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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성서공부 개강일에...

나베가 2006. 4. 17. 13:09

그동안 참 쉽게도 제목을 붙여 썼는데 갑자기 머리속이 텅빈것이 제목 붙이기가 쉽지않다.

매일의 일상을 쓰노라면 그날 있었던 일과 느낌만을 생각하면 되는데, 오랫만에 쓰려고 하면

무엇부터 써야할 지, 무엇을 써야할 지 너무 광범위해서 쓰기가 참 어려움을 느낀다.

사소한 거지만 우리 일상에 접목해 봐도 그런것 같다.

욕심이 많을 수록, 벌려놓은 일이 많을 수록, 가진게 많을 수록....

삶의 무게도 그만큼 무거워지니...

매일 매일 버리는 연습을 하고,

삶의 주변을 단순하게 정리하고....

삶이 운명지어 지는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매순간을 그리 살려고 연습한다면

그 조금씩의 차이가 내 삶의 근간이 되고 곧 내 인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랜(?) 방학기간이 끝나고 어제 성서공부가 개강을 했다.

구역장들이 금강산 여행을 떠난고로, 또 누구는 허리를 다치고, 누구는 일이 있고...해서 개강 첫날인데 반밖에 출석하지 못했다.

인원이 적을수록 항상 그렇지만 맘들의 여유가 있어 나눔이 길어진다.

어젠 오랜만에 만난 첫날이기도 했지만 어찌보면 짧은 한달이라는 기간이었는데, 많은 일들이 있었던거 같다.

 

누구는 유학보낸 딸에게 갔다온 후 태산같은 걱정을 떠앉고 있고,

누구는 이사를 가려고 하는데 욕심때문에 괴로워하고,

누구는 동기간과의 삶의 괴리때문에 '자기는 뭔가'하는 자책과 실의에 빠져있고,

누구는 견진성사를 받고 성령의 충만함에 푸욱 빠져있고,

누구는 운명이란게 예수님께서 다 예비하신 길로 인도하게 되어 있으므로 그분께 그냥 맡길수 밖에 없는......내가 무엇을 간절히 원한다면 예수님께서 반드시 들어주시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반드시 내가 지어야 하므로...그 두려움을 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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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고는 하지만 끝모르고 추구하는 세속적 욕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기복적인 신앙생활에 젖어 더 큰 죄를 짓고 살아가는 지도 모를 일이다.

그 길 끝에 가면 반드시 똑떨어지는 그 뭔가가 있을거 같아 스스로를 학대하기까지 하면서 가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더 큰 괴로움이 있다는걸 한 두번쯤은 다 겪어봤음직 한데도, 또 다른 길을 가면서도 똑같이 반복하고 있으니 참으로 미련하기도 하다.

 

자연이 주는 순수함을 맘껏 호흡할 기회를 자주 가져야겠다.

자신의 자리에서 주위것들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욕심이 없이 평화로우니 그것이 찾아드는 이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져 평화를 나눌 수 있으니,

스스로 정화할 능력이 없는 우리로서는 최선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책을 통해서 남의 삶을 들여다 보고, 때론 현실보다는 좀더 꿈꾸듯 아름다운 세상속에서 만족감도 느껴보고, 여행을 떠나 대자연의 위대함과 신령스러움에서 순리와 겸손한 미덕을 배우고, 또 생소한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전혀 다른 나를 발견하는... 그래서 스스로에게 너무 익숙해져서  그냥 살았던 삶에서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계절의 바뀜에 따라 색깔도 분위기도 체온의 느낌도 모든게 달라지듯이 이 가을에 집안에 가을 색감을 입히듯 나 자신도 일상에서 탈출하여 색감 하나만이라도 바꿔 보는게 어떨까??

무력하다고 느껴질 만큼 권태로운 우리 나이에 그래도 생동감을 실어다 주지 않을까.... 

무엇보다 나 자신이 생동감이 있어야 주위도 생동감으로 가득해질테니까 말이다.

 

2004년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