그의 말따나  현재 진행형이 아닌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라는 이 과거형 글귀가  얼마나 가슴 깊이 스며드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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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사랑은 내 영혼 속에서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 사랑 더 이상 당신을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어떻게든 당신을 슬프게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아무런 말도 없이 희망도 없이 때론 수줍음에 때론 질투에 가슴 저리며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그토록 진실하게 그토록 부드럽게 신의 섭리로 다른 이들이

 

당신을 사랑한 그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