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로엔그린]의 줄거리
위기의 순간 백조를 타고 나타난 정체 모를 기사
10세기 초 안트베르펜. 텔라문트 백작 프리드리히와 그의 아내 오르트루트는 죽은 브라반트 공작의 딸 엘자가 남동생 고트프리트를 죽였다고 고소합니다. 엘자가 스스로 상속인이 되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는 주장이지요. 그러나 사실은 엘자 다음으로 상속의 권한을 가진 사람은 바로 텔라문트 백작이고, 엘자의 남동생은 마법을 쓰는 오르트루트가 백조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 사건의 재판관이 된 국왕 하인리히는 당사자들의 결투로 하늘의 뜻을 들어보기로 합니다.
결투에 이긴 사람이 곧 정의로운 사람인 셈이죠. 아무도 엘자 편을 들어 프리드리히와 싸우려고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엘자는 꿈에 본 기사에게 자신의 대리인으로서 결투를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합니다(‘홀로 괴로운 날들을 보내며 Einsam in trueben Tagen’). 엘자의 부름을 듣고 미지의 기사가 백조를 탄 채 이들 앞에 나타납니다. 기사는 엘자의 청을 기꺼이 승낙하지만 자신의 출신과 이름과 신분을 결코 물어서는 안 된다고 엘자에게 당부하지요. 기사는 결투에서 승리해 엘자와 결혼하게 됩니다.
결투에서 패배한 프리드리히와 아내 오르트루트는 수치심에 치를 떨며 서로를 비난하다가, 함께 복수의 계략을 꾸밉니다(‘굴욕을 당한 신들이여, 복수를 도우소서 Entweihte Goetter! Helft jetzt meiner Rache!’). 오르트루트는 엘자의 발밑에 엎드려 선처를 호소하고, 마음 여린 엘자는 오르트루트를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결혼식 날이 되자 오르트루트는 ‘신분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하는 엘자를 내가 왜 섬겨야 하느냐’며 갑자기 태도를 바꿉니다. 오르트루트와 프리드리히가 엘자에게 끊임없이 백조의 기사에 대한 의혹을 불어넣는 것을 보고 기사는 불같이 화를 내며 둘을 쫓아버립니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묻지 말아라
혼례의 합창이 울려 퍼지고, 엘자와 기사는 신방으로 들어갑니다(‘사랑과 축복이 기다리는 곳으로 Treulich gefuehrt ziehet dahin’ - 혼례의 합창). 백조의 기사는 두 사람이 나눌 사랑에 기뻐하지만, 기사에 대한 의혹과 버림받는 데 대한 불안으로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던 엘자는 결국 금지된 질문을 던지지요. 기사에게 출신, 이름, 신분을 물은 것입니다.
그때 프리드리히가 기사를 죽이러 달려 들어오지만, 기사는 재빨리 칼로 그를 죽입니다. 기사는 백성들에게 출정을 약속했지만, 아침이 되자 하인리히 왕 앞에 나아가 ‘출정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프리드리히가 자신을 죽이려 했고 엘자가 약속을 깼다는 사실을 밝히며 그는 자신이 몬살바트 성배의 기사 로엔그린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하죠(‘여러분이 갈 수 없는 먼 나라에 In fernem Land, unnahbar euren Schritten’ - 성배의 노래). 정체가 밝혀졌기 때문에 자신은 몬살바트 성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백조로 변했던 엘자의 남동생 고트프리트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주고 떠나지만, 엘자는 동생의 품에서 정신을 잃고 죽고 맙니다.
바그너는 중세 기사문학 작품인 볼프람 폰 에셴바흐의 [파르지팔], 콘라트 폰 뷔르츠부르크의 [백조의 기사], 작자 미상의 서사시 [로엔그린] 그리고 그림형제의 『독일 설화집』 등을 참고해서 자신의 [로엔그린]을 창작했습니다. 바그너는 언제나 이처럼 고대신화 또는 중세문학 작품에서 소재를 가져다가 그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부분만을 뽑아내고 각색해 ‘현대적인 심리극’을 만들었지요. 신화나 설화가 어느 시대의 사람들이나 공감할 수 있는 ‘원형’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간파했던 것입니다.
바그너가 참고했던 중세의 서사시 [로엔그린]에는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 원전에는 엘자의 동생 고트프리트도 마법사 오르트루트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엘자에게 기사의 비밀을 캐내라고 유혹하는 사람은 자기 남편이 마상 시합에서 로엔그린에게 진 다른 백작부인이죠. 기사가 엘자를 떠나는 시점 역시 결혼식 직후가 아니라 아들을 둘이나 낳은 다음입니다.
바그너는 ‘통일된 강력한 민족국가’인 독일을 열망하며 오페라 [로엔그린] 속의 남성상들을 창조했습니다. 여기 등장하는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은 심리적 상처를 고쳐주는 치료사(엘자의 억울함을 풀어줌)인 동시에 순수한 ‘독일정신’을 제시하는 예언자(남동생 고트프리트를 되돌려주어 공작 가문의 혈통을 계승하게 함)이며, 다신교를 몰아내고 기독교의 정통성을 확립하려는 사제(다신교 사제인 오르트루트의 흑마술을 이겨냄)로 그려졌습니다.
바그너의 반유태주의 및 독일 통일주의가 잘 드러나 있는 작품입니다. 하인리히 왕 역시 역사 속의 인물 그대로가 아니라 바그너의 의도에 맞게 바뀌었습니다. 특히 영웅의 민족적 사명을 무조건 지지하고 신뢰하는 여성에 대한 열망이 강조됩니다. 그래서 호기심과 불안 때문에 로엔그린과의 약속을 어긴 엘자에게 벌을 준 것이죠.
결혼식에서 연주되는 ‘혼례의 합창’이 흘러나오는 오페라
비극 오페라 [마지막 호민관 리엔치](1842)가 성공을 거두고 이듬해 초 ‘낭만적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드레스덴에서 초연한 뒤 바그너는 드레스덴 궁정극장의 지휘자가 되었고, 이후로 작곡과 지휘 활동을 병행했습니다. 소년 시절 칼 마리아 폰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던 그는 베버가 섰던 바로 그 지휘대에 서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지요. 베토벤을 존경했고 베토벤 음악의 영향을 받았던 바그너는 1846년에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지휘하기도 했습니다.
1850년 바이마르 궁정극장에서 초연된 [로엔그린]의 주제를 바그너가 찾아낸 것은 이미 1841년 겨울, 파리에서였지만 본격적으로 작곡에 임한 것은 1846~48년간이었습니다. 이 작품에는 [리엔치]의 성공으로 기대에 찼던 바그너가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해 경제적 곤경을 겪으며 유태인들에 대한 적대감을 키워가는 과정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유태인의 상업주의가 당대 예술을 망치고 있다며 분개한 바그너는 유태인들이 만들고 지원하는 예술을 ‘타락의 꽃’이라고 불렀습니다.
[로엔그린]은 [탄호이저]에 이어 바그너가 ‘오페라’라는 부제를 붙여 작곡한 마지막 작품입니다. 요즈음도 결혼식장에서 신부 입장 때 피아노로 연주되는 ‘결혼행진곡’이 바로 3막 ‘혼례의 합창’인데요, 이 곡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낭만주의적인 선율이 강세를 보이며 음악적 형식이 보수적인 편입니다.
엘자와 기사 로엔그린의 결혼식에 등장하는 '혼례의 합창'은 요즘도 결혼식장의 단골 레퍼토리로 연주되고 있다. 전주곡부터 상당히 전통적인 형식에 충실하며, A장조를 기조로 삼아 성배의 종교적인 상징과 로엔그린의 환상적 출현 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 바그너는 아리아와 레치타티보가 교차되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통적인 형식을 떨쳐버리고, 라이트모티프(Leitmotiv. 유도동기)와 무한선율이 강조되는 ‘음악극(Musikdrama)’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습니다.
로엔그린 이후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니벨룽의 반지], [파르지팔] 같은 작품들은 완결된 아리아로 안정감을 주지 않고, 끝없이 계속되는 선율로 청중에게 불안감이나 도취감을 선사합니다. 불협화음의 정도가 훨씬 강해진 이 작품들은 현대 오페라의 길을 열어주는 초석이 되었습니다.
글/ 이용숙 / 음악평론가, 전문번역가. 이화여대 독문과 및 대학원 졸업하고 독문과 강사를 역임했다.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독문학 및 음악학 수학, 서울대에서 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연합뉴스 오페라 전문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오페라, 행복한 중독』, 『사랑과 죽음의 아리아』 등이 있다.
Claudio Abbado - Richard Wagner - Ouverture de Lohengrin
로엔그린Lohengrin
리하르트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
신비에 싸인 기사는 누구인가?
남동생을 죽였다는 오해를 받은 여인을 구해준 성배의 기사는 자신의 정체를 묻지 말라는 약속을 조건으로 여인과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여인이 결혼식 날 궁금증을 참지 못해 금지된 질문을 던지자, 기사는 백조를 타고 자신의 성으로 돌아간다.
독일의 남단 알프스 지역에 위치한 노이슈반슈타인 성[바이에른(Bayern)]. 전설 속의 로엔그린이 타고 온 백조의 모습을 하고 있다. 동화의 왕자(Märchenkönig)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루트비히 2세의 성인데, 아쉽게도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독일의 중세 서사 문학에 등장하는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바그너는 1850년 또 하나의 비극 오페라 〈로엔그린(Lohengrin)〉각주1) 을 탄생시킨다. 이 작품에는 영웅의 사명을 지지하고 신뢰하는 여성에 대한 열망과 사랑, 그리고 그것이 어긋남에 따른 비극의 과정이 펼쳐진다. 바그너의 창작물들 중 ‘가장 유명한 작품’각주2) 으로 간주되며, 특히 3막 1장에 등장하는 ‘신부의 노래(Brautlied)’각주3) 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바이에른의 국왕 루트비히 2세(Ludwig II)가 독일 남부의 도시 퓌센(Füssen)에 건축한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stein) 성의 모티브가 되는 ‘백조의 기사(Schwanenritter)’ 전설로도 유명하다.
루트비히 왕의 또 다른 성 린더호프(Linderhof)에서는 〈탄호이저〉에 등장하는 비너스의 동굴(Venusgrotte)을 만들어놓았는데, 그 안에 조그마한 연못을 조성하여 백조가 끌었던 쪽배를 띄워놓기도 했다.각주5) 여기서 루트비히 왕은 자신만을 위한 무대를 마련해 바그너의 작품을 감상했다고 한다.
오페라 〈로엔그린〉의 명성은 화려한 멜로디와 함께 신비에 싸인 전설 속의 기사와 백조, 그리고 현실의 아름다운 성이 한데 어울려 세계 음악사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백조가 이끄는 쪽배를 타고 등장하는 로엔그린은 누구인가? 전설 속의 백조는 누구인가? 노이슈반슈타인 성의 그 장관 앞에 서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껴 봤을 만한 의문들이다.
이 유명한 백조와 성배의 기사 전설을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바로 이 로엔그린이 독일인들의 민족적 정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어떤 관계 속에 존재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호기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바그너의 작품을 중심으로 로엔그린의 전설과 게르만 민족 영웅의 모습, 그리고 그가 창조하고자 한 ‘통일된 강력한 민족국가’인 독일의 남성상, 그리고 영웅에 대한 열망을 간직한 여성의 심리와 비극적 운명 등을 살펴보고, 그것이 갖는 민족적 차원의 의미를 밝혀 보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의도이다.
우선 바그너가 집필할 당시 독일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살펴본 다음, 옛 전설을 어떤 형식과 줄거리로 작품화했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여기서는 특히 금지된 질문과 관련한 내용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그리고 작품 속에는 두 부부, 즉 로엔그린과 엘자, 그리고 텔라문트와 오르트루트가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데, 이들의 사랑이 비극으로 치닫는 과정도 흥미로울 것이다. 바그너는 〈로엔그린〉을 앞선 두 작품 〈방랑하는 네덜란드인〉 그리고 〈탄호이저〉와 함께 ‘낭만적 오페라’라는 장르로 이해하고 집필했는데, 이러한 작품들이 갖는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도 다루고자 한다.
이제 그가 이 작품을 통해 무대 위에서 보여주고자 한 중세시대의 모범, 핵심 주제와 관련이 있을 법한 제3제국과의 관계 속에서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보자.
혁명과 망명 속에서 태어난 〈로엔그린〉
〈로엔그린〉은 3년 동안의 작업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오게 된다. 바그너는 1845년 7월 마리엔바트(Marienbad)에서 대본 작업을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이때는 독일 사회가 1848년 혁명으로 치닫고 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작곡은 1846년 가을에 시작하여 1848년 3월 말에 완성 된다.
즉 프랑스의 시민왕 루이 필리프(Louis-Philippe)를 권좌에서 물러나게 했던 2월 혁명이 발발한 지 한 달 후, 또 베를린과 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3월 혁명이 있은 지 2주 후의 일이었다. 이러한 혁명적 사회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어쩌면 바그너는 이 당시 시민계급의 운명에 대한 희망찬 미래를 확신하고, 그것을 작품 속에 보여주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오스트리아의 메테르니히 정권을 무너뜨린 1848년 혁명부터 시작하여 1849년 옛 독일 프로이센의 도시였던 드레스덴의 폭동까지 바그너는 사회적 혼란을 목격하며 직접 참여한다. ‘계급 사회(Ständegesellschaft)’의 구조적 문제를 깨닫고는 혁명 세력에 적극 가담한 것이다. 경찰은 바그너를 혁명 세력의 핵심 인물로 지목하고 체포 명령을 내리게 된다. 당시 경찰에 의해 발부된 체포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궁정 악단 지휘자 리하르트 바그너는 이 도시에서 발생한 혁명운동에 가담하여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지만 현재 도주 중에 있음. 바그너를 발견하는 즉시 체포하여 우리에게 연락하기 바람. 바그너는 37~38세, 중간 체격, 갈색 머리, 안경 착용.
바그너는 이제 더 이상 ‘궁정극장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지 못함’을 인식하고 망명길을 선택한다. 그는 일단 바이마르(Weimar)에 살고 있는 친구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에게로 피신하여 그에게서 경제적 도움과 함께 프랑스로 가서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얻게 된다. 결국 그는 스위스를 거쳐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망명길에 오른다. 파리로 가는 길에 그가 아내에게 쓴 편지는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를 보여준다.
(로르샤흐, 아침 7시 30분, 1849년 5월 23일) /
나의 사랑하는 신실한 여성이여! / 다행스럽게도 스위스 땅에 도착했다오! 하루라도 빨리 여기서 소식을 전하려 했지만, 자주 정차하는 바람에 여행이 너무 더디어졌다오. 유일하게 린다우에서 여권 검사가 있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스위스로 들어오게 되었소. 오늘 새벽에 린다우에서 출발하여 보덴제를 지나 여기까지 왔소. 그리고 30분 안에 계속해서 샹갈렌과 취리히로 가게 될 거요. 당신에게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취리히에서 조금 휴식을 취할까 생각중이라오. / 나는 안전하오! / 용기를 잃지 말아요! 당신 걱정하느라 많이 괴로웠소. 그러나 커다란 삶의 용기가 다시 내게 왔소! 잘 지내요, 사랑하는 최고의 여성이여! 내일 취리히에서 계속 소식 전하리다. / 당신의 R. W.
이런 와중에 〈로엔그린〉은 고전주의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는 바이마르의 궁정극장에서 리스트의 도움을 받아 1850년 8월 28일 괴테 탄생 101주년 기념 공연 작품으로 선정되면서 마침내 초연이 이루어지게 된다. 망명길에 올랐던 바그너는 아쉽게도 이 뜻 깊은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다. 그가 자신의 작품이 무대에서 공연되는 모습을 처음 본 것은 11년이란 세월이 지난 1861년 5월 15일 빈의 궁정극장에서였고 , 또한 자신의 작품을 직접 지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그 이듬해 프랑크푸르트 공연 때의 일이었다.
한마디로 〈로엔그린〉의 탄생 과정은 사회적으로 혁명과 개인적 망명 시기가 맞물리면서 오랜 기간을 마치 주인 없이 홀로 견뎌내야 했던 운명 속에 처해 있었다. 이렇게 이 당시는 시민과 귀족 계급 간의 갈등이 첨예했고, 프랑스의 시민왕과 오스트리아의 메테르니히가 연이어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사회적으로나 그 개인에 있어서나 긴박했던 시기였다.
로엔그린 전설과 중세의 독일 사회
오페라 〈로엔그린〉은 독일 중세의 민간 전설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배경이 되는 곳은 브라반트(Brabant)인데, 이곳은 오늘날 벨기에 지역으로서 브뤼셀과 로이벤 등의 도시들이 속해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예전에는 보다 넓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었고, 특히 브라반트는 스페인령 네덜란드의 영토의 일부분으로서, 또한 그 이전에는 부르군트(Burgund) 왕국에 속해 있는 지역으로서 쉘트(Schelde) 강 하구에 있는 항구도시 안트베르펜(Antwerpen)까지 포괄하고 있었다. 예수가 태어날 즈음에 켈트(Kelt) 족이 이곳으로 이주해 왔는데, 이들은 로마인들로부터 공격을 받으면서 후퇴하다가 프랑켄 지방을 지배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기독교를 접하게 되었다.
켈트족은 애미니즘을 근간으로 하여 자연을 신앙 차원으로 믿고 있었으며, 또한 마법과 샤머니즘도 믿고 있었다. 이들 사이에 전해진 설화 중에 유명한 것이 바로 ‘아더 왕(König Artus)’에 대한 전설이다. 이 왕은 주변을 통일시킬 만큼 강력한 힘을 갖고 있었으며, 또한 매우 현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원탁(Tafelrunde)’에 대한 이야기는 그의 정치적 이상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서열과 편 가르기 식의 논쟁을 피하는 대신, ‘서열의 동등성(Gleichrangigkeit)’을 지향하며 서로 간의 화합을 꾀했던 것이다.
아더 왕에게는 몇몇의 기사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가반, 갈라하트, 에렉, 이반, 렌스롯, 파르지팔 등이 그들인데, 이들은 특히 세상을 떠돌아다니면서 ‘모험(Abenteuer)’을 즐겼다고 한다. 왜냐하면 모험은 바로 기사로서의 ‘성격과 자질을 완성’시켜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모험은 특히 ‘성배(Heiliger Gral)’와 관련한 여행이기도 했다. 파르지팔에게는 로엔그린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그 역시 성배의 전설에 등장하는 기사였던 것이다.
바그너는 개인적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로엔그린의 모티브, 특히 ‘질문 금지(Frageverbot)’와 비교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낸다.
누가 ‘제우스와 세멜레’의 이야기를 모르는가? 한 인간의 여자를 사랑했던 신이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그녀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실제로 누구인지를 알아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남편이 자신의 본질을 완전히 감각적인 현상으로 드러내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만다. 제우스는 그녀가 자신의 실제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곧 죽게 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바로 이러한 의식, 즉 사랑하는 여인의 요구를 들어 줘야 하고, 그럼으로써 그녀를 죽여야 한다는 피할 수 없는 강제적 상황 때문에 제우스는 괴로워한다. 신들의 현상들이 지니고 있는 섬광이 사랑하는 그녀를 죽이는 순간, 그는 자기 자신의 사형 선고를 완성하고 만다. 신을 동경했던 인간이 죽지 않았는가?
세멜레의 입장에서 보면, 신을 동경하고 인간적인 사랑을 한 것이 사형 선고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고, 제우스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요구를 들어 줘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바그너는 비극적인 모티브를 찾아내고 있다.
로엔그린 전설의 시대적 배경은 10세기 경으로 알려져 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933년, 즉 독일(Deutschland)이라는 국명은 아직 존재하지 않던 시기이다. 이 당시 912년부터 작센(Sachsen) 공국의 왕이 되었고, 919년부터 936년까지는 동프랑크 제국(Ostfrankenreich)의 왕이었던 하인리히 1세(Heinrich I)는 덴마크나 헝가리 등 동쪽으로부터 위협해 들어오는 외세에 저항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쉘트 강 하구에 위치한 도시로 가서 그곳 기사들에게 전쟁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한다. 얼마 후 하인리히 왕은 운쉬트루트(Unstrut) 강가의 리아데(Riade)에서 실제로 헝가리를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특히 동프랑크 제국은 11세기부터 비공식적이긴 했지만 레크눔 토이토니코룸(Regnum Teutonicorum), 즉 독일 왕국(Königreich der Deutschen)이라고 불렸다.
이 왕국은 훗날 신성로마제국(Heiliges Römisches Reich)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 시기에 동쪽으로부터 압박해 들어오던 훈족에 저항하면서 생겨난 민족의식을 기반으로 하여 마침내 제국의 건설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하인리히 1세 시기의 역사적 사실과 로엔그린 전설은 독일 제국이 건설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얘기가 된다.
금지된 질문과 불안의 결말
〈로엔그린〉은 일단 표면적으로 정치극의 면모를 보여준다. 무대는 하인리히 왕이 브라반트에 찾아가서 헝가리와의 전투에 참여할 군사를 모집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그는 브라반트의 백작 프리드리히 폰 텔라문트(Friedrich von Telramund)에게 기왕에 브라반트의 내부 상황이 그리 순탄하지 않다는 사실과 특히 군주가 없는 관계로 불화 속에 휩싸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캐묻는다. 그리하여 예기치 않게 그곳 성주가 딸 엘자(Elsa)와 아들 고트프리트(Gottfried)를 남겨놓고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성주의 이 유자녀들은 텔라문트가 맡아 키우고 있었으나, 어느 날 엘자가 동생을 데리고 숲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혼자 되돌아왔다는 것이다. 텔라문트의 아내 오르트루트(Ortrud)는 “엘자가 자기 동생을 연못에 빠뜨려 죽이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았다”고 말했고, 이에 텔라문트는 하인리히 왕 앞에 엘자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텔라문트가 엘자가 동생을 죽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자 왕은 “이제 신만이 이 일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하며 판결을 “신의 법정”으로 내리도록 한다. 엘자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줄 기사의 꿈을 꾸었다고 말하며, 그가 자신을 구해 주기 위해 오기만을 기다린다.
마침내 그녀를 대신하여 싸워 줄 기사가 은빛 갑옷을 입고, “백조(Schwan)”가 이끄는 작은 쪽배를 타고 나타난다. 백조의 기사는 엘자의 무죄를 증명해 줄 것이지만, 그녀에게 “그 어떤 불안감이나 두려움도 없이 / 자신을 나의 보호에 맡기겠는가?”라고 질문을 한다. 엘자는 “나의 영웅이여, 나의 구원자여! 저를 받아 주소서! / 제 모든 것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동의한다. 그러자 로엔그린은 다시 또 한 가지를 묻는다. “만약 내가 당신을 위해 이 싸움을 이긴다면, / 나를 당신의 남편으로 맞이하겠습니까?” 이 제안 역시 엘자는 어떤 망설임도 없이 받아들인다.
하지만 엘자는 이 모든 것에 대한 대가로 맹세를 하나 해야 했다. 로엔그린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절대로 내게 물어보면 안 되오. / 궁금해 해서도 아니 되오. / 내가 어디서 왔는지, / 또 내 이름과 신분도 말이오!” 그러니까 엘자는 자신의 남편이 될 사람의 ‘고향(Heimat)’과 ‘이름(Name)’, 그리고 ‘신분(Art)’을 묻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로엔그린은 ‘최고의 믿음(Höchstes Vertraun)’만을 요구한다. “기사님, 그 질문을 절대로 하지 않겠습니다.” 기사가 요구한 ‘질문 금지’에 대해 엘자가 맹세로 화답함으로써 인해 모든 계약은 성립되었다.
이로써 결투가 벌어지고, 마침내 로엔그린이 승리한다. 그 다음날 대성당에서는 성스러운 결혼식이 준비되고 있었다. 하지만 텔라문트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대성당 앞에 나타나 왕에게 이번에는 로엔그린을 고소를 하게 된다. 그는 로엔그린이 ‘마법의 술책을 이용해(durch eines Zaubers List)’ 결투를 승리로 이끌었으며, 그래서 신의 법정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는 로엔그린이 굳이 이름과 고향 그리고 신분을 숨기고 있는 점, 그리고 그를 데리고 왔던 백조를 ‘마법의 동물(Zaubertiere)’이라고 칭하는 점 등 그의 모든 것들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위기에 처한 로엔그린은 “오로지 한 사람, 나는 그 사람에게만 대답을 해야 하오. / 그 사람은 엘자요.”라고 말한 다음, 로엔그린은 엘자에게 질문을 한다. “나에게 그 질문을 하겠소?” 이에 대한 엘자의 대답은 단호하다.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 나의 구원자여! / 나의 영웅이여, 그대 품 안에서 죽으리다! / 모든 의심의 권력 위에 높이 / 나의 사랑이 존재합니다!”
결혼 첫날밤 처음으로 로엔그린과 엘자 둘만이 남은 신혼방에 “신부의 노래”가 울려 퍼지면서 결혼의 행복과 기쁨이 충만한 순간.
엘자는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비밀(Geheimnis)”로 일관하고, “거리(Distanz)”를 유지하는 기사를 남편으로 믿고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에 불안감을 느낀 끝에 결국 그의 이름과 고향 그리고 신분을 묻고 만다. 질문을 받은 기사는 대답할 의무를 지고 있었다.
이제 나는 나의 이름과 신분에 대해 알려주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털어놓은 그 기사는 이제 더 이상 엘자의 남편으로서 그녀 곁에 머물 수 없게 되었다.
오, 엘자! 무슨 짓을 한 거요? /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 내 안에서는 이미 당신을 향한 사랑이 불타고 있었다오. / 그리고 새로운 행복을 알게 되었다오. / 고귀한 힘, 기적과 같은 내 신분, / 나의 비밀을 유지하는 힘을-, / 나는 진정 순수한 마음으로 지키려고 애를 썼다오. / 그런데 무엇이 비밀을 허물어뜨리게 했나요? / 지금은, 아! 이제 난 당신과 헤어져야만 한다오!
엘자의 불안감은 결국 자신의 남편을 잃게 되는 비극적 결말의 원인이 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로엔그린〉의 줄거리는 다소 간단하다. 하지만 바그너의 관심을 끈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신성과 인간성의 영합할 수 없는 한계가 아니었을까. 금지된 질문과 비밀에 대한 불안감의 결과는 비극의 원인을 제공한다. 로엔그린의 운명을 감싸고 도는 금지된 질문은 그의 존재의 특성을 결정한다. 어떠한 의심도 허용하지 않는 로엔그린의 신성에 가까운 신비로움은 현실 세계에서의 남편이라는 자격을 부여하지만 엘자의 인간적인 불안 심리에 의해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러므로 로엔그린의 비극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믿고 의지하며 모든 것을 털어놓고 고백할 수 있는, 그런 솔직하고 열린 대화를 거부하는 “외로움 또는 고독(Einsamkeit)”각주28) 자체에 있는 반면, 엘자의 비극은 어디서 왔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그리고 누군지도 모르는 그런 낯선 기사를 자신의 운명적 인연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해야만 한다는 현실 인식에 직면해 있다.
사랑의 대립 구조
엘자를 향한 로엔그린의 사랑은 지극히 감각적이고 감정적이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이 형식적으로 몇 마디 나누고, 서로 알게 된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았지만, 엘자가 질문 금지를 핵심으로 한 조건을 받아들이자 그 ‘낯선 남자’는 감동하고 황홀해하며 느닷없이 “엘자, 당신을 사랑하오!”라고 외친다. 그에게 있어서 사랑의 조건은 말하자면 ‘질문을 하지 않겠다’는 그 다짐이었을 뿐이다.
로엔그린이라는 인물은 신과 같은 존재인 성배가 보낸 기사로서 죄 없는 여인 엘자를 도와 위기에서 구해 줘야 한다는 명령을 받고 이 세상에 온 것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점은 그가 이전까지 엘자의 얼굴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엘자를 향해 사랑을 고백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로엔그린의 사랑은 죄 없는 순수한 여인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자신의 임무 속에 포함되어 있던 내용이 아니었다. 엘자를 향한 그의 사랑은 어떤 명령에 따른 의도된 것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 에서 일어난 감정적 사건이었다.
갑작스럽게 형성된 로엔그린의 사랑에는 엘자라는 여성이 어떤 사람인지 또는 자신에 대한 그녀의 마음은 어떠한지 등이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 그저 상대방을 향한 자신의 마음만이 중요할 뿐이다. 게다가 로엔그린은 엘자를 처음 보았을 때 이미 그녀가 자신이 찾고 있던 바로 그 사람이란 것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당신의 신분을 알 필요가 없었소. / 나의 눈은 당신을 바라보았고, 나의 마음은 당신을 알아보았소.” 이 인용문에 나타나는 엘자에 대한 로엔그린의 확신은, 그러니까, 그녀가 전하는 이미지가 순수했고, 그 순수함이 무죄임을 알려주는 존재의 속성을 확인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첫 인상과 관련한 이러한 확신은 이성적 차원이 아니라 완전히 감각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인식인 것이다.
게다가 로엔그린은 “엘자를 처음 본 순간부터 마음속에서 이글대는 뜨거운 사랑의 불꽃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그가 느낀 ‘뜨거운 사랑의 불꽃’은 시간의 일정한 과정을 통해 차츰 커져가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시작하여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는 그런 차원의 현상이었던 것이다. 결혼 첫날밤을 맞이한 두 사람은 바로 이러한 사랑의 절정에 이르게 된다.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아무도 방해하는 이 없이 두 사람만의 신혼방에서 로엔그린은 실로 사랑에 빠진 열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오, 허락해 줘요. 황홀하게 / 당신의 숨결을 마실 수 있도록! / 꼭 껴안아 줘요, 아! 내게 당신을 힘차게 눌러 봐요. / 내가 당신 안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말이오. (···) 그러니까 의심일랑 버려요. / 당신의 사랑은 나의 자랑스런 보증이라오. / 왜냐하면 밤과 고통에서 내가 온 것이 아니라, / 불꽃과 황홀로부터 이곳으로 왔기 때문이라오.
로엔그린의 사랑은 분명 “감각적 본능”의 차원에서 언급된 사랑임에 틀림이 없다.
엘자를 향한 그의 사랑과 마찬가지로 그를 향한 엘자의 사랑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자신에게 죄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줄 기사를 기다리고 있던 엘자는 우선 꿈속에서 그 기사를 만나게 된다. 그 꿈에서 그를 본 순간 그녀는 이미 그가 신이 보내 준 기사임을 확신했고, 또한 그 첫 순간에 모든 것을 그에게 허락할 마음의 준비를 했다.
흐린 날 외로이 / 신께 기도를 했지요. / 마음속 깊은 괴로움을 / 기도 속에 쏟아냈어요. / (···) 나의 눈이 감기고, / 달콤한 잠에 빠졌어요. / (···) 빛나는 무기로 무장한 / 한 기사가 다가왔어요. / 그토록 순수한 이를 / 아직 보지 못했어요. / 허리엔 황금나팔이 있었고, / 자신의 칼에 기대어 서 있었지요. / 그렇게 그는 하늘에서 / 전사처럼 내게로 다가왔지요. / 예절바른 몸짓으로 / 그는 나를 위로해 주었어요. / 그가 나를 위해 싸워 줄 / 기사라고 생각했어요.
긴 사랑 고백 속에 전해지는 엘자의 순수한 마음은 로엔그린의 그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 줄 기사에 대해 그 어떤 의혹이나 반감도 품고 있지 않다. 오히려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줄 은인으로 그를 받아들이고, 그에게 모든 것을 허락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사랑은 첫눈에 반한 그런 사랑이기도 하면서, 또한 만나기도 전에 이미 꿈속에서 경험한 그 모습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허락할 마음의 준비를 하는 지극히 계획된 사랑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계획은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이며 또한 순수하기에 이들이 맞이하게 될 사랑의 실패와 필연적 이별은 깊은 슬픔으로 연결되는 비극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백조의 기사와 관련한 기적을 경험 가능한 현실 세계로 실현되기를 열망했던 엘자의 요구에 대해 바그너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유일한 만족인 먼 곳을 동경하는 이러한 인간 본성의 특이한 본질은 무엇인가? 그것은 사랑의 필연성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의 본질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그것은 완전한 감각적 실재, 즉 모든 감각을 통해 수용하게 되고, 또 실제적 존재의 모든 힘을 통해 확고히 그리고 내적으로 포용하게 되는 대상을 즐기고자 하는 것에 대한 요구이다.
로엔그린이라는 인물은 남성의 모습으로 나타난 ‘마돈나(Madonna)’와 비교될 수 있다.각주33) 엘자가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로엔그린의 기적에 대해 ‘완전한 감각적 실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물론 로엔그린에게도 실수가 발견된다. 그의 임무는 처음부터 사적인 결혼과 정치적 일상을 동시에 성취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시도를 하게 될 때 로엔그린은 언제나 고통을 느껴야 했다. 게다가 그의 좌절은 죄의식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런 측면은 특히 바그너가 작품화하는 과정에서 삭제했던 부분에 더욱 강렬하게 나타나고 있다.
나의 마음은, 성배의 순결한 봉사를 멀리하였기에, / 이제 영원히 참회와 속죄의 삶을 살아야 하오. / 신이 아니라 당신을 동경했기 때문에, / 아, 나의 죄를 고발해야만 하오. / 여성의 사랑을 신적으로 순수하게 받아들였던 나를 말이오.
기적에 관한 신적인 영역과 감각에 관한 인간적인 세상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로엔그린은 극복할 수 없는 사랑의 한계에 직면하여 좌절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적 사랑과 현실적 사랑은 결코 결합될 수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바그너는 너무나도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이다.
무상한, 하지만 감각적으로 확실한 이러한 포옹을 했던 신이 떠나가거나 사라지지 말아야 하는가? 신을 동경했던 그 사람이 거절당하거나 몰락하지 않아야 하는가?
바그너의 반어적 질문은 강한 의사의 표명으로 이해될 수 있다. 감각 세계로 왔던 신이 떠나는 것은 당연하고, 또한 신을 동경했던 그 사람은 좌절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로엔그린과 엘자가 경험하는 사랑의 비극은 이상과 현실로 나누어지는 논리 속에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무리 그 열망이 강렬하다고 하더라도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는 깊은 좌절을 맛보게 한다.
작품 〈로엔그린〉에 나타나는 또 다른 사랑 개념은 금지된 질문을 유도 또는 강요했던 오르트루트와 텔라문트의 관계 속에서 나타난다. 이들의 사랑은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전제된 것이 아니라, 권력욕에 기인하고 있으며, 따라서 다분히 이해타산적인 관계로 일관한다. 텔라문트는 자신이 전쟁 영웅이며, 아내 오르트루트가 과거에 브라반트를 지배했던 귀족 출신이기 때문에 자신도 이 나라의 지배자가 될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그는 바로 그 권력자로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그녀와 결혼을 했던 것이다. 그들이 집착했던 권력이라는 대상은 자신의 몰락을 재촉할 뿐이었다.
우선 인물 오르트루트에 대한 바그너의 입장은 단호하게 부정적 이미지로 일관한다.
오르트루트는 사랑을 모르는 여성입니다. 끔찍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한 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녀의 본질은 정치입니다. 정치적인 남성은 역겹습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여성은 혐오스럽습니다. 이러한 혐오스러움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이 여성에게 있어서 사랑은 과거에 대한, 즉 몰락한 가문에 대한 사랑일 뿐이며, 그것은 조상자랑으로 일관하는 끔찍한 광기의 사랑입니다. 이러한 사랑은 모든 살아있는 자들, 즉 실제로 존재하는 자들에 대한 증오만을 드러내 보일 뿐입니다. 남성에게 있어서 그런 사랑은 웃길 뿐이지만, 여성에게 있어서는 그러나 무섭기까지 합니다. 왜냐하면, 여성은 천성적으로 사랑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갖고 있어서 반드시 무엇인가를 사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연유에서 과거에 집착하는 조상 자랑은 살인적인 광신으로 발전되고 만 것입니다. 역사를 통해 보더라도 우리는 정치적인 여성보다 더 끔찍한 현상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 인용글에 나타난 바그너의 소신은 ‘여성 해방(Frauenemantipation)’과 ‘여성의 정치화(Politisierung des Weibes)’를 부르짖던 청년독일파의 입장과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르트루트의 ‘조상 자랑(Ahnenstolz)’은 타인을 포용하지 못하고 무조건 거부하는 ‘증오(Hass)’로 나타나게 되고, 그것은 또한 과거에 대한 ‘집착(Hang)’에 의해 ‘살인적인 광신(zum mörderischen Fanatismus)’으로 발전해 간다는 해석은 지극히 바그너적인 발상으로 간주될 수 있다. 바그너는 ‘정치적 여성(politisches Weib)’ 앞에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스스로도 잘 모른다고 고백한 바 있다.그만큼 정치적 여성에 대한 거부감은 개인적 성향과 맞물려 있기도 하지만, 그것은 또한 바그너의 사랑 이데올로기를 결정짓는 핵심요소이기도 하다.
아내 오르트루트를 향한 텔라문트의 마음은 브라반트를 지배하려는 욕망, 즉 지극히 정치적인 권력욕으로 연결된다.그는 아내가 명문가의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밝히고, 그것을 자신이 브라반트의 권력을 차지할 수 있는 근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욕망이 좌절되자 아내를 향한 기대는 원망으로 바뀌고 만다. 한마디로 그도 ‘사랑을 모르는’ 남성일 뿐이다.
중세 계급사회와 신분의 의미
오페라 〈로엔그린〉이 자주 논쟁에 휩싸이는 부분들 중 하나는 기독교적인 경향에 관한 문제이다.각주41) 이 문제와 관련하여 바그너는 스스로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로엔그린〉은 기독교적인 세계관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오랜 옛날에 생겨난 인간의 시이다. 만약 우리가 특별한 기독교적 견해를 일종의 어떤 창조와 관련한 원초적인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면, 그것은 외면만을 관찰함으로써 빠지게 되는 근원적인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가장 독특하고 가장 감동적인 기독교 신화들 중 어느 하나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그리고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런 기독교 정신에는 속하지 않는다. 이것(기독교 정신)은 그것(기독교 신화)들 모두를 옛날부터 전해 오는 순전히 인간적인 생각들로부터 받아들였고, 오로지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짜 맞췄을 뿐이다.
실제로 로엔그린의 비극은 기독교적인 범주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그의 비극과 고독은 오로지 현실 세계와 영합할 수 없는 예술성에만 국한되어 있을 뿐이다. 로엔그린은 “기독교적인 기사가 아니라, (···) 적합하지 않은 환경 속에 처해 있는 외로운 예술가의 기적”일 뿐이다.
이러한 로엔그린의 모습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그너의 의도는 무엇일까? 로엔그린은 고귀한 신분이지만 자신의 신분에 대해 질문을 하지 못하도록 방어막을 쳐놓았다. 그는 오로지 절대적인 믿음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그의 사랑이 비극적으로 끝나지 않고 행복한 삶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제조건은 상대가 질문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어 주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계급사회에 염증을 느낀 바그너 자신의 시대적 반응으로 간주될 수 있다.
악역으로 등장하는 텔라문트와 오르트루트 부부는 오로지 혈통, 즉 “귀족의 피(adliges Blut)”에만 몰두한다. 예를 들어 결혼식장에 나타난 오르트루트는 자신이 작센의 귀족 부인이며, 따라서 사회적 지위는 침해받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엘자를 “시녀처럼 쫓아다니는 것”을 거부하고, 오히려 자신이 엘자보다 먼저 교회 안으로 들어가야 할 고귀한 혈통의 신분임을 강조한다. “앞서서 걷는 것으로 너는 내게 큰 죄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 내 앞에서 너는 겸손하게 몸을 굽혀야 마땅하니라!” 그러면서 오르트루트는 엘자의 남편, 즉 이름조차 모르는 낯선 자의 몸 안에 ‘귀족의 피’가 흐르고 있는지를 문제 삼는다.
‘조상 자랑’에 온 정신이 팔려 버린 오르트루트는 당시 시대정신의 하나였던 ‘귀족 정치(Aristokratie)’를 표방하고 있고, 바그너는 이러한 신분제도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봉건제도(Feudality)' 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신분은 모든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고 존재 형식을 정해 주는 제도이다. 이러한 제도는 특정 계층에 부여되는 특혜를 보장해 주기만 할 뿐, 다수의 대중은 이러한 특혜에서 제외되어 있고, 또한 이러한 사실은 피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를 낳을 뿐이다. 바그너는 혁명가로서 바로 이러한 사회체제를 바꿔 보고자 했던 것이다.
결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브라반트의 공작이 되어 권력을 쥘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로엔그린은 그 권력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브라반트의 수호자(Schützer von Brabant)”로 불려지길 원한다. 이러한 소박한 겸손 앞에 브라반트의 남성들은 자발적으로 “신하가 되어 충성을 다하겠다”는 맹세를 하기에 이른다. 로엔그린은 그러니까 신분의 차이를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계급을 원한 것이 아니었다. 그에 의해 마침내 진정한 충성심을 기반으로 하여 형성되고 있는 매우 이상적인 조직체계가 완성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된 금지된 질문에 대한 메시지도 바로 이런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말하자면 그것은 신분제도로 이루어져 있는 당시의 일상을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상과 가문 그리고 귀족의 피 등의 이데올로기에 얽매임으로써 사회는 과거 지향적이 되어 버렸고, 또한 사랑이 결여된 메마르고 냉혹한 정치적 현장이 되고 만 것이다. 이에 반해 이름과 신분에 대해서 묻지 않고, 절대적 믿음을 근간으로 한 진정한 사랑을 실천할 때에는 자신의 행복을 기약해 주지만, 그 언약을 지키지 않을 때는 자신의 생명을 구해 주고, 앞으로도 자신을 책임져줄 바로 그 운명적 만남과 사랑을 잃게 되는 비극적 결말을 감수해야만 한다. 바그너는 금지된 질문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중세부터 지속해 오던 신분제도를 지양하고 진정한 인간적인 사랑으로 엮어진 사회를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세 편의 낭만적 오페라, 공통점과 차이점
〈방랑하는 네덜란드인〉, 〈탄호이저〉, 〈로엔그린〉.
이 세 작품을 바그너는 ‘낭만적 오페라(Romantische Oper)’라는 장르로 이해하고 집필했다. 이전에 집필한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 〈로엔그린〉에서 발견되는 특이한 점은 장르에 대한 표시도 없고, 부제도 없다는 점이다.하지만 바그너가 산문 형식으로 집필했던 초안에서부터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는 줄곧 ‘낭만적 오페라’라는 부제를 달고 있었다. 이것은 어쨌든 바그너가 〈로엔그린〉을 집필할 당시, 〈방랑하는 네덜란드인〉과 〈탄호이저〉와 함께 동일한 장르적 전통 속에서 계획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1850년 초연이 이루어졌을 때도 바로 이 장르로 설명했다고 한다.그렇다면 일단 이 작품 속에 스며 있는 낭만적 요소를 찾아보아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주목을 끄는 부분은 낭만적 오페라라는 장르로 집필된 세 편의 작품이 모두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랑하는 네덜란드인의 사랑은 지극히 정신적인 사랑이었다. 그는 죽을 때까지 사랑할 수 있는 그 맹세가 필요했다. 죽음은 진정한 사랑을 위해 피할 수 없었던 것이 네덜란드인의 비극적 측면이었다. 탄호이저의 사랑은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못하고 방황해야만 하는 것이 비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반해 로엔그린은 어떠한 의심도 갖지 않는 절대적 믿음을 요구하는 정신적 사랑을 요구하고 있다.그의 사랑이 비극적 상황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인간 내면에 깔려 있는 모르는 것에 대한 불안 심리였다. 낯선 것을 절대적으로 믿고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 두려움은 의심을 낳게 하고, 그 의심은 자신의 운명적 사랑조차 좌절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 것이다.
바그너는 인간 사회 속에서 갖게 되는 사랑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증오와 불화의 세계에서 사랑은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그 어떤 조그만 인간 사회에서도 그것(사랑)은 입법자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모든 세계교류의 유일한 정돈자인 이익과 소유에 대한 무미건조한 걱정으로부터 인간 마음속에 사그라지지 않는 사랑에 대한 요구는 마침내 다시 욕구 충족을 동경하고 있다. 이것(욕구)은 현실이라는 압박 하에서 더 뜨겁고 더 열광적으로 상승하면 할수록, 바로 그 현실 속에서 충족될 가능성은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황홀한 상상력은 충족되지 않는 이러한 열정적 사랑의 출구와 같은 그 샘물을 현실 세계 밖에 설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초감각적인 것을 위로해주는 감각적인 상상에 대한 요구로 인해 그 샘물에 일종의 기적과 같은 형상을 부여하게 된다. 이것(형상)은 실제적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가까이 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즉 ‘성배’라는 이름으로 믿고 동경하게 되며, 또한 찾아 나서게 되는 것이다.
낭만주의 시대의 주제로서 사랑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측면이 강하다.각주53) 감각적 현실 속에서 충족될 수 없는 사랑의 현상은 동경의 대상이 되고 만다. ‘이익’과 ‘소유’에 집착하는 현실적 걱정은 삶을 무미건조하게 만들 뿐이지만, 사랑은 삶의 의미를 부여해주는 ‘샘물’과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 샘물이 이 세계 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밖에 존재하기에 도달할 수 없는 기적적 현상이 되고, 그럼으로써 영원한 갈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사랑하겠다는 맹세(네덜란드인)나 육체적 사랑을 무시하는 현실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좌절해가는 모습(탄호이저), 또는 절대로 의심을 하지 않고 최고의 믿음만을 요구하는 사랑(로엔그린) 등 모두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로엔그린과 엘자의 사랑은 로엔그린의 비밀이 지켜질 때에만 가능하고, 그 비밀은 사랑의 마음으로 절대적인 믿음을 가져줄 때에만 실현될 수 있다. 하지만 기적적 현상을 감각적 경험 세계로 요구했던 엘자는 자신의 사랑을 잃게 되었고, 절대적 믿음을 얻지 못한 로엔그린은 다시 성배 곁으로 떠난다. “세상은 그대로 남고, 성스러운 것은 완전히 ‘초월성’ 속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이로써 바그너는 현대의 희망을 “세계 외적 성격”으로 대체시켜 놓은 것이다.
바그너는 〈로엔그린〉을 마지막으로 하여 더 이상 전통적 의미에서의 오페라를 집필하지 않는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오페라를 쓰지 않겠다. Ich schreibe keine Oper mehr.
〈로엔그린〉은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바그너의 예술 세계를 특징짓는 진정한 ‘음악극’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평가될 수 있다. 리스트는 “〈로엔그린〉과 함께 옛날 오페라의 세계는 끝났다” 고 단언하기도 했다. 바그너의 마음속에는 공연 문화에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사실 그는 훗날 〈로엔그린〉을 모범으로 제시하며 ‘오페라 속에 대화를 삽입한 것’을 자신의 큰 업적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강한 독일과 제3제국
오페라 〈로엔그린〉이 발표되었을 때 이미 찬반 논쟁이 격렬했다고 한다. 그때의 논쟁은 제3제국 시절을 거치면서 더욱 극단으로 치닫게 되었다. 바그너의 작품들 중 오늘날까지 찬반 논쟁에 휩싸여 있고, 또한 ‘가장 치열하게’진행되고 있는 작품이 바로 이 〈로엔그린〉이라고 알려져 있다. 민족적 연합과 모병을 통한 강한 독일을 열망하는 내용과 두 번째 세계전쟁을 준비하는 제3제국의 호전적 정치 사이에는 사실 닮은꼴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너무나도 많다. 이 작품과 제3제국을 동격으로 놓는 이러한 해석은 수많은 토론을 낳게 했다.
강한 독일에 대한 열망은 작품 〈로엔그린〉의 첫 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브라반트로 모병하러 온 하인리히 왕의 연설 속에는 외세의 침략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그리고 또한 그러한 위기상황을 정치 외교적 해결이 아닌 군사력을 통한 힘의 논리로 종식시키고자 하는 강한 의지로 가득하다.
안녕하시오, 브라반트의 남성들이여! / 내가 한가해서 그대들에게 온 것이 아니라, / 제국의 위기가 내게 이런 생각을 하도록 한 것이오. / 그대들에게 이 절박한 상황에 대해 꼭 말로 설명해야 하겠소? / 독일이 동쪽으로부터 자주 침략을 받고 있다는 이 사실을 말이오. / 멀리 국경에서는 여인들과 아이들이 기도를 한다고 들었소. / 신이시여, 미쳐 날뛰는 헝가리인들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소서 하고 말이오. / 제국의 수장인 나로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바이오. / 그런 야만적인 치욕은 이제 끝을 내야 한다고 말이오. / 전쟁의 대가로 얻어낸 9년간의 평화를 / 나는 제국을 재무장하는 데 이용했소. / 도시들을 비호하고 성들을 쌓도록 했소. / 맞서 싸우기 위해 군소집령을 내렸소. / 이제 기한도 끝났소. 조세 납부도 거부했소. / 적은 무섭게 협박하면서 무장하고 있소. / 이제 이 제국의 명예를 지켜야 할 때가 되었소. / 동쪽이든 서쪽이든 모두가 똑같이 적용되오. / 독일이라 불리는 나라는 전투부대를 보내시오. / 그러면 아무도 더 이상 독일제국을 모욕하지 않을 것이오!
“모든 독일 땅에서 / 풍부한 군사동맹이 이토록 강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 얼마나 자랑스럽게 나의 마음이 불타고 있는지! / 이제 제국의 적이 접근해 오고 있다고 하니 / 우리는 더욱 용감하게 그들을 맞이하고 싶소. / 그래서 더 이상 황량한 동쪽으로부터 / 두 번 다시 침범하지 못하도록 말이요! / 독일 땅을 위해 독일 칼을 듭시다! / 그러면 제국의 힘은 영원할 것이오!”
이들 인용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있는 것은 게르만 민족의 특성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는 호전적인 기상이다. 동쪽에 위치한 헝가리로부터 침략을 자주 받고 있던 독일이 선택한 것은 정치 외교적 방안이 아니라, 힘의 논리인 전쟁이었다. 적과 맞서 싸울 군대가 있으면 어느 누구도 제국을 모욕하지 않을 것이라는 하인리히 왕의 발언은 진정 제3제국이 보여주었던 호전적인 측면과 흡사하다.
성배를 지키기 위해, 그래서 원정에는 동참하지 못하게 된 로엔그린은 하인리히 왕에게 예언 한 마디를 해준다.
위대한 왕이시어, 예언 한 마디를 하고 싶소. / 그대 순수한 자에게 위대한 승리가 주어질 것이오. / 동쪽의 무리들은 / 먼 훗날에도 독일로 감히 침범하여 성공하지는 못할 것이오!
즉 〈로엔그린〉은 사랑에서는 비극적 종말로 끝나지만, 정치적 측면에서는 희망찬 미래를 예언하고 있다. 비록 성배의 기적적인 현상은 현실 세계를 떠나게 되고, 그럼으로써 로엔그린과 엘자의 사랑은 비극적 분위기로 끝나지만, 독일 땅의 운명은 새로운 군주 고트프리트의 등장 과 함께 긍정적 메시지로 마감하고 있는 것이다.
예술가의 삶은 사랑에서 실패하고 고독으로 끝나지만, 이에 반해 ‘시민 세계(Bürgerwelt)’는 위대한 독일을 약속하며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계기로 제시된다. 개인과 국가, 사랑과 정치, 좌절과 성취, 슬픔과 희망, 고독과 연합 등의 대립개념들이 균형을 이루면서 〈로엔그린〉의 무대는 장엄한 마지막을 장식한다.
중세 전설의 비극과 음악극
우리는 바그너의 작품들 중 오랫동안 논란이 계속되어 왔고,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 중 하나인 〈로엔그린〉에 나타난 사랑의 본질과 비극의 원인을 이렇게 추적해 볼 수 있다. 1848년 시민혁명이 극에 달해 있을 때 바그너는 이 작품을 집필했다. 계급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신분제도의 문제점을 어느 누구보다도 더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그는 〈로엔그린〉이라는 작품 속에 사랑이라는 주제로 시대적 현상을 비판적으로 표현해 냈다.
질문 금지라는 전제하에 제시되는 비밀은 로엔그린과 엘자의 사랑을 유지시켜 주는 열쇠였다. 엘자가 절대로 묻지 말아야 했던 것은 로엔그린이 어디서 왔는지, 이름은 무엇인지, 그리고 신분은 어떠한지 하는 것이었다. 즉 낯선 남자라 하더라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절대적인 믿음을 갖고 대해 줄 때에 이들의 사랑은 실현되는 것이다. 바그너가 가장 이상적인 사랑의 본질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고향이나 이름 혹은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최고의 믿음이었던 것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이들의 사랑과 대척점에 있는 브라반트의 귀족 텔라문트와 오르트루트의 관계를 볼 수 있다. 텔라문트는 브라반트의 권력을 쥐기 위해 과거 브라반트를 지배하기도 했던 명문가의 후예인 오르트루트와 결혼을 했다. 오르트루트는 자신의 조상에 대해 광신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 그녀의 조상 자랑은 정치적 문제와 연결되면서 귀족의 피를 운운하게 되고, 바로 이러한 확신은 자신이 특권층에 속하는 고귀한 신분임을 주장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과거의 환상 속에 사로잡혀 있는 오르트루트는 현재의 모든 상황을 증오한다.
권력을 잡고자 했던 텔라문트는 자신의 꿈이 좌절된 미래의 불확실성에 직면하여 분노로 일관한다. 텔라문트와 오르트루트의 관계 속에는 사랑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들은 모두가 사랑을 모르는 인물로 제시되고 있고, 이들의 권력욕과 조상자랑은 진정한 사랑 앞에 무릎을 꿇게 됨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로엔그린〉은 앞선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비극적인 결말을 갖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비극의 원인을 생각해 보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로엔그린과 엘자의 사랑이 실패로 끝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엘자가 금지된 질문을 하고 말았다는 점에 있다. 바그너는 불안과 의구심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러한 엘자의 행동을 극히 인간적인 차원에서 바라보았고, 거기서 인간과 사회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현실 세계는 그대로 남는 반면에, 기적과 같은 신적인 현상은 다시 초월성의 세계로 되돌아가고 마는 낭만주의적 모티브로 비극적 결말을 완성한다. 이로써 〈로엔그린〉과 함께 낭만적 오페라라는 장르가 절정에 달하게 됨과 동시에 마감하고, 바그너 특유의 음악극으로 전환을 예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로엔그린〉의 핵심 주제와 제3제국의 관계에서 보면, 로엔그린 전설은 독일의 건국신화에 해당하는 내용으로서 강한 독일을 열망하는 게르만 민족의 전형적인 호전적 성향의 최초 모습을 암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작품에서 개인적 차원의 사랑은 비극적으로 끝나지만, 국가의 운명과 관련한 정치적 측면에서는 브라반트의 새로운 군주 고트프리트가 등장하고, 독일의 국왕 하인리히 1세는 동쪽 국경선을 위협하는 외세와 맞서 싸워 큰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희망적 메시지로 큰 감동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쟁 준비를 하는 대목은 〈로엔그린〉이 제3제국과 동일시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글 Daum백과/이동용)
Lohengrin - Act I
Heinrich der Vogler - René Pape
Lohengrin - Jonas Kaufmann
Elsa von Brabant - Annett Dasch
Lohengrin - Act II
Heinrich der Vogler - René Pape
Lohengrin - Jonas Kaufmann
Elsa von Brabant - Annett Dasch
Lohengrin - Act III
Heinrich der Vogler - René Pape
Lohengrin - Jonas Kaufmann
Elsa von Brabant - Annett Dasch
오페라 로엔그린 해설지 / 홍관수(SPO F.에서 펌)
로엔그린( Lohengrin)은 리하르트 바그너가 작곡하고 대본을 작성한 3막의 악극 양식의 오페라이다. 바그너는 파르치팔의 저자인 볼프람 폰 에센바흐의 중세 독일 낭만 소설인 로엔그린 를 기초로 독일어 대본은 완성하였다. 이 오페라는 1850년 8월 28일 바이마르에서 프란츠 리스트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빌헬름 리하르트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 1813년 5월 22일 라이프치히~1883년 2월 13일 베니스) 는 영향력 있는 독일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음악 이론가, 그리고 수필가이며, 그의 새로운 교향악적인 오페라(또는 "악극")로 우선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작곡은 연속적인 대위법적 텍스처, 풍부한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 Leitmotif; 특정한 인물이나 상황에 연관된 음악 동기)의 교묘한 사용을 눈여겨볼 만하다. 바그너의 반음계적 음악 언어는 유럽 고전음악의 이후 발전을 암시하며, 이는 극단적인 반음계법과 무조성을 지향한다. 그는 음악적 사고를 그의 "총체예술"(Gesamtkunstwerk)이라는 발상을 통해 전환해 나갔고, 이는 그의 기념비적인 네 개의 오페라 연작 니벨룽의 반지 (1876) 을 통해 잘 드러나 있다. 유도동기와, 종합적인 음악적 표현이라는 그의 개념은 많은 20세기의 영화음악에 강한 영향을 주었다. 바그너는 또한 극도로 찬반이 엇갈리는 평가를 받는 인물로서, 이는 그의 음악과 드라마에 대한 혁신으로 인한 것뿐만 아니라, 그의 반유대인적 시각에도 기인한다.
중세문학의 생성배경과 특징
중세의 시대적 구분--- 봉건제가 존속했던 시기, 즉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476년부터 르네상스 시기전인 13세기까지.
중세 사회의 특징---정치・경제적으로 봉건제와 강력한 기독교 사상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는데 이것에 뿌리를 두고 나타난 문학이 중세문학이다. 주로 성직자들이 썼기 때문에 이런 문학작품에는 독창적인 것이 드물고 교과서적인 것이 대부분으로, 그 내용도 금욕적이고 현세 부정적 경향이 강했다. 이 후 속어문학이 융성하고 라틴어문학을 대신하게 된 것은 봉건제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 십자군 붐이 높아진 12세기의 일로, 봉건제후의 기호에 맞는 《롤랑의 노래》 등의 무훈시가 쓰여졌다. 같은 무렵 남프랑스에서는 귀부인을 찬미하고 관능적이며 신비한 사랑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이 나타났다. 그들의 사랑에 대한 관념은 북프랑스와 영국의 궁정으로 옮겨져, 크레티앙 드 트루아 등에 의해 윤리성과 사회성이 부여되고, 《아더왕 이야기》 등의 궁정풍 로망을 낳았다. 그 속에 등장하는 궁정풍 기사는 게르만적 기사와 그리스도교 로마적 성직자가 종합되어 이루어진 유형--- 즉 기사도 문학 작품 속에 나오는 특히 독일에서 나타나는 기사문학을 통하여 게르만 영웅주의적 모습과 기독교적인 사상이 합치된 문학작품의 특징
** 백조의 기사설화
볼프람 폰. 에셴바하는 궁정서사시 파르치팔에서그설화를파르치팔의아들인로헤란그린Loherangrin에게로옮
겨‘질문금지Frageverbot’의새로운근거를세웠다 즉브라반트공주는神에게
선택된배우자와의결혼만을고집하다가영주들의원성을사게되고 로 헤란그린은
성배Gral에나타난글을통해그녀를구출하도록소환된다 이제‘질문금지’는성
배의비밀을수호하기위함이라는합당한근거를갖게된다
다른 이유:동물신랑에 대한 동화의 한 변형
질문금지와 약속파기후 떠남의 이유
“로엔그린은 그를 믿는 아내를 찾고있었다 그녀는그가 누구며 어디로부터 왔는지 묻
지않고 있는 그대로의 그를 사랑할사람이었다 그는 그를 무조건 사랑할 아내를 찾고 있었다 그는 바로 감탄과 숭배가 아니라 그를 그의 고독으로부터 구원하고 그의 동경을 잠재울수 있는 사 랑으로 이해되기를 동경했다 그러니까 그는 신 즉 절대예술가가
아닌 오로지 전적인 인간이되기만을 그리고 인간이기만을 원했다 이렇게 그는 아
내를―인간의심장을원했다
오엘자 어 찌내게이런일을
내눈이당신을처음보았을때
당신에대한사랑에급히불타올라
내심장은성배의순결한임무를저버렸소
신을떠나당신을갈망했기에
이젠영원한후회와참회의길을걸어야하오
아 내죄를고백할수밖에없음이니
나여자의사랑이더없이순수하리라착각했네
엘자 내가 당신의 남편이라 불리고
당신의 나라와 백성을 수호하려면
무엇도 나를 다시 끌어가지 못하게 하려면
당신은 한가지 내게 약속해 주어야 하오
당신은 내게 절대로 묻지말고
알려고 애쓰지도 마시오
내가 어디로부터 항해해왔는지
또 내 이름과 태생이 어떠한지
성배수호기사로서의 취소할 수 없는 성배서원에 구속되어 있고 신의 세계와 속세의 세계가 결합하여 지속되기 위하여 꼭 지켜져야 할 것이다.
오페라 로엔그린특징
1. 로맨틱하고 신비스런 분위기---은은한 색조를 띤 선율이 섬세하게 처리된 화음과 어우러져 극의 분위기를 신비스럽게 한다
2. 아름다운 서곡---외계로부터 인간의 삶속의 사랑의 결합을 동경한다 이 동경에 가득 찬감정의 영묘한 영역은『로엔그린』서곡의 신비하고 황홀한 현악기의 음향속에서그형태를 그려 보인다
3. 제3막의 전주곡과 뒤이은 혼례의 합창(bridal chorus="Here comes the bride")이 압도적
4 설화의 특성을 갖고 있다
1. 한정된 공간에 단순한 구성
2. 영웅과 반영웅
3. 천사같이 아름다운 여성
4. 마법과 변신 그리고 악당퇴치
5. 비밀과 약속의 파기
5. 그러므로 좌절하는 인간의 무지의 힘에 대한 동경심리
***설화문학의 특징--신비스러워야하고 내용은 비현실적이다. 소원은 이루어지되 행복의 순간은 짧고 아쉬움 속에 끝난다
예)선녀와 나무꾼등
***비밀스러워야 한다---서부영화 “셰인” 쾌걸 조로, 슈퍼맨, 베트맨
배경: 앤트베르프 900년대 브라반트공국(저지대국가인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일부)
파르지팔과 성배의 기사
백조의 기사
수호기사:중세시대의 특징. 재판시 피고를 변호하기 위해 대신결투로 나서는 기사 이기면 피고와 결혼한다.
바그너는 모범으로 삼은 중세의 원전들의 줄거리를 요약하여 그것의 본질적인
요점들만을 묘사하고 인물들을 융합하며 모티프들을 결합했다 그 대략을 열거하면
1) 금지된 질문은 여러 해후가 아닌 바로 혼인초야에 행해진다
--- 이로써 로엔그린형상은 여러 해 동안 세속의 군주생활을 통해 천박해짐을
면한다---원전에서는 자녀를 몇 낳은 후에 이루어짐
3) 중세의서사시『로엔그린』에등장하는클레베영주의미망인대신 텔라문트
의 아내이며 게르만족의 신을 섬기는 오르트루트를 도입한다 오르트루트는
엘자의 적대자로서 그녀를 부추겨 백조의 기사에게 금지된 질문을 던지도록
유인한다---원전에는 오르트루트와 같은 음모자없이 질문을 던짐:파국은 내면에 기인한다---내적사건이 외적사건으로 투사하는 반사
4) 대성당 앞에서 엘자와 오르트루트가 서로 마주치는 장면은 최고의 극적효과
를 가진 장면이며 사건들을 집중시키는데 기여한다
5) 클레베 영주는 텔라문트와 융합하여 한 인물이된다
6) 바그너는 샹송 『백조의기사』속의(기사의형제들을 백조 로변화시킨 할
머니의 마법주문의 모티프를 결혼약속파기의 모티프와 결합시킨다 말하자
면 텔라문트는 결혼약속의 파기 때문만이 아니고 그녀의 남동생 고트프리트
에게 자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살인죄 때문에 엘자를 고발하는데 백조의기
사의 나룻배를 끌고온 백조는 실은 오르트루트가 동물로 변화시킨 고트프리
트이다. 로엔그린은 엘자와 작별할 때 그를 마법에서 구해준다.
로엔그린의 사상적 요약
1. 사랑---바그너의 생애와 작품에 있어서의 중요한 활력
2. 기적을 통해 구출되기를 바라는 인간의 근절할 수 없는 꿈과 같은 동화의 소재
3. 마법이 사라진 세계의 비극---유일하게 구원의 결말이 없다.(바그너의 가극은 구원의 가극이다<니이체>)---로엔그린이 떠난후의 탄식=금후 세속화되고 교회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세상으로부터 신의 떠나버림에 대한 비탄.
Lohengrin Part 1 (Nelsons)
Bayreuth Festival, 2012
Hans Neuenfels (director)
Andris Nelsons (conductor)
Bayreuth Festival Orchestra & Chorus
Lohengrin Part 2 (Nelsons)
Bayreuth Festival, 2012
Hans Neuenfels (director)
Andris Nelsons (conductor)
Richard Wagner: Lohengrin (Bayreuth Festival 2010)
3 Hours 29 Minutes
Musikalische Leitung: Andris Nelsons, Chorleitung: Eberhard Friedrich, Lohengrin: Jonas Kaufmann, Heinrich der Vogler: Georg Zeppenfeld, Elsa von Brabant: Annette Dasch, Friedrich von Telramund: H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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