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C쿰부히말,로왈링트래킹39일(2013

40.아름다운 마을...타메(3,680m)를 산책하다

나베가 2014. 3. 7. 00:30

 

 

 

 

 

 

 

 

 

 

 

 

 

 

 

 

 

 

 

 

 

 

 

곰파 끝자락까지 올라 사원안까지 들어갔다가 (사원 내부 촬영 금지)  내려오면서 근처에 있는 찻집에 들렀다.

내부는 여늬 롯지의 다이닝 룸과 큰 차이 없이 창 밑으로 나있는 붙박이 의자에 카핏이 좌악 깔려있고, 간간히 쿳션도 놓여져 있는

아주 정갈한 찻집이었다.

탁자 위도 마루 바닥도 반들 반들 윤이 날정도다.

산 꼭대기 절벽에 붙어있는 지라,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타메의 풍광 또한 기막히다.

 

"와아~ 너무 근사한데~ 넘 좋아요!"

 

우린 레몬티를 시켜서 마셨다.

그런데 옆을 보니 우리나라에서 본것과 똑같은 대나무 채반에 하얀 밀가루 반죽같은 것을 말리고 있었다.

궁금하여 물어보니, 야크 치즈 부스러기를 말리고 있는 거란다.

 

와우~

이게 그 유명한 야크 치즈??

 

우린 이곳에서 품질 좋은 야크 치즈를 맛을 보고는 반해서 한 덩이를 800루피 주고 샀다.

"아~ 이 맛있는 치즈를 비스켓에 얹어서 먹으면 금상첨화겠군~"

상상만으로도 벌써 입에 침이 고인다.

 

 

 

 

 

펨파를 먼저 돌려 보내고

우린 윗 타메 마을인 타메 땡을 돌아보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서 몰려왔는 지...

구름이 온 동네를 뒤덮고 있다.

 

헐~~

돌담에 침낭을 비롯해 창가에 온 옷가지들을 매달아 놓았거늘....

이를 어쩌면 좋담~

 

정신없이 뛰다시피 내려왔다.

벌써 앞의 산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구름은 뒤덮었고, 포송 포송을 기대했던 옷가지들도 되려 냉기와 습기가 배어들어 눅눅해져 있었다.

 

잽싸게 침낭과 옷가지들을 걷어 정리하고...

롯지에 가서 비스켓을 사다가

아까 사온 야크 치즈를 얹어서

진한 커피와 함께 먹었다.

 

아!!

이게 얼마만에 먹어보는 맛이야~

생전 과자 안먹는데...

이렇게 비스켓을 맛있게 먹을줄이야~ ㅎㅎ

하긴 야크 치즈의 고소함이 더해져서

정말 맛있었다.

 

 

 

 

 

 

 

 

 

 

 

 

 

 

 

 

어느새 해가 뉘엿 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그나저나

남체바자르에 내려가신 대장님이

아직껏 오시지 않으니.. 

하늘엔 구름도 잔뜩 끼었는데....

정이 또 앞선다.

 

볼일보러 가신 일은 잘 되신건 지...

돌아오실 체력은 남아 있으신 건 지....

 

다행히 7시쯤에 대장님은 돌아오셨다.

표정이 좋으신걸 보니,

그래도 볼일은 잘 보시고 오신것 같다.

100% 는 아니고 한 80% 정도는 일이 해결되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저녁으로 처음으로 신선한 야채-상치쌈을 먹었다.

쌈장도 고기도 없었지만,

고추장만 넣어서 싸먹어도 맛있다.

 

한 참 먹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포터들이 나를 빤히 쳐다보며 신기해 하고 있는 거였다.

 

알고보니,

이들은 날 상치쌈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맛있게도 먹고 있는 내가 

이들에겐 얼마나 생소하게 보였을까....ㅎㅎ

눈이 서로 마주치자 우린 한바탕 웃었다.

 

그러나 저러나 맛있게는 먹었는데....

집에 가자마자 회충약을 꼭 먹으라고 하니,

갑자기 속이 좀 메스꺼워 지는것도 같다.

 

 

 

 

 

 

 

 

 

 

 

 

 

 

 

 

 

 

 

 

저녁때 배터리 챠지를 하려고 했더니,

이곳에선 시간당 돈을 받았다.

 

헐~

어제 그제 이틀 묵은 롯지는

배터리 챠지는 물론

와이파이까지 공짜였거늘~ ㅠㅠ

 

어디 그뿐이야~

우리만 보면 내내 난롯불을 활 활 지펴 주었잖아~

 

하긴, 이 유명한 롯지 바로 옆에 있으니,

서비스로 경쟁을 해야하는게 맞는거 같기도 하고....

 

암튼 그 보다는 아무래도 주인장의 마음이

후덕한 쪽에 더 가치를 둘란다.

사실 배터리 챠지만 공짜로 해줘도 충분히 경쟁력이 되고도 남으니까....

 

 

 

 

 

 

 

 

 

 

 

 

 

 

 

 

 

 

 

 

 

 

 

 

 

 

 

 

 

 

 

 

 

 

 

앞 롯지에 묵고있는 82세 일본인 트래커가 포터들 사이로 입소문이 퍼져 화재다.

그도 그럴것이 82세 노인이 그것도 홀로 이 거친 히말라야에 왔으니 말이다.

그러나 소문의 진상은 그게 아니라 그분이 대동하고 온 대식구들 때문이다.

세르파와 가이드, 포터, 키친보이, 쿡..등 무려 10명이 넘는 대 식구들을 대동하고 여행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아닌게 아니라 우리도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를 한대 맞은 양 충격적이었다.

'멋진 인생이야! 정말 멋진 인생을 살고 있어~

 저 나이에 저 정도의 여유와 도전 정신과 열정이 있음이....'

 

우린 감탄을 더 보태며 우리도 저렇게 늙고 싶다고....

죽는 순간까지 꿈꾸고 실천하며 살 수 있는.....

 

 

곰파에서 내려와 정신없이 거풍하던 옷가지들을 걷는데, 재밌는 풍광이 눈에 들어왔다.

다름아닌 박물장수 출현.....

고객은 우리 식구들-도루치와 다와파상과 락파,파상,펨파이다.

그런데 왠지 이들의 이목을 끌 옷가지들은 없는것 같아 보인다.

츄리닝 바지만를 들었다 놨다 하는 걸 봐도....

 

그 모습이 너무 재밌고 신기해서 카메라를 들이밀었더니, 이를 본 다와파상과 파상이 천사처럼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한다.

 

아!!

정말 너무 이쁘다~

너무 순수해~

 

 

 

 

 

 

 

 

짐을 정리하고 침낭 속에 누웠다.

뒤늦게 몰려든 구름때문에 다시 습기를 머금긴 했어도

한 낮의 뜨거운 햇살을 함뿍 받은 침낭은 수많은 솜털이 부풀대로 부풀어서 얼마나 포근한 지...

적어도 이 순간...천국이 따로 없다.

오늘밤은 아무래도 모든 근심 다 잊고 아주 푸욱 잘 잘것만 같다.

 

헐~ 

아닌가??

낼 텡보에 가서 바위에서 하강 연습을 한다고 했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에구~ 또 걱정이 앞서는구만~

 

에라~ 모르겠다.

대장님도 계시고, 세르파 총바도 있으니, 잘 가르쳐 주겠지~

모든 사고는 두려움과 공포심에서 나는 법....

 

아!!

자자!

아주 편안히 아름다운 꿈나라로 가는거야~

우린 드뎌 낼 로왈링 여정을 시작하잖아~

세상에~

이름도 생소한...그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리얼 히말라야의 깊은 속으로 이제서야 진정 걸어 들어 가는 거야~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감동적이야!!!

 

 

알베니즈//스페인 모음곡 op.47


4 Cadiz