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오페라

오페라-리골레토 (Rigoletto)/제시카누초(Jessica Nuccio)출연/2017.10.20.일.7;30pm/예술의전당

나베가 2017. 10. 19. 00:00





[작품소개]
 
잔혹한 운명의 장난, 최후의 비극을 부른 복수전
‘여자의 마음은’, ‘그리운 이름이여’ 등 귀에 익숙한 아리아의 향연! 
     
국립오페라단은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레퍼토리, 베르디의 대표적인 걸작 <리골레토>로 2017년 가을 화려한 서막을 올린다. 국립오페라단은 1997년 이후 20년 만에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본 공연을 선보인다. 프랑스 낭만주의 거장 빅토르 위고의 희곡 <왕의 환락>을 오페라로 재탄생시킨 이 작품은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저항심으로 가득찬 주인공, 어릿광대 리골레토에게 닥친 잔혹한 운명과 비극적 최후에 대해 다룬다. 베르디가 남긴 가장 비극적인 오페라로 꼽히는 <리골레토>는 비극적 스토리를 뛰어 넘는 아리아로 가득하다. ‘여자의 마음’, ‘그리운 이름이여’ 등 귀에 익숙한 아리아들은 오페라 마니아는 물론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 모두 자연스럽게 극 속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작곡  주세페 베르디 Giuseppe Verdi
대본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 Francesco Maria Piave Guingal
연출 · 무대  알레산드로 탈레비 Alessandro Talevi
협력무대  매트 딜리 Matt Deely
안무  란 아르투르 브라운 Ran Arthur Braun
의상  발레리아 도나타 베텔라 Valeria Donata Bettella
조명  자코포 판타니 Jacopo Pantani 
 
<출연> 
질다  캐슬린 김ㅣ제시카 누초  
만토바 공작   정호윤ㅣ신상근     
리골레토  데비드 체코니 Devid Cecconi ㅣ 다비데 다미아니 Davide Damiani
스파라푸칠레  김대영    
막달레나  양계화
조반나  김향은
마룰로  서동희
보르사  민현기
몬테로네 백작  최공석 
체프라노 백작부인  김보혜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그란데오페라합창단         
초연  1851년 3월 11일 베네치아 라페니체 극장 Teatro La Fenice
구성  3막 4장
     
 
[프로필]    
     
지휘  알랭 갱갈 Alain

         

출연일정

배역

10. 19 Thu 19:30
10. 21 Sat 15:00

10. 20 Fri 19:30
10. 22 Sun 15:00

질다

캐슬린 김

제시카 누초

만토바 공작

정호윤

신상근

리골레토

데비드 체코니
Devid Cecconi

다비데 다미아니
Davide Damiani

스파라푸칠레

김대영

막달레나

양계화

조반나

김향은

마룰로

서동희

보르사

민현기

몬테로네 백작

최공석



Rigoletto Complete - Opernhaus Zürich - Nello Santi & Leo Nucci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

리골레토

Rigoletto

 

베르디의 중기 개막을 장식하는 걸작이 바로 오페라 리골레토이다. 초기의 나부코에르나니로 이탈리아 국내에서의 명성을 확립한 베르디는 리골레토로 전 세계에 그 이름을 알리게 된다.

 

한 인간의 기구한 이야기

 

꼽추 리골레토는 만토바 공작의 문란한 생활을 부추기는 광대이다. 거친 언행으로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리골레토는 그러나 사랑하는 딸 질다에게는 따뜻한 아버지이다. 리골레토를 저주하는 귀족은 질다를 리골레토의 정부로 오해하고 납치하여 공작에게 바칠 계획을 세운다. 한편 질다는 학생으로 신분을 감춘 공작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공작의 성에 납치된 딸을 찾던 리골레토는 공작과 함께 있는 질다를 발견하며, 그녀가 자신의 딸임을 밝힌다. 리골레토는 자신에게 닥친 불운에 공작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인 청부업자 스파라푸칠레에게 공작을 죽여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공작을 사모하고 있는 스파라푸칠레의 여동생 마달레나의 간청으로 스파라푸칠레는 자신의 집에 처음 오는 남자를 죽이기로 한다. 이를 들은 질다는 공작대신에 희생하기로 결심하며, 스파라푸칠레에게 죽임을 당한다. 공작의 시신으로 믿고 있던 리골레토는 공작의 노랫소리를 듣고 스파라푸칠레에게 건네받은 자루 안에 있는 질다를 발견한다. 질다는 용서를 구하며 죽음에 이르고 리골레토는 자신에게 저주가 실현되었음을 깨닫는다.

 

가장 비극적인 오페라

 

리골레토는 한 인간의 처절한 비극을 그린 오페라이다. 리골레토의 원작자 위고는 트리불레(리골레토)에 대해 그는 기형의 불구, 병든 몸, 왕실의 광대이다. 이 삼중의 비참함으로 인해 그는 적의를 가득 품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비참한 모습의 리골레토는 세상을 저주하고 미워하며 약한 자를 파멸에 이르게 한다. 한편 공작을 타락시킴으로써 즐거움을 얻기도 한다. 이렇게 타인의 불행을 발판으로 살아가는 리골레토는 그를 혐오하는 귀족들의 계략으로 사랑하는 딸 질다를 공작에게 바친다. 계략을 눈치 챈 리골레토가 공작의 성에서 겁탈당한 질다를 발견하면서 그의 비극이 시작된다. 바로 딸에게만은 숨기고 싶었던 광대 복장을 한 미천한 모습이 질다에게 들키는 순간이며, 아버지로서 딸의 비참한 장면을 눈으로 목격하는 순간인 것이다. 그런데 리골레토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공작에게 복수를 결심한 리골레토는, 그러나 공작을 사랑하여 대신 죽음을 선택하는 질다와 마주해야 한다. 시체가 들어있는 자루 안에서 질다를 발견하는 순간 리골레토는 처참한 비극의 순간을 경험해야 한다. 결국 리골레토는 세상을 향한 모든 저주의 화살을 자신이 돌려받는 비극의 절정에 서게 된다.

 

검열과의 전쟁

 

원작 방탕한 왕이 프랑스 무대에 올려졌을 때, 내용의 부도덕함과 프랑스 군주를 방탕과 타락의 모습으로 묘사한 이유로 공연은 금지되었다. 베르디는 방탕한 왕을 알게 된 후, 오페라로 무대에 올리고 싶었지만 그 역시 검열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실제로 베르디가 활동한 시기, 검열은 오페라 착수에 있어 꼭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였다. 프랑스에서 금지된 전례가 있는 방탕한 왕의 이야기가 이탈리아에서 금지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특히 오스트리아의 지배하에 있는 이탈리아가 군주를 비하하는 내용을 허용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베르디는 리골레토를 무대에 올리기까지 이탈리아 당국과 협상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베르디는 프랑스 왕국의 배경을 이탈리아 만토바로 바꾸고, 등장인물의 이름을 전부 바꿨다. 그 밖에도 당시 엽기적이거나 외설적이라고 여겨진 장면이 수정 삭제되었다. 처음 리골레토의 원제는 저주(La Maledizione)였지만, 이 역시도 이탈리아 정부가 국민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하여 주인공의 이름으로 제목이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이야기는 왕의 방탕함보다는 아버지의 비극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검열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어떤 리골레토를 마주하게 됐을지는 모르지만, 검열과의 타협으로 오늘날 베르디 중기의 3대 걸작이라 불리는 오페라를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오페라로의 발돋움

 

베르디의 리골레토는 그의 29개의 오페라 중 16번째 작품으로 중기 오페라에 해당한다. 리골레토는 베르디가 오페라의 주류에서 혁신을 가한 작품 중 하나이다. 당시 주류 이탈리아 오페라와 비교할 때, 새로운 화성과 관현악법을 사용하였다. 무엇보다 리골레토에서 보이는 대표적인 특징은 아리아를 중심으로 극의 전개를 전달해 주는 레치타티보 세코 대신에 일관된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레치타티보와 아리아, 혹은 2중창 등이 연속되어 나오는 쉐나(scena)’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체 작품은 13개의 장면으로 구분되고 한 장면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었다. 공작의 칸초네 여자의 마음을 아리아로 치더라도 오페라에서 아리아가 자치하는 비중은 2중창보다 적은 수로 그 비중이 줄었다. 대신 아리아의 비중이 줄어듦으로써 조역들이 다양하게 극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11장 만토바 공작의 아리아, ‘이 여자나 저 여자나

(Questa o quella)’

  Rolando Villazón - Questa o quella - Verdi (Official Video)  

연회가 열리는 호화로운 방에 등장한 만토바 공작은 새로 눈여겨 둔 처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곧 그는 그의 호색적인 여성 취향이 드러나는 아리아를 부르는데, 이 노래가 이 여자나 저 여자나이다. 음악은 꽤 유쾌하며 가사 역시 재미있다. 노래의 내용은 진정한 사랑은 없고 모든 여자가 자신에게는 같다는 내용이다.

 

12장 공작과 질다의 2중창, ‘사랑은 영혼의 태양

(E il sol dell'anima)’

  Sumi Jo(조수미) - 'E il sol dell'anima & Caro nome - Rigoletto


Juan Diego Flórez - Aida Garifullina - È il Sol dell'anima... Addio, addio de Rigoletto de Verdi


학생으로 변장한 공작과 질다의 사랑의 2중창이다. 질다는 교회에서 만난 잘생긴 청년을 생각하는데 그때 하녀 조반나가 질다를 부추긴다. 사실 잘생긴 청년은 만토바 공작이 변장한 것인데, 조반나는 공작에게 매수당한 것이다. 이때 공작이 나타나 3/8박의 느린 감미로운 선율로 사랑을 고백한다. 음악은 곧 공작과 질다의 정교한 이중 카덴차로 이어지며 마지막에 공작은 자신이 가난한 학생 쿠티에르 말데임을 강조하면서 끝맺는다.

 

12장 질다의 아리아, ‘그리운 그 이름

(Caro nome)’

  Sumi Jo - Verdi - Rigoletto - Gilda - Caro Nome


 Diana Damrau "Caro nome" Dresden 2008


Rigoletto - Caro nome (Gruberova)



공작이 떠나고 혼자 남은 질다가 가슴속에 그리던 남성을 만난 기쁨을 표현하는 아리아이다. 가사는 짧지만 벨칸토의 콜로라투라 기법으로 구성된 느린 아리아와 플루트의 감미로운 선율이 갓 사랑에 빠진 순진한 여인을 표현하고 있다. 질다는 쿠티에르 말데를 되뇌이면서 그에 대한 자신의 순정을 노래한다.

 

3막 만토바 공작의 칸초네, ‘여자의 마음

(La donna è mobile)’

  Luciano Pavarotti - La Donna È Mobile (Rigoletto)


Jonas Kaufmann La Donna e Mobile


LA DONNA E MOBILE BY JUAN DIEGO FLOREZ AND GUSTAVO DUDAMEL - WALT DISNEY CONCERT HALL 2010




공작이 자신의 여성관을 보여주는 아리아로 리골레토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이다. 질다에게 호색한인 공작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리골레토는 여인숙 밖에서 기다린다. 만토바 공작은 스파라푸칠레에게 술과 방을 준비하게 하며 그의 본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작의 여성관을 노래한다. 아리아의 가사는 16세기 프랑스 국왕 프랑수아 1세의 4행시를 모델로 하였다. 발랄한 리듬과 경쾌한 멜로디는 베르디가 아리아 초연 전에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공연 직전까지 비밀을 지키려고 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3막 공작, 질다, 마달레나, 리골레토 4중창, ‘아름다운 아가씨여

(Bella figlia dell'amore)’

  J. D. Florez & D. Damrau "Bella fliglia dell'amore" Dresden


Anna Netrebko Elina Garanca Ramon Vargas Ludovic Tezier Bella figlia dellamore from Rigoletto Baden Baden 2007

Bella Figlia DellAmore Sutherland and Pavarotti Rigoletto Quartet


여관에서 마달레나를 유혹하는 공작을 본 후 질다는 현실을 알게 되는 장면에서 네 명의 서로 다른 감정이 표현된 4중창이다. 공작의 선창으로 마달레나를 유혹하는 공작과 마달레나, 그리고 딸에게 이 모습을 보여주는 리골레토와 공작의 진실된 면모를 알게 된 질다, 이 네 명의 서로 다른 감정이 표현된다.

 

3막 리골레토와 질다의 2중창, ‘그를 너무 사랑했기에··· 저 멀리 하늘에서

(V'ho ingannato...Lassu in cielo)’

 

자루 안에 들어 있는 죽어가는 질다를 발견한 리골레토가 절규하자, 죽음에 임박한 질다가 리골레토에게 자신의 잘못을 빈다. 플루트 아르페지오 반주에 맞추어 질다는 천국에 가서 리골레토의 행복을 빌겠다고 말하며 숨을 거둔다. 리골레토는 질다의 죽음에 저주구나!”라고 외치며 쓰러지고 막이 내린다. 오페라의 가장 비극적임과 동시에 슬픈 피날레를 장식하는 2중창이다. (Daum백과)


Rigoletto - Si vendetta tremenda vendetta


Jessica Nuccio "Caro nome", Rigoletto, teatro San Carlo Gennaio 2017  


Leo Nucci e Jessica Nuccio al Teatro Carlo Felice di Genova 12 Gennaio 2014


Leo Nucci & Jessica Nuccio: Rigoletto, finale atto terzo. Arena, 27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